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자 떠나는 게 뭐 어때서 - 27살, 결혼 8개월 차 나는 배낭을 메고 여행을 시작했다 ㅣ Collect 25
이소정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11월
평점 :
"애초에 목적지가 없으니
길을 잃을 일도, 기차를 잘못 탈 일도 없다.(p25)"
책 재밌게 보다가 이 문구가 훅 들어왔다. 맞다, 이게 바로 자유 여행의 묘미지! 근데 왜 와닿았을까. 삶도 마찬가지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삶 역시 목적지가 없다면 눈앞에 일어나는 일들을 있는 그대로 즐기고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1등해야 한다, 서울대 가야 한다, 대기업 들어가야 한다 등의 목표 때문에 인생이 버거운게 아니었을까.
매번 여행에 계획을 차시간에 맞춘 출발시간까지 '완벽하게' 세우고, 여행가서도 빡빡한 일정에 헉헉대는 나는, 이 책을 보며 많은걸 느꼈다.
일단 글이 좋다. 차분하게 적어내려가는 그녀의 여행기, 그녀의 생각들이 좋다.
책을 읽게 된 건 책 겉표지 아래의 "27살, 결혼 8개월 차 나는 베낭을 메고 여행을 시작했다"라는 문구 때문이었다. 결혼 8개월차에 홀로 세계여행을?! 한국인 마인드에서, 이게 가능했던 저자가 부럽기도 하고 배가 너무 아파서ㅋㅋㅋ 나는 사실ㅋㅋㅋ 부끄럽지만 대학교 때 남자친구 방학에 어학연수 가는거 못가게 했었얽ㅋㅋㅋ 쿨럭, 암튼. 그녀와 함께 떠나는 세계 여행, 유럽, 아프리카, 동남아까지, 홍길동마냥 세계 곳곳을 점찍는 그녀의 일정과 이야기가 정말 재밌다. 생생하다. 일정이 여유롭지 못한 여행이라 보고 느끼고 먹는게 전부였던 내가 하지 못한 생각들과 경험이 멋지다. 나도 언젠가 베낭 하나 메고 진정한 자유여행을 해보리라며. 현지 빈티지 가게에서 옷도 사입어보고, 누군가의 시간과 추억이 담긴 보물을 발견하리라며.
한때는 여행가이드북을 사모으는게 취미였다. 남들이 다녀온 후기 봐서 뭐하나.
이제는 여행에세이가 너무 재밌다. 저자의 삶도 담겨 있기 때문.
아, 이 사람은 이렇게 살아왔고, 이렇게 여행을 가게 되었구나.
여행중 이야기 뿐만 아닌, 여행 가기 전 후 저자의 이야기도 볼 수 있어, 내 삶은 이랬는데~ 다들 이렇게 살아가는구나~ 공감하게 된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이렇게 변하는구나(책취향)~ 라는 재미도 있군.
신혼 초 아내가 남편 두고 혼자 출가하여(ㅋㅋㅋ) 여러 나라를 돌면서, 인생여행지로 망설이지 않고 포르투갈 단 한곳을 꼽는다. 목차를 보면 그녀가 다녀온 곳은 프랑스, 포르투갈, 탄자니아, 브라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쿠바, 멕시코, 발리, 베트남, 인도, 네팔, 다시 인도, 파키스탄, 태국. 심지어 포르투갈은 저 파란만장한 여행기 중 두번째 나라, 이후 더 많은 나라들로 기억이 희석되었을수도 있을 터. 인터넷 뒤적이다 보면, 꽤 많은 사람이 인생여행지로 포르투갈을 뽑는다. 이 책을 읽으며, 나도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여행지는 어디였지? 감사하게도 다 또 그대로 가보고 싶을만큼 재밌었다. 행운이네ㅋ
인생에 치여, 세계일주라는 꿈에 반짝반짝했던 나를 잃고, 이제 해외여행은 힘들다고 생각하던 내게, 다시 한 번 '진정한' '자유로운' 세계일주의 꿈을 꾸게 해주는 멋진 여행기, '혼자 떠나는 게 뭐 어때서' 재밌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혼자떠나는게뭐어때서, #이소정, #동양북스, #세계일주, #여행에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