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란 쿤데라는 말로만 들어왔던 작가다. 워낙 유명한 작가이면서 심정 부담을 갖게 한 작가이기에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내가 처음 밀란 쿤데라를 접한 시기는 초등학교 때였는가보다. 벌써 30년이 훌쩍 넘은 과거다. 그런데 그 때 이후 난 단 한 번도 밀란 쿤데라를 알려고도 읽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단 하나의 이유, 그것은 고등학생이던 형이 읽고 있던 밀란 쿤데라의 책은 그 유명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었다. 문제는 초등학생인 내가 보기엔 표지는 너무 야했다. 남녀가 뒤엉켜 있는 듯한 표지는 묘한 반감과 타부의 위험성을 지각하게 했다. 결국 내 개념 속엔 밀란 쿤데라는 3류 소설 작가라는 인식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3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것이다. 그리고 다시 작년 2016년 드디어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읽었다. 그리고 이 위대한 작가의 면모를 조금 깨달았다. 



동일한 민음사 출판사에 나온 것인데 전집 그림과 단권으로 나온 표지는 너무 다르다. 외국 출판사에서 나온 표지들도 야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굳이 표지를 저렇게 넣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물론 내용이 소멸해가는 주인공이 성적 경험들이 적지 않지만 말이다. 

















어제 그동안 사둔 책을 뒤적 거리다 읽지 못한 밀란 쿤데라의 <느림>을 발견했다. 아니다. 읽기 위해 매일 책상 위에 올려 놓아지만 염두에 두지 않았다. 밀린 원고를 써야했기에 책으려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 그러다 우연처럼 책을 펼쳐 들었다. 내게 밀란 쿤데라의 두 번째 책인 <느림>을 말이다. 그리고 오늘 아침 모닝 커피는 마시며 또 다른 우연한 주목, 그것은 '밀란 쿤데라 전집 08'이란 구절이다. 아~ 전집이 있구나. 이전 책은 양장이 아니었고, 표지도 전혀 다른 것이었기에 쿤데라 전집이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비평적으로 읽지 않고 즐기기 위해 읽은 책은 이토록 틈이 많다. 아무렇게나 생각하고 믿어 버린다. 그 믿음은 전적으로 선입관, 미리 알고 있는 단편적 사실에 입각한 오해에서 온다. 



현재 밀란 쿤데라 전집은 민음사에서 15권까지 출간된 상태다. 더 있은지 없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이게 전부가 아닌가 싶기도하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6번째에 위치한다. 느림을 구했으니 이제 차례대로 구해 읽어도 될성 싶다. 급하게 읽을 필요는 없으니 올해 안으로 읽을 작정이다. 물론 구미가 댕기면 말이다. 


내 표지 작가 소개는 너무나 간단하다.


밀란 쿤데라

체크 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다.

1975년 프랑스에 정착하다.


참으로 자신감이 넘친다. 불필요한 수식이 없다. 단지 저자가 밀란 쿤데라라는 것 뿐이다. 그것으로 충분하다. 작가는 글로 말한다? 이것인가? 밀란 쿤데라를 알기 위해는 하는 수 없이 인터넷을 뒤지고 다녔다. 힘든 세월을 살았다. 후에는 모국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작품을 쓴다. 아~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작품을 쓸 정도라니...




















































































밀란 쿤데라의 사진은 대부분 얼굴을 크게 찍은 사진들이다. 오직 몇 장만이 약간 떨어져서 관조적으로 찍었다. 이 사진은 혼자가 아니다. 사진 속 여인이 누구인지 모르겠다. 갑자기 대충이 아닌 밀란 쿤데라의 일생을 알고 싶다.  어떻게 글을 쓰는지도. 갑자기 그가 궁금하다. 

Milan Kund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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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7-03-04 10:1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아~ 전집 표지 그림은 전부 ‘르네 마그리트‘인가 봐요?@@ 낭만인생님 페이퍼로 밀란 쿤데라에 급 관심이 가네요.「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하나만 읽었는데...^^

낭만인생 2017-03-04 10:47   좋아요 5 | URL
저도 아직 한 권뿐입니다. 느림은 지금 읽고 있구요.. 쿤데라의 글은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고양이라디오 2017-03-04 11: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전 「커튼」 과 「무의미의 축제」 만 읽어봤어요. 쿤데라도 더 만나고 싶은 작가인데 아직이네요ㅎ

낭만인생 2017-03-04 11:53   좋아요 5 | URL
저도다 많이 읽으셨네요.. 그의 문체가 하도 특이해 매력이 있습니다.

bang20111 2017-05-26 00:1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밀란쿤데라는 엘리트코스만 밟아온 유능한 사람. 제가 아는 그는 그때가 시대적으로 힘든 세월이라 해도 그 힘듦을
몸소 체험한 사람은 아닌것 같은데.. 모국어가 아닌 프랑스어로 작품을 쓴게 힘든세월을 견뎠다고 보시는 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