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전 - 법정이 묻고 성철이 답하다
성철.법정 지음 / 책읽는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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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권유도 3

 

우리 불교계의 거두(巨頭), 아니 큰 별이셨던 두 분 성철법정스님의 어느 젊은 날  대화

내용을 엮은 것으로, 작품을 홍보하고 있는 출판사의 홍보와는 달리 그 내용이 한마디로

빈한((貧寒)’하기 짝이 없는 작품집이었다는 말 밖에는 할 이야기가 없었다.

하여간 출판사에 속았다는 느낌 밖에는 달리 할 이야기가 없는 그런 작품이다.

 

기독교 신자인 내가 불교 내용을 다룬 이런 작품에 접근했다는 것은 얼핏보면 무식한 개신교인이

이단 종교를 찾았기 때문에 내가 소속된 종교 집단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을 수도 있겠으나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그 이유는 내 종교관이 확실하고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으로부터의 감사를 항시 온 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기 때문에 또 나는 종파적 초월주의와 박애주의를 매일 실천(?)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아무리 읽어도 종교관이 흔들리거나 시험에 들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오히려 진정으로 자신의 종교를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이런 타 종교를

믿고 따르는 타인들이 나누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접해 보는 것도 그리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 바이다.

, 자신의 종교와 자신이 믿는 절대자에 대한 더욱 확고한 확신을 갖기 위해 또 자신의

종교관이 틀렸는지를 확인하고 스스로 마음 자세를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꼭 내 종교와 비교가

되는 종교관이나 작품이 있다면 한번은 읽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바이다.

이유는 내 종교가 소중하면 남의 종교도 소중한 법이고, 그들이 무슨 생각을 갖고 있는지를

알아야 내가 내 종교를 통해 깨달은 나름대로의 심오한 진리(?)를 상대의 입장을 고려해 전도

(개신교의 입장에서 볼 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젊은 날 전철 속에서 마주한 개신교를 열렬히 전도하시던 분이 전철 안에 조용히 앉아 계시던

나이 지긋한 스님을 향해

하나님을 믿어야 천당 갑니다

라고 이야기하자 대다수의 승객들이 인상을 찌푸렸지만 정작 당사자인 그 스님은 그저 빙그레

웃기만 하던 모습이 지금도 내 뇌리에 선명히 남아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그런 볼쌍사나운 현장에 우리의 주님이 살아 계셔서 그 모습을 목격하셨다면 무어라 이야기하셨을까를 생각하니 지금도 부끄러운 마음이 앞선다.

버트란트 러셀이

개신교의 이기주의적 행동이 오늘날 개신교를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간음을 했던 여인이 군중에 쫓겨 도망쳐 왔을 때 군중을 향해 조용히

"죄 없는 자가 먼저 나와 간음한 여인을 먼저 정죄하라

는 말씀을 전하시던 주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한 몸에서 나온 열 손가락의 크기가 다 다르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엄지가 새끼나 약지 손가락을 향해 내 엄지가 최고라고 이야기할 수 없듯이 내 종교가 너의

종교보다 더 우월하다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관점과 받아들이는 측면이 사람과 인종 그리고 지역에 따라 전부 다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작품을 고매하신 스님들이 어떤 관점에서 이야기하고 있는가를 알기 위해

큰 마음을 먹고 접하였으나 불교적 깊이가 적어서 인지 아니면 내 마음의 벽이 높아서

그러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솔직히 동의할 수 없는 구석이 있는 듯하여 그리 흔쾌히 작품내용

전체를 받아들이거나 동의하기에는 약간은 거북스런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위에 이야기한 내용보다도 내가 실망한 것은 스님들의 고매한 명성을 이용해 출판사가 너무

얄팍한 상술로 불교를 알고자 노력하는 초심자나 불교라는 종교에 그리 높은 정신적 영향을

받지 못한 사람들을 상대로 너무 고매하게 포장을 해 작품을 선전하고 있기 때문에 혹시 이

작품으로 인해 큰 실망의 마음이 일어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아무튼 작품 내용도

내용이지만 출판사에 실망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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