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카테고리 정리하다


나의 고질병은 끊임없이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것이다. 한 가지 카테고리 만으로 절대 만족할 수 없다. 양이 많아지면 카테고리수를 늘려 간다. 그래서 생긴 카테고리가 수십개다. 리뷰카테고리도 14개 정도였고, 페이퍼도 그와 비슷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서재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리뷰와 페이퍼가 동시에 쫘악~~~~ 30개의 카테고리가 수직강하한다. 이런....  이게 무슨 서재람. 결국 정리하기로 마음 먹었다. 일단 리뷰카테고리부터 정리했다. 


추리소설과 고전소설 등을 소설도서로 묶었다. 여행서적을 자기계발로 묶고, 자녀양육을 교육학습으로, 인물평전을 역사정치로 묶으려다 그대로 두었다. ART와  NAUURE는 삶이야기를 새로 만들어 묶었다. 철학서적, 문학서적과 중국고전, 한국고전은  문학서적을 인문학으로 고치고 한 카테고리로 묶었다.이렇게 하고 나니 12카테고리로 줄어 들었다. 아직도 더 정리해야 한다. 5개 정도로 구분하고 나머지는 모두 통합시킬 작정이다. 분류가 세분화되고 나니 좋은 점보다는 나쁜 점이 더 많다. 세세히 구분해도 구분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에 구분도 무의미하다는 것을 경험상을 알고 있다. 공부 못하는 놈이 책만 많이 가지고 다니듯, 나 또한 글도 못쓰면서 카테고리수만 잔뜩 불려 놓았다. 단순함이 능력이다. 이제야 체득하니 나도 바보가 맞는가 보다.


 더 단순화 시킬 것이다. 삶은 단순할 수록 효율적이고 본질에 가까운 법이 아니던가. 



정연승의 <시장을 움직이는 49가지 마케팅의 법칙>을 읽고 있다. 썩 좋은 책은 아니다. 깊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 아주 중요한 내용들을 살짝 귀뜸해 주고 간다. 이야기하려다 마는 느낌이랄까. 그러니 더 궁금해지는 책이다.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를 소개하는데 어떤 것은 몇 문장, 길어야 몇 페이지다. 다. 한 예를 들어보자. "미리주기효과"가 128쪽이 있다. 이것은 빚지고는 못하는 심리를 말한다. 


"미리 주기 효과는 상호성의  법칙으로, 한마디로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그 사람에게 뭔가 해주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빚진 만큼 갚고자하는 심리가 있기 때문에 그 심리를 이용하여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기술이다."


일종의 암묵적 비밀 거래인 셈이다. 내가 한 번 쏘면, 상대도 미안해서 쏜다?는 뭐 그런 뜻이다. 심리학자 리건(Regan)은 작은 호의라도 받으면 아무 것도 받지 않은 사람보다 호의를 베푼 사람의 요구를 더 잘 들어 준다고 한다. 즉 상대방으로 빚진 상태로 만들면 상대방은 내가 원하는 대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권선거를 보자. 받고 안 찍는다고 하지만, 돈을 받으면 이상하게 그 사람을 찍고 만다. 보이지 않는 심리적 빚진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마케팅에서도 동일하다. 샘픔을 받으면 미안해서 원 상품게 사게 된다. 정수기의 무료 체험기 등이나 자동차의 시승기 등이 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일종의 얽매임이다. 단순하게 살기 위해서는 그런 호의를 받지 말아야 한다. 좋은 호의가 아닌 나쁜 호의다. "콩코드 법칙"도 새겨 들을만하다. 콩코드는 우리가 잘 알듯 인류가 발견한 위대한 비행기 중의 하나인 초음속 비행기다. 놀랍게도 전투기가 아닌 여객용이다. 1969년 프랑스와 영국이 합작투자해 만든 비행기다. 왜 그랬을까? 서로 원수 지간이면서. 수 천억 원이 들어간 개발비 때문에 여객비용이 너무 비쌌다. 일반 비행기에 비해 몇 배난 달하는 운임비 때문에 승객들은 탑승을 꺼렸다. 결국 역사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러나 한 번 시작한 일을 중간에 멈출 수가 없었고, 결국 빚만 잔뜩지고 사라졌다. 




이것또한 어리석은 일이 아니던가. 끊임없이 카테고리를 늘려 정확하게 명분하게 구부하는 것 같지만 아니었다. 구분하여 쓴들 그것을 다시 볼리 없는 서재에서 수많은 카테고리가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다 버려야 한다. 더 단순하고, 쉽게 살자. 오늘을 적당히 즐기면서 말이다. 


저자의 책이 더 있는가 싶어 검색하니 비슷한 책이 몇 권 더 있다. 간결하고 쉽게 글을 잘 쓴다. 하나의 단서를 찾아가는 재미도 있다. 더 읽고 싶은 저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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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4-11-28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하게살자 라는 글귀보니 한비야님이 생각나네요 여행후면 어김없이보인다던 거추장스러운 물건들 다 정리하고 지하에 넣었는데 실제찾으러간적은 얼마없다하시더라구용 저두 올해가 가기전 묵은 일들을 정리해야겠어요ㅎ

낭만인생 2014-11-28 14:58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책도 그렇더라구요. 언제가 읽겠지 해도 다시 찾는 일은 거의 없더라구요.

2014-11-28 1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낭만인생 2014-11-29 06:01   좋아요 0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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