한자왕 주몽 1
삼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삼성출판사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최근 '마법 천자문'이라는 책이 공전의 히트를 쳤다. 현재 15권까지 나와 있고 계속 출판되고 있는데 이 책이 한 권 나올 때 마다 아이들은 좀 더 빨리 이 책을 사려 혈안이 된다고 한다. 영어 공부만 해도 버거울 아이들에게 한자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하는 책이라는 것이 베스트셀러 목록을 훑어 볼 때면 늘 궁금했었다. 그러던 중 이제 막 초등학생인 사촌동생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아직도 나 홀로 동화책을 읽는 어른 이건만, 그놈의 책 욕심이 뭐라고 다 읽은 동화도 남에게 잘 주지 못했는데 이 사촌동생만은 예외였다. 예쁜 짓을 밥 먹듯 하는 녀석에게 난 늘 뭐라도 줘야 할 듯한 마음에 내 책을 꺼내주곤 했는데 사실 그다지 크게 환영을 받진 못했다. 그래도 난 늘 이 녀석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가르쳐 주고 싶었다.
 

     그런 누나가 최고가 된 사건이 바로 '마법 천자문'이었다. 자기의 친 누나가 미운 열살의 행동을 하자 뒤에서 작은 소리로 "쯧쯧. 저런 계륵."이라고 하는데, 이를 알아들은 어른들은 배꼽을 쥐고 웃어야 했고 이를 알아듣지 못한 그 녀석의 친누나 포함 몇 명들은 어른들이 웃는 이유에 눈이 동그래져야 했다. 난 작은 엄마에게 저 어린 녀석이 그 말을 어찌 알았냐고 물어봤고, 작은 엄마는 마법 천자문을 빌려 보더니 저런다는 말을 하셨다. 그 다음 날, 난 그 녀석의 손에 새로 나온 마법 천자문을 안겨 줬고 환영받지 못하는 책만 주던 누나는 그 날로 최고의 누나가 되었다.

 

     한자왕 주몽이라는 책을 앞에 두고 마법 천자문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이 책이 내 호기심을 끌은 이유는 온전히 그 책으로 최고가 된 누나가 새로운 한자 세계를 그 녀석에게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란 것이다. 이 책을 보자마자 난 귀여운 그 녀석의 서글서글한 미소가 떠올랐고 그 녀석과 함께 읽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주몽이라는 드라마가 히트를 한 것은 알고 있지만, 주몽이라는 만화영화까지 방영 된 것은 모르고 있었는데 이 책은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되었다고 하는 주몽이라는 애니메이션을 이용한 어린이 한자 학습서 이다. 눈이 튀어나올 듯하게 큰 캐릭터들은 각자의 의상을 입고 열심히 책 속에서 움직이며 아이들의 흥미를 놓지 않고 한자 학습을 유도해 나간다.  

 

     다른 한자 학습서와도 비교를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내가 본 것은 베스트셀러 탑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그 마법 천자문 (그것도 15권만;;) 뿐이었기에 그 책과 잠시 비교를 해 보자면, 아이들의 흥미를 한자 학습까지 이어가기엔 이 책 보다 마법 천자문이 조금 우위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그 이유는 마법 천자문에서는 손오공이 물을 때리면 물이 水 모양으로 튀어 올라 아이들에게 이것이 물을 뜻하는 수라는 글자임을 가르친다. 하지만 이 책에선 그런 재미있는 연상법이 아닌 주몽이 한자 학습을 해 나가는 것을 따라가며 아이들도 학습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책보다 조금 더 생동감 있고 또렷한 캐릭터를 사용해서 아이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하다. 또 아이들이 볼 책은 어쨌든 부모님이 선택하기 나름이라고 볼 때, 부모님이 한 때 열광했던 주몽이라는 드라마를 떠올리며 그 건장하고 예쁘던 배우들의 모습을 연상시키며 고를만한 장점이 있다고 본다.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며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는 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다. 가장 좋은 책은 부모님들이 좋아하는 책이 아니라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책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 선택을 돕는 것은 부모님들의 몫이다. 서로의 이해관계를 잘 반영한 이 책이 아이들, 그리고 부모님 모두에게 좋은 인기를 끌 것이라 예상해 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