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더워야 한다는데 지난 한 주는 참 많이도 더웠다. 물론 낮에는 냉방이 되는 실내에 있긴 하지만 잠깐이라도 나갔다 오면 한여름 무더위라는 걸 실감한다.
얼마전에 할인 매장에서 모시메리가 보이길래 몇 장 샀는데 입어보니 까칠한 느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상표도 '대청마루'다. 포장지 광고를 보면 엠보가공을 하여 원단에 요철을 줘서 피부에 닿는 면적을 최소화했으며 양 옆구리를 벌집모양으로 처리하여 통기성이 우수하다고 되어 있다. 음... 괜찮군. 이런 나를 보고 선배 형은 '네가 아저씨냐?'라고 핀잔을 주지만 뭐 어떠랴 시원하기만 하면 되지.
문제는 밤이다. 저녁에 기숙사 방문을 열고 들어가면 후끈한 열기가 느껴진다. 일단 찬물로 샤워를 하고 대충 닦아서 물기를 조금 남긴다음 선풍기 앞에 앉으면 시원한 느낌이 든다. 며칠 전까지는 이 상태로 집에서 가져온 삼베 이불을 깔고 자면 괜찮았는데 지난주부터는 그것도 안 되겠길래 대나무 돗자리를 깔고 잔다. 물론 선풍기도 회전시켜 놓고.
그래도 아침에 더워서 일찍 깬다. 오늘까진 잠이 깨도 뒹굴뒹굴 하면서 선잠을 계속 잤지만 내일부턴 일찍 씻고 나와서 일을 해볼까 한다. 근데 시계 알람으로는 부족하다. 눌러놓고 다시 누워버리기 일쑤니까. 알람기능이 되는 라디오를 하나 사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