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세상의 봄 상.하 세트 - 전2권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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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동안 가장 많이 읽은 책의 작가를 꼽으라면 단연 미야베 미유키다.

미야베 월드 시리즈는 빼놓지 않고 거의 다 재미있게 읽었다.

(외딴집 상-하, 흔들리는 바위, 메롱, 얼간이, 하루살이 상-하, 미인, 말하는 검, 흑백, 안주, 진상 상-하, 신이 없는 달, 피리술사 삼귀, 금빛 눈의 고양이, 눈물점 까지.)

그래서 작년 이맘때 30주년 기념 장편 소설이라는 문구에 고민없이 구매했다.

그런데 정작 오늘에야 마저 읽을 수 있었다. 마치 미뤄둔 숙제를 한 느낌...

아무래도 미미여사의 시대물은 잠시 쉬었다 다시 읽어야 할 시기가 되었나보다.

외딴집을 읽을 때만 해도 그 스토리텔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웠는데 기대가 컸는지 잔잔한 전개에 읽는 속도가 생각보다 더뎌 조금 힘들었던것 같다. 익숙한 만큼 이야기의 전개도 어느 정도는 예상이 되어 그런듯도 하다.


번의 모두에게 기대와 흠모를 받던 젊은 번주 시게오키가 갑자기 고코인에 연금이 되는데, 그의 병환을 돌보기 위해 다키와 한주로가 그곳에 가게 된다.

시게오키가 병든데는 숨겨진 사연이 있는데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는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또다른 자아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런 그를 물심양면으로 돕고자 애쓰는 인물들을 통해 서서히 시게오키는 과거의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고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이 따뜻하게 그려졌다. 여기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고로스케 할아범과 종이가면의 여인의 정체는 두렵고 손에 땀을 쥐게도 했다.

아마도 작가는 제목처럼 시게오키와 다키, 그리고 다른 인물들이 버려졌던 땅에서의 새로운 시작과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시게오키의 행동들이 자연스레 이해되어지고 또다른 자아의 모습들도 한번에 해결되는 모습들이 바로 해피엔딩으로 가는듯해서 심심하게 느껴졌다. 난 '외딴집'처럼 어두운 결말을 좋아하는 것인가...

하지만, 아마도 좀더 시간이 흐르면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을 다시 읽으러 돌아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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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원 (양장)
백온유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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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역시 입소문이 워낙 좋아 골랐는데 2020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 것도 한 몫 했다.

어릴적 화재사고로 언니를 잃고 대신 살아남았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는 여고생 유원이의 이야기다.

초반에 유원이와 가족들이 겪었을 시간들이 담담하게 이어졌지만 해마다 언니의 기일마다 각자 겪었을 마음의 힘듦이 자연스레 느껴졌다. 특히 아저씨의 존재는 읽는 장면마다 부담스러웠다.

원이가 수현이와 친구가 되어가는 이야기까지는 조금 재미가 덜했는데 수현이의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나오면서부터는 술술 읽혔다. 원이나 가족들의 모습들이 답답하게 보이는 부분도 많았는데 수현이를 통해 조금씩 달라지는 원이의 모습이 기특하기까지 했다.


"그때, 제가 너무 무거웠죠.  ... 죄송해요. 제가 무거워서, 아저씨를 다치게 해서, 불행하게 해서."


"그런데 아저씨가 지금 저한테 그래요. 아저씨가 너무 무거워서 감당하기가 힘들어요." (P.246)


왠지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원이가 그 오랜 시간동안 아저씨에게 가지고 있었던 감정을 표현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더구나 아저씨가 원이에게 해 준 짧은 답을 들으며 아주 나쁜 마음만 가지고 있지는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말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만으로 원이 스스로도, 가족들도, 아저씨도, 수현이와 정현이도 조금은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들었다.

시간이 걸렸지만 원이는 높은 곳에 스스로 설 수 있게 된 것 같아 뭉클하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건강하게 자라나게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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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여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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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인 릴리의 소시오패스적인 살인이 다소 이해되지 않는 면도 있고 열린 결말인 부분에서도 궁금증을 남겨주었지만 역시 순식간에 읽을 수 있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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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홍시뿐이야 - 제12회 창비장편소설상 수상작
김설원 지음 / 창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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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가는 카페 추천도서로 올라온 것을 보고는 고른 책이지만 역시 창비수상작은 어느 정도 믿고 읽어도 좋은 것 같다.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책읽기를 시작했는데 쉴 새 없이 순식간에 읽혀서 꽤 놀랐다. 사건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전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몰입감있게 읽혀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다.

 

어려워진 형편에 남의 집에 얹혀 살기 시작한 주인공 아린은 그 집에서마저 나가야 할 상황에 놓이는데 고등학교 자퇴생의 만만치 않은 홀로서기가 안타까우면서도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으로 조금씩 성장해가는 모습을 응원하게 되는 나를 발견했다.

 

"당분간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살자."


딸에게 저렇게 쿨하게 말하고 떠날 엄마가 또 있을까? 홍시를 그리도 좋아하던 엄마, 지인에게 당당하게 아린을 맡기고 떠난 엄마. 아린이 엄마에게 끊임없이 보내는 문자들을 읽으며 담담한 듯한 행동과는 다르게 엄마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 느껴졌다. 조금씩 사 모아둔 홍시들이 점점 늘어나는 장면에서도 그랬다. 대체아린 어머니는 과연 어디에 계신 걸까? 무슨 일이 생긴걸까?


온실 속의 화초처럼 안전하고 따뜻한 집에서 성인이 될 때까지 보살핌을 준 부모님께 감사함이 느껴졌다. 그럼에도 아린이처럼 극한의 상황까지 몰리는 이들도 있을텐데 나라면 용기있게 생활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라는 생각에 많은 것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그래도 모두 희망을 담고 있어 책을 덮고도 우울하지 않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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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 아더 피플 - 복수하는 사람들
C. J. 튜더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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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스릴러 장르의 소설들에 즐겨 읽다보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반면, 예전보다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느끼기 쉽지 않은 것같다. 

서로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이 살인을 모의한다는 식의 이야기들 역시 새롭지는 않았는데 그럼에도 사건의 내막에 다가갈수록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은 감탄을 자아내는 것 같다.

어느날 갑작스럽게 벌어진 아내와 딸의 죽음. 그런데 바로 직전에 딸을 목격한 게이브가 3년동안 딸의 실종을 쫒으며 느꼈을 감정들... 정체를 알 수 없는 사마리아인과 복수하는 사람들(디아더피플). 마지막에 이지와 이사벨라의 초자연적인 상황은 나를 당황시켰지만, 에필로그 부분까지 읽고 난 느낌은 재미있는 미드를 순식간에 봤다는 정도.

킬링 타임용으로는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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