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 - 책벌레 선생님이 아이들과 함께 시를 쓰고 놀며 배운 행복의 법칙
권일한 지음, 반예림.이가진 그림 / 우리교육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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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분의 책을 읽었습니다. 이분은 외계인이 학교에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책의 제목을 <학교에서 외계인을 만나다>로 정했습니다. 이곳에는 그동안 외계인들과 나눈 수많은 사연들이 인간의 언어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을 보는 순간부터 어떻게 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을까? 외계인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궁금하고 또 궁금했습니다. 외계인들의 내밀한 언어의 세계로 들어가 봅시다.

 

먼저 학교에서 만난 외계인들은 느낌이 아주 좋습니다. 아니,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합니다. 전제현이란 외계인은 날씬한 엄마가 누나와 동생이 남긴 밥을 먹느라 삼겹살 배가 됐다고 하네요. 이런 어머님 어쩌나? 최호현 외계인은 보험회사고 마트도 가는 엄마가 여군같다고 하네요. 김소희 외계인은 마음이 참 착한 것 같습니다. 보일러 고치는 수리 기사님에게 자신과 똑같은 나이의 아이가 있는 것보고 이렇게 말하네요.

 

보일러 아저씨는 참 힘들겠다.

아직도 보일러 고치니까!

..

아저씨 집 아이도 나처럼 아빠를 기다리겠다.

 

 

전은희 외계인은 엄마는 자는 척했다고 가짜로 화낸다.’고 하네요. 에구! 아이들이 엄마의 속셈? 까지 파악하고 있습니다. 보이는 대로 말하고, 생각하는 대로 써내려 갑니다. 그런데 그들의 마음이 어찌 맑은지 읽는 저의 마음까지 따뜻해 집니다.

 

두 번째 특징은 솔직하게 고백을 잘합니다. 이정영 외계인은 병원에 다녀온 아빠가 자신을 안아주니 빨리 나으세요. 아빠 사랑해요!’ 말하네요. 집에 놀러 온 친구 주혜에게 다음엔 자기 집에 밥 먹으러 오면 설거지시킨다네요. 주혜 외계인이 읽으면 아마 안 갈 것 같은데...

비평적 시각도 많아요. 김찬묵 외계인은 잘난척하는 똑똑한 사람보다 맛있는? 돼지가 낫다네요. 조성권 외계인은 투표에 대해 한 마디 하네요. 섬뜩합니다. 모두 옮겨 볼게요.

 

오늘 선거.

엄마, 아빠는 투표하려 간다.

누구를 뽑을지는 모른다.

누가 되는지도 모른다.

자기가 되려고 몸부림친다.

 

어떤가요? 결국 선거도 자신을 위해서 하는 거니 자기가 돼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사회를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이 어찌나 예리한지 저의 마음을 들킨 것 같아 겁이 납니다. 좀 더 오래 살았다고, 힘이 더 세다고 억지 부리고 우기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탐욕만 가득한 저의 모습을 말입니다.

 

학교에 있는 외계인들은 참 이상하네요. 그들이 언어는 인간의 은밀한 생각을 포착해내고, 포장된 가식의 행위를 뚫고 들어옵니다. 어쩔 때는 맑은 물과 같다가도 어쩔 때는 거울처럼 있는 가식 없이 보여줍니다. 분명 학교에 있는 외계인들은 아주 어리지만 지구의 어른들보다 훨씬 높은 지능이 높고 세계를 통찰하는 뛰어난 감각을 가진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외계인들과 사는 선생님은 어떤 분인지 참 궁금합니다. 저는 한 달도 못 버티고 삼십육계 줄행랑칠 것 같은 데 말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시에 덧붙여 놓은 선생님의 설명도 읽어 보았습니다. 일하시는 할아버지를 위해 붕어빵을 사가는 김형규 외계인의 이야기를 이렇게 풀었네요.

 

하루에 일곱 번 오가는 버스 기다리면서 붕어빵 식을까 걱정하고, 할아버지에게 따뜻한 붕어빵 드리려고 가슴에 품는다.”(37)

 

가슴에 품는다. 이 표현이 제가 그런 것처럼 느껴지네요. 할머니를 욕심도 없는 아이라고 표현한 이수연 외계인에게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할머니 자신이 길러낸 자녀들이 할머니가 기른 것들을 먹으며 건강하게 자라는 걸 보는 욕심. 이 욕심 때문에 할머니는 땀 흘리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일하신단다.”(41)

 

그렇죠. 할머니도 욕심이 있답니다. 당신의 자녀들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욕심이요. 이렇게 1부에서는 학교에서 살아가는 외계인들의 언어를 해독하더니 2부에서는 본격적으로 외계인을 알아내고 다루는 방법까지 소개하네요. .. 이 책만 읽으면 지구에 침공한 외계인들을 정복하기는 시간문제인 듯합니다. 미국인들은 독립기념일만 되면 외계인들이 침공한다며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이 책은 선물로 주고 싶네요. 외계인을 알아내는 방법 10가지도 있습니다. 이곳에 보면 지구인처럼 행동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외계인들입니다. 몇 가지 특징을 알려드릴 테니 잘 살펴보십시오. 먼저 외계인은 순간을 삽니다. 내일이 없습니다. 방금 말하고 잊어버립니다. 건망증이 심하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이들을 외계인들입니다. 외계인들은 외계인을 알아봅니다. 그러나 자신이 어느 별에서 왔는지 모릅니다. 지구의 대기 진입하면서 급작스러운 대기압 때문에 기억을 상실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자신들끼리는 서로가 외계인 것을 금세 알아챕니다. 그리고 서로 비밀을 공유하죠. 정말 특이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 외계인들은 수렵, 채집 활동을 즐긴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가끔 학교를 벗어나 산속을 헤매거나 길 가 밤나무 밑에서 떨어진 밤송이를 줍기도 합니다. 이것은 순전히 자신들이 외계인이 아님을 위장하기 위한 전술전략이 분명합니다. 슈퍼맨도 보세요. 어리바리하고 수줍어합니다. 그런데 슈트를 갈아입으면 천하무적이 되죠. 그런데 왜 하필이면 공중전화기 부스 안에서 갈아입는지 나 원 참! 이젠 대부분이 휴대폰을 사용해서 공중전화 부스는 찾기도 힘든데 말입니다.

 

책을 읽으면 글과 잘 어울리는 그림이 많습니다. 이 그림은 누가 그렸을까요? 권일한 선생님이 외계인들을 잘 길들여 지구인처럼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젠 자라나서 대학교에 들어가 함께 그림을 그리고 있답니다. 외계인도 지구인처럼 많은 것을 할 수 있는 존재로 성장한다니 놀랍네요. 저의 집에도 외계인이 몇 명 살고 있습니다. 이 외계인들은 어느 행성에서 온지는 몰라도 자꾸 휴대폰으로 십만 광년이 훨씬 넘은 미확인 은하에 메시지를 보내곤 합니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외계인들의 언어는 저를 혼란스럽게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었으니 외계인 따위는 걱정도 없습니다. 감정이입하고, 마음을 나누고, 산책도 같이 하면 외계인들이 잘 길들여진다고 합니다. 이런 신기한 책을 읽다니요. 오늘부터 외계인 정복 들어갑니다. 짜잔~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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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스 E. 베일리


새물결풀판사의 케네스 E. 베일리 책들...  

















중동의 눈으로 본 시리즈. 하나는 새물결플러스 하나는 이레서원.




















선한 목자, 십자가와 탕자... 지금 유일하게 킹덤북스의 <십자가와 탕자>를 읽지 못하고 있다.  무슨 내용일까? 표지는 나우웬의 <탕자의 귀향>과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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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었다. 이 책을 구입한 때가 20131030일이니 벌써 440일이 걸린 셈이다. 사자마자 몇 장을 읽었다. 그러다 무슨 이유인지 읽지 못하고 책장에 두었다. 그러나 다시 꺼내 읽다 중지했다. 아마도 5번은 읽다 말기를 반복했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마지막 장을 덮었다. 이윤기의 후기까지 읽었으니 모두 읽은 셈이다.

 

파스칼은 독서의 중용을 지키라 했다. 너무 빠르게도, 너무 느리게도 읽기 말라했다. 너무 빠르면 이해가 읽기를 따르지 못하고, 너무 느리면 이해가 기억을 잡지 못한다. 그러니 적당한 시간의 흐름. 즉 기억과 이해가 조화를 이루는 속도를 지켜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한 권의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말이다.

하지만, 굳이 그럴 이유도 없다. 앞부분이 기억나지 않으면, 읽어가는 부분만 기억해도 된다. 그러면 앞부분이 무척이나 궁금해지리라. 그래도 이를 악물고 꾹 참는다. 그것을 인생이라 여기며.

한 권의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이다. 어느 날 누군가를 만난다. 난 그의 태어남과 자라만을 알지 못한다. 중년이 넘은 그 사람. 현재의 그를 안다. 만나고 또 만난다. 그러다 자신의 과거를 털어놓는다. 아니 말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그와의 만남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과거는 현재를 분석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편견을 심어주기도 한다. 어쩔 때는 모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있는 그대로 받을 수 있으니 말이다. 난 이 책 <그리스도인 조르바>를 그렇게 받기로 했다. 현재. 있는 그대로 말이다. 저자의 이름이 항상 헤갈 린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니코스 카잔차키스... 이 책은 두 번째 책이다







































그리스인 조르바는 여행 서적이다. 그의 첫 장면... 조르바를 만나는 장면은 여행을 시작하면서이다. 그리고 여행 중에 일어난 이야기다. 나머지 한 권은 빨간 여행책이다. <천상의 두 나라>라는 제목이 달린 일본 중국 여행기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에게 여행은 구도자의 생존 방식인듯하다. 그는 걷는다. 그리고 보며 성찰한다. 보는 것은 마음의 끌림이다. 사람은 보는 외부의 것의 내부의 마음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나는 마음이 보는 것만 본다고 생각한다. 보는 것은 마음이고, 마음은 곧 마음이다. 마음과 눈은 같이 움직인다. 굳이 칵테일파티 효과를 들먹이지 않아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 그것은 그리스도인 조르바에서 언급한 대로.. 운명. 필연.. 또한 헛된 저항이다. 


































이 책. 그러니까 예수가 사람됨을 소설화한 책... 많이 힘들었다지... 나도 기독교인이지만 이 책이 궁금하다. 이제는 읽어도 될법하다. 금서가 된 이 책은.... 성경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것은 신성모독이고, 기독교를 반격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삶으로 직접 그리스도를 거스리는 목사들은 얼마나 많은가. 단지 글로 표현함이 죄가 되는 것이다. 종교 얽매이지 않으려는.. 그것은 불가능하지만... 자유를 찾는 그에게 상상은 자유다.

 
















박완서의 기나긴 하루를 읽었다... 시부모와 이혼한 아들 가정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십견? 아니면 중년의 후기에 일어나는 삶의 허망함.... 젊은 이들은 너무나 가볍고, 늙인들은 너무나 허황스럽다. 주인공은 모든 것이 빠져나간 유령이 된 늙은이들의 말말말을 괴로워한다.

 

그러나 아들의 세대는 너무나 가볍다. 늙은이들이 유령이 되었다면, 젊은이들은 속물 자체다. 그들에게 속은 없고 육신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속이 빠져나가 겉만 남은 늙은이들이나 아예 속은 없고 처음부터 겉만 있는 아들 부부의 이야기... 주인공은 두 사이에 끼어 있다. 그래서 아무것도 모르는... 두 진영의 편을 드는 남편에게 짜증이 나는 것이다. 남자들은 속물이다. 저 즉물적 존재의 무의미를 보라... 기나긴 하루는 그렇게 끝이 나고... 자신도 깊은 잠에 빠져든다. 속물인 자신... 아무도 보지 않는 꿈의 세계로 도피하고 싶다.

 

"누가 업어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코 골며, 아 아, 간간이 신음하며, 남편이 관찰한 나의 자는 모습이다.그러나 그도 나의 꿈속은 들여다보지 못한다." ...

 

철저히 속물인 조르바.. 그러나 그는 자유가 있다. 늙은 것들과 젊은것들의 즉물적 속성.. 그들은 속물이다... 그 사이에 고뇌하는 '두목'이나 기나긴 하루의 주인공인 며느리이자 시어머니인 ''도 속물이다. 인간은 모두 속물이다....

이것이 4년 동안 읽은 그리스도인 조르바의 결론이다.


그래도 나는 고상한 속물이다.....




































아직 읽지 않은 책이 몇 권 보여 담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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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11 16: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7-12-11 17:43   좋아요 0 | URL
아... 그랫군요. 감사합니다
 

존 D. 커리드


커리드의 <고대 근동 신들과의 논쟁>이 번역 출간되었다. 구약은 반신화적 관점에서 저술했다고 본다. 그래서 전쟁이 아닌 논쟁으로 보았다. 한글 책과 영어 원서가 매치 되지 않아 같이 담는다. 


고대 근동 문화는 필연적으로 고고학과 연결되고, 신화해석을 요구된다. 이런 점에서 고대 근동은 그리스 신화와 이야기로 넘어간다. 모든 종교를 동일하게 바라본 종교사학파를 반대한 커리드의 저술은 독특한 입지를 차지한다. 지라드의 관점이 상당히 비슷하다.  



















































































근동에 대한 자료를 더 찾다가 위키백과에서 재미난 이야기를 발견했다. 즉 근동이란 말은 19세기 대영적이 식민지적 사관에서 만들어진 이름이라는 것이다.  만약 사실이 그렇다면 근동이란 단어는 쓰지 않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이겠다는 말이 된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야 어쩌겠는가... 구조주의 입장에서 지금 이 시대의 의미로 해석해야 하지 않을까?


"고대 근동(古代近東, Ancient Near East)"이라는 낱말은 19세기에 대영제국이 관심을 가졌던 지역들을 지칭함에 있어서 근동(近東, Near East)과 극동(極東, Far East)을 구분하였던 용법을 활용하여 성립된 용어이다. 근동과 극동의 구분이 최초로 나타난 때는 크림 전쟁(1853~1856) 동안이다. 국가간의 외교에서 이 두 용어가 사용된 뚜렷한 예로 가장 큰 마지막 사건은 오스만 제국이 아르메니아인과 아시리아인을 학살한 1894~1896년의 하미드 대학살(Hamidian Massacres)과 1894~1895년의 청일 전쟁이다. 당시 대영제국의 정치가들과 정치 고문들은 이 두 사건이 전개된 지역을 각각 "근동(Near East)"과 "극동(Far East)"이라 불렀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중동(Middle East)이라는 낱말이 사용되었는데, 20세기에서는 "중동"이 "근동"보다 더 널리 쓰였으며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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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잔틴 세계를 읽다




존 메이엔도르프의 <비잔틴 신학>을 읽는다. 그동안 비잔틴은 전설이고, 역사의 한 켠에 자리한 지역이었다. 아마도 서로마 중심의 역사가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닐까? 또한 비잔틴의 정교회가 러시아로 넘어가면서 한국인들에게 러시아가 주는 거리감 때문에 더욱 멀리 한 것 같다. 


이 책은 정교회 출판사에서 나온 신학전문 서적이다. 하지만, 신학 속에서 비잔틴의 사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 좋다. 








비잔틴 관련 서적을 몇 권씩 모으고 있다. 수년 전에 동로마사를 읽을 적이 있다. 그런데 이 책은 과하게 역사 중심이라 비잔틴이 가지는 미술과 동방신학의 이야기는 거의 없었다. 아쉬운 책이다. 동로마 또는 비잔틴의 세게는 이슬람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미술과 신앙이라는 묘한 조화를 이룬 곳이다. 이 책 저책 뒤져보니 읽을 책이 조금 보인다. 일단 살림에서 나온 가벼운 책부터 조금씩 확장해 나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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