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임 그림 - 트롱프뢰유, 실재를 흉내 내고 관객을 속이다
이연식 지음 / 아트북스 / 2010년 10월
절판


'찢겨진 캔버스'는 앞서 나온 '그림 속 파리', 그리고 '카르텔리노'와 비슷한 구실을 한다. 그림에서 부수적인 요소인 '캔버스' '파리' '카르텔리노'가 진짜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그림의 나머지 부분이 '진짜 그림'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거짓말이 잘 먹히게 하려면, 대부분의 내용을 진실로 채우고 부분적으로 거짓말을 섞어야 한다. 화가들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110쪽

명저 [예술과 환영]에서 곰브리치는 제욱시스 앞에 잇었던 커튼이 실은 조악하게 그려졌을 거라고 단정했다. 만약 제욱시스가 덤벙대지 않고 애초부터 찬찬히 바라보았더라면 커튼이 그림인지 몰랐을 리 없는데, 앞서도 말했듯 커튼 뒤에 그림이 있을 거라는 '선입견'에 사로잡혀 서두르다보니, 커튼 그 자체가 그림으로서 등장할 거라는 생각은 미처 못 하고 속아 넘어갔다는 것이다.
곰브리치는 여기서 제욱시스가 품었던 '선입견', '기대감'이 트롱프뢰유의 게임을 성립시키는 '맥락'이며, 관객이 트롱프뢰유에 속아 넘어가려면 이런' 맥락'이 먼저 마련되어야만 한다고 했다.-190~1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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