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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본심 - 스탠퍼드 교수들이 27가지 실험으로 밝혀낸
클리포드 나스.코리나 옌 지음, 방영호 옮김 / 푸른숲 / 2011년 8월
평점 :
절판
관계의 본심은 공감이다.
관계의 본심, 제목도 참 특이하다. 얼마 전에 읽은 [사장의 본심]과 제목이 비슷해서 동일한 출판사가 아닌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원제목은 'The Man Who Lied to His Laptop' 이다. 나의 짧은 영어 실력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하다. 특히 Lied를 가곡으로 번역해야 할지, 거짓말로 번역해야 할지 대략 난감이다. 아무래도 후자쪽이 더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렇다면 '그의 노트북에 거짓말하는 남자'라는 번역이된다. 가곡으로 번역한다면 '그의 노트북에 노래하는 남자'가 될 것이다. 이렇게 번역해도 저렇게 번역해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제목에 대한 어설픈 추측은 뒤로 넘어가야겠다. 어차피 이해하기 힘든 제목이니 말이다.
사람은 어떤 존재일까? 사람과 사람은 어떤 관계가 형성되어 있을까? 어떤 사람에게 끌리고, 어떤 사람에게 혐호감을 가지게 될까? 사소하지만 중요한 궁금증을 스탠퍼드 대학의 교수들이 우리의 궁금증을 풀어 주기 위한 연구에 팔을 걷어 붙였다. 과연 관계의 본심은 무엇일까? 그 비밀을 파헤쳐보자.
비판의 본심-똑똑하고 싶다면 비판하라. 그러나 원수를 만든다는 것을 기억하라.
사람은 누구나 자신을 칭찬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그를 가까이 두고 싶어한다. 칭찬에 달인들이 있다면 고대중국 역사에 종종 등장하는 간신들이다. 그들은 왕의 기분을 알아 자존심을 세워주고 그것을 빌미로 권세를 등에 업었다. 그러나 칭찬하는 사람은 비판하는 사람에 비해 무능해보이고 순진해 보인다는 것이다. 비판하는 사람이 대체적으로 똑똑한 사람으로 타인들에게 인지된다. 칭찬보다 비판에 뇌는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응한다. 그러나 이것 한가지는 짚고 가자. 비판하는 사람에게는 비호감을 칭찬하는 사람에게는 호감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타인을 비판하는 사람을 타인을 칭찬하는 사람보다 더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만 더 똑똑하다고 생각한다."(80쪽)
네가지 타입의 사람들 - 나와 닮은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을 지배형, 다정형, 순응형, 냉정형이라는 네가지 타입으로 구분해 보자. 정확하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이 네가지 유형에 비슷하게 속하게 된다. 지배형은 다른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욕구가 강하고, 다정형은 타인들과의 관계가 원만하고 사교적이다. 순응형은 모험을 싫어하고 안정을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냉정현은 사유적이고 합리적이지만 비판적 사고를 많이 한다.
네 가지 유형의 사람의 성격은 왼쪽의 그림처럼 각기 저마다의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 다정형과 순응형이 긍정적 측면이 강하다면 지배형과 냉정형은 부정적이다. 반면에 지배형과 냉정형은 독립적이며 독단적이다. 다정형과 순응형은 결단하지 못하고 우유부단하며 지도자로서의 적합하지 못하다.
그러나 모든 이들에게 분명하게 드러나는 점은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끼리 잘 지낸다는 것이다. 다정형의 사장은 다정형의 직원을 좋아하고, 지배형의 손님은 지배형타입의 직원의 설명을 훨씬 신뢰한다고 한다. 반대의 성격은 반대의 결과를 초래한다. 유유상종이라는 사자성어는 현대에도 여전히 실제적이다. 사회심리학 용어로 유사성-매력효과라 부르는 정의가 바로 그것이다. 기업에서 팀워크 강화 훈련을 서로 마음이 통하고 한팀의 정신을 공유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들은 이러한 팀워크 훈련에 회의를 표시한다. 팀워크를 하기보다는 차라리 비슷한 성격의 사람들을 한팀으로 꾸리는 것이 훨씬 낫다고 주장한다.
2004년 미 대통령 선거 후보자들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통해서도 나타나듯이 사람들은 자신과 가장 닮은 사람들에게서 안정을 얻고 자신도 모르게 끌린다. 자신의 얼굴과 합성한 호보자에게 표를 던진 사람들이 많았다. 직원을 채용할 때도 자신과 닮은 사람을 채용하는 비율이 높게 나왔다. 첫인상이란 결국 자신을 타인에게서 발견하는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로버트 치알디니는 사람이 지갑을 주웠을 때 지갑 주인의 이름이 자기와 비슷한 경우에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지갑을 분실물 보관소에 맡길 확율이 높다고 했다."(137쪽) 이것이 유사성의 매력이다.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과 닮은 사람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
행동이 마음을 지배한다.
'웃으면 복이와요'라는 프로그램을 기억하는가! 40살이 넘은 분들이라면 기억하는 유명한 개그 프로그램이다. 제목을 보면 이 책이 말하고자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담고 있다. 웃으면 복이 와요!는 웃고나서 복이 온다는 말로 웃는다는 행위가 결국 복을 가져다 준다는 말이다.
저자들을 이렇게 말한다. "놀랍게도, 뇌는 신체의 활동을 통제하고 감정에 반응하는 반면 신체의 반응을 보고 우리가 느끼는 감정이 적절하다고 인식한다."(188쪽) 즉 웃으면 행복감을 느끼고 짜증을 내면 더욱 화가 나게 된다는 것이다. 행동은 일종의 뇌의 '강화'역할을 한다. 쇼를 볼 때 웃으면서 보면 재미있지만, 짜증내면서 보면 더욱 우울해 진다.
반대로 행동하면 어떻게 될까? 좋은 소식을 슬픈 목소리로 전하고, 슬픈 목소리를 기쁜 목소리를 사용해 보는 것이다. 사람들은 내용과 행동이 일치않는 것을 보고 분노를 느끼거나 불쾌해 한다고 한다. 슬픈 소식은 슬프게, 기쁜 소식은 기쁘게 말해야 한다. 직원들은 사장이 웃는 얼굴로 비판을 하면 모욕을 느끼고, 나를 비웃고 있다는 생각을 하거나,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한다.(195쪽)
슬픈 사람에게 행복여 보이네요 라고 말하면 그 사람은 전혀 위로 받지 못하고 도리어 외로움과 고독을 느낀다고 한다. 타인의 고통에 참여할 수는 없다. 그러나 공감할 수는 있다. 이것이 관계의 본심이다. 서로 마음을 같이하여 한 마음을 갖고 싶은 것이다. 서로 닮고 싶고, 동일한 생각과 마음을 갖고 싶은 것이 사람의 본심이다. 비슷한 사람들이 모일 때 사람들은 힘을 발휘한다. 밥을 먹을 때도 혼자서 먹는 것보다 같이 먹으면 혼자먹을 때보다 20%나 더 먹게 된다고 한다. 사이클 선수들도 혼자 달릴 때보다 여럿이서 달릴 때 더 좋은 성적을 내었다.(218쪽)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경청하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말고 정서적인 지지를 실어 주어야 한다. 나도 당신과 같은 마음이다라는 마음의 안정을 심어주는 것이다. 즉 팬이 되어주는 것이다.
누구에게 설득당하고, 누구를 신뢰하는가?
사람들은 전문가에게 설득 당한다. 우리는 이것을 권위라고 말한다. 권위는 가치의 문제이다. 누군가의 말을 듣고 믿어야 할지 말야 할지는 그 사람이 진실을 말하는가 아닌가에서 나온다. 즉 내용이 아니라 전하는 사람이 우선이다. 청자가 화자를 어떻게 인식하느냐가 설득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이 말하는 것과 일반인이 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저자들은 '전문가 TV쇼'실험을 기획했다. 예능TV에서 보는 뉴스와 뉴스TV에서 내보내는 TV중에서 뉴스전문TV에서 나오는 뉴스에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동일한 내용임에도 '전문가'라는 타이틀이 좋은 평가를 내리도록 만든 것이다. '후광효과'로도 불려지는 효과는 전문가라는 말에 뇌가 스스로 긴장을 풀고 정보를 받아들이도록 만들어 버린다. 심지어는 드라마에서 의사역을 오랫동안 맡아온 사람들이 '저는 의사가 아닙니다.'라고 말했음에도 그가 말하는 것을 의사가 말하는 것처럼 믿어 버리는 것이다. 또 하나의 설득이유는 친밀성을 통해 오는 신뢰성이다. 믿을 만한 친구의 말에 사람들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 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결국 사람들은 자신과 친밀하고 자신이 닮고 싶은 사람들의 말을 더 신뢰를 하고 가치를 높게 생각하는 것이다.
관계의 본심은 결국 닮음에 있다. 나와 닮은 사람, 내가 닮고 싶은 사람, 나와 친한 사람-결국 닮은 사람-의 말을 신뢰하고 그런 사람을 자신의 주위에 두고 싶어하는 것이다. 승진하고 싶은가? 인사권을 쥔 사람을 닮아가라. 다른 사람의 신뢰를 얻고 싶은가 함께 웃고 함께 웃어주라. 서로 공감할 때 신뢰를 쌓이는 법이다. 관계의 본심은 결국 또다른 나를 발견하고 찾는 작업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