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반동안 같이 지냈던 크리스(Christopher Loo)가 어제 대전을 떠났다. 미국과 한국의 과학재단이 지원한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미국 대학생들이 오늘 서울에 모여서 각자 발표를 한 뒤 내일 비행기를 타고 돌아간다고 한다. 참 크리스는 미국에 가기 전에 외가집인 타이완(대만)에 1주일 정도 들른다고 했다. (크리스에 관해서는 전에 글을 쓴적이 있다. (http://www.aladin.co.kr/foryou/mypaper/mypaperitem.asp?UID=1845748445&CNO=752147173&PaperId=496413&CType=1)

(크리스의 알통이 눈에 띄는 사진이다.)
미국에서 나고 자랐지만 동양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다양한 문화를 존중할 줄 알고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는 좋은 친구였다. (한국에 와서 온천도 혼자 가보고 영양탕도 두번이나 먹고 갔다 ^^;) 나이도 비슷하고 모처럼 정서가 비슷한 정말 좋은 친구를 만났는데 (잘난체 하려는 것이 아니고 진짜로) 이제야 영어로 대화가 좀 되려는데 가는 바람에 많이 아쉽다.
내 생각에도 그가 한국에서 좋은 기억들을 많이 만들어 가는 것 같다. 경주, 포항, 울산, 부산, 제주, 인천, 판문점, 설악산, 마이산... 미국에 가면 자신이 한국에서 쓰고 찍은 글과 사진을 CD로 만들어 보내주겠다고 한다. 메신저로 가끔 이야기하기로 했고 한 3년 뒤쯤 내가 미국으로 연구하러 가게 되면 꼭 그가 사는 휴스턴에 놀러가기로 했다. 그때쯤이면 그는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되어 있겠지. 잘 가라, 크리스!

(종이 한 장에 모든 사람이 돌아가며 그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을 쓰는 일명 롤링 페이퍼... 그는 어디서 들었는지 한살 차이 나는 나에게 한글로 '형'이라고 쓰고 You are very cute and funny.라고 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