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웨이 부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8
버지니아 울프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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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3


내가 죽어서 누워 있을 때(윌리엄 포크너), 어느 시골 신부의 이야기(조루주 베르나노스), 질투

(알랭 로브그리예), 네루다의 우편 배달부(안토니오 스카르메타), 호밀밭의 파수꾼(J D 셀린지)

그리고 갤러웨이 부인!

작품은 1923 6월 어느 날의 런던을 각기 무대로 삼아 하루 동안 등장인물들의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그 안팍을 조명한 작품인데, 내가 앞에서 언급하고 있는 여러 작품의 공통점은 정신

차리고 읽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알 수 없고, 주제를 파악하기가 녹녹치 않은 그런 특징을 지닌 

작품이라는 게 나의 생각이다.

책장을 다 뒤지고 나서 작품 해설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있지만 나는 솔직히 정신을

차리고 읽지 않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고 무슨 의미로 이런 작품이

높이 찬사를 받는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과거의 사실을 오늘의 잣대로 단순 비교 측정해 나타나는 그런 종류의 오류는 아닌 것 같다.

하여간 헷갈린다. 이를 증명하는 글을 나도 써 보면 이런 식이다.

내가 어려서 살 던 동네 옆 집에는 복남이라는 아이가 있었는데 어느날 아버지 심부름으로 동네

조그만 가게를 갔다. 가게 주인은 한 자리에서만 30년 가까이 그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방씨 아저씨였다.

그 사람 눈은 어려서 친구와 장난치다 다친 이래 너무 가난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실명을

했는데, 치료를 담당했던 동네 병원 의사는 새우깡을 즐겨 먹었다. 그 의사는 하루 1깡을 무슨

자랑으로 알고 사는 사람이라고 한다. 수많은 새우들이 그 공장에서 죽어 갔을 것이다.

새우깡 공장에 다니는 순이는 복남이와 어릴 적 친구였지만 너무 가난해 학교를 중간에 그만두고


고향을 떠나 지금은 어느 어촌의 촌부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녀가 낳은 아이들은 엄마의 공부에

대한 한을 풀어 주기라도 하듯 공부를 열심히해 대학교수가 되었고, 대학교수는 유학을 가서

어느날 자신의 하숙집 부근을 산책하다 넘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우연히 한국 사람 명함을 

줍는다.

큰 무역회사의 중역의 명함으로 그 중역은 모처럼 출장 길에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사실은 잃어

버린 게 아니라 소매치기를 당한 것인데 소매치기는 돈은 갖고, 지갑을 쓰레기통에 버렸는데 

쓰레기를 치우는 과정에서 명함 한 장이 우연히 거기에 떨어졌던 것을 그가 주운 것이었다.

대학 교수는 외국에서의 공부를 마치고 국내로 들어와 자신의 책갈피 속에 있던 과거에 주웠던

그 명함을 보고 심심풀이로 전화를 걸었는데 전화 상대는 어린 시절 그 복남이였다.

나는 이런 류의 소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도대체 이해가 되지를 않고 뭐가 뭔지 인과관계도, 복선도 헷갈려 읽는 내내 우울했다.

- 이런 작품을 쓰다 보니 저자는 독특한 삶을 마감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찌되었던 문학 비평가들이 극찬한 작품이기에 나는 작품 해설서를 뒤적일 수 밖에 없었다.

- 본 작품은 의식의 흐름이라는 새로운 서술 기법을 발전시킨 모더니즘 소설의 실험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 또한 마음에 떨어지는 그 원자들을 떨어지는 순서대로 기록하고, 겉보기에는 아무리 무관하고

 일관성이 없더라도, 각각의 광경이나 사건이 의식에 새겨지는 패턴을 추적해 보자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제임스 조이스의 방법이기도 한 이런 심리적 기법이야말로 우리가 삶이라

부르는 것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게 해 주리라는 것이다.

나보다 훨씬 뛰어나신 분들이 이렇게 평을 하고 있는데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들 통하기나

하겠는가 그래서 나는 작품에 대한 다른 평을 하지 않으련다.

책을 읽다가 문득 든 생각은

이러다 작품의 저자인 버지니아 울프와도 같은 방식으로 삶을 마감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이 들어 읽기를 그만둘까 하다가 인내를 갖고 그대로 읽었다.

하여간 우울했다.

앞에 읽었던 작품에서 하도 실망을 해서 그 기분을 벗어나고자 모처럼 소설을 선택해 읽었는데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창작 작가의 길만 고독하고, 외로운 게 아니다.

그런 작품을 읽는 독자의 길도 어렵고, 힘들고, 피곤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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