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안녕이 기준이 될 때 - 멍든 대한민국의 안전 재설계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6
권오성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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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직업은 안전관리자다. 아니 안전관리자였다. 앞으로 안전관리자로 일을 하고 싶은지,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는 출근해서 작업 전 신규자가 몇 명인지 파악하고 아침체조를 하고 TBM에 참석하고 신규교육을 하고 패트롤 현장점검을 텀을 두고 두 번 정도 돌고 그날의 서류를 꾸미고 금주에 해야 할 것들을 정리를 해두고 나면 오전이 금세 간다. 오후에도 별반 다르지 않게 패트롤 현장점검을 수시로 나가고 서류를 꾸몄다. 그 와중에도 공사팀과의 마찰은 너무 불가피했다. 피할 수가 없으면 즐겨야 하는데 책임이라는 것이 주어진 순간부터는 마냥 피할 수가 없어서 맞부딪히는 편을 택했더니 나는 “어차피 소규모 현장이고 융통성 있게 넘어갈 수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일어나지도 않을 사고 때문에 유난을 떨고 분란을 일으키는 사람”이 되어있었다. 그러면서 자신이 없어졌다. 내가 하는 업무가 이게 맞나.

나는 그것보다 상위의 업무를 원했다.

위험성평가를 그저 법적 서류로 꾸며놔야 하는 것이 아니라

눈 가리고 아웅 하는 회의 따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공정회의를 하면서 찍은 사진을 관리감독자교육을 꾸며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장비가 들어왔다가 나간 뒤에 받아야 하는 건설기계 작업계획서가 아니라

건진법이 아닌 산안법의 서류만 완벽하게 해두겠다 말했을 때 “그러면 하는 일이 뭐냐.” 따위의 질문을 받는 게 아니라

등등등의 보여주기식 안전이 아니라 진짜 안전을 하고 싶었다.

그러면서 나도 성장하고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근로자들의 안위도 함께 챙기는 그런 안전관리자가 되고 싶었다.

2022년 1월 27일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2021년 7월 1일 기준 건축공사 100억 원 이상이면 법적으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했고,

2022년 7월 1일 기준 건축공사 60억 원 이상이면 법적으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했으며,

2023년 7월 1일 기준 건축공사 50억 원 이상이면 법적으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나는 그 덕에 안전관리자라는 직업을 얻게 되었지만

대부분의 사업주들이 그렇듯 선임을 하지 않았을 때의 과태료를 비껴가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안전관리자를 선임하는 현장도 꽤 되었고

안전관리자를 선임하지 않았을 시절에 공사, 공무, 안전, 품질을 다 했던 이들로부터 안전만 한다는 사람들은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안전관리자로 시작한 첫 현장에서 이사님이 나를 지지해주고 응원해주셔서 나는 자유롭게 역량을 펼칠 수가 있었다.

이후에 들어간 현장에서는 단지 노동부 선임의 이유로만 채용되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어 나는 주체할 수 없이 무너지고 흔들렸다.

<당신의 안녕이 기준이 될 때>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내가 바라는 바가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제껏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일을 하면서 ‘당신의 안녕’을 기준으로 일해왔다. 아침체조가 끝나고 안전구호를 외치기 전 내가 빼놓지 않고 한 말은 “오늘도 안녕하세요!”였다. 누군가 내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안전은 잘해도 본전이다. 그 말이 맞았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끝끝내 외면하고 싶었다. 그걸 인정해버리면 남몰래 가진 내 목표가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것만 같아서.

올해에 들어 안전관리자를 왜 선임해야 하냐고 물은 적이 두 번 있다. 모두 안전보건총괄책임자였다.

그들은 한결같이 내게 말했다. “사고가 나면 안 되니까.” 정말 그 말이 맞을까? 안전관리자가 사고를 예방할 수 있을까?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나의 포지션은 재해로부터 현장 내의 모든 근로자들을 멀찍이 떨어뜨려놓는 사람이고 싶었다.

하지만 내 대답은 달랐다.

안전관리자는 산업안전보건법에 근거한 서류들을 공고하게 다져놓음으로써 고용노동부 등의 점검으로부터 과태료를 적게 맞으면서 혹시라도 중대재해가 일어났을 때 면피용 서류로 저를 포함한 특히 안전보건총괄책임자까지도 지켜야 하는 사람입니다.”

안전관리자의 쓸모, 이게 현실이다.

책에는 내가 그동안 공부할 때와 실무로 있으면서 몇백 번씩 자주 들여다본 법령들과 하인리히 법칙 등이 실려있었다. 나는 눈에 익으니 익숙하게 넘기기는 했지만 법령을 처음 접하는 분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건 과연 누구를 위한 책인걸까 하고 진지하게 생각해보았다.

한국은 경제발전이 너무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하게 되었다. 안전모를 쓰지 않고 H빔을 뛰어넘어 다니면서 일을 해도 다치지 않는 것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나는 생각 외로 정말 자주 본다. 상흔을 보고 이게 무어냐고 물어보면 업무 중 다친 것이라고 꽤 자랑스럽게 말을 하는 경우도 종종 본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예전에 안전모 안 쓰고 다녔다는 말에 그럼 그때 임금 받으시라고 맞받아치기도 하고, 전에는 안전대 착용 안 했다는 말에는 그럼 지금 자동차 끌지 말고 가마타고 다니시라 말한다. 시대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그게 법이든 사람이든. 하지만 어떤 것이나 다 그렇듯 한번에 갑작스럽게 변화하기란 어렵다. 너무나도 당연하다. 한국은 현재 과도기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는 사업주의 책임에 대해 힘을 주어 말하고 있다. 하지만 안전은 한쪽으로 치우쳐져야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평등관계에 놓여야 한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면서 사업주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었다. 별동부대라고 불리는 안전관리자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최근 안전관리자도 벌금형인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 까닭은 업무태만이라는 것이다. 현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는 내 포지션에서 촉각을 곤두세워 좀 더 타이트하게 업무를 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타자들은 유난이라고 멸시한다.

하지만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도 수사를 받을 테고,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나는 안전관리자로부터 지도 조언을 받은 게 없다. 라고 해버리는 순간 안전관리자의 기록이 없다면 그 안전관리자는 업무 태반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어떤 식으로든 기록을 남겨놔야 하는데 그 기록을 어떻게 남겨놓느냐 하는 것은 안전관리자들에 있어서 굉장히 고민되는 부분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일일안전일지에 써두기도 했고 하루에 몇십 장씩의 사진들을 그러모아 사진대지를 만들어놓기도 했는데 양이 방대해 결재자인 현장대리인이 꼼꼼하게 다 읽어보지 않기 때문일지도 몰랐지만 어떤 이는 현장대리인이 크게 노하며 그 부분은 삭제 후 다시 가져오라고 한다는 말도 들었다. 어쨌든 애로사항인데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니 꾸준히 방법을 강구해봐야하겠다.

그리고 근로자. 나는 대체로 근로자들의 편이다. 하지만 안전의식이 미흡한 근로자들은 퇴출밖에 방법이 없으나 중소규모의 현장의 경우 (때때로 대규모 현장에서도) 퇴출을 하는 것이 쉽지가 않다. 공사팀과 현장대리인이 그걸 막고 서있기 때문이다. 그 사람들을 내보내면 공사가 더디다.가 그 이유다.




교육을 안 했냐고?

이번 한 번뿐이냐고?

패트롤 점검 돌면서 얘기 안 해줬냐고?

안전모나 안전대 등 개인보호구 지급 안 했냐고?

소화기나 불티방지망이 없냐고?

아쉽게도 전부 아니다.

안전불감증이라는 말을 하곤 하는데 정확히는 위험불감증이다. 불감하다는 것은 느끼지 못한다는 말인데 그렇다면 안전이 아닌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현주소다. 신규채용교육, 공정에 따라서는 특별교육, 정기교육, 수시교육을 진행했고 개인보호구 지급도 전부 해주었으며 패트롤 점검 돌면서 몇 번씩이나 말하고 몇 분 후 다시 오면 마찬가지의 상황이 되돌이표가 된다. 나는 이 문제에 대해 비단 근로자들을 처벌해야한다는 것이 아니라 사업주 책임 외에도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미흡하다는 사실 또한 인정하고 그것에 대한 다른 대안법을 찾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또 가장 크게는 관리감독자 역시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관리감독자는 대부분 공사 팀원을 일컫고 직접적으로 현장을 총괄하고 지휘하는 역할은 그들인데 그들에게는 책임이라는 것이 없다보니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안전보건총괄책임자(현장대리인)의 역량으로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은 회사의 이윤 때문에라도 공사가 먼저일 수밖에 없다. 안전은 사업주만의 책임을 강화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그 현장에 있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 안전관리자, 관리감독자, 근로자 각자의 책임과 안전의식 속에서 비로소 바로 설 수 있고 지켜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한다.

가장 최근에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공사비로 돌리자는 말이 나왔다. 안전을 하려니 돈이 없다. 라고들 말한다.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산업안전보건관리비는 공사 금액에서 요율로 따지는 것이다 보니 정말 많이 써야 하는 현장에는 부족하고 덜 써도 되는 현장에는 남는 경우가 있다. 그러다보니 이런 식의 돌려막기를 안전관리자에게 종용한다.

이런저런 일이 많이 겹치면서 자기 계발과 에세이에 관한 책을 많이 읽었는데 그 책들이 말하는 것은 하나로 통합되었다.

적을 만들지 말고 적당히 타협해라.

처음에는 다 똑같은 말을 하고 있는데 왜 나는 그러지 못하는가에 대해서 자책감을 많이 느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안 되는 것을.

실제로 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지금의 안전관리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 못한 채로 울며 겨자 먹기로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야한다.

나처럼 목소리를 내는 순간, 주객이 전도되었다는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들어야하기 때문에.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수혜를 보는 것이 안전관리자라면 피해를 입는 쪽도 안전관리자다.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것이 안전관리자라면 안전관리자라는 직업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 안전관리자는 재해가 일어났을 때 책임을 떠넘길 수 있는 방패막이 아니다. 어떻게 해야 내 자리를 온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 잘 모르겠기에 나는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을 계획한다. 올바르지 못한 사회에서 내 신념을 지켜간다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일인지 미처 모르고 덤벼들었다. 어쩐지 긴 휴지기가 될 것 같다.

오늘도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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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ppy Job
문현호 지음 / 더로드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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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은 띄어쓰기와 맞춤법이 틀린 부분이 곳곳에 너무 자주 보여서 읽는 데에 방해가 많이 되었다. 혹시라도 개정판이 나올 예정이 있다면 그런 부분은 수정이 됐으면 좋겠다.




7월은 특히나 일에 대해, 직업에 대해, 업무에 대해 생각이 많은 시기였다. 사람 마음이 다 같을 수는 없고 또 다 내 마음 같을 수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는 무엇을 기대하는가.라고 생각하면서 결국 나는 내 직업에 대해, 내 업무에 대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선이 어디까지인지에 대해서 좀 더 시간을 가지고 고민해보기로 했다. 그때 진로 취업 컨설턴트로 30년 이상 인사 채용 교육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저자의 책 <happy job>을 읽었다.



나는 언제나 지원자의 입장이었는데, 처음으로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회사가 원하는 사람에 대해서.

전에 다니던 직장에서 한 팀장님이 경력자보다 신입사원이 편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경력자는 기존에 본인이 구축해놓은 시스템이 있다보니 회사에 본인을 맞추지 않고 회사가 본인에게 맞춰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요? 하면서 하하하 웃어넘겼는데, 지금 보니 내가 그런 꼴이 되어버렸다. 업무에 대해서는 완벽이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마는 성실하게, 또 최선을 다해 해왔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물론 마찰도 있었지만 원활하게 진행했다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그건 오산이었다. 나만의 착각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함께 일하는 공무 이사가 “직원이 너무 똑똑하면 안 된다.”라는 말을 하며 자신의 업무를 보조로 할 사람에 대해 “집에서 놀고 있는 아줌마도 할 수 있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러면서 보조로 정말 이 업계에서 한 번도 일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 들어왔는데 뭐 하나를 물어볼 때마다 “내가 하라는 것만 하면 된다.”라는 식으로 일축해버렸다. 그러다보니 그 직원은 본인에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 어떤 식으로 대응하는지 몰라서 힘들다는 하소연을 한 적이 있는데 두어 달이 되니 이제 좀 눈에 익는다고 말하면서 그때 본인이 했던 업무들을 재정비하기에 나섰다. 그래서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회사에 맞춤형 인간을 만들어놓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대해 이번에야말로 크게 동의하게 되었다. 그래, 회사 입장에서는 그게 편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




59. 단체에서의 본인 역할을 지정하고, 역할의 담당 업무와 실제로 진행된 과정들 주에 상황별로 갈등 상황, 설득 상황, 관리 상황 등에 대한 과정은 자소서에 녹여내면서 성공의 나열보다는 실패의 원인분석과 향후 개선방안에 주안점을 주는 것이 전달력 면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결국 회사는 이윤을 목표로 하는 것이고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대부분이기에 결국 협력을 통해 목표까지 정진해야 하는데 그 상황에서 성공은 목표에 도달했다는 점일 테고 그 성공 속에는 수많은 실패와 갈등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것들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없다.

나는 자소서를 제대로 써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동시에 자소서를 제대로 준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실패담, 그의 원인과 개선방안까지.




크게 숨을 쉬자. 천천히 일어나서 스트레칭을 하고 신발끈을 묶자.

천천히 걸으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스스로 질문하고 질문하고 또 질문해서 그 답을 찾아내자.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준비하자.

69. 자격증을 취득했으니 그 직무에 지원한다는 것이 아니라 그 직무에 관심이 생겼고, 내가 그 직무에 맞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그 직무에 필수인 해당 자격증을 취득한다는 것으로 명확하게 자격증 취득의 순서는 바뀌어야 하는 것처럼 준비해 나가다보면 결국 내가 그 직무에 맞는지 아닌지도 조금은 명료해질지 모른다.






나의 새로운 시작을 응원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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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저 인간은 왜 저러는 거야?
노주선 지음 / 길벗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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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나를 포함한 다른 직원의 미움을 사는 직원이 있었다. 그 인간을 이해하고 싶진 않았지만 앞으로의 사회생활에서도 원활하게 사는 법을 배우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그래,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많지. 내 고집만 부릴 필요는 없지. 이 책을 읽는다는 내 말에, 같은 회사 박대리는 “ㅋㅋㅋ 딱인데”라고 보내왔다. 책에서는 내가 다른 사람에 대해 이상하다고 말할 때의 기준은 나와 맞지 않는 것을 이상하다고 판단해 버린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상하다는 단어는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라고. 책에서는 그렇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름이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하며, 책에서는 타인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워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상해. 이상해. 이상하다고!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아예 소통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겠지만 대개는 사회적 동물로 사회구성원으로서 직장, 가족, 친구, 이성 등 많은 부분에서 나는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를 하고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며 사회적인 관계망을 형성해가는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책속에는 내 모습이 너무나도 자주 보였다. 그래서 아니, 내가 왜 여기에 속해있지? 라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의기소침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관점과 타인의 관점을 번갈아 보여주는 부분에서 성격에 대한 객관화가 되면서 타인이 나를 어떻게 봐왔는지도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성격에 대해 과연 나는 만족하는가에 대해 질문해보기도 했다. 내 성격을 어떻게 개선해가야하는지, 단점을 어떻게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결국 책은 행복한 인간관계를 위해 현실적인 조언들을 곁들이며 인간관계의 긍정성을 지향한다. 나의 경우에는 너무 싫었던 사람도 그 이후에는 미화가 되어 ‘너무 싫은’이 아닌 ‘싫었던’으로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우선 물리적인 거리가 멀어져야 한다는 사실이 조건이 된다. 하지만 어디 인생이 다 내 마음대로 되던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인생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겠지만 생각보다 더 지루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내 앞에 주어진 관계망들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느슨하게 내려놓는 연습을 해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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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로 보는 오페라의 유령
김완진 그림, 임지형 글, 가스통 르루 원작 / 북레시피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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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hantom of the opera’가 오페라의 유령 음악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고 뮤지컬로도 익히 유명하기에 책으로 보고 싶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이제껏 엄두가 나지 않아서 미뤄만 두고 있었다. 그러다가 서울에서 하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러 가고 싶어서 일정을 짜보기도 했다. 그런데 좀처럼 시간이 나지 않았고 지금이 아니더라도 보러 갈 날이 오겠지 싶어서 그때를 대비해서 책을 읽어두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동화로 보는 오페라의 유령이라기에 조금 더 쉽게 접근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읽어보게 되었다. 아니 근데, 첫 장부터 자꾸 허파에 바람이 들어간 것처럼 허허실실 웃어댄다. 이게 말이 되냐고? 이러면서... 역시 내가 이 책을 읽지 않은 건 유령이라는 단어 때문이 맞았는지도 모른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극장에서 코러스를 성공리에 마친 크리스틴, 하지만 이게 무슨 일인지 크리스틴은 무대에서 휘청거리며 쓰러지고 만다. 크리스틴은 그전까지는 주연을 맡지 못했지만 음악천사 덕분에 주연까지 맡을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에 사랑하고 있는 라울과 음악천사 중 음악천사를 택할 수밖에 없었던 크리스틴이었다. 사랑보다는 꿈인 크리스틴을 보면서 당시 시대와는 다르게 굉장히 진취적인 여성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읽기에 쉽게 원작을 축약해서 쓰인 것이다보니 내용을 전혀 모르는 나도 전개가 빠르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대략적인 감정은 어? 미녀와 야수? 약간 이런 느낌이었다. (물론 미녀와 야수에는 또 다른 남자주인공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아빠가 나오지... 가스통은 패스) 오페라의 유령에 대해 대략적으로 알 수 있기에 좋았는데 원작을 찾아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고 무엇보다 뮤지컬로는 어떻게 표현했을지 굉장히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j에게도 이 책을 읽혀야겠다. 다음에 도서관에 가면 책도 빌려와서 한번 더 훑어봐야지 싶기도 했고.



아이가 있다면 아이와 함께 중간중간 삽입된 일러스트들이 시선을 잡기에 좋아서 그때그때마다 에릭과 크리스틴, 라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서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요즘 결핍에 대해 자주 생각을 하고 있는데, 결핍 없는 사람도 없지만 결핍 없는 유령도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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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대상 수상작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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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우리는 저마다의 갈림길을 만난다. 그 갈림길은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내 앞에 나타나 나의 선택을 종용한다. 때로는 그 선택으로 인해 안도를 하기도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한다. 대체로는 안도보다 후회일 것이다. 하지만 그 후회의 이유를 생각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후회는, ‘해봤으니까’에서 나오는 후회라고 생각한다. 후회가 오는 시기는 그때그때마다 다르다. 선택한 직후일 수도, 매 순간순간 일 수도, 먼 훗날일 수도 있다.



<갈림길> <긴 하루>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미성숙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나온다. 아연과 유나, 솔이와 미래, 은하와 소라. 아직 자라지 않은, 자라고 있는 중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위축되어야 했던 순간들이 나에게도 분명 있었기에 그런 아이들을 하나하나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과거의 나인 것 같아서.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연과 유나, 솔이와 미래, 은하와 소라는 서로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놓는다. 그 틈에 끼어들어갈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아이들도,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갈림길은 수없이 나타나고 선택하게 되는데 우리 옆엔 누군가가 있으니까. 없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그곳에는 늘 누군가가 있었고, 있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부둥켜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니까. 그러면 그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겠지. 24. “손, 잡아 줘?”




강유나,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엔 담도 없어. 급하면 내 방 창문으로 넘어와도 돼. 톡톡톡, 세 번 두드려.

우리는 모든 타인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타인에게 조금씩 연민을 가질 필요는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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