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방문자 통계가 궁금해졌다. 그동안 거의 방치 되다시피한 서재가 아니었던가? 나도 남자인지라 한 곳에 글을 쓰면 다른 곳에는 진이 빠져나가 더이상 글을 올리지 못한다. 그래서 알라딘에는 가능한 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고 싶다. 신간을 소개하고, 일상을 적고, 문득 떠오르는 글이 있으면 올리고. 뭐 이런 식으로 말이다. 요즘엔 그런 것도 힘들다. 방치된 서재를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아파 지난 주 부터 다시 글을 올리고 있다. 글을 올린다는 것은 시간을 소비한다는 뜻이다. 그만큼 다른 곳의 글은 줄어들기 마련이다.
큰 맘 먹고 방문자 통계로 들어가니 아니나 다를까 지난 시월부터 방문자수가 급격히 줄어 들었다. 지난 8월에는 고작 6589명이다. 하루평균 고작 213명 꼴이다. 하루에 육백명을 넘어가던 방문자가 1/3로 줄어든 것이다. 그만큼 새로운 글도, 읽을 거리도 없어진 탓이리라. 어쩌겠는가 글을 쓸 마음도 용기도 나지 않는 걸. 그렇다고 독서까지 그만 둔 것은 아니다. 독서는 여전히 현재형이고 리뷰로 올라가지 않을 뿐이다.
방문자 통계가 삶의 질을 말해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알라딘 서재에 들인 공은 분명히 알려준다. 뭔가 적는다는 것은 곧 읽을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지 않던가. 안그래도 요즘 읽고 싶은 책이 잔뜩 올라오는 마당에 방문자가 조금씩 늘고 있어 더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상엔 책만 잔뜩 쌓여가고 시간도 철을 따라 흘러 간다. 방문자가 조금씩 올라가니 기분도 좋아진다. 나에게 득에 될게 하나도 없지만 말이다. 그냥 찾아주는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는 말이다.

이병률의 여행 산문집인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문고판으로 읽고 있다. 전에도 한 번 읽었는데 그 땐 이분의 문장력을 몰랐다. 책도 한 번 읽으면 모른다. 자주 읽고 여러번 읽어야 한다. 나 같은 다독가의 허술함은 바로 두 번 읽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것을 칭송하는 이들도 있던데 다독가인 내가 판단해 보건데 다독보다는 재독 삼독 사독이 더 좋다. 물론 양서에 한해서다. 나쁜 책을 여러번 읽어서 무엇하겠는가? 그렇지 않는가. 그러니 깊은 사색과 성찰을 통해 만들어진 문장이야말로 내겐 영혼을 살찌우는 양분이 되는 것이다.
바람의 사생할.. 아 맞다. 이분 시인이다. 시를 쓰고 이젠 에세이를 쓰는 구나. 시는 언제 쓰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