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책의 매력이 적지 않다. 단지 품절되고 가격이 싸서 가는 것만은 아니다. 어제도 순천 헌책방에 들러 7만원이 넘는 책을 사들고 왔다. 18권에 7만원이라니...

눈물나도록 싸다. 이렇게 사도 되는지 미안한 마음도 든다. 몇 권만 사야지 하면서도 나올때는 항상 무겁다. 작년에 사 놓은 박완서의 <한길 사람 속>이란 책을 읽다가 중간에 껌종이를 발견했다. 아~ 예전에 껌종이 많이 모았다. 학창시절에 친구끼리 모여 껌종이 따먹기도 했다. 지금은 기억도 안나지만 껌종이마다 가격이 정해져 있어서 어떤 껌종이는 매우 비쌌다. 아마도 구하기 힘든 껌종이가 가격이 많이 비쌌던 것 같다.


어떤 책에서는 선물용으로 저자 사인이 들어간 책도 있고, 어떤 책은 선생님이 졸업한 학생들에게 사서 사인해준 책도 있다. 아쉽게도 선물받은 책들은 대부분 줄하나 그어지지 않은 깨끗한 책이었다. 깨끗하게 읽으려는 습관이기도 하거니와 책을 팔려는 의도였을 수도 있다. 십여년 전에 어떤 여학생은 책을 사서 학기가 지나면 그 책을 후배나 다른 사람에게 되팔았다. 그녀의 책은 정말 깨끗했다. 그래야 중고책의 가격이 높다고 설명까지 해주었다. 난 팔 책이 단 한 권도 없다. 하나같이 줄을 긋고 더립힌다. 팔 생각도 안하거니와 줄을 긋지 않으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순전히 기억력이 좋지 못한 까닭이다. 





헌책의 또 하나의 매력은 바로 저자 도장이다. 지금은 도장을 대체로 사용하지 않지만 예전 책들은 대부분 도장을 사용했다. 책이 많이 팔리면 3쇄 4쇄 때마다 도장을 가져가 찍었다. 초보작가나 무명은 자기가 수천권을 다 찍었지만 이름이 나있는 작가들은 출판사에서 도장을 찍어 주었다고 한다. 이 책에도 박완서 선생의 도장이 찍혀있다. 그립다. 살아 계시다면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있을 텐데.. 


혹시나 신간이 있나 찾아보니 몇 권이 보인다. 아직 읽지 않은 세 권을 담아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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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20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끔 헌책방에서 산 책을 펼치면 오래된 낙엽 한 장을 발견하곤 합니다. 세월의 흐름 때문에 낙엽 색깔이 정말 누렇습니다.

낭만인생 2017-02-23 19:32   좋아요 0 | URL
그렇죠.. 예전에 낙엽 많이 넣었는데... 추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