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선생 vs 여제자 - Lovely Riv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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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여선생 VS 여제자'를 보면서 나는 자연스럽게 두 가지 생각을 했다. 한 가지는 초등학생이었던 내 모습이었다. 그 때 나는 대단히 특이한 녀석이었다. 그런 나를 같은 반 친구들은 굉장히 많이 놀렸고, 나는 발끈하다가 볼 일을 다 봤다. 아무리 철딱서니가 없는 시절이었다고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는지 놀라울 정도이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완전히 다른 평가가 나올 수도 있지만 말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을 가지고도 아이들은 꼬투리를 잡아서 집요하게 놀려댔다. 지금 생각해 보면 거기에 반응한 것이야말로 세상에 둘도 없는 바보짓이었다. 논리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논리를 들이대지 말고 아예 무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뭘 좀 많이 모르는 어린애답게 나는 사소한 것에도 발끈했고, 그런 나는 그야말로 다른 애들이 놀려먹기에 딱 좋았다.

 

'누구하고 누구는 좋아한대요'라는 말만 들어도 진저리를 칠 정도로 나는 그런 소문에 시달렸다. 사실 그것은 가장 타격이 큰 놀림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맞장구를 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는데 하필이면 나와 사귄다고 소문이 난 여자애가 울고불고 난리가 나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다 하려면 밑도 끝도 없을 듯 하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저 생각없이 보기에는 매우 재미있다. 나야 남자인데다가 여자 선생님을 좋아해 본 일도 없으니, 그에 관한 기억은 전혀 없다.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 매우 예쁘고 친절한 분이셨는데, 특별히 어떤 감정을 느낀 일은 전혀 없다. 이미 그 전부터 나는 대단히 우울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시골 초등학교(배경이 전라남도 여수시인데 여수는 내가 살고 있는 경상북도 문경시보다는 훨씬 큰 도시이다)에 발령받은 미남 선생님 권상민(이지훈 분)을 차지(?)하려고, 왕내숭 열혈 노처녀 여미옥(염정아 분)과 어른 뺨치는 말빨과 초등학생답지 않은 성숙한 몸매를 갖춘 전학생 미남(이세영 분) 사이에서 벌어지는 우당탕 대소동을 보면 배꼽을 잡을 수밖에 없다. 여미옥이 선보이는 표정 연기는 그야말로 일품이며, 좌충우돌 소동을 벌이는 그리고 조연들도 나름대로 연기를 잘 해서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갈수록 유치해진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중간중간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었으며, 결말에 갑자기 왜 김봉두가 나오는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하긴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에서 왜 그런 설정이 나왔는지도 충분한 설명이 없어서 수많은 논쟁을 낳고 있으니, 그 정도에 견주어 볼 때 단순히 재미를 선사하려는 장치라고 넘겼더니 골치 아플 필요가 없어서 편했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한 가지 생각이 무엇인지 쓰고 그만둬야겠다. 우리 과 여자들 가운데 분명히 나중에 이 영화에 나오는 여미옥과 같이 변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동기들을 생각하면서 나는 터지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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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 적2 - Another Public Enemy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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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에 하는 특선 영화를 보는 재미는 매우 쏠쏠하다. 특히 이번 설에는 '공공의 적 2' 덕분에 아주 큰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군대 가기 전에 TV에서 하는 영화나 실컷 보고 가자고 생각했는데, 이번 설날에 한 영화 가운데 잔뜩 높아진 기대에 미친 영화는 '공공의 적 2'뿐이었다. 

 

항상 두꺼운 서류를 뒤적이면서 사무실과 법정만 들락날락하는 보통 검사와 다르게 강철중(설경구 분)은 잠복 근무하는 형사와도 같은 괴짜 또는 꼴통 검사이다. 그가 명성 재단 이사장 한상우(정준호 분)에 관한 사건에 손을 대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원래 재단을 물려받기로 되어 있던 큰아들이 사고로 죽고 미심쩍은 점이 발견되면서, 집요하게 사건을 파고든 강철중은 한상우와 극도로 대립한다.

 

설경구나 정준호나 연기 하나는 정말 잘 한다. 설경구는 '실미도'에서 나에게 이미 그 진가를 보여주었다. 여기에서도 답답하고 꽉 막힌 검찰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대사를 아낌없이 쏟아내,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었다. 강철중과 같은 검사만 검찰에 있다면 지금과 같이 욕을 먹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이 영화에서는 설경구보다는 정준호가 더욱 놀라웠다. 정준호는 평소에 악역을 잘 안 맡았는데, 이 영화에서는 악역을 맡아서 악역에는 도가 튼 견미리에 맞먹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때려죽이고 싶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는데, '영화를 보는 모든 사람이 나를 죽이고 싶을 것이다'라는 면담 제목이 적어도 나한테는 딱 들어맞은 셈이다.

 

얼핏 보기에는 강우석 감독이 이 영화로 검찰이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통렬하게 비판하려고 한 듯 하다. 미국으로 떠나려고 하는 한상우를 잡고자 증거를 완전히 마련하지 못했는데도 출발하는 강철중을 상관이 가로막는다. 그러자 강철중은 그 상관에게 법이 도대체 무엇이냐면서 보는 사람 속을 후련하게 한다. 한 번 벌어지기 시작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서, 상관들 모두 줄줄이 자기 직위를 내놓으면서까지 한상우를 잡는데 협조한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본 사람들은 검찰 홍보 영화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권력을 쥐고 있는 검사들이 영화에서처럼 자기 지위를 넘기면서까지 사회악을 처단하고자 힘쓸 일은 절대 없다는 것이다. 뼛속까지 관료주의에 물들어 있고 정경 권력과 결탁하여 온갖 추태를 보였던 검찰이니,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요즘은 검찰이나 경찰이 나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내 친구 성진이가 떠오른다. 이 녀석은 검찰과 경찰 사이에서 갈등이 차츰 커지기 시작할 때 경찰대학교에 입학하여, 그 거대한 변혁을 온몸으로 목격하고 있다. 지금까지 '권력의 시녀'라는 맹렬한 비난에 시달렸던 검찰이 보인 문제점을 과연 경찰이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두고 봐야 한다. 이 영화에서 나온 것처럼 나라를 좀먹는 한상우 같은 인물을 검찰이 쓸데없는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하게 처리하는 날을 경찰이 과연 열 수 있을지 지켜보겠다. 성진이와 같이 의욕이 넘치는 젊은 인재들이 모인다면 충분히 희망이 있다.

 

그리고 노무현 정권이 적화 통일에 필요한 친북 이념 교육을 실시하려고 사립학교법을 개정하고자 만들어낸 작품에 이 영화도 들어간다고 한나라당은 외쳤다. 그러더니 결국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와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가 사립학교법을 다시 의논하기로 결정했다.

 

이 때문에 열린우리당이 5월 지방 기초의원 선거에서 표를 제대로 받을 확률은 0에 가까워졌다. 지금까지 제대로 한 일이라고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이고, 열린우리당도 한나라당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그러다가 이번에야말로 열린우리당이 잘 했다는 소리를 들을 만한 일을 했는데, 수구 기득권 세력이 되도 안한 논리로 생떼를 쓰자 결국 거기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열린우리당은 이 영화에 나오는 한상우 같은 사람이 설치고 있는 현실을 과연 제대로 개혁할 의지를 지니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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댄서의 순정 - Innocent Step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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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여동생'이라는 대단한 칭호를 얻은 문근영이 나온 영화 가운데 두 번째로 본 영화다. 처음으로 본 영화는 2004년 여름에 DVD방에서 '어린 신부'이다. 지지리도 재미없는데다가 잠도 심하게 와서 매우 실망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문근영이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랐다.

 

다행히 그 바람이 빗나가지 않았다. 세상 물정이라고는 아무 것도 모르는 순수한 연변 처녀로 열연한 문근영은 놀라운 춤솜씨를 보여주었다. 예전에 아버지 친구 분이 우리집 안방에서 연습(!)하시는 것을 본 것 빼고는 스포츠 댄스라고는 전혀 모르는 형편인지라, 그저 놀라울 정도로 잘 춘다는 말만 하면서 감탄하기만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춤추는 것 빼고는 볼 것이 거의 없었다. 이철용(김기수 분)과 오미수(정유미 분)가 나름대로 웃긴 연기와 내 안목에서는 채린(문근영 분)과 영새(박건형 분)과 견주어 볼 때 전혀 뒤지지 않는 멋진 춤솜씨로 나를 즐겁게 해 주기는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이야기도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 듯 했고, 설정이 너무 티가 나서 문근영이 춤을 춰서 애써 벌어놓은 점수를 다 까먹었다. 

 

어떤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배우는 그 영화에서 필요한 장면을 연기할 실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려고 배우들은 혹독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연습을 한다. 그런 훈련을 거친 끝에 사람들을 사로잡는 강하고 실감나는 연기가 나오는 것이다. 밀라 요보비치는 '레지던트 이블'에서 관객들에게 카포엘라 실력을 보여주었고, 모니카 벨루치는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격렬한 혈투 장면으로 사람들을 즐겁게 했다.

 

그녀들과 마찬가지로 문근영도 이 영화에서 매우 뛰어난 춤솜씨를 보여주었다. 그녀가 처음부터 춤을 잘 췄을 수는 없다. 영화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그토록 많이 연습한 결과가, 바로 이 영화에서 그나마 나를 만족하게 한 멋진 춤이다.

 

사람은 원래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처하면 무슨 일이든지 반드시 해내려고 힘쓰기 마련이며, 그러는 가운데 그 안에 숨어있던 놀라운 능력을 드러낸다. 지금까지 사람이 보여준 상식에서 벗어나는 기적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문제는 그 능력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과연 있기는 있는지 전혀 모른다는 것이다. 나도 내 안에 얼마나 많은 것이 숨어있는지 도저히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수도 없이 나를 긍정해 보려고 했지만, 곧 있으면 한계에 부딪치고 그때마다 내가 이 정도밖에 안 되는지 의심하면서 쓰라린 고통을 맛봐야 했다.

 

그러나 나는 나를 믿는다. 며칠 뒤에 가야 하는 군대에서 나를 철저하게 궁지에 몰아넣어서라도 내 안에 숨어 있는 어떤 능력을 반드시 찾아낼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확률이 지배하며, 의식이 있고 행동하는 주체는 그 확률에 분명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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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부일체 - My Boss, My Her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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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에서 군(君)만 두(頭)로 바꾼 것이다. 임금이 아닌 조폭 두목이 스승과 아버지와 같은 급수라고 하니, 참으로 대단한 제목이다. 제목 그대로 조폭 두목이 주인공인데, 일자무식인 조폭 두목 계두식(정준호 분)이 사립 고등학교에 기부금 입학제로 들어간 뒤 사학 비리에 맞서 싸운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이 세 사람이 수많은 사람들 배꼽을 빼 놓았고 흥행에도 성공했다. 웃다가 화를 내다가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명절에 TV에서 하기에 그냥 재미있게 보고 넘겼다. 그런데 요즘에 굳이 이 영화를 보고 글을 쓰도록 만드는 사람들 때문에 속이 좀 끓어오른다. 난데없이 그들이 이 영화를 걸고 늘어지는 까닭을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2006년 1월 14일에 한나라당이 대구에서 개정 사학법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대구 남부교회에서 열린 이 집회에는 한나라당 주요 인물 말고도 조갑제 월간조선 사장, 김범일 대구광역시 정무부시장 따위 인물이 참석했다. 이들이 사학법 개정을 반대하는 까닭이랍시고 들이대는 논리는, 이들이 얼마나 기득권층만 철저하게 대변하는 집단인지를 증명한다.

 

조갑제라는 인물이야 지만원과 더불어 극우 친미 사대주의자로 유명하지만, 김범일이라는 인물은 처음 보는 사람이다. 어쨌든 이 사람이 한 말도 대단하다. 정무부시장이라면 오래 전부터 공무원으로 일했다는 말인데, 독재 정권이 서슬 시퍼렇게 살아 있을 때 어지간히도 교육을 잘 받았나 보다.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모든 국가가 이념 논쟁을 끝내고 우향우하고 있는데 유독 한국만 이념 논쟁을 겪고 있다. 분명 국민을 대립하게 만드는 불순 세력이 있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서울올림픽이 열린 1988년도라면 민주주의를 꿈꾸던 사람들이 한창 거리로 나서 민주화 투쟁을 벌이던 때이다. 극우 세력이 떵떵거리며 활개를 치던 시대야말로 우익(?) 논리에 반하는 모든 것은 폭압에 시달려야 했던 시기 아닌가? 그래서 수많은 민중들이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를 외치며 부족한 민주주의나마 이 땅에 세워놓지 않았는가?

 

이념 논쟁을 부추기고 있는 세력에 친북 좌파 세력이 포함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반북 우파 세력이 그들에게 적의를 품으면서도 서로 의존하고 있는 것은 모르는가? 못 믿겠다면 지만원이 운영하는 시스템클럽에 한 번 가 보라. 이념 논쟁 없이는 나라를 구할 수 없다고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다. 솔직히 이념 논쟁으로 가장 큰 덕을 보는 것은 우익 세력 아닌가? 달콤한 지배를 꿈꾸는 수구 세력에게는 우익 논리에 대항하는 세력은 무조건 국민을 대립하게 만드는 불순 세력인가? 한 마디로 그냥 닥치고 옛날처럼 고분고분 정부 말이나 잘 들으라는 사고방식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사람은 냉전 구도가 무너지고 공산주의가 망한 자리를 박정희 독재 정권과 같은 우파 정권이 자리잡았고, 그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로서 대세였는 줄 아는 듯 하다. 그것이 사실이라고 치자. 그렇다면 동유럽을 휩쓸고 지나간 '오렌지 혁명'과 같은 민주화 운동은 무엇인가?

 

옛날이나 지금이나 독재 정권을 보좌했던 우익 논리(사실 전혀 우익답지 않은)가 옳으며, 세계도 우익으로 기울고 있다는 주장이야말로 자기한테 이롭게 세상을 해석하는데 정점에 오른 모습이다. 그렇다면 라틴 아메리카에는 독재 정권이 그토록 '빨갱이'로 몰아붙였던 사회주의 좌파들이 득세하고 있는데 그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온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자본주의, 반세계화 운동은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시덥잖은 논리를 보고 괜히 흥분한 내가 잘못이다. 흥분을 가라앉히고 원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를 해 보자. '두사부일체'라는 영화를 자기 주장에 써먹어 나를 흥분하게 한 사람은 누구인가?

 

사실 이 영화를 대놓고 깎아내린(?) 사람은 김범일이 아닌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다. '일본은 없다'를 써서 좀 뜨나 했더니, 갑자기 조선일보 논설주간으로 활동하면서 엄청난 독설로 이미지를 슬슬 깎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한나라당 대변인으로 들어가더니 이제는 완전히 할 말을 잃게 할 정도로 변해 버렸다. 한나라당에 들어가면 누구든지 전부 다 그렇게 되어버리는가? 지금 전여옥 뒤를 이어 한나라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이계진이라는 사람도 TV에서도 많이 본 사람이었다. 나름대로 이미지가 좋았는데 한나라당 대변인 맡으면서 그동안 쌓아올린 이미지를 다 깎아먹었다고 알고 있다.

 

어쨌든 전여옥이 그 집회에서 당당하게 주장한 바는 다음과 같다.

 

"노무현 정권은 '두사부일체', '공공의 적' 따위 문화를 이용해 사학법 개정에 성공했다. 개정 사학법은 우리 아이들을 친북 좌파로 키우고, 그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드는데 홍위병으로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사학법 개정안을 보고 그토록 입에 게거품을 무는 세력이 그 까닭이랍시고 제시하는 것이 잘 드러나 있다. 내 관점에서는 저런 논리에 요즘에도 공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차라리 교원 단체가 지니고 있는 문제점을 제대로 파고들어서 논쟁을 벌였더라면, 그나마 국민들에게 호응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한계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제는 논리가 딸리니까 별 희한한 것을 다 가져다 붙이고 있다. 열린우리당 안민석 의원 말따나 전여옥 의원은 당장 '두사부일체' 제작진과 출연진에게 무릎을 꿇고 사과해야 한다.

 

여기에 사립학교법 개정안 원문을 가져다 놓고 일일이 분석하고, 개정안에 반대하는 논리가 얼마나 허술한지 낱낱이 밝힐 필요는 없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저 전여옥이 한 말만 물고 늘어지면 그만이다.

 

이 영화를 보고 수많은 사람들이 통쾌하다고 느꼈다고 알고 있다. 전여옥이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그들이 통쾌하다고 느끼는 것이 바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치밀하게 계획한 각본대로 일이 굴러가는 것이다. 요즘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수많은 황우석 교수 죽이기 음모론만큼이나 근거 없고 쓸데 없는 주장이다. 마르크스가 모든 예술은 혁명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무기로 써야 한다고 했고, 노무현 정권은 골수 빨갱이 정권인만큼 그 주장을 충실히 따랐다는 뜻인가?

 

어디를 봐서 노무현 정권이 빨갱이 좌파 정권인가? 하버마스 같은 프랑크푸르트 학파에 속한 학자들을 스승으로 모시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 노무현 정권이 추진한 정책을 보면 도저히 보수 세력이 그토록 강변하는 좌파이며 사회주의 정권이라고 보기 힘들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순수한 좌파 정권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정권이든 무엇이든 자기 멋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니, '두사부일체'를 보고 통쾌하다고 느낀 나 같은 사람들이 느낀 통쾌함도 그 따위로 아주 쉽게 몰아갈 수 있는 것이다. 사립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 말하는 그 수많은 비리는 죄다 헛소리일 뿐이라는 건가? 그토록 그들이 깨끗하다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왜 반대하는가? 1991년에 한나라당 전신이었던 민자당이 상정해 통과시킨 사립 재단에 매우 유리한 개악안을 유지하기를 원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교육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사립 학교는 교육이라는 공공 정책을 담당하는 곳인만큼 그만큼 투명하게 운영되어야 한다. 사학법 개정안에 나와 있는 법조항을 꼼꼼하게 뜯어봐도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문제가 일어날 만한 아무런 근거도 없다. 사학법 개정은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일이며, 이번에 나온 사학법 개정안은 부족하나마 사학 비리를 척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법안에 맹렬하게 반대하는 사람들은 나라를 생각한다는 발언을 늘어놓을 자격이 없다. 1991년부터 지금까지 유지된 개악안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그들은 교육을 도대체 무엇으로 보는 것인가. 예비교사로서 매우 화가 난다.

 

사학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뒤 나름대로 잘 밀어붙이던 열린우리당이, 기득권이 강력하게 반발하자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재건 당의장이 사학법을 다시 바꿀 수도 있다고 해서, 한나라당이 쾌재를 부르고 있다. 오랜만에 여당이 잘 한다고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치고 있는데, 또 흔들리려고 하는가? 흔들리지 말고 끝까지 밀어붙여 '두사부일체'라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광경이 현실이 되는 터무니없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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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 2 - Predato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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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데터를 본 뒤 그 감동은 완전히 내 안에 틀어박혀 좀처럼 나올 줄 몰랐다. 그 감동을 간직한 채 '프레데터 2'를 봤다. 그 감동이 영향을 줘서 그런지, 아니면 내가 영화를 제대로 볼 줄 몰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그다지 좋지 않은 평점과 상관없이 매우 재미있게 봤다. 아놀드 슈왈츠 제네거 대신 대니 글로버가 정글이 아닌 도시에서 더욱 강력해진 프레데터와 맞선다.  
 

그러나 확실히 뭔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건 느낄 수 있었다. 프레데터가 1편에서는 정글에 나타났다가 2편에서는 왜 도시에 나타났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래서 훗날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에서 얻은 지식으로 얼개를 끼워맞춰 봤다. 일단 어린 프레데터가 전사 자격이 있는지 시험하려고, 프레데터 무리가 지구에 와서 어린 프레데터에게 인류를 사냥도록 시켰다는 가정이 나왔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 맞지 않았다. 프레데터에 관해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지식을 동원해도 마찬가지였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이런 엉성한 구성은 이 영화가 평점을 제대로 못 받는 한 가지 원인이었다.

 

하긴 그런 지식이 '프레데터 2'가 개봉한 1990년에서 14년이나 지난 2004년에야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가 나왔으니, 억지로 이것저것 끼워맞춰 보려고 해도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프레데터 3'가 나온다니 어쩐다니 하면서 말만 많고 소문만 무성했지, 정작 '프레데터 2'를 찍은 스티븐 홉킨스 감독은 속편을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던 것 같다. 14년 뒤에 그런 영화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이나 하고 있었을까. 영화를 만든 감독들 사이에 정보와 지식을 나눠서 협력했더라면, 아주 그럴듯한 공상 소설 한 편이 나올 수도 있었을 것이다. 에이리언과 프레데터라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가 좋은 외계인을 소재로 한 공상 소설 말이다.

 

어쨌든 1편에서는 처음에 더치(아놀드 슈왈츠 제네거)가 이끄는 특수부대원들이 게릴라와 전투를 벌였듯이, 2편에서는 처음에 해리건(대니 글로버)이 이끄는 강력계 형사들이 무기와 마약을 불법으로 사고 파는 범죄 집단과 심한 총격전을 벌인다. 매일 같이 총격전에 시달리는 해리건은 용감하게 싸우지만 그들을 소탕하지는 못한다.

 

그런데 범죄 집단 근거지에서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조용한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 건물 안에 들어간 해리건과 경찰들은 몰살당한 범인들을 보고 경악한다. 프레데터가 도시에 나타나 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그들은 마약 집단이 왜 몰살당했는지도 모른다.

 

이상하다고 느끼고 현장 조사를 시작한 해리건은 얼마 뒤 FBI 특수 요원 피터 키즈가 지휘하는 연방기동대에 수사권을 넘기라는 지시를 받는다. 이를 더욱 수상하게 여긴 해리건은 방해를 무릅쓰고 계속 수사한다. 그러면서 피터와 해리건은 심한 갈등을 빚는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현장을 조사하던 대니가 이상한 물체를 발견하는데, 그 순간 이상한 괴물이 대니를 공격해 무참히 죽인다. 그 때문에 피터는 해리건을 강하게 윽박지르고, 해리건은 상부 지시를 무시했다가 인명 피해를 잃었다고 경고를 받는다. 그러나 15년 동안 같이 일한 동료를 잃은 해리건은, 반드시 자기 손으로 사건을 해결하겠다고 다짐하고 계속 그 사건에 매달린다. 

 

해리건은 대니가 주웠던 물체를 과학수사대에 넘겨 조사를 부탁한다. 얼마 뒤 그 물체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원소로만 이루어진 외계에서 온 물체라는 놀라운 소식을 듣는다. 해리건은 FBI에서 나온 피터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부하 제리에게 피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감시하라고 지시한다. 제리는 부하들과 어디론가 이동하는 피터를 뒤쫓지만 도살장 근처에서 그들을 놓치고 만다.

 

한편 해리건은 뭔가 단서를 얻으려고 마약왕이며 부두교 교주인 킹 월리를 만난다. 월리는 그가 왔으며 아주 무시무시한 일이 일어나 아무도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해리건은 아무 것도 얻지 못하고 경찰서로 돌아온 뒤, 월리가 그를 만난 뒤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건은 갈수록 미궁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총격전은 사라졌지만 연일 보도되는 처참한 살인 사건 소식에 시달리기 시작한 해리건은, 범인이 외계인일수도 있다는 결론을 믿을 수 없어서 주저했다. 그러다가 괴물이 얼마 전에 도살장에 갔다는 것을 안 해리건은 제리를 도살장으로 보낸다. 그런데 도살장으로 가려고 전동차에 타고 있던 제리가 괴물에게 습격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해리건은 현장으로 달려가지만 한 발 늦었다. 제리는 머리뼈와 척추가 뽑힌 끔찍한 시체로 변해 있었고, 괴물은 어디론가 도망쳐 버린다.

 

괴물이 어디로 갔을지 고심하다가 문득 피터 일행이 사라졌고 괴물이 갔다는 도살장을 떠올린 해리건은 주저하지 않고 그곳으로 간다. 거기에서 그는 첨단 장치를 갖춘 차량 안에 피터 일행이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하는 해리건에 피터는 놀라운 사실을 밝힌다. FBI는 이미 그 괴물이 어떤 존재인지 알고 있으며, 그 존재를 생포하려고 작전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지구에 나타난 프레데터는 모두 세 마리이다. 일단 한 놈은 1편에서 더치가 죽였고, 2편에서는 결국 피터가 아닌 해리건이 죽인다. 세 마리라는 말 때문에 나머지 한 마리가 '프레데터 3'로 나타나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

 

어쨌든 도대체 FBI는 어떻게 프레데터를 알아내고 그놈을 생포할 작전을 세웠는지 밝히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피터는 그것은 밝히지 않고, 도살장 안에 있는 대원들에게 자신만만하게 이것저것 지시를 내린다. 크게 놀란 해리건은 일단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

 

도대체 어떻게 알아냈는지는 모르지만, 피터는 프레데터가 적외선를 감지하며 스텔스 기능을 가지고 있따는 것을 알고 있다. 1편에서는 더치가 정글에 무진장 널려 있는 진흙을 온몸에 바르고 프레데터를 속이지만, 2편에서는 최첨단 장비를 갖춘 특수부대다운 방법을 쓴다. 여기에서는 1편과 다르게 프레데터가 몸을 숨기는 장치가 고장나지 않아서 보이지 않는 적을 감지해야 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물론 결국 대원들을 도살할 때는 모습을 드러내기는 하지만 말이다.

 

적외선이 산란하도록 방사능 먼지를 뿌리는 장치를 도살장 안에 분무기와 함께 설치한다. 이것이 진흙과 같은 효과를 낸다. 그리고 비와 같이 물을 뿌리는 분무기 덕분에 대원들은 흐물거리는 투명한 프레데터를 알아볼 수 있다. 물론 특수부대원들은 방사능 분진과 물을 맞으면 안 되니까, 우주복과 생김새가 비슷한 장비를 입고 어두운 도살장 안에서 볼 수 있게 머리에 전등을 달고 있다. 물론 빛에서 나오는 열을 차단하는 특수한 전등이다. 그리고 프레데터를 덮칠 대단히 질긴 그물도 설치해 놓았다. 어쨌든 나름대로 치밀하게 준비한 그들은, 프레데터 생포 작전을 실시한다.

 

그러나 그들은 프레데터가 오로지 적외선만 감지할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1편에서 더치가 돌아가서 얻어낸 정보를 피터에게 말했다면, 그들은 프레데터에 관하여 몇 가지를 모르고 있는 셈이다. 방사능 분진 때문에 특수부대원들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게 된 프레데터는, 적외선 모드를 어떤 이상한 모드로 바꾼다. 분명히 모드를 바꾼답시고 팔에 있는 단추를 두들기자 화면이 조금씩 바뀌기는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열을 감지하는 시야는 전혀 변하지 않았다. 어떤 사람들은 엑스레이 스캔 모드라고 하던데, 병원에 가서 볼 수 있는 허연 뼈 사진과 같은 광경이 전혀 없으니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다고 자외선 모드라고 하기에도 뭔가 석연찮고, 가시광선 모드는 분명히 아니다.

 

어쨌든 그렇게 프레데터는 흩날리는 방사능 분진과 빗방울(?) 속에서 움직이는 대원들을 발견하고, 창(Spear)과 단검으로 하나 둘 처리해 버린다. 부하들이 죽어나가자 피터는 분노하여 프레데터와 싸우러 도살장으로 직접 들어간다. 여기에서 내게 가장 강한 인상을 남긴 장면이 나온다. 프레데터가 그때까지 선보이지 않았던 칼날이 달린 스마트 디스크(Smart Disc)를 발사한다. 디스크는 한 줄로 매달려 있는 고기를 썰면서 그 줄에 있는 피터를 두 동강낸다.

 

피터마저 죽고 연방기동대가 전멸하자 해리건은 괴물을 뒤쫓아가며 치열한 접전을 벌인다. 스마트 디스크를 얻은 해리건은 엄청난 완력을 자랑하는 프레데터와도 대등한 싸움을 벌인다. 더치와 같은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것도 아닌데, 어쩌면 그렇게 강한 근육을 지닌 프레데터와 힘에서 밀리지 않는지 의심스럽다. 나 같았으면 무기가 정면으로 부딪치는 순간 팔에 심한 충격이 오고 저려서, 다음 공격에 바로 당했을 것이다.

 

어쨌든 해리건은 프레데터를 괴롭히면서 끝까지 추적한 끝에, LA 시가지 아래에 숨어 있는 프레데터 우주선에 들어간다. 거기에는 프레데터가 우주를 돌아다니면서 사냥한 생명체들이 전리품으로 전시되어 있다. 경악한 해리건을 프레데터가 덮치고 둘은 목숨을 건 마지막 싸움을 벌인다. 결국 해리건이 작정하고 스마트 디스크로 프레데터 배를 후벼파 치명타를 입힌다.

 

프레데터에게 치명상을 입힌 해리건이 헐떡대고 있는데, 갑자기 주변에서 몸을 숨기고 있던 프레데터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아마 몸을 투명하게 한 뒤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잠시 서로 의논하더니 쓰러진 프레데터를 안으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프레데터 대장으로 보이는 놈이 놀랍게도 사람 말을 쓴다.

 

"가져라."

 

그러면서 무언가 던져준다. 해리건이 봤더니 1800년대에 만들어진 권총이다. 이것은 도대체 무엇을 뜻하는가? 프레데터가 오래 전부터 이미 지구에서 사람을 사냥했다는 것인가? 피터는 해리건에게 예전에 미국 해병대 특수부대원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에게 몰살당했다는 말을 했다. 뭐가 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해리건이 이런 생각을 했을지 어쨌을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갑자기 우주선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는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재빨리 우주선에서 탈출한다.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면서 긴장에서 오는 쾌감과 재미뿐만 아니라 수많은 의문도 함께 남긴 '프레데터 2'는 막을 내린다.

 

설정을 잘 해 놓고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면, 영화에 관하여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굳이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쩌면 이런 어설픈 설정과 충분하지 않은 정보 때문에, 인터넷에서 아주 재미있는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내 관점에서는 그다지 쓸모가 많지 않은 지식이지만, 그런 논쟁을 지켜보면서 나한테 쓸모 있는 지식을 가려내는 것은 아주 재미있는 일이다. 뭐 이 영화야 평점은 낮더라도 그럭저럭 볼만하니, 그저 괴물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은 이 영화로 시간 죽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아주 재미있는 사실을 한 가지 알아보자. 해리건이 프레데터를 쫓다가 발견한 프레데터 우주선 안에 에이리언 머리가 전시되어 있다. 프레데터는 전리품을 모은다는 지식은 이미 이 때 확립되어 있었던 듯 하다. 그리고 이 장면을 둘러싸고 수많은 사람들이 에이리언과 프레데터가 붙으면 누가 이길지 입씨름을 벌였다. 그 덕분에 14년 뒤에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라는 영화가 나왔다. 물론 '프레데터'와 견주어 볼 때 '프레데터 2'나 '에이리언 대 프레데터'는 그다지 성공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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