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모습
미셸 투르니에 지음, 에두아르 부바 사진,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사진 작가는 누구인지 몰랐고 '미셸 투르니에'의 글이 읽고 싶어서 고랐던 책이다.
사람의 뒷모습,인생의 뒷모습,거리의 뒷모습..각종 뒷모습의 사진에 삶에 대한 통찰이 드러난 거장의 글..

이 책을 읽으며 가만히 들었던 생각 중 하나가 '뒷모습'이란 말만큼 여운이 남는 말도 드물구나 싶었다.
이 책의 사진들이 원래 흑백 사진이었는지 그냥 흑백으로 인쇄만 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뒷모습'이란 말의 여운과 흑백 사진이 얼라나 어울리는지 칼라 사진이었다면 이렇게까지 내 마응에 진동이 오지 않았었지 싶다.

10년도 전 서로 전화 끊고 수화기 너머의 뒷모습 보여주기 싫어 '니가 먼저 끊어'라고 미루던 그 연얘 시절이 떠올랐던 책읽기..

연애소설이 읽고 싶어졌고 투르니에의 '방디르니'가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읽기였다.

별4개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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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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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0년도 전 고등학교 졸업할 즈음 공지영이라는 작가를 처음 알았을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를 읽을 떄 나는 작품 속 그녀가 되어 작품 속 그네들은 이제 그 옛날 그들의 기도를 후회함에도 '제발 나에게 무슨 일이 있게 하소서' 바보 같은 기도를 하곤 했었다.이제 나는 그네들이 그들의 기도를 후회하던 나이가 되었고 그네들처럼 그런 그런 기도를 하던 내가 얼마나 어렸었나 반추할 지경이다.

그 작품 이후로 <고등어>를 거쳐 <착한 여자>...<봉순이 언니> 들등을 거쳐 공지영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 중 한명이 되었다.신경숙씨처럼 '나 아팠어요. 제발 알아주세요' 징징 대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내가 신경숙씨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가끔은 자기 자신을 비웃어 가며 아픔을 얘기하는 내공이 참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가 영화로 만들어지고,그 영화 감독과 공지영씨가 결혼한다는 짧은 기사를 <KINO>에서 읽었을 때만 해도 그리고 그 이후로도 그 결혼이  인텔리 커플의 낭만적 결합으로 느끼며 행복을 빌곤 했었다.그런 그녀가 어느 날 신문에 세번의 이혼과 세명의 성이 다른 아이를 키운다는 인터뷰 기사를 보았을 때의 뜨악함이란..그리고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의 3번째 남편이었던 사람이 공지영씨가 신문에 연재한 글을 막아달라는 소송을 걸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의 그 찜찜함이란..

그 소송 사건(?)을 겪어야 했던 글 <즐거운 나의 집>
개인적으로 작가의 개인사,가족사를 다룬 글을 좋아하는데 아예 내 개인사를 쓰겠다고 공언하고 쓴 글이기에 거기에 작가가 공지영이기에 기대를 많이 하고 읽었다.

"한상 반쯤은 허구고 반쯤은 현실이에요,이런 여자가 어디선가 살고 있다면 내가 가서 취재를 해서라도 썼을 거에요.흥미있는 캐릭터잖아요.근데 그게 하필 나여서 아주 편했어요.따로 취재 안 해도 되잖아요."라고 찡긋 웃어가며 인터뷰하는 이 여자..

읽는 내내 뜨겁게 사랑하던 작가와 새로운 사랑을 만난 지금 내 주위의 그녀가 오버랩 되었다.두 여자의 미모,열정,새로운 사랑 앞에 서슴없음까지 어찌나 닮았던지..

그냥 어느 가족의 일상 이야기이다. 단지 그 가족이 어느 유명한 작가의 가족이고,또 그 구성이 성이 다른 세 아이와 엄마로 이루어진 이 사회의 잣대로 평범하지 않아 그렇지..

책을 덮을 쯤..가족이란 말에..집이란 말에 가슴 따땃함을 느낄..그런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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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축제여행- 가족과 함께 떠나는
백남천 지음 / 시대의창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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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당무
쥘 르나르 지음, 펠릭스 발로통 그림, 심지원 옮김 / 비룡소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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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우리 기차에서 내려!
존 버닝햄 지음, 박상희 옮김 / 비룡소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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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연애시대
벌리 도허티 지음, 선우미정 옮김 / 창비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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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로 - 부산에서 서울까지 옛길을 걷다
신정일 지음 / 휴머니스트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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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길 위에서 사랑을 만나다>를 읽고 난 후부터 였을 거다.어느 날 부터인가 '길'이란 말을 들으면 막 설레어진다. '길' 위에서 구름을 만나고 바람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를 만나고..그런 것들을 상상해서일까 '길'이란 말을 들으면 여러가지가 연상된다. 제목에 '길'이란 단어가 들어간 책에 손길이 한 번 더 가기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 였을 거다.
<영남대로>도 옛길이란 단어 하나로 제목을 듣는 순간부터 마음이 마구 설레었다.누워서 방송을 들으면서 가슴이 어찌나 콩닥콩닥 뛰던지 내 마음은 벌써부터 옛길을 날아가고 있었다.

기행문을 좋아함에도 다른 책들보다 조금 덜 읽으려고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잘 쓴 기행문을 읽고 있노라면 작가가 만났던 바람,구름,영혼들을 만나러 나도 당장 뛰쳐 나가고 싶은 마음을 어찌할 줄 모르게 하는 것인데 <영남대로> 역시 읽는 내내 바람,구름,영혼들을 만나러 나가고 싶은 맘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의 경우 길의 역사와 함께 사람의 역사까지 알게 되어 좀 더 뜻깊은 책읽기를 할 수 있었다.

지난 여름 엄마와 난생 처음 데이트를 하였다.새벽부터 집을 나서 완행기차와 버스를 갈아타고 청도 운문사를 갔었는데 그 날 도시에서는 폭염주의보가 내려졌지만 우리가 걷던 운문사의 소나무 숲 속 흙길에선 절로 "시원하다"란 말을 내뱉게 하던 바람이 연신 불어댔었다.
흙길을 걸으며 바람 냄새 양껏 맡고,일제 수탈의 아픔을 온 몸으로 겪었던 운문사의 유명한 상처 입은 소나무를 보면서 그 아름다운 길을 느껴보지 못하고 썡하니 차를 타고 절 입구까지 가는 사람들을 엄마와 나는 많이 비웃기도 하고 안타까워 하기도 했었다.
그때 우리를 지나치던 차 뒷모습을 보던 감정과 이 책을 읽으며 만난 옛길 중간에 놓인 골프장이나 퇴락해버린 길들을 봤을 때 감정은 참 비슷하다.

유난히 좁고 험한 길들의 역사를 가져서 그 보상 심리 때문일까?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무조건 넓고 빠른 길,사람이나 길 위 동물의 발보다 바퀴 달린 것들을 위한 길을 최고로 치며 살아가고 있다.큰 길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옛길가의 이웃을 읽어야 했고 우리의 역사를 잊어야 했는가 다소 안타깝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는 더 많이 걸어야겠다.쇼핑을 위해 쇼핑가가 있는 지하도를 걷고,다이어트를 위해 의미 없이 걷는 것이 아니라 흙을 밟고 휡길 위의 꽃들을 만나고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는 그런 걸음을 걸어야겠다.사람이 걷지 않는 길은 없어지기 마련이니 이 다음 나의 후손들에게 이야기와 역사가 담긴 길을 물려주기 위해 좀 더 많은 이들과 더 열심히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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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환의 책읽는 아침 07'12월20일 선정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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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미래 - 라다크로부터 배운다, 개정증보판
헬레나 노르베리-호지 지음, 김태언 외 옮김 / 녹색평론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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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이 되기 전 라다크의 모습이 담긴 1부를 읽으면서 '무슨 옛 이야기에 나오는 무릉도원이나 이상향,천국의 모습을 상상해 쓴 것이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그래서 그런가 결코 지겨워서가 아니라 구름 속을 사뿐사뿐 걷는 느낌으로 책장을 넘기는 속도가 빠르지는 않았다.

저자의 말마따나 대부분의 사회가 자신을 우주의 중심에 두고 자신의 채색된 렌즈를 통해 다른 문화를 바라보는 경향이 있고 모든 사람이 우리와 같거나 우리와 같이 되기를 바란다고 여긴다.나도 TV 다큐멘터리의 오지인들의 생활을 볼 때면 개화되지 못한 이들이라며 괜시리 안쓰럽게 여기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 나름의 아름답고 자랑스런 문화과 있었고 나의 눈에는 척박할지 모르나 그들 조상 대대로 공존하고 순응하며 살아갈 감사한 땅이 있었다.그들에겐 그것으로 충분하고 행복했다.그런 이들에게 '개발'과 '원조'의 미명하에 들어온 소비주의 문화는 어찌보면 불행의 시작이었다.이런 급격한 변화가 담긴 2부부터는 책장을 넘기는 속도도 빨라졌고 손길도 거칠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문화는 아름다웠다.자연과 소툥하며 사는 그들은 아름다운 인간이었다.그러나 서구문화가 마구잡이로 들어오면서 천상의 인간이던 라다크 사람들은 지상으로 내려와 스스로 도시 하층민이 되었다.그들의 문화에 대한 자부심도 잃었다.

내가 초등학교 시절이었다.그때만해도 해외 여행이 극히 일부만 할 수 있던 떄라 외국 물건이라면 선망의 대상이었고 일본과 서구 문물은 부의 상징이어다.한국적인 것은 부끄러운 것이기도 했다.
한 예로 88올림픽이 열리던 해.내 초등학교 모교가 시내 한복판에 있던지라 올림픽 성화 봉송단 환영을 위해 세게 국기 하나씩 들고 나갔는데 참으로 우리는 태극기를 촌스럽고 부끄럽게 여겨 서로 태극기는 들지 않으려 했다.'세계는 서울로,서울은 세계로'라는 구호 아래 세계를 받아들인다는 어린 맘에 '한국적'인 것은 다 촌스럽고 미개하게 여겼었다.국악은 변두리의 알 수 없는 소음이었지만 클래식은 우아하게 느꼈었다.
아무리 아시아의 변방에 위치했다지만 라다크만큼 오지에 있었던 것도 아닌데 불과 20년전만 해도 우리 또한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여기는 가난 같은 건 없어요 - 체왕 팔조르,1975년

당신들이 우리 라다크 사람들을 도와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린 너무나 가난해요 - 체왕 팔조르, 1983년

10년도 흐르기 전 한 사람의 영혼이 저리도 급격히 바뀌다니..
이 책을 읽으며 참 많이 아팠던 것 중 또 다른 한가지는 다음의 기사였다.

유감스런 <오래된 미래>     최성일-출판 칼럼니스트

월드컵을 공동개최한 2002년부터 해마다 뜻 깊은 책 잔치가 열리고 있다.올랳로 여섯 번째를 맞은 '환경 책 큰 잔치'가 그것으로

중략

 3년 내리 '우리 시대의 환경고전'에 포함된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오래된 미래>는 작품성과 상업성이 조화를 이룬 보기 드문 예다.물론 판매량은 <야생초 편지>가 앞선다.

중략

 
최근 <오래된 미래>의 번역판권이 녹색 평론사에서 중앙북스로 넘어갔다는 소식을 듣고 적이 놀랐다.나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가 "진보와 운동을 가장한 떠벌이들" 중 하나라는 사실을 진즉에 알고 있었지만,이건 정말이지 배은망덕이 유분수다.앞으로 잡지 <녹색평론>의 원활한 간행에 해를 끼칠지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선 화가 치밀었다.누구 덕에 우리나라에 알려졌는데,곱게 만들어진 책이 잘 팔리는데,칙사 대접 받아 거며 강연까지 했는데 말이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오래 전부터 번역의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한다.사실,나는 <오래된 미래>의 개정증보판 출간이 좀 의아하긴 했다.초판 번역도 아주 읽을 만한데 왜 혼을 봤을까>나는 개정판을 읽으며 초판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게다가 레이첼 카슨의 <침묵의 봄>이나 E.F 슈마허의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 비하면 엄청 잘 읽힌다.나는 한국어판 <오래된 미래>의 뛰어난 가독성은 원저자의 글발 때문이기 보다는 번역자의 역략에 힘입은 거라 확신한다. <오래된 미래>가 우리나라에서 열띤 호응을 얻은 건 <녹색평론>과 녹색편론사에 대한 독자들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었다는 점은 두담할 나위가 없다.

그러면,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왜 신의를 저버렸을까?정황상 금전 문제인 게 유력하다.나는 목든을 들일 만한 헬레나 노르베리 - 호지의 어떤 '구매'에 관해 들었으나,인신공격이 될 수 있으므로 그 '용처'는 밝히지 않겠다.그래도 그녀가 백인 유한마담의 속성을 지녔다는,내가 그녀를 직접 본 느낌은 숨기지 않으련다.유감스럽게도 2003년 12월 10일 서강대 성이냐시오관 강당에서 있었던 강연회에서 내가 귀담아들을 얘기는 하나도 없었다.전직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으로서 새로 구성될 '2008 환경 책 큰 잔치' 실행위원회에 부탁드릴게 있다.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오래된 미래>는 '우리 시대의 환경고건'목록에서 퇴출시켜야 마땅합니다.소설가 최성각 선생의 표현대로 환경 책은 '인간의 얼굴을 한 상식의 힘'을 보여주는 '좋은 책들의 정수'이기 때문입니다."

책을 사 놓고 교보문고에서 양장본으로 된 <오래된 미래>를 발견하였다. 정식 판권책이라 적힌 새 책은 녹색평론사에서 나온 <오래된 미래>는 해적판인 것 같은 뉘앙스를 풍겼고 책 욕심이 많은 나로선 한발 앞서 녹색평론사의 책을 산 것을 약간 후회하였다.그러나 책의 3분의 읽었을 쯤 이 기사를 읽고는 라다크의 사람들이 변한 것에 마음이 아픈만큼 인간에 대한 실망이 컸다.

인터넷 사이트에 <오래된 미래>의 긴 리뷰에 하나같이 라다크 사람들과 함께 있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사진을 같이 올린 것을 많이 보게 된다.그 사진을 보며 나도 라다크의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했고,라다크 사람들을 알게 해 준 헬레나에게 일종의 경외심 같은 것도 느껴었다.그러나 책이 한권씩 팔릴수록 라다크는 더욱더 유명해졌고,라다크를 방문하는 사람들도 많아졌으며 헬레나 노르베리-호지는 권력는 권력 자체가 되어 버렸다.라다크가 슬프게 변한 것처럼 헬레나도 슬프게 변해 버렸다.

가수는 노래만 잘하고 배우는 연기만 잘 하고 작가는 좋은 글만 쓰면 되는 것..어찌보면 그것도 맞는 말이다.그러나 가수나 배우가 일정 수준 이상의 인지도를 가지게 되면 사회적인 모범이 보여야 된다고 생각한다.그들은 그것으로 노블레스를 가지게 되었으므로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실현해야 하니까.그런 의미에서 <오래된 미래>는 책 자체로는 참으로 좋았으나 작가의 사적인 문제로 감동이 많이 반감되는 책읽기였다.

라다크가 변해 슬프고 작가가 변해 슬펐던 책읽기..
참으로 갈팡지팡했던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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