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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 ㅣ 공부의 시대
김영란 지음 / 창비 / 2016년 7월
평점 :
김영란법이 통과했다. 뉴스에서는 커피 한 잔 잘못사도 불법이란 이야기가지 예를 들어 보여준다. 영 마음에 들지 않는가 보다. 뉴스를 보고 있으면 정의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 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사실은 그런 의도가 아닌 것인데 말이다. 참, 뉴스는 진실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사실을 말한다고 해서 사실이 아닌 것이다. 한 곳을 집중적으로 보여줌으로 장님 코끼리 만지듯 사실을 얼마든지 왜곡 시킬 수 있는 것이다. 사실이 사실을 왜곡시킨다? 참으로 기묘한다. 우린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다시 DSLR을 꺼내들고 밖으로 나갔다. 요즘은 꽃무릇이 대세다. 누구는 상사화라고도 하지만 정확하게 상사화와 꽃무릇은 다르다. 상사화는 6-7월에 분홍색이고, 꽃무릇은 9-10월에 피며 짙은 빨강이다. 하기야 둘다 그리움-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을 말하니 다른 것도 아니리라. 서로를 평생 그리워하는 것. 문득 김영란 법이 통과되면서 그동안 그롯된 관행들이 잡혀질지 궁금하다. 법보다 사람이 먼저라고 하지만, 잘못된 법은 잘못된 관행을 만드는 것은 뻔한 일이다.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6/0929/pimg_7733471131496205.jpg)
이번에 창비에서 출간된 '공부의 시대' 시리즈가 있다. 이곳에 김영란의 <책 읽기의 쓸모>가 함께 출간 되었다. 서문에서 김영란은 이렇게 말한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제가 삶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계속해온 것은 책 읽기뿐이니 그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옳겠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것도 직업적 성공을 위한 책읽기가 아닌 직업과 무관한 책 읽기입니다. 그것이 제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유일한 투자였으니까요."(7쪽)
난 여기서 중요한 단서를 찾았는데, 그것은 책 읽기란 어떤 의미에서 직업의 연장일 수 있지만 순순한 책 읽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업과 무관한 책 읽기는 순수한 자신을 보게 할뿐 아니라 바른 성찰로 이끌기 때문이다. 19쪽에서는 '써먹지 않는 독서의 쓸모'라는 구절을 사용한다. 참 의미있는 말이다. 뭔가 얻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독서 그 자체를 즐기는 것이다.
독서를 일종의 취미라고 해야옳다. 진지충에 걸린 이들은 독서를 취미쯤으로 말하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한다. 내가 볼때 진정한 독서는 '취미'일 때 가능하다. 순수한 마음으로 들여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유년시절 독서 경험이다. 난 고등학생이 될때까지 한 권도 읽지 않았다. 아니 못했다. 집에 책이 없었고, 당시는 책이 정말 귀했다. 시골에서도 또 시골이었으니 책은 구경하기 힘든 귀한 물건 중의 하나였다. 저자는 <토이오 크뢰거>를 소개하며, 자신의 유년시절 독서경험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언니들은 늘 저자를 떼어놓고 놀러 다닌다. 저자는 집에 늘 혼자였고 말써도 피우지 않는 '잊혀진 딸'이었다. 그런데 유일하게 야단 맞는 게 있는데, 그것을 친구집에 책 읽으러가서 종종 늦게 돌아온 다는 것이다. 우스운건 어린 나이에 선데이 서울이나 이광수의 <무정>도 읽었다고 한다. 까뮈의 <이방인>까지 읽었으니 엄청난 독서량이다.
마지막 문장에 마음을 울린다.
"오직 읽고 생각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제게 남아 있지는 않겠지요."(15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