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마리 씨, 우리 집 좀 정리해주세요 - 만화로 보는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곤도 마리에 지음, 우라모토 유코 그림,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은 가구가 다른 신혼부부에 비해 많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타인의 집과 비교해서 그랬던 것이었던 것이지, 우리 집은 결코 가구가 적은 편은 아니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타인의 집에는 다 있는 식탁과 소파가 없다는 것, 그리고 아기용품이 없다는 것 말고는 있을 것은 다 있었다.
 
 
나는 생활물품을 살 때에, 많이는 아니지만 서너 달은 족히 쓸 만큼의 양을 쟁여두는 것을 좋아했다. 그야 첫 신혼집인 25평에서는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생활물품을 쟁여두지 않게 된 것은 우리가 원하는 집 대신에 15평에 살아야 했을 때였다. 두려고 해도 둘 곳이 없다는 게 첫 번째 해요, 둬도 쓸 수 없게 돼버리는 것도 있었다. 그렇게 해서 들인 좋은 습관이, 우리 부부가 살기 딱 알맞은 19평에 와서 다시 볼쏙 생겨버렸다. 나는 집안에 어떤 물품을 몇 월 즈음에 사야 하는지 세세하게 꿰뚫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처럼 서너 달은 아니어도, 두어 달 정도는 살 물품이 항상 구비되어있으면 했다. 첫 번째는 (당연히 몇 개를 더 사면 저렴할 수밖에 없는) 금액적인 부분이고, 두 번째는 매번 사기가 귀찮다는 이유였다. 생활물품은 그렇게 혼자서 커트라인을 정해두었다.
 
 
언젠가, 미니멀 라이프를 해볼까?라고 말하는 내게 J우리 집에 더 이상 정리할 게 있어?”라고 되물었다. 조만간,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일정이 잡히지 않은 이사를 앞두고 있다. 번거롭기 때문에 이사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지만, 이사를 싫어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은, 집안의 물건을 정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집을 천천히 둘러보는데, 뭐가 이렇게 너저분하지? 하며 한숨이 폭 나왔다. 정리가 필요했다.

 

 

 

 

 

 

 

의뢰인은 치아키 씨, 정말 돼지 우릿간을 방불케했다. 세상에...
그래서 결국 정리를 도와줄 고마리 씨에게 도움을 청한다.
그런데 고마리 씨는 정리를 하기 전에, 청소를 할 공간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싶은지를 생각해보라고 한다.
어떤 생활을, 왜 그런 생활을 하고 싶은지.에서 치아키 씨가 꿈꾸는 행복의 형태가 보인다고.


치아키 씨는 깔끔하게 정돈된 옆집 남자의 집을 우연히 보게 되고, 집에서 맛있는 밥을 해 먹고 싶다는 소망을 가지게 된다.
고마리 씨의 끊임없는 “왜?”라는 질문에 치아키 씨는 집을 빌릴 때 사용하기 편한 주방이 있어서 좋아했던 기억을 회상하고,
/먹고 싶어서/가 아니라 /일단 배를 채우고 보는/ 행위를 단절하고자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버리기부터 시작할 것

 

 

 

 

하지만, 정리의 시작은 버리기가 아니라, 남길 물건을 선택할 것이었다.
남길 물건은 설렘이 기준이다. 그 물건을 만졌을 때, 설레는가 아닌가-

 

 

 

 

 

내가 가장 간과했던 것은, 이곳 먼저 청소하고, 저곳 청소해야지-라는 식이었다.
그런데 고마리 씨는 장소별이 아니라 물건별로 정리하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정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물건이 많아서이고,
그 물건이 계속해서 늘어나는 이유는,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의 양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리를 할 때에는 모든 물건을 다 꺼내기, 가 핵심!

 

 

 

 

 

 

 

내가 책을 비우려고 할 때에 들었던 생각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나는 내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계속해서 읽을 책만 책장에 꽂아두고 싶다는 욕심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그러려면, 조금 더 신중하게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까지 팔거나, 나눔 한 책 중에서는 가지고 있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 책은 없지만, 그래도 한 번 읽어보고 팔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드는 책도 있으니까. (대부분 내용이 기억나지 않아서) 하지만 책을 뒤적이지 않고 손만 대어 보고도 설렘을 느낄 수 있냐, 하는 기준은 나는 좀 애매모호했다. 그것이 맞을지언정, 기준이 모호하다면 당장은 나와 맞지 않는 부분까지 다 흡수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내가 제일! 경계해야 하는 것. 나는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을 쉬이 버리는 일이 별로 없다. 내가 입지 않으니까, 신지 않으니까, 읽지 않으니까, 바르지 않으니까 등등의 이유로 미련 없이 버리는 게 있는가 하면, 아직 쓸모가 있는데 버려야 하는 물건은 잘 버리지 않게 돼버린다는 것. 이를테면, 펜이라든지, 이면지들 (학교 교안) 같은 것 말이다.

1. : 잘 안 나오는 건 버리는 편인데, 잘 나오는데 버리기는 참 어렵다. 언젠가 쓸 거니까,라는 생각보다, 어쨌든 쓰기 위해 사온 혹은 가져온 어쨌든 내 손에 들어온 물건이고, 그게 아직 멀쩡한데 그렇게 버려도 되나? 싶은 마음. 하지만 또 쓰는 펜만 쓰다 보니, 잘 안 쓰게 되기도 하지만, 어쨌든 결국 언젠가는 다 쓰고 마는 것들이기도 하다. 버리는 걸 좋아하는 나조차도 멈칫거리게 만드는 물건.

2. 메모장 혹은 이면지 : 나는 어디를 갈 때든 메모장을 가지고 다닌다. 그게 수첩이 됐든, 이면지가 됐든 상관이 없다. 어쨌든 쓸 공간이 있는 것이면 되는 것. 그러다 보니, 필요가 없어진 교안이나, 일전 회사에서 공부를 한다고 집으로 가져온 것들을 처분하는데 시간이 많이 소요가 된다. 쓰지 않는 게 아니다. 결국은 쓴다. 진짜 흥청망청. 그곳에 적는 건, 일일 계획, 주간 계획, 월간 계획, 내 생각 끼적이기, 책 읽으며 메모하기, 통화할 때 메모하기, 뭐 그런 것들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써도 써도 계속 남아있는 이면지의 늪... 이사 갈 때는 다 버리고 가겠다고 호언장담을 하였는데....!

 

 

 

결국 전부, 필요 없던 거였다는 말이 조금 비이성적으로 들렸다. 필요 없는 것. 필요 없는 것. 적어도 나는 고장 난 가전제품, 곰팡이가 핀 이불, 정체불명의 전기- 같은 게 없다고 생각했다. 타인의 집에 무심코 있다는 사용기한이 지난 약?도 없는 우리 집인데... 그렇다면 그 외에는 뭐가 있을까. 눈에 보이는 곳에만 없을 뿐, 아마 우리 집에도 엄청나게 많을 것 같다.

+ 아. 선물을 받았는데 이미 죽어버린, 가죽도 너덜너덜한 시계 같은 건 어쩌지, 하고 방금 생각했다.


사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파일 다이어트가 가장 시급하다고 느꼈다. 필요 없는 사진이랄 것은 없겠지만, 우리 집의 모든 사진 파일은 원본인 RAW 파일까지 저장하기 때문에, 용량을 많이 잡아먹는다. 이 부분에 대해 J군에게 말했더니, “난 그대로 쓸 거야, 니 것이나 정리하세요.”라는 대답을 들었다. (=네...... 알겠...)

 

 

 

 

 

책에는 티셔츠, 스커트, 속옷, 수건 등등 개는 법까지 친절하게 나와있고, 세로로 보관하라고 말하고 있다. 나는 수건을 이제까지 차곡차곡 위로 쌓아두는 편이었는데, 책을 보고 실행해보았다. 이렇게 하니, 확실히 더 효율적이게 보인다. 차곡차곡 위로 쌓아두면 밑에 있는 수건은 내내 쓰지 않게 되었기 때문에.

PS. 수건을 그레이로 통일하고 싶은 것은, 결혼 생활의 로망 중 하나지만, 소모품인 수건을 굳이 돈 들여서 살 필요가 있나, 그러면 기존에 쓰던 수건들은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리고 수건은 또 자주 들어와서, 굳이 사게 되지를 않...게 된다는 점. 그래서 결론은, 까끌까끌한 수건들은 버릴 건 버리고 살 때 소량씩 사야겠다는 것. (소량씩 사면 비싸겠지만 어쩔 수 없지, 뭐....)

 

 

 

나름대로 잘 정리하고 산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내가 정리하는 습관이 들여있지 않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안다. 순식간에 방이 더러워지는 건 시간문제고, 그게 점점 쌓이다 보면 나도 치아키 씨처럼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렇게 된다면 J가 나를 엄청나게... 구박하지 않을까. 원래 깔끔한 편이 아니어서, 친정에 있을 때에도 구박당하기 싫어서 정리하는 여자였는데)


만화책으로 되어있어서 얼마 안 되어 후루룩 보기는 했지만, 참 알차게 본 책이다. 물건을 잘 정리하다 보면, 내 삶의 정리도 한결 쉬워진다고 책에서 잘 설명해두었다. 글로 쓰자니 이게 뭐람? 싶지만, 읽어보면 긍정의 고개를 끄덕끄덕-거리게 될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혼자 끝내는 독학 프랑스어 첫걸음 나혼자 끝내는 독학 첫걸음 시리즈
염찬희 지음 / 넥서스 / 201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새로운 언어를 배우고 싶은 욕망이 일었다.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었다. 언어라는 것은 으레 그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떤 언어를 배울지 고심했다. 어떤 언어라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어떤 언어라는 것은 대개 내가 거의 모르는 언어야만 했다. 그러니까, 한국어라든지 영어라든지 같은 것은 자연스레 제외되는 셈이었다. 체코어, 헝가리어, 포르투갈어를 두고 고민을 했다. 하지만 보편적이지 않은 언어이기 때문인지 교재를 찾는데만 시간을 허비하다가 종래는 포기하고야 말았다. 그러다가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너무 우습게도 프랑스어였다. 프랑스어는 순위에도 없던 언어였는데, 어떤 언어라도 뭐라도 배워야겠다, 라고 마음먹은 때에 눈앞에 있는 것이 프랑스어였을 뿐이었다.


나는 프랑스라는 나라에 관심이 없었는데, 이건 좋아한다 싫어한다는 명확한 표현이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프랑스라는 나라를 그리 좋아하지 않게 된 계기가 있었는데, 이건 너무나도 하찮은 것이다. 리스본에서 포르투로 가는 기차에서 시끄럽게 떠들던 프랑스인들(평균 60세)이 정말 너무너무 시끄러워 정중하게 조금 조용히 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는 “기차는 뚫려 있는 공간이 아니라 나도 어쩔 수 없는데?” 하며 비아냥거리는 대답을 했고, 오히려 더 시끄럽게 굴었다. 그들이 동양인을 비하해서 그런 것인지, 혹은 본인들의 잘난 우월주의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그때 느꼈던 것은, 프랑스어를 단 한 마디도 할 줄 모르는 게 억울했다는 것이었다. 나는 보란 듯이 그들에게 프랑스어로 욕을 한 마디 날려주고 싶었는데. 뭐 그렇다고 내가 욕을 배우려고 프랑스어를 배우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억울할 터로 한 마디 정도는 구사해서 말을 하고 싶어서 배운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입을 좀 다물라고 하는 것. 그 정도만. 음. 배우겠다는 의도가 너무 불손한가.

 

 

 

 


책에는 CD가 있어서 교재에 대한 부분을 쉽게 따라올 수 있도록 했다. 집에 CD ROOM이 없는 줄 알고 부러 뜯지는 않았는데, 일 년 전에 산 것을 잊고 있었다. CD ROOM 설치해야지.

 

 

 

 

지난 학기 중 <언어와 문화>라는 과목에서 프랑스 문화에 대해 공부했던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종전까지는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 안타깝게도 문화에 대해 그렇게 깊게 공부를 한 것은 아니어서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거의 없지만, 언어에 관해서 만큼은 혀를 굉장히 많이 굴려야 하는 언어라는 것을 느꼈다. 뭐 흔히들 알고 있는 봉주흐~ (프랑스어에서 R은 ㄹ이 아니라 ㅎ로 발음되어 봉주르가 아니라 봉주흐라고 하는 것 같다.)만 보더라도 입에서 사탕을 굴리는 그런 느낌. 또 상대적으로 한국어나 영어와는 달리 [ㅊ],[ㅋ],[ㅌ],[ㅍ]와 같은 발음이 없어 그런건가 싶기도 했다. [ㅍ]으로 발음되는 것도 있기는 한데 그건 거의 f에서 그런 소리가 나는 것 같다. p는 [ㅃ]으로 발음되는 것 같고. (시작한 지 얼마 안 되기 때문에 잘 모름 주의_ 이건 공부를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c는 [쌔]로 발음을 하지만 한국인이라는 뜻을 가진 coréen을 발음할 때는 [코헤앙]이라고 한다는 것. 어쨌든 중요한(?) 것은 우리가 흔히 파리라고 알고 있는 paris는 프랑스인들은 [빠히]라고 발음한다고 했다.

 

 

 

 

지난 번, 두 학기에 걸쳐서 한국어 교재를 분석하고 /내가 교재를 만든다면/이라는 가정을 두고 교재를 기획하는 강의가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프랑스어 교재는 어떻게 구성이 되어 있나를 자세하게 보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한국어를 잘 알고 있기에 한국어를 처음 배우는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너무 어려웠는데, 전혀 모르는 프랑스어를 배워야겠다는 생각만으로 접해보니 그 의미가 또 색달랐다. 발음기호 다음으로는 이런 식의 대화가 몇 개 나열되어 있었는데, 일상생활에서 쓰는 기본적인 문장들을 써두어 부담 없이 따라 읽을 수 있었다.

 

 

 


그런데 'vous auss'를 발음할 때에 만화와 그 밑에 쓰여있는 발음이 달라서 [부 오씨]인지, [부 조씨]인지 생각하다가 그 옆에 'toi aussi'를 [투아 오씨[라고 하는 것을 보니 [부 오씨]가 맞겠구나. 했다. 특히나 배움에 있어서는 교재의 오타를 허용하지 못하는 편인데 [이뿐만이 아니라 자격증 기출문제에서도] 이런 부분은 조금 더 세밀하게 짚어내야 하지 않았나 했다. 별거 아니라고 하면 별거 아니겠지만,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무언가를 학습한다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일이어서 검수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를 테면, 내가 고등학교 때 선생님을 영어를 배우기 시작할 때 만났다면 나는 what을 [왓]이 아니라 [홧]이라고 발음했을 것이 분명하다. 물론, 그렇게 발음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고 시간이 지나 그렇게 발음하도록 변화가 되었을 뿐이지만, 우리나라 사례를 들자면 [설거지]를 더 이상 [설겆이]라고 쓰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아 문법.은 한국어를 공부할 때도 제일 힘겨운 부분이고 영어를 공부할 때도 문법만큼은 참 어려웠는데 본격적으로 문법을 하게 되면 나 같은 사람은 금방 싫증을 낼 것 같아서 아직 쉽게 시작을 하지는 못했다. 우선은 발음이 좀 익고, 귀에도 좀 익을 때 즈음에 문법을 펴보려고 한다. 그런데 영어로 익힌 알파벳 발음을 프랑스어로 익히려니 그렇게 빨리 학습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다만, 회화로 이렇게 쓰여있는 부분은 굉장히 열심히 따라 읽고 있다. 내 발음이 맞는지 틀린지 모르겠지만. 그래서 CD를 들어보려고 하는데, 찾아보니 유튜브에도 올라와 있는 것 같아서 찾아봐야겠다. 이 책은 20일이면 프랑스어의 기본을 알 수 있다고 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런 언어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급하게 먹은 밥은 체하기 마련이다. 제대로 알지 않으려면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뭐든 얼마나 열의를 가지고 꾸준히, 장기적으로 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르코프스키 2017-09-07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불어 공부 하려고 책 찾아보다가 한가지 말씀드릴게 있어서 댓글 남깁니다.
부 조씨는 오타가 아니에요. vous aussi 할때 첫 단어가 자음으로 끝나고 뒤에 따라오는 단어가 바로 모음이 오면 연음이 되서 saussi를 조씨로 발음하는 것이지요. 계속 공부하고 계시다면 지금쯤 아셨을거 같기도 한데, 언어는 정확히 공부하는것이 좋으니까요 ^^ 기우였다면 죄송해요..

하늘보리 2018-01-31 22:17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댓글을 이제야 보게 되었어요. ^_^
제가 저때는 처음 공부를 하는 것이어서, 저도 모르는 것들에 대해 저렇게 끄적여놨네요. 하하. 타르코프스키 님께서 짚어주신 게 맞아요. 저도 여전히 공부를 하고 있고, 또 여전히 거의 모르는 상태이지만 이렇게 알려주시는 덕분에 저도 또 공ㅂ를 합니다. 감사해요!
 
나는 걷는다 고로 존재한다 - 걷기에 생각을 더해 에너지를 극대화하는 의식적 걷기
다닐로 자넹 지음, 오경희 옮김, 안광욱 감수 / 새로운제안 / 2017년 8월
평점 :
절판


 

 

01.
지금의 나는 걷는 것을 좋아해서 산책을 즐겨 하는 편이지만, 나에게도 걷는 것을 싫어했던 시기가 있었다. 너무 명확하게 생각나는 것. 육교나 지하도에 있는 계단이 너무너무 싫어서 횡단보도까지 빙 돌아서 갔던 적은 애교요, 걸을 법한 한두 정거장도 꼭 버스를 탔었다. (아! 한 정거장이 너-무 길어서 어쩔 수 없이 버스를 탔던 적도 많은데, 버스정류장의 구간 설정이 너무 엉망이다. 걸어서 30분이 넘는 거리가 한 정거장이라니, 그건 좀 너무하지 않아?)

그때는 걷는 게 왜 그렇게 싫었을까, 생각해보면 너무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나는 순전히 엄마의 욕심으로 초등학교를 집 근처가 아닌 옆 동네의 초등학교로 다니게 되었다. 중학교도 마찬가지였고. 초등학교는 걸어서 30분이 넘게 걸렸고, 중학교는 더 멀어서 40분 내지 50분을 소요해야만 했다. 불행히도 당시에 우리 집과 학교들 사이에는 버스 노선이 지금처럼 발달되어있지 않아서 집에서 학교까지 운행하는 버스는 고작 한 정거장이었다. 그 한 정거장을 가고 나머지는 걸어야 했던 것인데, 당시 정말 걷기 싫은 날에는 그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됐었다. 그 한 정거장이 800m에 언덕이 있어서 아마 더 그랬는지 모르겠다. 

 

 

 

걷기 : 마음을 열고 모든 것을 의식하는 수단

어쨌든 그렇게 나는 강제적인 걷기를 학습하고 난 뒤였기 때문에 걷기가 내게는 무척이나 고되고 힘든 것이어서 내가 걷는 것을 좋아할 수 있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등록했던 헬스를 3개월 동안 꽉꽉 채워 다니고 헬스를 다시 등록하기 전까지 임시방편으로 운동을 하겠다며 회사에서 집까지 걸어오게 된 것이 걷는 것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것이다. 당시 회사와 집까지 거리는 5.5km였지만, 이후에 회사가 이전을 하게 되면서 8.2km가 되는 거리를 퇴근길에 걸어서 다녔다. 이제까지 내가 살면서 그때만큼 다이어트 의지를 불태웠던 적은 없는 것 같다는 비밀스러운 말도 살짝. (하지만 다른 사람들처럼 멋지게(?) 한 것은 아니었기에 멋쩍은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었다. 운동을 해야겠다는 것도 있었지만, 걸어서 퇴근하는 날에 버스를 타지 않은 돈을 저금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건 지금 생각하면 약간 미련스럽기도 한 부분) 그런데 가장 좋았던 것은, 무엇보다 당시에 내가 일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 무척이나 힘들게 해내고 있었기 때문에 걸으면서 상념에 잠길 때가 많았는데, 걸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 언제나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어떤 대답이 마음속에 생겨났다. 다음날이면 어김없이 무너져버리는 것이 문제였지만. 걸으며 어떤 일에 대해 나의 생각을 열어보는 일, 그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생각할 일이 많으면 부러 걷곤 한다.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서. 물론 걷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물어 생각이 더 많아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생각이 더 깊어지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에 좀 더 집중을 할 수 있게 된다. 

 

 

 


02.

​‘의식적 걷기’

① 우리 내면의 고정적인 지점, 즉 ‘의식’에 완전히 밀착한 다음 그 순간의 모든 움직임과 완전히 접속하는 행위

②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모든 현실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고 그 모든 것을 좀 더 진하게 맛보는 것

③ 나 자신과 세상을 탐험하는 행위

④ 자신의 내면을 만나는 활동

 


​서론이 너무 길었다. 나는 지금도 충분히 즐기며 걷고 있지만, 내가 이 책을 읽기로 한 것도 좀 더 재미있게, 즐겁게 걷기 위해서였다. 책에서는 걸음을 떼어 걷는 것과는 별개로 ‘의식적 걷기’를 이야기하는데, 기본 전제는 현재이고, 키워드는 부드러움이다. 걷기를 활동적인 명상이라고 일컬으며, 평범한 것에서 특별함을 발견하는 방법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그 말은 걷는 것의 즐거움을 말할 때 꼭 필요한 말이 아닐까 싶다. 그것이 걷기의 진정한 즐거움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03.

말은 지금의 순간을 의식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따라서 의식적 걷기를 하는 동안은 침묵하며 걷기를 권한다. 그래야 걸어가고 있는 이 모든 순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의식적 걷기의 중요한 포인트다. (P.16)

 

의식적 걷기를 하려면, 우선적으로 말을 줄이고 나의 내면과의 접속을 시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건 정말 너무나도 확실하게 나도 동의하는 부분이어서 굉장히 흥미를 가지고 읽었던 부분이다. 전화통화를 하거나 대화를 하며 걷는 경우에는 내가 아닌 타인에게 집중을 하게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나의 내밀한 내면까지 보기 위해서는 혼자,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걸어보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일 것만 같다. ​개인적으로는 혼자서 있을 때가 좀 더 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상대도 나와 같이 각자의 내면을 들어가 보길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면 의식적 걷기는 실행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내면과의 접속은 곧 나의 모든 것에 집중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것의 실질적인 예로 ‘호흡’을 말하며 호흡법에 대해 저자는 설명을 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나의 생각에 집중을 했지, 호흡에는 한 번도 집중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호흡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 생소하게만 들렸다. 그러면서 가장 기본이 되는 코로 호흡을 하라는 부분에서부터 나는 약간의 공포감을 느꼈다. 어릴 적 천식이 있어 입으로 호흡을 하는 습관을 자연스레 가지게 된 나는, 지금도 잘 때도 무의식적으로 입을 벌리고 자기 때문이었다. 이 책을 읽고 코 호흡에 대해 찾아본 이후로 입으로 하는 호흡이 신체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는 코로 호흡을 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까지도! 우습게도 지금 나의 당면 과제는, 내가 시시때때로 코로 호흡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돼 버렸다. 따라서 책에서 설명하는 본격적인 호흡법은 아직 시도해보지도 못했다.

 

 

 

 

04. 

순간이 제공하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도 기대하지 않을 때 걷기가 즐거워질 수 있다. 순간이란 시간 밖의 시간이다. 우리가 걷는 것은 어쩌면 그 새로운 차원을 만나기 위한 것일지도 모른다. (P.53)

 

‘목표 없이 걷기’ 책에서는 목표 없이 걷는 것을 추천하고 있는데, 걷는 것 자체보다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가 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까지 목적지를 두지 않고 걸어본 적이 많지 않기 때문에 그 느낌은 어떨까 싶어서 이건 꼭 해봐야지 싶어서, 슬며시 9월의 목표에 적어두었다. 이때는 책에서 나오는 호흡법도 살짝 해보고 싶기 때문에 아무래도 산책로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

 

 

 

 

05. 

가장 우스웠던 것은, ‘아프간식 걷기’인데, 이 방법이 우습다는 게 아니라 내가 이 걸음을 이미 알고 있었던 까닭이었다. 그런데 이 방법이 나의 경우에는 내면과 만나는 데 전혀 도움을 주지 않았다는 것을 나는 안다. 아프간식 걷기라는 것은 걸음수와 호흡수를 일정한 리듬에 맞추어 걷는 방법인데 걸음 수를 셀 때 말의 음절로 대신할 수도 있다고 한다. 나는 아프간식 걷기를 시도했던 때가 여러 번인데, 집으로 가는 골목길과 헬스장에서 가장 많이 시도했었다. 걷기가 너무 힘들거나 혹은 싫은데 집까지는 거의 다 왔으니 조금만 더 힘내자는 식으로 발걸음의 숫자를 세거나 말의 음절로 발걸음을 떼었고, 헬스장에서는 오기를 부려서라도 목표치를 채우기 위해 발걸음 하나에 음절 하나. 발걸음 둘에 음절 둘. 집에 갈 때는, 아.도.대.체.집.은.왜.이.렇.게.먼.거.야.언.제.다.도.착.하.지. 뭐 이런 것을 많이 했고, 헬스장에서 러닝머신을 걸을 때에는 내.가.지.금.이.게.재.미.있.어.서.하.는.줄.아.냐.목.표.치.채.우.려.고.하.는.거.지 가끔 머릿속에 생각이 나는 게 없으면 가족들의 이름을 걸음 수에 넣어 걷기도 하고, 어떤 때는 헬스장에서 흘러나오는 노랫말을 걸음 수에 넣어 걷기도 했다. 그런데 걷기의 즐거움을 안 지금은 더 이상 그러지 않지만, 아마 헬스장을 간다면 다시 발걸음에 말의 음절을 넣을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강제적으로 걸어야 하는 걸음에 그런 소소한 재미라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하.

 

 


06.

이것들은 내가 책에서 인상 깊게 본 것이나 경험해본 것의 일부를 적어놓은 것이고, 그 외에는 호흡법에서는 의식적 걷기를 할 때나 일상의 다양한 호흡법을 다루고 있고, 걷기 전 필요한 준비에서는 신발이나 배낭을 선택할 때의 기준, 수분을 섭취하는 방법, 워킹스틱의 사용법, 걷기 전 워밍업을 다루고 있다.

내가 지금보다 이전에 걷기가 힘들기만 하고 재미가 없는 것으로 여겼던 것은, 말 그대로 발걸음을 떼는 것이라고만 치부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상기시킬 수 있었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와 비교를 하며 책을 읽으며 ​도입 부분에서는 흥미가 동하는 부분이 많아 집중하며 읽었는데, 점점 갈수록 호흡법까지 익혀야 하다 보니, 정말 이런 걸 인지하면서 걸을 수 있을까? 했다. ​도심에서 걸을 때가 많은 나는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을 할 수가 없다는 점에 있다. 도심에서 걸을 때면 횡단보도를 기다리기 위해 서야 할 때도 있고, 횡단보도가 아니라 하더라도 골목길에서는 차가 튀어나오지 않을까 경계를 하면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이 책에 나와 있는 호흡법을, 내가 걷고 있는 도심에서는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던 것이다. 내가 이 책에서 호흡법에 대해서는 깊은 관심을 두고 읽지는 못했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몇 년 후, 남편 J와 도보 여행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그때를 위해서라도 조금씩 시도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은 든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9월에 넣어둔 목표 중 ‘목표 없이 걷기’를 산책로에서 하게 된다면 살짝 욕심이 나기 때문에 그때 시도해보기로. 내가 이후에 07.을 추가해서 호흡법을 시도했던 것을 쓴다면 참 좋겠는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눈이 젊어지는 기적의 눈 건강법 - 백년 쓰는 눈 만드는 내 눈 사용 설명서
주천기 지음 / 비타북스 / 2017년 8월
평점 :
품절




늦었다고 생각될 때가 가장 빠른 것이라는 말에, 눈에 관해서만큼은 제외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이미 잃은 시력을, 다시 되돌리기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잘 아니까. 몸이 천 냥이라면 몸은 구백 냥이라는 말을 요즘처럼 실감할 때가 없다.




난 시력이 보통이었다. 시력검사를 해도 0.8 이하로는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안경을 썼다. 멋을 내기 위해 쓴 안경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어릴 때부터 사시가 있었는데, 나에게 사시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2년생일 때였다. 한 아이와 싸우는데, “너 나 쳐다보면서 이야기해야지, 어디 보면서 이야기해?”라며 본인 뒤를 돌아보며 다른 친구들 앞에서 나를 노골적으로 비웃었다. 물론 비웃음거리로 만들려고 작정한 그 애의 행동이었지만, 나는 내 상태가 그 정도일 줄도 몰랐고 유약하기 그지없었던 어린 마음에 심한 상처를 받았다. 나는 그길로 엄마와 함께 안과를 가서 사시 수술을 받았고, 고등학교 2년생 때 두 번째 사시 수술을 받았다. 우습다면 우습지만, 나는 그때의 트라우마로 사람을 잘 쳐다보지 못하게 되었고, 사람을 직접적으로 쳐다보는 것이 아닌 안경을 통해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 부담이 적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일부러 보이는 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며 (그렇게 이야기하지 않으면 엄마는 안경을 맞춰주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나는 안경을 새로 맞추었다. 원래도 시력이 좋은 편은 아니었는데, 안경을 쓰니 확실히 시력이 점점 더 떨어짐을 느끼게 되었다. 또한 안경을 쓰며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없던 난시가 생겼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극복한 2010년에, 라섹을 결심했다. 하지만 눈이 잘 보이는 신세계를 경험하는 즐거움을 얻는 동시에 한층 더 심해진 안구건조증과 각막미란도 함께 얻었다.



또 다른 이야기로는- 2016년 7월, 어느 날 아빠가 전화를 해서 말씀을 하셨다. “이상한 지렁이 같은 게 꾸물꾸물 기어가고 벽돌 같은 게 눈앞에 왔다 갔다 한다."고. 그것은 노안에서 비롯된 비문증으로 판명이 났다. 요즈음은 젊은 층에게도 노안이 온다는 사실을 아빠는 잘 모르셨는지, 내가 이 나이에 무슨 노안이냐며 길길이 날뛰시며 다른 병원을 찾으셨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똑같이 노안에 의한 비문증이라고 진단을 받았고, 치료방법이랄 것이 없으며 평생을 안고 살아야 하는 안질환이라고 의사가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뜻밖의 곳에서 생겨났다. 아빠의 눈은 항상 벌겋게 충혈이 되어있으셨는데, (피곤할 땐 더 심했다.) 그것이 무롄각막궤양 혹은 테리각만변성일 수 있다는 것이어서 정기적으로 안과 내원을 해야 한다고 했다. 나는 그때부터 비문증을 완화할 수 있는 것과 눈에 좋은 영양제들을 찾느라 바빴다. 하지만 내가 찾는 영양제들은, 특히나 눈에 관한한, 당장 좋아질 수 있는 게 아니라 더 이상 나빠지지 않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것을,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눈이 젊어지는 기적의 눈 건강법」이라니. 너무 뻔하잖아. 안 봐도 비디오지, 너무 관용적인 책 제목이야. 라고 생각하며 지나쳤을 법한 책이다. 그런데 여러 안질환을 직접 겪고 주위에서 보며 당장이라도 눈이 제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만큼, 지나칠 수가 없었다.


사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눈을 혹사시킨다든지, 그래서 젊은 노인이 늘어나고 있다는 추세라든지, 눈에 쌓인 피로를 그날그날 풀어내라든지, 선글라스는 패션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라든지, 눈만 좋아지는 음식은 결국 없다는 것이라든지, (특정 신체만 살을 뺄 수 없는 것처럼 이는 너무 당연하다.) 영양분이 가득한 봄나물을 많이 먹으라든지 하는 것들은 너무 자주 듣고 너무 잘 알고 있어서 경각심이 생기지 않는 부분이다. 하지만 어두운 색의 음식이 노안을 늦춘다든지, 건조한 눈에는 들기름이 특효라든지, 눈에 쌓인 피로를 푸는 손바닥 찜질, 온열 찜질, 눈꺼풀 청소, ‘5’의 운동이라든지 하는 것들은 내가 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알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다.



너무 뻔한 이야기는, 너무 당연하게 머릿속에서 고여 있지 않고 흘러나간다. 아마 나는, 읽기만 하고 흘릴 부분들일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책을 아주 잘 읽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따로 있었는데, -모든 신체는 연결이 되어 있기 때문에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지만- 눈의 상태로 내 몸의 이상신호를 먼저 알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 부분은 두 번 세 번 꼼꼼하게 읽어내려갔다.

흰자위가 노랗다 : 간 기능 이상
눈에 피가 맺힌다 : 고혈압, 심혈관질환 등 혈액질환 경보
갑작스런 복시로 앞을 보기 어렵다 : 뇌혈관질환의 신호
눈꺼풀이 파르르 떨린다 : 뇌혈관질환, 안면신경의 이상
결막이 선홍빛을 잃다 : 빈혈의 전조 증상
눈동자에 흰색 테두리가 생긴다 : 고지혈증의 징후


가장 놀랐던 것은, 안압검사로 녹내장을 판단할 수 있는데 정상 안압이어도 녹내장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성인 100명 중 4명꼴로 녹내장이 있고, 이들 중 66.3%의 안압 수치가 정상이었다는 것. 그렇기 때문에 최고의 녹내장 예방법은 주의 깊은 관찰뿐이라고 말한다. 어떤 검사로도 안심할 수 없는 부분이 눈이구나, 했다.

또한 ​우리가 안구에 대한 검사를 받는다고 했을 때, 기본적인 시력 검사나 안압 검사 말고는 딱히 떠올릴 만한 것이 없다. 책에서는 그 외에 알고 있으면 좋을, 실용적인 몇 가지 검사를 알려주고 있다. 기본적인 시력 검사, 굴절 검사, 안압 검사,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안저 검사, 색각 검사 등. 사실 비문증이 생기고 몇 달 뒤부터 아빠는 뿌옇게 보이고,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백내장 검사를 하라고 말씀드렸는데, (병원을 간다, 안 간다 해서 싸운 적 있었던 그날) 병원을 다녀오니 백내장은 아니고, 검사를 시행할 필요도 없다는 이야기를 원장한테 직접 들었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그렇다면 어느 순간 생긴 뿌옇게 보이는 현상은 그저 노안이란 말인가? 하며 의심을 감출 수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백내장이라고 하더라도 해당 안과에서는 아빠를 본인들이 수술하지 않고 소견서를 써서 대학병원을 추천한다고 했다. 그 정도로 아빠의 눈은 시한폭탄이라며. 아빠의 각막은 현재 많이 얇아져 있다고 했다. 만약에 아빠가 안과를 가기 이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이러이러한 검사를 받아보라고 했을 텐데, 이제야 좀 아쉽다. 나중에 안과 가시면 검사받으시라고 알려드려야지. 음... 그런데 아무래도 아빠는 안과를 옮기는 게 더 좋아보인다.

# 자칫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쉽게 풀어써서 흐르듯 읽을 수 있었던 책. 눈에 대한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안나 가발다 지음, 김민정 옮김 / 북레시피 / 2017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근래에는 단편을 참 많이 읽게 된다. 긴 호흡을 감당할 수 없어서,라는 것이 그 까닭이다. 그런데 그렇게 하여 읽게 된 단편들이 너무나도 주옥같다. 그 중 한 권인 안나 가발다의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 ㅡ 읽는 시간이 참 길었다. 모든 단편이 다 그러한 것은 아니었지만, 마음을 폭 파고드는 이야기는 하나쯤 있게 마련이었다. 그런 이야기들을 접할 때마다 마음에 발그레한 휘광이 일렁이는 듯하였다. 오랜 여운을 간직하고 싶어 이야기 하나를 오래도록 곱씹었다. 혹여나 바람에 따라 흩어질 것만 같아서.

  


 


생 제르맹 데 프레에서 한 남자와 눈이 마주쳤고, 그 남자에게 저녁식사 제안을 받는 것을. 생페르 거리에서 생브누아 거리, 다시 생페르 거리에서 그리고 생자크 거리로 이동하는 짤막한 시간 동안의 긴장감을, 코트드뉘 주브레샹베르탱 1986년산 레드와인을, 블랙베리 셔벗을, 그리고 아직 접하지 못한 프랑수아즈 사강과 샤를 보들레르, 장폴 뒤부아의 작품을 감히 상상해보는 그런 시간이다. 그 시간은 마음을 요란스레 만들었다. 이야기는 파리, 그 자체였다. 자연스레 상상이 된다. 그 상상은 이야기가 되고, 이야기는 사랑이다.


걸으면서 나는 길가에 빈 깡통이라도 널려 있는 것처럼 허공에 대고 발길질을 했어요.

나는 휴대폰이 미워요. 사강도 싫고 보들레르도 지긋지긋해요. 그리고 내 오만함도. (p.30)


 


 


그리고,

기욤텔 거리의 녹음실에서는 그는 앙브르를 만났어. 코르베이 7번 국도변 작은 빌라에선 누군가가 휴가를 나온 한 남자를 기다릴 테고, 쉴리에서는 한 남자가 첫 사랑인 그녀를 만나는 일이 있었어. 물론, 아내 몰래 말야. 갤러리라파예트 백화점에서 그녀에게 선물로 줄 탕가 스타일의 속옷을 사던 남자가 있었는데, 그는 사랑하는 여자가 생겼다며 누이들과 함께 살던 콩방시옹 역 근처 110의 아파트에서 그녀가 사는 파리 10구로 이사를 해. 그리고 집들이랍시고 그녀를 초대를 하지.


그렇게 그들은 사랑을 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하고, 이별하는 법을 함께 배운다. 사랑, 그리고 사랑, 그럼에도 사랑, 할 수 없이 사랑. 그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인양, 힘껏 그러모아서, 사랑.


 


 


하지만 그저 사랑만을 담고 있지도 않다. 그 외에, 또 다른 이야기들.

이를테면, 사투르누스(토성: 슬픔의 근원)의 날이 출산 예정일인 여성에게 끔찍하게도 재미없는 일이 생겨버리고 만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남은 임무가 있다는 점이, 그 점이 바로 사투르누스일지 모른다는 것.까지 상상을 하다 보니, /모든 이야기를 읽어도 그렇게 심각해지지 않는다./라고 생각했던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락까지 떨어뜨리지 않는다. 작가의 힘일까. -이러다가 모든 단편을 쓸 것만 같아서 이쯤에서 멈추기로 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심각할 건 없네?” (p.186)


그들에게는 외로움이라는 키워드가 공통분모로 작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외로움의 형태가 무수히 다양하여 단숨에 알아채지 못할 뿐. 하지만 나의 모든 생활을 지배하는 외로움 따위의 감정은 타인이 보기엔 그리 심각한 일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 말고는 그 외로움을 타인이 이해해주기를 바란다는 것이 요행일 수 있다. 그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그들이 바라는 것은 어쩌면 단 하나였을지 모른다.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는 이가 있다면……. 사실 그게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닌데. (p.5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