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 참 이 상하다.

요즘은 왜 이리 흑백 사진이 좋을까? 그냥 운치가 있다.

칼라로 찍으면 평범한데 흑백으로 바꾸면 묘한 멋이 있다.

내가 늙었나? 


멋도 사라지고,

맛도 사라지고,

탐욕도 사라지고,

욕망도 깡그리 없어지고,

사물을 그대로 본다.

이게 흑백 사진의 맛인가 보다.


오늘도 시 한 편 먹는다.


<나는 목수다>

-송광순


나는 남의 집만 고치는 목수다.


영혼이 잠시 머물 집.

붉은 슬픔으로 칠해진

철거 날짜 정해진 집만 수리하는

재개발 지역의 가난한 목수다.


누군가 목수의 집도 부서지느냐고 물었다.


남의 집 수리 하느라

자기 집 불타는 줄도 모르는

나는 바보 목수다.


바보 목수... 나는 목수다.






김이듬의 책들.... 시도 산문도 읽고 싶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yureka01 2017-01-13 11: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진 맛이 지긋해져 간다는 뜻입니다..처음에는 화려한 색감이나 쨍한 사진이 먼저 들어 오지만 사진을 계속 보다보면, 지루해지죠..그런데 사골은 푹 오래 끓여진 것이고,담백한것인데 깊은 맛이 나거든요...페스트 푸드와 슬로우 푸드의 차이가 사진에도 비슷하게 적용됩니다....

낭만인생 2017-01-13 11:03   좋아요 1 | URL
아... 말할 수 없는 묘한 사진의 세계입니다. 그런데 시와 사진이 닮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저만의 생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