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한 정원
미셸 깽 지음, 이인숙 옮김 / 문학세계사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추천 권유도 5


베트남의 특정 지역에서 고립아닌 고립 생활을 하고 있다. 

오후 8시면 적막강산의 거리를 바라보면서 일종의 폐허가 되다시피 한 베트남의 어느 한 지방도시의 밤거리를 바라보면서 딱히 할 거리가 있지를 않다. 

이럴 때 가장 좋은 게 독서가 아닌가 생각해 책에 파묻혀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와중에 내가 여기서 접한 작품이

1) 설국 (가오바타 야스나리) ---지극히 일본적인 작품...개콘의 '유장프'애서 송영길이 이야기했듯이 '그래서?'

                                         라는 느낌이 확드는 작품

2) 세계사를 바꾼 49가지 실수 (빌 포셋) --- 왜 안 좋은지 읽어보면 알 수 있는데 시간 낭비 우려가 큼

3) 공터에서 (김 X) --- 성석제 스타일의 작품으로 저자의 명성에 약간 벗어난 듯한 느낌

4) 이기적 유전자 (리커드 도킨스) ---아는 이야기를 너무 어렵게 풀고 있고 

5) 그리스 로마의 인간경영학 (토마스 J 피게이라 外) --- 제목과 내용이 별개

6) 평전 제갈공명 (안 XX) ---작품 제목과 내용이 완전 다름

7) 1987년 이상문학상 작품집 --- 강추 

등 이었는데, 

상기 작품은 내가 지난 1월 이곳에 업무차 들어오면서 과거 집에서 읽어본 작품으로 다시 읽기(이기적 

유전자와 세계....는 제외)를 희망해 갖고 온 책들이었는데, 솔직히 '이상문학상 작품'과 '본 작품'을 제외하고는

과거 읽을 당시는 몰랐으나 너무나 졸작들이었다는 생각이 크게 든 시간이었다.

(올바른 독서 풍토를 전개하기 위해서는 상기 2, 5, 6번과 같은 작품은 멀리하는 게 좋을 듯) 

어찌 되었던 작품 개개에 대한 평을 새로이 이야기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고 그럴 시간에 다른 행위를 

하는 것이 해당 작품과 작가에 대한 예의인 것 같아 평가를 자제하고 내가 고른 '처절한 정원'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품 '처절한 정원'은 길지 않은 내용으로 누구나 한 번쯤 어디서 접해 보았음직한 내용으로 그 이야기 구조와 내용이 눈에 익은듯한 내용으로 책장의 마지막을 덮고 나면 그 감동이 이상하게 오래 지속되거나 문듯문듯 삶의 한 귀탱이에서 나를 또 다른 생각 속에 밀어 넣고는 하는 마력이 있는 그런 작품이다. 

맞는 이야기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작품을 읽으며 '칼레의 시민'이라는 작품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해당 작품의 내용은 이렇다.(알고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여기에 내용을 정리해 보면)


1347년, 잉글랜드 도버와 가장 가까운 거리였던 프랑스의 해안도시 칼레는 다른 해안도시들과 마찬가지로 

거리상의 이점 덕분에 집중 공격을 받게 된다. 이들은 기근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1년여간 영국군에게 대항

하나, 결국 항복을 선언하게 된다. 처음에 잉글랜드의 왕 에드워드 3세는 1년 동안 자신들을 껄끄럽게 한 

칼레의 모든 시민들을 죽이려 했다. 그러나 칼레 측의 여러 번의 사절과 측근들의 조언으로 결국 그 말을 

취소하게 된다. 대신 에드워드 3세는 칼레의 시민들에게 다른 조건을 내걸게 되었다.

“모든 시민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 그러나 시민들 중 6명을 뽑아와라. 그들을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하여 

 처형하겠다.”

모든 시민들은 한편으론 기뻤으나 다른 한편으론 6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고민하는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딱히 뽑기 힘드니 제비뽑기를 하자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 상위 부유층 중 한 사람인 '외스타슈 드 

생 피에르(Eustache de Saint Pierre)'가 죽음을 자처하고 나서게 된다. 

그 뒤 고위관료, 상류층 등등이 직접 나서서 영국의 요구대로 목에 밧줄을 매고 자루옷을 입고 나오게 된다. 

오퀴스트 로댕의 조각 '칼레의 시민'은 바로 이 순간을 묘사한 것이다. 

절망 속에서 꼼짝없이 죽을 운명이었던 이들 6명은 당시 잉글랜드 왕비였던 에노의 필리파(Philippa of 

Hainault)가 이들을 처형한다면 임신 중인 아이에게 불길한 일이 닥칠 것이라고 설득하여 극적으로 풀려나게

된다. 결국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인해 모든 칼레의 시민들은 목숨을 건지게 된다.

살다보면 칼레의 시민이 되어야만 하는 순간이 될 수도 있고, '처절한 정원' 속의 전기공이 되어야 하는 

순간도 있을 수 있다. 그 순간이 되었을 때 아무 꺼리낌 없이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될까?

얼마 전 국민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있었다. 

선거 때만 되면 후보자 모두 칼레의 시민 대표처럼 행동할 것을 이야기하지만 실제 뽑아놓고 나면 칼레의 

대표는커녕 칼레의 노점상만도 못한 대표가 한 둘이 아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칼레의 시민을 대표로 뽑아 놓았는데 그 자리가 국민의 상전 노릇이나 하는 자리로 

착각하고 살아가는 대표가 많다는 것이다.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 순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칼레의 대표자처럼 행동해 주기를 또 처절한 정원 속 전기공처럼 

행동해 주길기를 바라면서 지금까지 속아 왔지만 이번에는 절대 속지 않기를 기대해 보면서 우리 손으로 

뽑은 그들이 진정으로 잘 해 주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해 본다.

세월이 흘러 이 작품을 모티브로 '처절한 여의도'라는 작품이 안 나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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