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이후로 재패니메이션을 언급할때 빠뜨릴 수 없는 인물이 있다. '신카이 마코토'. 미술적 완성도, 이야기의 수준, 세련된 연출. 수백억을 투자한 드림웍스나 디즈니의 애니메이션이 일본의 이 독립 애니메이션 감독의 작품만큼 감동을 준 적 있었던가.  

데뷔작 이후 욱일승천하는 그와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것은 팬의 즐거움이다. 1999년 단편 애니메이션 <그와 그녀의 고양이>로 애니메이션 컨테스트 그랑프리, 2002년 <별의 목소리>로 신세기 도쿄 국제 애니메이션 페어 21 우수상, 2004년 <구름의 저편, 약속의 장소>로 마이니치 영화 콩쿠르 애니메이션상을 장비가 적장 모가지 따듯 쓸어담았다. 특히 2004년 당시의 경쟁작은 무려 미아자키 하야오의 <하울의 움직이는 성>. 그리고 최근작 2007년의 <초속 5센치미터>는 SICAF2007의 개막작으로 선정되어 극찬받았다.  

신카이 마코토 애니메이션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빛의 섬세함이다. 램브란트의 현현인가. 리얼리즘이 살아있는 작화에 살아서 꿈틀거리는 광원효과가 가미되자 애니메이션은 그 원래의 의미대로 영혼(Anima)을 얻어 춤춘다. 차장에 어른거리는 태양빛, 유리에 얼비치는 실내등, 시리도록 투명한 창공의 빛깔, 이런 소소한 것들이 빚어내는 일상의 아름다움. 그렇게 만들어진 배경 한컷 한컷은 모두 놓치기 싫을 정도로 아름답다. 

이제는 워낙 유명해져서 다들 아시겠지만, 함께 보고 싶어서 퍼 왔다.  

1999년작 <그와 그녀의 고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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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0-02-0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카이 마코토 입봉 작품이군요.

뷰리풀말미잘 2010-02-04 13:59   좋아요 0 | URL
네, 메피님도 신카이 마코토 좋아하시죠? ^^

Mephistopheles 2010-02-04 20:34   좋아요 0 | URL
이 양반 작품 스케일이 점점 커지다보니 이젠 1인이 만드는 시대는 물건너갔다고 보여집니다..^^

뷰리풀말미잘 2010-02-04 16:43   좋아요 0 | URL
네 혼자 감독, 연출, 작화, 사운드 다 해먹는 건 이제 무리겠죠. 퀄리티에 대한 대중의 기대치도 무시할 수 없겠고. 그러다보면 어느 세월에 그 작업을 손가락 꼼지락거리면서 다 하겠습니까. 그러나저러나 이제 또 한편 낼 때가 됐는데 말이에요.

아포지 2010-02-0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랜 만에 다시 보았는데 역시 감동이네요...감사합니다. 예전엔 여러모로 미숙한 작품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다시 보니...그렇게 간단히 말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좀 있네요..아 머리야..@.@

뷰리풀말미잘 2010-02-09 13:53   좋아요 0 | URL
4분 남짓한 시간에 구축한 캐릭터 치고는 아주 단단하죠. 저는 이 애니메이션을 여러번 봤는데, 그녀든 미미든 고양이든 세 등장인물 중 누구에 감정을 이입해도 뭔가 애잔합니다. ㅎㅎ

사운드의 디테일도 아주 좋은데요. 다채로운 사운드를 사용하면서도 아주 절제가 있어요. 문 닫는 소리, 커피포트에 물 끓는 소리, 도마 치는 소리. 99년이면 아직 신인이었을땐데 신인답지않게 노련했죠.

Forgettable. 2010-02-09 2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 이거 왜 이제 본거죠?
전화로 이거 보고 있다고 얘기하고 싶었는데 주위가 너무 시끄러워서..

신카이 마코토 찬양론을 온몸으로 이해할 수가 있게 됐어요. ㅠㅠ 아우 눈물나!! 우리 고양이 생각도 나고.. 울던 내 옆에 가만히 앉아 있어주던 기억도 나고..

뷰리풀말미잘 2010-02-09 23:07   좋아요 0 | URL
뽀님은 '그녀'에 감정을 이입하셨군요. ^^

저도 제가 키우던 고양이 생각이 났어요. 제가 키운다고 하기엔 그 놈도 저도 제멋대로였고 같이 있던 시간도 아주 짧았어요. 며칠 안 보인다 싶었는데 곧 차에 치여서 죽은 시체로 발견됐죠. 빼빼마르고, 약한 놈이 겁 없이 바깥으로 나가 된건 아마 바뀐 주인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었겠죠.

다른 영상 하나 틀어드릴까요?

뷰리풀말미잘 2010-02-10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카이 마코토- "고양이의 집회"입니다.

나옹이 2010-02-09 23:38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악 귀여워!! 네네네네네네!
지금 안좋은 소식이 들려서 체한 기분이었는데 아주 굿이에요 굿! :)

뷰리풀말미잘 2010-02-10 00:04   좋아요 0 | URL
흠.. 낮선 닉네임에서 락방님 냄새가 나는데요?

Arch 2010-02-10 01:30   좋아요 0 | URL
킁킁, 완전 동감합니다. ㅋㅋ

다락방 2010-02-10 12:00   좋아요 0 | URL
이 사람들은 아직도 날 모르는구나!! 하아-

뷰리풀말미잘 2010-02-10 12:03   좋아요 0 | URL
하긴 락방님은 애니메이션을 별로 안 좋아하시죠. ㅎㅎ

다락방 2010-02-10 12:50   좋아요 0 | URL
아니. 나는 로그인하지 않고는 댓글 달지 않아요. 그게 잘못됐다는게 아니라 그저 나는 그렇다는거에요. Arch님과 말미잘님이 서로를 알듯이 나를 알 수는 없는건가봐요. 그치. 나도 모르니까.


Forgettable. 2010-02-10 0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데요 ㅋㅋ 아까 로긴하기 귀찮아서 ㄷ ㄷ
한아이 보다가 울다웃다 정신못차리고 시계보니 두시네요ㅠㅠ

뷰리풀말미잘 2010-02-10 10:42   좋아요 0 | URL
그게 원래 좀 그래요. ㅋㅋ 미리 경고좀 해 줄걸 그랬네요.

Arch 2010-02-10 12:24   좋아요 0 | URL
* 경고 : 늦은 시간에 읽을 경우 다음날 지각할 수 있음.

진짜 한아이 출판사에선 미잘에게 공로상이라도 줘야는거 아닐지.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