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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 당신을 위한 글쓰기 레시피
김민영 지음 / 청림출판 / 2011년 5월
평점 :
품절

글쓰는 도넛, 그녀의 책을 이제 읽게 되었다. 증권회사를 다니다 시트콤작가, 영화평론가 걸쳐 출판기자가 되었다. 그녀의 열정이 대단하다. 네이버, 책교육분야 파워블로거이기도 하다. rws교육연구원 원장이기도 한 그녀는 책읽기(r), 글쓰기(w), 스피치(s)를 통합한 강좌를 맡고 있다. 북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녀는 책읽기, 글쓰기의 즐거움을 곳곳에 전파하는 삶을 꿈꾼다.
저자는 자기검열하지 말고 일단 초고를 써라고 한다. 오히려 아무 것도 모르던 시기에는 '글이 안써지다니. 무슨 이야기지?'했었다. 이 책이 내 손에 들어왔을 무렵, 나는 일주일에 서평 한편도 쓰기 어려워졌다. 블로그에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올리는 공간이다. 누군가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한마디로 마음 편하게 올릴 수 있단 이야기다. 그런데 꿈만필을 시작하면서 달라졌다. 주변에 빨간펜이 생겼을 뿐 아니라 내 머릿속에도 한자루 생겼다.
검증을 이겨내야 훌륭한 생각이 된다.
이 문장에 집착해서 검증에 민감하고 '훌륭'해지려고 했다. 다섯살 어린 아이처럼 마음 먹으면 뭐든 다 할 수 있을거라 착각했다. 지금도 문장하나를 쓰면서 나도 모르게 머릿속 빨간펜이 움직인다. 그래서 A4한장은 커녕, 반장도 쓸 수 없었다. 그래서 일기쓰기를 시작했다. 나 혼자만 볼 글들. 그럼 조금 나아질까해서.
그나마 일기장에는 두 단락까지는 썼다. 문제는 일기가 아니다. 꿈만필의 과제는 진화하고 있고 나는 한계를 깨닫아버렸다.
타고르는 겸손함이야말로 위대함에 이르게 하는힘이라고 말한 바있다. 아이가 있는 부모는 겸손해야 한다. 겸손한 사람은 굴종적인 사람이 아니다. 겸손은 자신의 능력과 장점은 물론이고 실수와 약점까지도 인정할 수 있는 용기다. 겸손의 반대말은 자만이다. 자만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제 손아귀에 넣고 싶어하고 자신의 한계를 깨닫지 못한다.
[아이들이 신에 대해 묻다]중 p.36
그렇다. 나는 자만하고 있었다. 내 한계를 깨닫지 못했다. 그 다음은 인정이다. 지금 객관적인 내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잘 쓰는 게 아니라 쓰는 걸 좋아하는 것이였다. 내 감정, 생각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기를 좋아했다. 이제는 독자를 생각하며 글을 써야했다. 한번에 한가지 밖에 못하는 단세포인 나는 독자를 생각하면서 나 자신이 사라져버렸다. 생각이 말라버렸다. 쥐어짠 글을 독자들이 알아본다.
내가 또 쓰면 '누군가 빨간펜을 들이대겠지.' 라는 생각에 흥미를 잃었다. 작가가 되고 싶다면 독자는 필연적 존재다. 그 독자를 부정하게 되니, 내가 작가인 것도 부정하는 꼴이다. 그럼 원점이다. 어떻게 할까.
나름의 결론은 나는 형편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물론 10년 뒤의 가능성은 있다. 그것은 열심히 노력했을 때 이야기다. [첫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의 작가처럼. (심지어 나와 동갑이다.)
그럼 이제 내가 무엇이 문제인지 이 책을 통해 알아보자.
p. 30 기억할 점, 좋아하는 문장과 쓸 수 있는 문장은 다릅니다.
p. 32 첫 문장에 대한 두려움 역시 날려버려야 합니다.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글은 여기까지야!'라고 인정하며 스스로를 다독이고 격려하면 자신감 있게 첫문장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 내가 쓸 수 있는 문장을 몰랐었다. 퇴고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 예전에는 그냥 쓰면 다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퇴고전의 글을 쓰레기. 이 말이 머릿속을 떠다녔다. 그래서 한문장 한문장 잘 쓰려고 했다. 신경쓰다보니 생각이 막혀버렸다. 세면대에 양치한 물이 가득 차여서 내려가지 않는 기분이었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초고를 쓸 때는 아무도 보지 않을 글이라는 생각으로 써야한다고. 첫문장은 친한 친구와 수다 떤다는 기분으로 써내려가라고 한다. 일단 접수.
그래도 빨간펜은 아직도 무섭다. 내가 화가 나서 내 아이한테는 고함질러도, 다른 사람이 내 아이에게 잔소리하면 죽도록 싫은 그 기분이랑 꼭 같다. 내 글을 내가 오리고 자르고 붙여야지 다른 사람이 뭐라하면 그 상황도, 내 글도, 고치기도 싫어진다. 난 청개구리과인가?
p. 42 많은 전문가의 글쓰기가 '취미'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입니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 생계가 되고 직업으로 이어진 거죠. 저는 많은 작가들을 취재하면서 이들의 글쓰기가 취미에서 시작되었다는 점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평가나 다른 어떤 목적을 위해 쓰는 글이 아니라 좋아서 썼기에 계속할 수 있었던 겁니다.
p. 43 글쓰기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잘 쓰려고 하면 오히려 안 풀리죠. 심리적으로 자유로워야 글이 나옵니다. 경직된 자세에선 좋은 글이 나올 수 없습니다. '어차피 고칠 건데 뭐! 일단 뮈든 풀어보자!'이런 마음으로 컴퓨터 앞에 앉아보세요. 그리고 쓰기 시작하는 겁니다. 그렇게 쓴 길이 10개, 100개, 1000개로 늘어나면 여러분은 글쓰기의 달인이 될 수 있습니다.
두번째, 좋아서 시작한 것이 평가받기 위한 것으로 변했다. 내가 글을 쓰고 싶었던 이유는 내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 좋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나를 보니 작가가 되기 위한 수단으로 글을 쓰고 있다.
책리뷰할 때는 그저 즐거웠다. 읽고 내 마음대로 쓰고, 누군가 공감해주면 좋고. 거기서 끝이었다. 그런데 한단계 넘어서려니 독자를 고려해야했다. 지금은 매주매주 평가받는다는 기분이다. 도마 위에 있는 생선이랄까.
메일링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살짝 흥분했었다. 내 생각을 누군가 나눈다는 것이 즐거웠다. 그런데 지금은 매주 고역이다. '잘써서 좋은 평가받자.'가 목표가 되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쓴 글을 블로그, 카페에 공개해서 글의 변화를 지켜보고 좋아지는 것을 비교해 보라는데, 더 공개하는 것이 무서워지고 있다. 평가가 두려워서이다. 극복하기 어려운 건 내 그릇이 작아서겠지.
p.62 솟구쳐 흘러나오는 글이 아닌, 만들어내는 글을 쓰려 하고 있다는 것을요.
p.63 살아남는 방법은 두가지 뿐입니다. 써질 때까지 쓰기.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기.
세번째, 낯가림이 심하다. 가끔 울컥해서 쓸 때가 있다. 얼마 전에 크게 후회할 일이 있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만 써야하는지 모르겠다. 쓰고 나서 후회할 것은 쓰지 말아야 할지. 어떤 사람들에게 보여줘야할지. 내 글을 낯가림이 심하다.
p. 74 정리된 글쓰기는 곧 말하기로 전이됩니다. 그러니 핵심이 잘 전달되도록 말하고 싶다면, 정리된 글쓰기부터 시작해보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이때 꼭 필요한 게 바로 '개요짜기'입니다. 중구난방 횡설수설하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면 꼭 한 번 해보세요. '개요짜기'는 이야기를 어떤 순서로 풀어갈 건지 떠올려보는 단계거든요.
p.75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떻게 마무리해야 할지 막막할 땐, 무조건 멋진 문장만 찾아 끙끙거리지 말고 틀부터 짜보세요. 정리된 글쓰기, 정리된 말하기 연습으로 아주 유용하답니다.
네번째, 되는대로 썼다. 개요짜기가 중요하다. 이 이야기는 벌써 몇 권의 책에서 나왔다.어떻게 개요 짜야하는지 모르겠다. 귀찮기도 했다. 그런데 더이상 되는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판단되었다. 이 책에서는 내가 궁금해했던 내용이 나온다. 개요짜기 방법이다. 아, 이렇게 사탕을 까줘야 안다. 개요는 재료가 중요하다. 주제 안에 기본적으로 어떤 내용이 들어갈까 생각한다. 그리고 각 단락에 메모를 해둔다. 첫단락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두고 단락과 단락을 연결한다. 느닷없이 나오는 이야기가 없도록 주의한다. 횡설수설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방법이다.
p.113 문제는 이런 '주의 산만족'일수록 결과물이 더디다는 데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은 많은데, 마음만 엎서고 실천이 따라주지 않으니 무엇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거든요. 늘 어깨에 붙어 있는 곰 같은, 미해결의 숙제를 지고 있는 형국이죠.
끈기 부족과 집중력 저하로 고통받는 '주의 산만족'을 위한 처방책, 과연 전혀 없는 걸까요?
방법은 있더군요. 이름하여 '질기게 버티기', 목표를 정한 후 결과에 도달할 때 까지 버텨보는 거랍니다.
p.114 답은 바로 리와인드(rewind)! 머릿속에서 '헉!'하는 경종이 울릴 때, 얼른 원점으로 돌아가라는 겁니다. '빨리 해야지!'하고 마음먹었던 시점으로 돌아가면 처음에 가졌던 에너지가 발산되기 때문에 그만큼 나아갈 수 있습니다.
p.115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써내야 할 글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면, 도망가지 말고 끝까지 버티세요.
다섯번째, 산만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나는 산만족이구나' 끈기부족과 집중력저하 부분에서는 찔림+공감백배 였다. [첫 문장의 두려움을 없애라] 장점은 친절하게 해결방법을 가르쳐준다는 것이다. 끝까지 해보라는 말이 지금 '나'에게 크게 다가왔다. 토요일 밤 12시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한 해보자. 끈기를 가지고.
p.126 필사란 '베껴 쓰기'를 가리키는 말로, 글쓰기를 배우는 사람들은 꼭 거쳐야 하는 과정입니다. 특히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에 약한 분들에게 좋은 연습이 됩니다. 필사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읽기(정독)
2. 분석하기(구성, 제목, 인용)
3. 필사하기
무작정 베끼기보다는 이런 순서에 따라 필사하는 게 좋습니다. 전체 뜻을 파악하고, 어떻게 구성되었는지 요소요소를 살펴본 후에 필사하는 거죠. 띄어쓰기며 문장 기호까지 똑같이 베껴쓰는게 포인트입니다. 다 쓴 다음에는 원본과 완전히 같은지 꼼꼼하게 퇴고해야 합니다.
여섯번째, 필사를 베껴쓰기만 했다. 손으로 필사하는 것은 베끼끼에 바빴다. 스님책들을 필사하면서 마음에 안정이 왔다. 그 목적이 80%였다. 글쓰기 연습에 어떻게 이용하나 고민이었다. 이 책에서는 분석하며 필사하라고 조언한다. 위드 필사를 시작하면서 필사 방법을 바꿨다. 일단 제목에서 목차까지 에버노트에 다 옮겨적는다. 그리고 각 장에 맞게 마음에 드는 구절을 적는 것이다. 다음 번에 꺼내 읽었을 때 책을 다시 읽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내려고 한다. 앞으로 손 필사는 마음을 가라앉히는데, 분석적 필사는 위드로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이 책에 인상적인 부분은 [글쓰기 초보를 위한 필사목록(p. 148)]과 같이 구체적으로 독자들에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 만큼 저자가 많이 생각하고 경험했다는 터.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흙 속에 저 바람 속에]는 필사책으로 고려중이다.
p.156 이처럼 생생한 묘사는 글에 몰입력을 더해주고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내가 쓴 글로 독자를 유혹해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가진 사람이라면 반드시 묘사 훈련을 거처야 합니다.
p. 159 쉽게 말해 '이야기를 내 식으로 풀어내기'라 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은 생생한 글쓰기는 물론 설득력 있는 스피치에까지 영향을 주는 기술입니다. 이러한 스토리텔링은 '이야기+플롯'으로 이루어집니다. 여기서 플롯(plot)이란 소설에 등장하는 사건의 패턴으로, '이야기 구성' 또는 '이야기 구조'라고도 부르죠. 이 얘기는 스토리텔링이 '이야기'뿐 아니라 나름의 구조도 갖고 있어야 완성된다는 걸 뜻합니다.
p.171 아무리 좋은 소재를 다룬 글이라도 본인이 공감하지 못하면 사실 나열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죠. 작은 일에도 감탄하고 공감하고 반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그들의 분노와 고통, 희열에 다가서야 합니다. 이야기하는 사람의 입장에 120퍼센트 공감하지 않고는 좋은 글을 쓸 수 없거든요.
일곱번째, 스토리텔링 쓰면 써질 줄 알았다. 출간기획서를 애초부터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간다고 방향을 잡았다. 내가 재미있게 읽은 책들이 모두 스토리텔링이었다. 나도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쓰고 싶다 생각해서 선택한 길이다. 이제 원고를 쓰려고 했다. 몇가지 상황들이 떠올라 쓰려고 하면 A4지 반장을 넘기지 못했다. 내가 쓸 수 있는 것과 쓰고 싶은 것을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한다..' 고민하다가 결국 한꼭지도 쓰지 못했다. 일단 방향을 바꾸어서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로 써보려고 한다. 스윗도넛이 하는 말처럼 쓰고싶은 말을 쓰려고 노력해봐야지.
- 명칼럼니스트의 글을 꾸준히 읽어라(분석)
- 그들의 글을 스크랩하라
- 그들의 글을 필사하라
- 마지막 단계, 그들처럼 매일 한 편의 글을 블로그에 올려라
p. 177 이런 처방이 내려진 이유는 읽기->분석하기->베끼기->글쓰기의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네가지 과정을 거쳐야 독자를 설득할 '논리력'을 쌓을 수 있거든요. 좋은 글을 본다 해도 그저 '잘 썼네'하고 지나가서는 '자기 것'이 되지 않습니다. 어떤 제목을 써서 독자의 눈길을 사로잡는지, 첫 단락은 어떻게 만들어 호기심을 자극하는지, 어떤 부분에서 적절히 인용을 하는지, 자신의 주장을 어떤 과정으로 전개해나가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즉 읽기를 할 때는 반드시 '분석적 읽기'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p.182 글 쓰는 연습만큼이나 스크랩도 중요합니다. 관심 있게 본 칼럼은 지나치지 말고, 글을 쓰거나 말할 때 인용할 수 있도록 자료화해야 합니다. 스크랩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두 가지 방법이 가능한데,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로 하면 됩니다.
p.183 스크랩을 끝낸 후에는 직접 베껴 써봅니다. 읽고 스크랩하는 것과는 또 다른 경험이죠. 필사할 때는 9단계에서 배운 대로 꼼꼼하게 원본을 읽어가며 베껴 쓰세요.
마지막은 직접 글쓰기입니다. 간단하게는 에세이 한 편, 좀 더 자신 있다면 독자를 설득할 칼럼 쓰기에 도전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단, 에세이 한 편을 쓰더라도 다른 에세이와 달리 '분명한 내 생각을 담겠다'는 생각으로 써내려가는 게 중요합니다.
여덟번째, 논리력이 부족하다. 내 생각만 집어넣고 풀어가기에 구조와 논리력이 약했다. 총체적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나 했는데 역시나 책을 나에게 가르침을 준다. 칼럼을 정해서 분석적으로 읽어야겠다. 작가는 장정일 [책 속 이슈]라는 칼럼을 추천해주었다. 위에서 필사 방식을 바꾼다고 했다. 칼럼 필사는 필히 넣어야겠다. 칼럼을 프린트해서 분석하고 다시 필사하는 것이다. 나는 논리력이 부족하는 구조와 어떻게 주장을 펼쳐가고 뒷받침하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봐야겠다. 지금 현재 상태로는 책은 커녕 블로그 운영도 어려운 판이다.
p.193 그렇다면 퇴고 시간은 어느 정도가 좋을까요? 글에 따라 다르겠지만 매일 한두시간, 1~2일 정도가 적당할 것 같습니다. 물론 A4지 한두 장 정도의 짧은 문장일 때 얘깁니다. 집중해서 고칠 수만 있다면 이 정도 시간으로 충분하지요.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초고에서 퇴고 사이의 시간 간격입니다. 누구나 자신이 쓴 글은 객관적으로 보기 힘들죠. 아주 잘 쓴 것 같기도 하고, 멋져보이기도 하고, 때론 형편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주관적인 시선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초고와 퇴고 사이의 시간 간격은 멀수록 좋습니다. 아침에 끝낸 초고는 당일 저녁이나 다음 날 오전에 고치는 게 좋습니다. 하루 정도 숙성시키다 보면 스스로 객관화할 능력도 커지므로 글을 더 잘 고칠 수 있답니다.
아홉번째, 퇴고 그 중요한 걸 몰랐다. 꿈만필 선배님들께서 강조하신 것이다. '퇴고하세요. 퇴고하세요.' 글쓰기 책에서 강조한다. '거의 모든 명문들도 거의 다 형편없는 초고로부터 시작된다." 앤 라모트, 글쓰기 수업 중 p. 71 그래 이제 알겠다. 퇴고가 중요한 것을 그런데 어떻게 해라는 말이지? 내 글을 써놓고 일주일 묵혀서 본적이 있다. 아, 그 때 그 기분이란. 고쳐야 했다. 그런데 지금 시스템은 그날 써서 그날 바로 부치는 구조다. 시간에 쫓겨서 쓰고 있다. 아니 쥐어짜고 있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메일링도 그렇고 미션도 그렇다. 퇴고할 시간이 없었다. 한번은 이 구조를 바꿔야 하는데 초고조차 쓰지 못하니 악순환이다. 오늘도 12시 미션마감이고 쓸 것이 리뷰, 선언서, 세꼭지나 되는데 아직 하나도 마치지 못했다. 또 날 것이 방출될 예정이다. 시간안에 마치면 다행이다. 앞으로는 퇴고할 시간을 고려해서 써야겠다. 글도 초안 잡아서 설득력있게 써야하지, 퇴고도 해야하지 초등학생이 고등학생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질 판이다. 일단 이것도 접수.
열번째, 위에서 나열한 것을 잊지 말자. [All about me]를 하면서 나 자신을 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번주에 나에게 던진 질문은 '도대체 이 총체적 난국이 왜 벌어졌는가'이다. 쓸 수 있다 생각한 것들이 실제로는 나에게 버거운 것들이었다. 지금 나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자만이라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다. 마음 먹는다고 모든 것을 할 수 없다. 일단 초고를 내가 쓰고 싶은대로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