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째주 구입 도서목록-밤의 도서관


벌써 12월하고도 20일이다. 성탄절이 며칠 남지 않아서 그런지 마음이 바쁘게 지나는 것 같다. 년말 시즌.. 몇 권의 책을 주문했다. 


1. 알베르토 망구엘의 <독서의 역사> 

이 책을 빼고 독서의 역사를 논할 수는 없을만큼 독서에 관한한 최고의 책이다. 필자의 개인적인 소견은 알베르토 망구엘의 책은 모두 사라고 권하고 싶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풍부하고 재미나게 그려준다.


















2. 100년 후에도 동화 시리즈

아름다운 한국동화를 모았다. 100년 후에도 시리즈 인데, 감동과 한국적 풍경이 낭만적으로 그려져 있다. 추억이라 아프고, 서럽기 때문에 아름다운 소설들이다. 마흔을 넘기고 나니 이런 소설들이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여튼 추억을 되짚어 보게하는 소설들이라 그런지 찡하게 다가온다. 















3. 사이토 다카시...

내가 이분의 이름을 알게 된 것은 이분의 책을 세권을 읽고 나서이다. 읽다가 저자가 어디서 들어본 이름 같다는 생각이 들어 검색해 보니 모두 동일인이었다. 일본책들이 그렇지만 이 책들도 간단 명료, 그러나 임팩트한 이야기가 많다. 이분의 책들은 도서관에서 빌려 읽어도 무방할 책들이 많다. 번뜻이는 아이디어가 많아 그냥 사기로 했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아는 방법은 그가 누구를 만나고, 어디를 가고, 어떤 책을 읽는지를 보면 된다고 했는데, 나는 늘 이런 식의 책만 읽는 것 같다. 가볍고 많은 고민이 필요치 않는 그런 책들.... 아.. 좀 더 성숙해져야 하는데 말이다. 올해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뽄때가 있는 책으로 골라 읽어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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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를 위한 도서들 모음


애초에 작가가 꿈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글을 쓰다보니 작가가 되고 싶은 마음이 서서히 들기 시작한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지만 글을 쓰면 행복지고 즐거워진다. 그래서 읽기 시작한 것이 글쓰기 관련 책들이다.


처음은 아니지만 생소한 분, 이오덕 평생을 아이들 글쓰기에 관심을 갖고 사실적 글쓰기를 주장하신 분이다. 이분의 글을 읽다보면 사실을 솔직하게 생각하고 사고하도록 가르친다. 리얼리즘.. 뭐 그런것... 말장난이 아닌 진실을 써야 한다는 주장이다.
















치유로서의 글쓰기

글쓰기를 통해 치유가 가능하다는 속설? 진짜다. 치유의 글쓰기는 철저히 자신을 위한 글쓰기로서 살고싶은 욕망을 따라간다. 치유는 억압된 감정을 글로 표출하고, 자신의 숨겨진 이면의 이야기를 끄집어 냄으로 치유해 나가는 수단이다. 이미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검증된 글쓰기다. 
















매일 쓰기의 힘

근래에 읽은 책 중에서 가장 좋은 책은 줄리아 카메론의 <아티스트 웨이>로 자신에게 마법을 거는 모닝페이퍼를 매일 작성하라고 말한다. 그럼 기적은 일어날 것이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스스로 칭찬하고, 하루를 예언하라. 감정에 솔직하라. 뭔가 새로운 일을 일주일에 한 번은 하라. 아티스트 데이를 정하라 등 기발하고 재미난 상상력이 가득한다. 하나더 추천하면 사이토게이지의 '원고지 10장을쓰는 힘'으로 매일 꾸준히 쓰라는 말이다. 그러면 작가는 반드시 될 것이다. 글은 능력이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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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7ho 2013-02-01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드립니다~좋은소개~~
 
아티스트 웨이 - 나를 위한 12주간의 창조성 워크숍, 개정판
줄리아 카메론 지음, 임지호 옮김 / 경당 / 2012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에게 별 다섯은 정말 특별한 책에게만 준다.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다. 창조성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보여준 최고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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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구

막다른 골목에 이르면 생앙쥐도 고양이를 문다.

출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는 장치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안네 프랑크, 16살에 나치의 수용소에서 티푸스에 걸려 죽은 여린 천재소녀다. 그녀에게 천재 소녀란 별명이 붙은 이유는 그녀가 죽었기 때문이다. 살아 있다면 그렇게 까지 치켜 세우지는 않을 것이다. 평범하게 그려내 그녀의 글을 읽고 있노라니 출구 없는 나는 사치스런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난 너무 행복한 놈이다. 
















이번에 구입한 책은 지금까지의 축약본이 아닌 무삭제 완역판이다. 축약본은 출판사에서 의도적으로 축약한 것이 아니라 안네의 유일한 가족인 안나 아버지에 의하여 정치적인 의도로 축약된 것이다. 그곳에는 안네의 사소하고 평범한 이야기가 일부 편집되었고, 특히 그의 사춘기의 사랑과 애증의 고백들이 편집되어 잘려 나갔다. 거짓을 말하지는 않았지만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소지는 충분한 축약본이다. 


안네는 평범한 일기 형식이 아니라 가상의 키티라는 인물을 만들어 그와 대화하고 편지쓰는 형식을 취했다. 


당신에게라면 내 마음속의 비밀들을 모두 다 털어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발 내 마음의 지주가 되어 나를 격려해주세요.

1942년 6월 12일


생각해보면 나 같은 여자 아이가 일기를 쓴다는 것은 참 희한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써본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고 열세 살 된 여학생 따위가 마음속을 털어놓은 일기에 흥미를 느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쓰고 싶습니다. 아니, 그뿐만이 아니고 마음 속에 묻어 두었던 것을 몽땅 털어놓고 싶습니다.

1942년 6월 20일 토요일 / 나는 왜 외톨이라고 느끼는 걸까?


그녀의 추측은 틀렸다. 아무도 읽지 않을 거라는 열세 살 소녀의 일기는 수억의 사람들이 읽고 있다. 아무도 관심 가지지 않을 거라는 그녀의 사소한 일상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나도 그렇다. 출구도 없는 상황 속에서 그녀는 자신의 꽉막힌 일상을 소소하게 기록하게 나갔다. 그게 무슨 문학작품이겠는가 싶으면서도 출구 없는 그녀의 일상을 통해 출구 없는 우리의 삶을 보게 된다. 그녀는 내가 되고 그녀의 은신처는 출구 없는 나의 삶이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두려움이 아닌 희망을 찾아가는 작은 기록을 축적해 가는 그녀는 통해 오늘도 희망을 찾아 삶을 축적하는 나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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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완서를 그리워하며

사람은 절로 크지 않는다.


필자가 언제부터 고 박완서 작가의 글을 읽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느 순간이었다. 그러다 그분께 푹~ 빠지고 말았다. 거의 중독 수준에 이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며칠 전에는 고 박완서 선생님의 신간인 <세상에 예쁜 것>을 구입했다.


이 산문집은 그녀가 써 놓기만하고 출간하지 않았던 것을 가족들이 모아 출간한 것이라고 한다. 유고집이라 다소 억지스러운면은 없을까하는 괜한 걱정을 했다. 몇 장을 읽어가면서 정말 그것은 괜한 걱정이었다. 


세월이 연마한 고통에는 광채가 따르는 법이다.


책을 펴자 보이는 첫 문장이었다. 가슴을 져며오는 글이다. 이번 글에는 유독 선생님의 과거의 추억과 분단과 가족의 애환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전쟁 후 일어난 우익과 좌익의 충돌 속에서 죽어간 오빠들... 그리고 다른 가족들의 이야기가 뭉클하게 다가온다. 잃어버린 20살의 추억도 읽고 있으려니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박경리 작가 추모 행사로 열린 문학강좌 대담록이다. 마지막 부분을 그대로 옮기면 이렇다.

"창작 시간에 선생님이 진저리치며 싫어하는 것이, 우리 또래들이 경험의 무게가 실리지 않은 허황하고 감상적인 미사여구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너희 경험에서 나온 것을 써라, 그리고 쓸 게 생겼다고 금세 쓰지 말고 속에서 삭혀라. ... 포도주가 되기 위해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아! 오오! 따위 감탄사를 함부로 쓰는 것을 싫어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무엇에 감동을 해서 쓰고 싶은 것이 생기면 삭혀서 그것이 발효가 되면 쓰지 않을 수 없는 시기가 온다. 폭발이 일어난다."


폭발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폭발할 때가 온다는 것이다. 그곳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은 미숙한 작가의 몫이다.  


몇달 전에 구입하여 읽은 <못가본 길이 더 아름답다>는 노녀의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찾아낸 비범한 글들이다. 박완서 선생님의 글을 읽으면 왠지모를 뭉클함이 일어난다. 그 울림이 얼마나 큰지 책을 덮고 한 참이 지나도 가끔씩 멍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바로 옆에 앉아 소곤소곤 말씀하시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그 여자네 집>... 짝사랑에 대한 추억에 몰입되어 헤어나오지 못했던 추억을 선물해 주었다. 곱단이와 만득이라는 촌스러운 이름이지만 그들은 모두에게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그러나 운명은 그렇게 쉽게 살도록 내버려 두지는 않는다. 사랑했지만 결혼까지는 아니었던 것이다. 사랑이란 늘 그런 것이다. 사랑해서 결혼해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식상한 드라마는 여운이 없다. 너무 유명한 그 남자과 결혼은 평범한 여인의 마음을 어떨까? 시기와 질투를 하며 평생 고통 속에 살아갈 수도 있지 않겠는가? 그 여자네는 어쩌면 펴엄하기 그지 없는 사람의 시각으로 평범하기 그지 없는 한 여인의 시린가슴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아픈만큼 성숙하는 법이다. 아프지 않으면 성숙하지 않는다. 사람은 절로 크지 않는다. 아파야 크고, 그면서 아픈 법이다. 아픔이 있기에 슬픈 노래를 부를 수 있고, 타인의 가슴을 저미도록 아프게할 수도 있는 것이다. 실향인으로서 타향에서 살아가야 하는 아픔은 타향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희망이다. 그래서 작가는 죽음으로 죽음에서 구하고, 아픔으로 아픔에서 구하고, 고통당함으로 고통에서 구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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