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의 몸에 갇힌 소녀의 눈물겹고도 찬란한 성장기,
소설 <나쁜 버릇>이 출간되었습니다.
“나는 남자 별, 여자 별만 있는
이분법적 태양계의 궤도를 도는 눈먼 천체였다.”
17개국 번역 출간|스페인 아마존 베스트셀러
칼라모 문학상·베니티 페어 최우수 소설상·스페인 서점협회 최고 신인작가상 수상작
여성의 정체성을 지녔으나 남자의 몸으로 태어난 어린 트랜스젠더의 성장기를 그려 스페인 문단에서 화제를 모은 소설 『나쁜 버릇』이 출간되었다. 시인이자 극작가인 알라나 S. 포르테로의 첫 소설인 이 작품은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17개국 번역 출간이 확정되었으며 영화로도 제작 중이다. 또한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오르는 한편 베니티 페어 최우수 소설상, 칼라모 문학상, 타임아웃 최고의 작품상, 스페인 서점협회 최고 신인작가상 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해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성(性)을 이분법적으로만 나누고 다름은 용인하지 않는 사회에서 자신이 남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은 다섯 살 아이가 자라면서 겪게 되는 역경과 절망을 그림으로써 이 소설은 가부장제와 호모포비아, 성별 위계로 인해 일어나는 폭력을 비판한다. 동시에 주인공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통해 섹슈얼리티의 아름다움과 쾌락, 자아 발견의 기쁨을 드러낸다.
시적인 문체, 환상과 신화와 비정한 현실을 넘나드는 극적인 서술, 입체적인 묘사가 특징인 이 작품은 “트랜스젠더 소설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뉴욕타임스), “외로움 속에서 트랜스젠더로 자라는 아이들에게 대리모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소설”(워싱턴포스트), “올해 가장 화제가 된 데뷔작”(타임아웃 스페인)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퀴어 소설의 새로운 전형이 되었다.
“운명은 결코 여자들의 친구가 아니야.
그러니 너 스스로 네 인생을 책임져야 해.”
세상 모든 여자들의 뜨거운 연대와 진정한 자아 찾기
헤로인에 중독돼 추락사한 소년의 시체를 보며 소설의 화자인 어린아이가 입 맞추고픈 충동을 느끼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소설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노동자 밀집 거주지를 배경으로 하여 펼쳐진다. ‘아들을 낳아서 좋았다’는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자신이 꿈꾸는 세상은 여자들의 세상임을 깨달은 주인공을 두렵게 하는 것이 가족에게 정체를 들키는 일이라면, 그의 가족을 억압하는 것은 가난과 폭력, 정권의 계급 탄압 정책이다. 그들이 사는 동네에서는 종일 감금된 채 아버지에게 성적 학대를 당하는 딸,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아내, 어른들과의 섹스로 밥벌이를 하는 사춘기 소녀, 방 하나를 번갈아 쓰며 성매매를 하는 모녀, 마약과 일터에서의 재해로 가족을 모두 잃은 노파들의 불행이 계속된다.
서로 지극히 사랑하지만 죽도록 일하는 것밖에는 배우지 못한 그의 가족은 그와 소통할 방법을 알지 못하고, 그는 자신이 “홀로 고립된 여성”이자 “성적으로 왜곡된 남성”이라 여기게 된다. 그런 그가 찾은 피난처는 그보다 더 절망적이고 소외된 삶을 사는 여자들이며, 그들과의 연대를 통해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리를 찾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
트랜스젠더 여성 당사자이자, LGTBQ 인권 향상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인 평등부가 수여하는 상을 받기도 한 활동가인 저자 알라나 S. 포르테로는 ‘나’와 불일치하는 ‘나의 몸’으로 사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 그러나 세상의 모든 편견을 부수고 나의 이름을 찾는 과정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아름답게 그려냈다. 자신의 성정체성과 자신을 ‘남성’으로 규정하는 세상 사이에서 방황하는 트랜스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성별과 계급 문제, 정체성 탐구, 공동체의 힘을 말하는 이 소설은 나다운 삶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모두에게 용기를 북돋고, 우리 내면의 소외된 자아를 위로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