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긴 가을이다. 코스모스가 여기저기서 피어난다. 오랜만에 가을이 담고 싶어 잠자던 DSLR을 꺼내 들었다. 읍내로 가는 길에 혹시 좋은 풍경이 있으면 담고 싶어서다. 역시 논길에 전에 보이지 않던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다. 불행히 구름이 많이 빛이 희미하다. 조리개 값이 낮은 렌즈가 줌을 최대한 당기면 셔터 속도가 현저히 떨어져 쨍한 사진이 나오지 않는다.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담고 싶다. 


조금 있으니 벌새가 날아든다. 코스모스만 몇 컷 찍고 가려다 행운을 만난 것이다. 우리 인생도 가끔 시간을 들여 기다리면 전혀 새로운 풍경이 펼쳐 질 수 있다. 마음을 성급하게 먹지 말고 천천히 기다려 준다면 일이 의외로 쉽게 풀린 적이 한 두번이 아니다. 가을인데 천고마비 하야 책을 잔뜩 읽어야 하지 않을까? 





한길사에서 묵직한 책을 올들어 많이 냈다. 내가 좋아하는 에드문트 후설의 <유럽학문의 위기와 선험적 현상학>이 1월에 출간 되었다. 훗설은 철학 시간에 배우기만 했지, 한 번도 원전을 읽은 적이 없다. 번역본으로 나왔으니 도전해 볼만하다. 훗설의 현상학을 무시하고 현대철학을 논할 수는 없는 법이니까. 볼테르의 관용론도 4월에 나왔다. 그의 관용론을 읽어야 제대로 인권 운동을 이해할 수 있다. 매슈 아널드의 <교양과 무질서>도 4월이 같이 출간 되었다. 올 가을엔 묵직한 책으로 가을을 넘기기에 좋을 성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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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09-23 0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순간 포착의 시선 좋네요...가을에 만발로 익어가는 코스모스.

낭만인생 2016-09-23 12:11   좋아요 1 | URL
한잠을 기다렸다 찍었습니다. 가을 풍경이 정말 좋습니다. 렌즈가 좋지 않아.. 흔들림이 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