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한눈에 정리되는 마법의 냅킨
댄 로암 지음, 최지아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9월
품절


'마법의 냅킨' 정말 마법이 가능할까? 냅킨이 마법을 부려? 무슨 책일까 싶어 책을 집어들고 몇장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나서 메모에 관련된 책이라는 것을 알았다.

인류의 역사를 잠깐만 생각해보자. 채렵수집의 원시 시대에는 시각과 공간의 개념이 지대하게 지배하는 시기였다. 공감각적인 인지 능력이 필요했던 시대는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보다는 즉석에서 사고하고 통찰하는 것이 중요했다. 밀립에서 갑자기 뛰어나오는 짐승을 보고 도망가야할지 맞붙어 싸워야 할지를 순간에 정해야 했다.

그러나 정착된 생할이 된 농업이 주가 된 신석기 시대부터는 순간적인 사고보다는 축적 가능한 지식과 능력이 필요하게 되었다. 즉흥적이기 보다는 계획되고 예측 가능한 삶이었다. 그러나 아직도 시각과 공간의 개념은 절대적이었다. 그러다 17세기 이후로 일어나는 근대화는 시공간이 아닌 논리적이고 개념화된 이성적 사고를 요하게 되었다. 멀리보기 보다 아깝고 바로 앞의 것에 집중하는 근시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즉흥적이 아닌 오래 사고하고 묵상하는 것이 관례가 되었다. 이러한 이차원적 사고는 상상을 불허하며 주입된 지식만을 강제하게 되었다. 아래와 같이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다.
원시시대 = 삼차원적 사고, 시공간의 개념. 그림
근대이후 = 이차원적 사고, 논리적 개념. 텍스트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미덕이 되고 실력이 되었다. 알아듣지 못하는 음악을 연주하는 자가 진짜 실력자가 되었고, 알아듣지 못하는 강연이 탁월한 철학자가 된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이것을 우리는 웹2.0의 시대 또는 그 이후라고 말한다. 소셜넥트웍과 소통과 개방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저마다의 생각과 의견을 내 놓기 시작한다. 즉 '소통' 이 화두가 된 것이다.

소통의 시대 소통의 최적화의 도구는 무엇일까?

바로 그림, 이미지이다. 단순한 그림이 아닌 소통의 방식으로서, 생각을 정리해주는 의미로서 그림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그 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것이 바로 [마법의 냅킨]이다. 그림으로 생각을 정리하고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정리해 줌으로 기억을 도와주며, 소통을 원활하게 해 주는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이 책은 4일간의 냅킨의 마법을 연습하는 것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날은 살펴보기-제대로 설명할 줄 아는 사람이 문제를 해결할 확율이 높다.
둘째날은 인식하기-문제의 종류를 알아볼 수 있다면 절반은 해결된다.
셋째날은 상상하기-가장 뛰어난 상상력을 지닌 사람이 성공한다.
넷째날은 제시하기-모든 아이디어를 하나로 합쳐 사고 프로세스를 완성한다.

이렇게 말이다.

당신은 사람이 어떻게 외부의 정보와 지식들을 습득하는지 아는가? 75%는 시각이며 나머지는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만큰 시각적인 이미지가 지식 습득에 용이하며 쉽고 빠르다.


대개 말로 설명하면 이것을 이미지로 만들어 뇌에 저장한다음, 그것을 다시 언어로 풀어낸다. 탁월한 글은 그림을 보듯 술술 이해가 되는 글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일부를 보자.

조선달 편을 바라는 보았으나 물론 미안해서가 아니라 달빛에 감동하여서였다. 이지러는 졌으나 보름을 갓 지난달은 부드러운 빛을 흐뭇이 흘리고 있다. 대화까지는 팔십리의 밤길, 고개를 둘이나 넘고 개울을 하나 건너고 벌판과 산길을 걸어야 된다. 길은 지금 긴 산허리에 걸려 있다. 밤중을 지난 무렵인지 죽은 듯이 고요한 속에서 짐승같은 달의 숨소리가 손에 잡힐 듯이 들리며, 콩포기와 옥수수 잎새가 한층 달에 푸르게 젖었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붉은 대궁이 향기같이 애잔하고 나귀들의 걸음도 시원하다. 길이 좁은 까닭에 세 사람은 나귀를 타고 외줄로 늘어섰다. 방울소리가 시원스럽게 딸랑딸랑 메밀밭께로 흘러간다. 앞장선 허생원의 이야기소리는 꽁무니에 선 동이에게는 확적히는 안 들렸으나, 그는 그대로 개운한 제멋에 적적하지는 않았다.

하여튼 이 책을 교과서로 생각하고 작은 종이에 그림을 그리는 연습을 해보자. 그리고 상상하고 응용해 보자. 그럼 훨씬 정리도 잘 되고, 좋은 아이디어는 생겨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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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트랑 2012-01-30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조력의 한계는
상상력의 한계와 일치한다'는 명제가
증명되는 일 예입니다요 ㅠ.ㅠ

상상초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