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 제1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최문희 지음 / 다산책방 / 2011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추천 권유도 7 


작품을 접하기 전 난설헌에 대해 여기 저기서 주워들어 온 게 있다 보니 그녀에 대한 정보가 어줍잖게 

얼키고 설켜 있어 진정한 그녀를 만나지 못하고 변방만 맴돌았었다.

우연히 주워 들은 신문 카피인지 아님 어느 책방의 선전물이었는지 확실한 기억은 없으나 그녀가 독백처럼 

했다는 말

 

["나에게는 세 가지 한()이 있다여자로 태어난 것조선에서 태어난 것그리고 남편의 아내가 된 것……"]

 

이라는 문구를 보고서 작금 이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여성관련 사건 사고와 겹치면서 도저히 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외면할 수 없었다. - 이 문구를 요즘 여성들이 읽으면 뭐라 할까? –

그녀의 호는 난설헌(蘭雪軒). 자는 경번(景樊). 이름은 초희(楚姬)라는 여성이었다.

작품을 이야기하기 전 세간의 화제가 되었던 천만 관객 동원 영화 '광해왕이 된 남자'에서 광해를 보필하던 

신하가 바로 작품의 주인공인 난설헌의 남동생이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을 듯하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비록 그의 누이가 힘들어 하던 시기에 그는 어렸고 또 출가 외인이라는 시대적 전통 사상이 당시 사회의 

근간을 이루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비록 왕을 강력하게 보필하고 그의 뛰어난 강직함으로 누나를 좀 더 

보호하여 주었더라면 어떠하였을까 하는 아쉬움이 작품을 접하는 내내 내 머리 속을 맴돌았다.

난설헌그녀에 대해 약간의 조사를 해 보면

명종 18년 강릉 나의 고향이기도 하다 에서 초당 허 엽 3 3녀 중 셋째 딸로 태어 났으며 집안은 

모두 문장에 뛰어났다고 하는데, 아버지 ‘허엽’을 비롯해 그녀의 두 오빠인 ‘허성’ ‘허봉’ 그리고 남동생이자

홍길동의 저자인 ‘허균’까지 당시 "허씨 5문장"으로 불렸다고 한다.

- 이들 형제에 대한 이야기는 내가 과거 허균평전에 소상히 밝혀 두었기 때문에 중언부언 하지 않겠다 -

15세 무렵 김성립과 결혼하였으나 결혼 생활은 원만치 못했고고된 시집살이를 겪었다고 한다. 인간에게 

어려움은 동시에 닥친다고 하지 않았던가그녀의 어려움은 아버지(허엽)가 비명 횡사(객사)한 뒤얼마되지 않아 크게 의지하던 그녀가 낳은 딸과 아들을 연달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그녀를 특히 아꼈던 오빠 ‘허봉’ 

역시 귀양가서 불우하게 죽었으며동생 ‘허균’ 역시 정쟁에 휘말려 귀양길에 올라야 했었다고 한다.

 

친정의 몰락과 함께 자식을 잃은 아픔부부 간의 불화 등으로 인해 견딜 수 없는 절망감 속에서 그녀는 

돌파구를 찾게 되는데 그것이 바로 어려서부터 교육받았던 ()’였다.

그녀는 생전에 약 200 여 편의 작품을 남겼는데그녀의 시문에 매료된 사람들에 의해 널리 퍼트린 것이 

아니라 누나가 죽은 후 동생 허균이 그녀의 작품 일부를 명나라 시인 ‘주지번’에게 선물로 주면서 중국에서 

시집 <난설헌집>이 간행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작품은 16세기 천재 여류시인 '허 난설헌'이라는 여인의 삶을 다룬 작품이지만 나는 그 여인이 남긴 

문화적역사적 족적에 대해 이야기하기 보다오늘날 여성들이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작가가 

창작에 근거한 어떤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지만 나는 색다른 각도에서 오늘날 우리의 여성들이 생각해야 할

점에 대해 주장하고자 한다.


1. 여자의 적()은 여자였다.

작품을 읽으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바로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점을 확인한 점이다.

자식을 잃고부모 형제의 객사에 마음 힘들어 하는 며느리를 다독여 주지는 못할망정 시어머니라는 사람은

며느리(난설헌)를 몰아 부치고 있다.  오히려 며느리의 딱한 사정에 동정심을 표하는 남편을 타박하고

무능하기 이를 데 없는 자신의 아들을 끝까지 두둔하는 꼴이란 정말 문제가 아닐 수 없었다

시어머니 자신도 며느리였던 시기가 있을 것이고 또 자신의 딸도 며느리로 보냈을 터인데 어쩜 그리 야멸

차게 며느리를 못 살게 구는지 알다가도 모를 족속이었다는 생각 밖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를 않았다.

여자들이여 당신도 며느리를 거쳐 시어머니가 된다는 진리를 잊지 말고 당신의 아들과 평생을 함께 할 

여인인 며느리를 사랑해 줄 것을 당부하고 당부하는 바입니다.

난 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만 공교롭게도 아들만 두고 있다.

남들은 이런 나를 두고 목메달감이라고 놀리기도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작품 속에 나오는 시어머니나 남편 같은 인물을 반면 교사로 삼아 며느리를 딸처럼공주처럼친구처럼 

아주 즐겁고도 재미나게 살 것을 이 자리를 빌어 맹세하는 바이다

언젠가 아들의 친구들이 자리한 모임에서 나는 여러 아들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이야기했다.

 

"어떤 여자 아이가 우리 아들의 와이프가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집에 시집오는 순간부터 매일매일 시트콤을 

 찍는 분위기로 우리 집을 만들겠다“

 

고 공약 아닌 공약을 했음을 엄숙히 밝히는 바이다.

나는 이 땅의 며느리들이 주는 멋진 시아버지 상시부모 상을 받으려 무지 노력할 것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써 놓아도 나의 와이프가 작품의 시어머니와도 같은 행동으로 며느리를 못 살게 굴면

헛수고라고 이야기할 것이다미안하지만 나의 와이프는 나보다 더 했으면 했지 덜 하지 않게 며느리들을 잘

챙길 것을 나는 확신할 수 있다. 딸이 없는 우리 부부는 며느리가 어떤 사람이 들어올지 모르지만 며느리가 

들어 올 그날을 손꼽아 기다리며 시트콤 찍을 기분에 오늘도 기분이 아주 좋다솔직히 마음에 들지 않는 

며느리기준에 벗어난 며느리도 있을 수 있다.

그러면 그럴 수록 나는 더욱 더 사랑과 관심으로 그 며느리를 보듬어 주고 아끼고 챙길 것이다

사랑과 관심만큼 큰 무기는 없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드디어 몇 해 전 며느리가 들어와 최근 첫 손주를 안겨주었다.

며느리의 웃음 소리가 우리 집에서 떠난 적이 없고 지금도 그 웃음 소리와 함께 해피 바이러스는 항상 

우리 집에서 옆 집으로, 앞 집으로 옮겨 다닌다.

안사돈 되시는 분이 며느리의 웃음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내 앞에서 자신의 딸이자 나의 며느리를 크게 

타박하신 적이 있다. 나는 단호히 이야기했다.

왜 제 며느리한테 그러십니까? 이전에는 사돈의 딸이라 제가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었습니다만 

이제는 제 며느리요 딸입니다. 냅두십시요. 저는 듣기 좋고, 보기 좋습니다

하고 일갈한 적이 있다.

나는 며느리가 이쁘고, 사랑스럽다.

나의 유전자 50%를 물려받은 나의 축소판이 선택한 여인이 아닌가 그럼 당연히 이뻐하고 귀여워해야 하지 

않겠는가?

 

2. 무능한 놈과의 삶은 빨리 갈라서는 게 서로에게 이득이다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재력과 권세를 무기로 상위 계층으로 올라간 인간들은 언젠가 한 번은 사회적으로 

문제를 크게 일으키는 인간 말종짓을 반드시 한다는 게 나의 생각이다.

그런 사례를 멀리서부터 찾을 필요가 없다. 작금의 우리 사회를 봐도 확실히 알 수 있다.

어느 철없는 계집아이가 한 때 능력 있는 부모를 갖는 것도 능력이라고 자랑질하다 세상의 손가락질과 욕을

다 얻어 들었고, 무슨 제약회사 고위직 아들이라는 놈은 여성 신체부위를 찍다 걸려서 처벌을 받았음에도 

며칠 지나지 않아 또 그 짓을 하다 걸렸으며, 외국에서 들어오는 비행기 안에서 고주망태가 되어 추태를 

부리다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불법 마약류 갖고 들어오다 걸리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인 그런 

2세들의 작태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쉽게 나타 나는 것만 보아도 부모 찬스를 쓴 놈들의 말로가 어떠한지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작품으로 돌아와 그런 가진 자의 자식들이라며 예나 지금이나 정말 열심히 사는 것에 더하여 바르게 살아도 

부족한 세상임에는 틀림없는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헌 날 나이 어린 신부 앞에서 남편이라고 저급한 위세나 

떨고, 어린 마누라를 독수 공방시키며 그것도 모자라 냉 골방에 가둬 놓고 자신은 공부도 안 하며 농땡이를 

치는 놈을 아무리 하늘같은 지아비라도 그 싹수를 빨리 알아보고 판단했었어야지 무슨 미련이 남아서 

그리 애간장을 태우며 사람되기를 갈구했을까 안타까울 뿐이다.

내가 어느 정도 살아보면서 발견한 진리는 바로 인간은 절대 안 바뀐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결혼 생활하다 남편이라는 작자가 난설헌이의 남편과 같은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면 뒤도 돌아 보지

마시고 이혼에 적극 나서시길 강력 추천하며 요새 세상에 한 번 다녀온 것은 흠 축에도 들지 않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간혹 정말로 개과천선하여 새 사람이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개과천선의 대표 모델이 자신이 배우자라는 착각을 버리고 냉철하게 바라 보았으면 하는 게 

나의 이야기다다시 이야기하지만 인간은 절대 안 바뀐다.


3. 여인들이여 그대가 당했다고 느끼면 바로바로 ISSUE화시켜라!

지금 난설헌이 사셨던 그런 환경과 같은 삶을 살고 계시는 여성분들은 없을 것이지만 일부는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스스로 그런 굴레 속에서 살고 계시는 분들이 아직은 많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이런 분도 있으셨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인덕 대학이라는 곳이 있다. 이 학교의 설립자이신 박인덕 여사는 당시 여성으로서는 

보기 드문 해외 유학파 출신인데 그녀는 원래 결혼하여 자녀를 한 명 둔 전업 주부였었다고 한다.

결혼 생활을 통해 바라본 자신의 배우자 무능력과 무기력을 보고서 스스로 남편에게 이혼 우리 나라 근대사

최초로 여성이 요구한 이혼이라고 함 을 요구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박사 학위를 취득한 신 여성이라고 한다.

현대를 사는 여성분들이 당시의 박인덕 여사 보다 못한 처지도 아닐진데 지레 짐작으로 스스로 나락의 길로 

들어서서는 아니 될 것이며 남편과 시어머니 그리고 자식에게 눌려서 자신의 삶을 포기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작금 우리 사회에서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성폭력’, ‘성추행사건의 은밀한 내막은 개인간의 사생활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뭐라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수 년씩 지난 일을 갖고 문제화시키는 여성들을 보면 뭔가 찜찜

하다 못 해 안타까운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런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문제화시켰어야지 확실한 사고가 아닌 이상 시간이 흐르고 상대의 의도나 저의가

왜곡되고 의미가 퇴색해 질 무렵에 너 죽고 나도 죽겠다는 식으로 공론화하여 잘잘못을 따져보자고 덤비는 

것은 뭐가 이상해도 한 참 이상하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를 않는다.

당사자는 그렇다 치더라도 특히, 여론 주도층이라는 한량한 인간들이 그런 사건을 갖고 하는 발언을 보면 

무당 집 똥개처럼 굿하는 날 미친년 널 뛰듯 지랄하는 것을 보면 마치 그런 사건을 통해 자기들 이름 알리는 

경기대회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고는 한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과거 두 분 토론이라는 개그 프로그램에서 남성 패널이 적나라하게 상대 패널을 

깍아 내릴 때 쓰던 용어를 사용하여 묘사를 해 보면 아주 가관일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런 사건이 발생하면 자기와 이념이나 생각이 다른 진영에서 벌어진 사건 같으면 눈에 쌍심지를 돋우고

입에는 칼을 물고 세치혀를 갖고 온갖 난리를 치다가, 자기 진영에서 벌어진 문제라고 판단되면 이 산이 

아닌가 벼하는 식으로 침묵하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생각을 지을 수가 없고 남자들의

경우는 자기 딸, 자기 와이프의 일이 아니라고 터진 입을 함부로 놀리는 꼴을 보면 안타깝다는 말 밖에는 

달리 할 이야기가 없다. 우리는 법의 준엄한 심판 결과를 보고 평가를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내가 전 직장을 다닐 때 공무원으로 근무하시다 회사 임원으로 스카우트되어 오신 분이 있었는데자신이 

모 부처에서 일하다 생긴 사건이라면서 해 준 이야기가 있다.

당시 자신의 상사(국장급으로 추정)가 대통령 표창을 받았는데 수상식 직후 아마도 기념으로 부서회식을 

하고 2차로 노래방을 갔었던 모양이다. 노래방 마지막 시간에 부서원 전체가 단합의 의미로 무대에 나가 

어깨동무하고 즐겁게 놀았던 모양인데, 그 다음날 국장이 성추행 혐의로 감사관실로경찰서로 불려 다니다 

사표를 냈다고 한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어깨동무하고 즐겁게 노래와 춤까지 같이 한 여직원이 자신의 의사와는 관계없는 

강요에 의한 신체접촉이었다’ 고 제보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되어 대통령 표창 받은 지 한 달 만에 문제 

공무원으로 낙인 찍혀 사표를 냈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웃픈 이야기지만 그 여직원처럼 문제가 있으면 바로 신고하고 바로 조사하고처리를 했어야지 

이 사건도 자세히 보면 문제가 있다. 어깨동무 당했을 당시 기분 나쁘다고 주의를 주거나 반대 의사를 

강력히 피력했어야지 노래는 다 따라 부르고, 춤까지 췄으면서 다음날 생각해 보니 기분이 나빠서 신고(?) - 

….. 참으로 웃긴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조금 있으면 상대를 쳐다만 봐도 문제가 되는 시대가 올 것이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불쌍한 남자들의 한() 은 누가 풀어줄까?

여성을 주제로 한 작품에서 남자의 한을 이야기해 뭔가 씁쓸했지만 여기 지면에서도 여러 이야기를 썼다가 지우기를 반복하며 숨죽여 말할 수 밖에 없는 오늘의 사태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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