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사진 찍는 것도 좋지만, 사진을 읽고 사유하는 글도 참 좋다. 며칠 전에 고신대 도서관에 들러 사진 읽기와 사유하는 책 몇 권을 꺼내 들었다. 단순한 삼분할 구도를 넘어 사진 한 장으로 의미를 담고 재해석하는 사유의 여정을 읽고 싶었던 것이다. 사실 이런 책이 있었다는 것도 잘 모른다.  이런 책은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직접 보지 않으면 인터넷 서점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왜냐하면 스스로 검색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책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외로 이런 책이 잘 팔리지 않다 초판으로 끝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좋은 책들이 말이다. 



우연히 찍어 놓은 사진을 들여보다 마을 앞에서 찍은 사진과 부산 사하구에서 찍은 사진이 사뭇 달라 보여 조금 놀랬다. 동일한 일몰인데 어찌 이렇게 다르단 말인가?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작가에게 전화로 물었다. 그랬더니 지역마다 습도나 산, 강 등이 있어 다르다는 것이다. 부산 다대포의 일몰은 전국에서 손꼽히는 곳이니 다른 곳에서는 그런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진 한 장에도 그런 미묘한 차이가 있다니... 어제 사놓은 책에도 동일한 피사체를 찍어도 조리개 수치에 따라 별처럼 보이기도하고 원처럼 둥글게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진가는 그러한 차이를 알고 자신이 의도한 대로 찍어야 한다. 그런데 난 아직 그런 미묘한 차이를 알 수 없으니 사진의 세계도 길고 멀게만 느껴진다. 


서울에 살면 광화문에 나가 촛불집회 장면도 남겨 두고 싶은 마음만 가득하다. 광주나 부산이라도 찾아갈까 싶기도 하고... 







사진론에 대한 책이 몇 권 보여서 같이 담았다. 때론 기능을 앞세운 책도 있지만, 기능이란 것도 결국 사진을 찍는, 또는 보는 관점의 문제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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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07 1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6-12-08 22:21   좋아요 1 | URL
와~~ 멋집니다. 저는 이제야 사진론에 대한 책을 접합니다. 글만 쓰다 사진을 배우니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습니다.

cyrus 2016-12-07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화당판《카메라 루시다》가 정말 귀하고, 레어북입니다. 도서관에 있어서 그런지 책 상태가 아주 좋아보입니다. 진짜 이런 생각하면 안 되지만, 저 책이 탐나서 훔쳐오고 싶군요. ㅎㅎㅎ

낭만인생 2016-12-08 22:21   좋아요 0 | URL
그렇게 유명한가요? 글이 좋아서 군데군데 읽었습니다.

cyrus 2016-12-08 22:26   좋아요 0 | URL
《카메라 루시다》가 사진 마니아들 사이에서 필독서로 알려졌고, 이 책이 절판된 후에 동문선에서 《밝은 방》이라는 제목으로 다시 나왔습니다. 그런데 열화당 판보다 번역이 좋지 않다는 독자평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