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 소설이라고 하면, 어둡고 무겁고 퇴폐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분이 많을 거예요.
하지만 저희는 이 책의 표지에
밝고 따뜻하고 희망적인 느낌을 담아내고 싶었습니다.
헤로인과 폭력으로 황폐한 도시를 배경으로
지옥의 초상을 그리고 있지만
이 작품은 어떤 동화나 힐링소설 못지않게 따뜻한 소설이거든요.
이 소설의 주인공은 아홉 살 나이에도
누군가에게 “어떤 사정이 있고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를 알아요.
그 사람이 부랑자건 마약 중독자건 모녀가 함께 몸을 파는 여자들이건 말이지요.
‘모든 사람에겐 다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괴로움이 있다’는 소설 속 무언의 메시지는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지나본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위안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은 자신을 남자로 여기지만,
예쁜 옷도 입고 싶고 화장도 하고 싶고
TV 속 스타들처럼 아름다워지고 싶은 소녀의 바람이
표지에서나마 구현이 되었을까요.
그 소녀가 오늘밤 꾸는 꿈은
이 책의 표지 색깔처럼
무채색이 아닌 라임색으로 펼쳐지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