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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함유근.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8월
평점 :
회사경영, 이젠 빅데이터로 경영하라.
일단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보자. “쓰레기 정보들을 보석 같은 정보로 만드는 방법을 배우고 나면, 경영이 살아난다.” 이 책의 전체 주제이자 ‘빅데이터’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다.
역사에 전환기를 만들어준 정보의 혁명은 모두 세 번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처음은 문자의 발견으로 인한 정보의 축적이 가능해진 시기이고, 두 번째는 15세기 인쇄기의 발견이다. 15세기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한 이후 정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전에는 평생에 접할 수 있는 책은 불과 수 백 권에 불과했다. 양피지로 만든 고가에다가 수작업으로 필사하기 때문에 양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쇄기를 동일한 내용의 책을 무한정 찍어낼 수 있도록 만들었다. 또 한 번의 정보혁명은 컴퓨터와 인터넷의 발견과 확산이다. 종이에 잉크로 인쇄하는 것은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그러나 컴퓨터로 디지털화된 정보는 순식간에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하다. 수천페이지의 책도 단 한 번의 클릭으로 복사가 가능할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의 혁명이 가져다준 영향이 무엇인가이다. 정보가 귀할 때 사람들은 정보에 대한 신성함을 부여했고, 가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려 했다. 그러나 정보의 혁명을 통해 수많은 정보들이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별다른 가치도 없고, 오히려 정신에 해악을 끼치는 정보들이 난무한 사회가 되고 말았다. 이젠 정보를 추려내야하고 해로운 정보를 제거해야햐는 수고까지 더해지고 있다. 현대의 도시인들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면서 필요한 정보를 얻기 힘들어 한다. 이러다보니 정보를 무차별적으로 버리거나, 편협한 시각으로 정보를 처리하는 일들이 다반사가 되었다. 정보가 너무 흔하니까 당연히 일어난 결과이다. 이 책은 그러한 정보의 홍수 속에서 진정한 정보를 변별하는 법과 활용하는 법을 알려 준다. 그 답은 바로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는 말 그대로 ‘많은 정보’를 뜻한다. 그러나 그것에만 머물지 않는다. 빅데이터는 필요하고 활용 가능한 정보를 뜻하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고 나면 홍역을 치른다고 한다. 울혈심부전증으로 입원하는 노인들이 급증을 하는데, 이유는 연휴동안 지나치게 짠 음식을 먹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사실에 근거한 정보라고 말한다. 또한 문제이기도 하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빅데이터’이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연구원들은 임상경험과 컴퓨터과학지식을 결합하여 환자들을 연구했다. 병원에 입원할 확률을 계산해 냈고, 이것을 토대로 환자들에게 문자메시지나 교육을 통해 입원률을 낮추게 하는 것이다. 이렇게 빅데이터는 수많은 정보를 결합하고 재편성하여 문제에서 대안을 도출해 낼 수 있게 만든다. 즉 정보 가공 기술인 셈이다. “과거에는 들판에 널린 식물 중에서 찧기 쉬운 몇몇 곡식만 골라 먹었다면, 이제는 가공기술이 발달해 그간 못 먹고 버려왔던 열매와 식물, 약초까지 두루 골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39쪽)
구조를 보면 크게 3부로 나누었다. 1부에서는 빅데이터가 무엇인지 어떻게 사회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이론적으로 풀어낸다. 2부에서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한 것인가를 논한다. 마지막 3부에서는 빅데이터 시대를 맞이한 지금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제언하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한국은 여러 면에서 빅데이터의 영향을 직간접으로 받고 있고, 빅데이터를 통해 많은 경영의 재미를 보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아직도 대부분의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유는 정보에 대한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탓이다. 디지털 시대가 되면서 정보는 과(過)해졌다. 정보는 필요한 것이 아니라 해로운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과다한 정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사회현상은 빅데이터에 대한 편견을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이다. 그러나 정보를 언제까지 해로운 쓰레기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 정보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활용이 적극적으로 필요한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마치 점심 특선을 만드는 요리사처럼 자기만 아는 요리법으로 수많은 손님들을 맞이해서는 안 되고, 여러 요리사들에게 기술을 전수함으로 체계를 세워나가야 하는 것이다.(78쪽) 이러한 체계적인 정보관리를 통해 필요 적절한 응용이 가능해 진다.
의사결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4단계를 소개한다.
1단계: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2단계: 어떤 부분이 문제인가?
3단계: 미래에 어떤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가?
4단계: 문제에 대한 최적 해법은 무엇인가?
저자의 해석을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다.
“이상의 네 가지 수준을 다시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단계는 단순히 지난해 우리 회사의 영업이익이 얼마나 되는지 답하는 수준이다. 두 번째 단계는 사용자의 관점에서 지난주 어떤 영업점의 매출이 가장 높았고, 어떤 제품이 가장 잘 팔렸는가 답을 주는 단계이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다음 달에 어떤 상품이 가장 잘 팔릴지 예측하고 어떤 고객층을 상대로 판촉을 해야 바람직한지 사람이 아닌 소프트웨어가 제안한다. 물론 최종 판단은 사람이 내리지만, 이 단계에서는 현상을 설명하는 이외의 앞으로 일어날 상황에 대한 예측이 들어감을 알 수 있다. 마지막 의사결절 프로세스 최적화 단계는 핵심 의사결정까지 컴퓨터에 의해 제안되어 더욱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행동이 가능해지는 단계이다.”(204-205쪽)
문제를 파악하고, 정보를 분석하고, 대안을 도출하고, 빅데이터를 통해 마지막 예측을 함으로 프로젝트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곳에서 빅데이터의 일은 분석 가능한 패턴들을 찾아내는 원석과 같은 것이 된다. 축적된 정보가 어떻게 예측 가능한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까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저자는 이곳에서 구글의 번역시스템을 예로 보여준다. 예를 들어보자. 대부분 수도로 번역되는 capital이 어떤 문맥에 들어가느냐에 따라 뜻이 전혀 달라진다.
Detroit, auto capital of the world 나,
Seoul is the capital of Korea
라는 문장에 들어가면 최고 또는 수도라는 뜻이 된다. 그러나
The company was started with a capital of $60,000
라는 문장에 들어가면 ‘자본’이란 뜻이 된다. 그럼에 어떻게 ‘수도’와 ‘자본’이란 올바른 번역을 가능하게 할까? 바로 이곳이 빅데이터가 활용되는 곳이다. 서울이나 도시 등의 단어가 문장 속에 포함이 되면, ‘수도’로 번역을 하고, 은행이나 회사 등의 단어가 나오면 ‘자본’이란 단어로 번역을 하게 된다. 좀 더 정확하게 정밀한 번역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예sample문장이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a capital of $60,000 문장에서 자본으로 번역을 하고 a capital of 60,000 이란 문장에서는 도시로 번역하게 될 것이다.
결국 빅데이터의 역할은 사회 현상이나 문제 속에서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비슷한 패턴을 찾아내는 일이다. 한 십대의 여학생에게 어느 마트가 임신부용 물품을 추천하는 메일을 보내 부모가 항의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몇 달 후 그 십대의 부모는 점장에게 사과전화를 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빅데이터의 활용을 통한 미래예측을 했기 때문이다. 일반 여성과 임신한 여성들은 먹는 음식과 행동 패턴이 다르게 나타난다. 마트는 십대의 구매 물품에서 임신부가 주로 취하는 행동을 발견하게 되고, 임신부들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한 메일을 발송하게 된 것이다.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는 무한하다. 불투명한 사회 속에서 불안정한 직감으로 회사를 몰아가지 말고,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빅데이터를 통해 회사를 경영한다면, 기업의 미래는 한결 밝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