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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림길 - 제14회 웅진주니어 문학상 단편 부문 수상 대상작 ㅣ 뉴온 5
윤슬 지음, 양양 그림 / 웅진주니어 / 2023년 7월
평점 :
살면서 우리는 저마다의 갈림길을 만난다. 그 갈림길은 내가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내 앞에 나타나 나의 선택을 종용한다. 때로는 그 선택으로 인해 안도를 하기도 하고 후회를 하기도 한다. 대체로는 안도보다 후회일 것이다. 하지만 그 후회의 이유를 생각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 후회는, ‘해봤으니까’에서 나오는 후회라고 생각한다. 후회가 오는 시기는 그때그때마다 다르다. 선택한 직후일 수도, 매 순간순간 일 수도, 먼 훗날일 수도 있다.
<갈림길> <긴 하루> <잠이 오지 않는 밤>에는 미성숙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이 나온다. 아연과 유나, 솔이와 미래, 은하와 소라. 아직 자라지 않은, 자라고 있는 중인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한다. 상황은 다르지만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닌데도 위축되어야 했던 순간들이 나에게도 분명 있었기에 그런 아이들을 하나하나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 과거의 나인 것 같아서.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연과 유나, 솔이와 미래, 은하와 소라는 서로 위로를 주고받으면서 마음을 놓는다. 그 틈에 끼어들어갈 수가 없다. 어떻게 보면 다행일지도 모른다. 아이들도, 어른이 된 우리에게도 갈림길은 수없이 나타나고 선택하게 되는데 우리 옆엔 누군가가 있으니까. 없는 것 같지만 돌아보면 그곳에는 늘 누군가가 있었고, 있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함께 부둥켜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니까. 그러면 그 누군가는 그렇게 말하겠지. 24. “손, 잡아 줘?”
“강유나, 혹시 무슨 일 있으면 우리 집으로 달려와. 우리 집엔 담도 없어. 급하면 내 방 창문으로 넘어와도 돼. 톡톡톡, 세 번 두드려.”
우리는 모든 타인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모든 타인에게 조금씩 연민을 가질 필요는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