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꾼의 화첩 - 열두 가지 이야기로 그려보는 한국풍 메르헨 (컬러링북)
곰곰e 지음 / 더도어즈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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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면 컬러링북을 통해 색칠을 했었다. 색채 감각이 꽝인 나이기에, 엄청난 컬러링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내가 알고 있던 동화들을 한국풍으로 만나볼 수 있다고 하여 색다르다고 생각했다. 외국 고전인 <빨간모자<잠자는 미녀> <피터팬> <눈의 여왕<백설공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엄지공주>와 더불어 우리나라 전래동화인 <선녀와 나무꾼> <견우와 직녀> <해와 달이 된 오누이>까지 합하여 총 열두 편이 들어있다.

 

 

 

 

 



이건 슬쩍 넘기다가 보게 된 부분인데, 이 동그라미 안을 채워 넣고 싶었다. 나는 이번에 색칠을 하면서 설핏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 하마터면 나는 이 컬러링북을 회색빛으로 전부 그릴 뻔했다는 사실.

 

 

 

 

 




이건 <빨간 모자>에 나오는 부분인데, 소녀를 꼭 칠하고 싶어서 벼르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색칠 샤삭-

동화 제목은 <빨간 모자>이지만 내 멋대로 <분홍 모자>로 변신하기도 했다.

 

 

 

 

 


내가 참 좋아하는 동화 중 하나 <백설공주>는 정말 충격 그 자체, 하회탈을 쓴 난쟁이라니!!!! 헤헤헤 거리면서 색칠을 했는데 나의 어리바리한 색채감각은 여기에서도 드러나는군.


+

뿐만 아니라, <미녀와 야수>에서 야수는 한국풍으로 그렸을 때 무엇인지 아는가! 난 보고 당황스러운 마음에, “어???”해버렸는데, 정말이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면서 깜짝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던 부분들이 분명 많았다. 완성된 그림에 색을 칠하는 것만이 아니라, 내가 알고 있던 것들의 사고를 전환시켜 조금은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해주는 컬러링북이었다. 나의 경우는 한 페이지를 전부 칠하기보다는, 조금씩 마음에 드는 인물, 마음에 드는 물건, 마음에 드는 물건 등을 하나씩 색칠하는 재미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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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조각 - 불완전해서 소중한 것들을 위한 기록
하현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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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사적인 영역을 아우르는 작가 본연의 에세이를 읽어 내는 것이 퍽 힘이 든다'라고 자주 생각했었다. 그렇게 에세이를 '잘' 읽지 못하고, 읽지 않으려는 나의 주관적인 태도는 정말이지 언제 생각해도 황당무계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맥이 다시 풀렸다. 이런 느낌은 강세형님 이후로 좀 오랜만이었다. 에세이를 읽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를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해보자면, 처음 지녔던 에너지가 점점 뒤로 갈수록 소모되고 닳아없어지는 느낌을 꽤 자주 받기 때문이기도 했다. 어떤 에세이들은, 다른 책의 구절을 발췌함으로써 그 간극을 메우려는 시도를 한 에세이도 있었으니 말 다 했다. 어쨌든, 나는 이번에, 개인적으로는 끌어안고 싶을 정도로 좋은 에세이를 만난 것 같다.



조금 오랜만에 책을 빌리러 도서관에서 누군가 읽고 반납한 곳에 이 책이 있었다. 무심하게  페이지를 넘기다가, 기존에 빌리려고 했던 책 한 권을 포기하고 책을 함께 빌렸다. 그날은 공교롭게도 휘영청 밝은 보름달을 보기 하루 전이었다. 달의 조각을 활자로 만나기 이전에, 달의 차오름을 먼저 만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좋았다.


사흘 동안 이 책을 가까이하는 동안에 읽고 있는 페이지가 닳을까 봐 심하게 버둥거렸고, 속도는 더뎠다. 단어를 고민하는 시간들, 그렇기에 쉽게 쓰이지 않은 글들이라고 생각했다. 생각의 근거는 분명했다. 한 페이지에 당신의 마음을 읽고, 한 페이지에 마음을 나누고, 한 페이지에 위안을 받으며, 한 페이지에 당신에게서 배우고, 한 페이지에 당신을 부러워도 하며, 한 페이지에 완전히 방심해져버리고, 한 페이지에 나를 사랑하는 시간과 한 페이지에 나의 배우자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러는 동안 그동안 꽉 막혔던 것들이 조금씩은 뚫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평온함이라는 호사를 기꺼이 누렸던 까닭이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꼭 거리를 소요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는데, 부러 그러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조용한 곳에서 마음을 다독이는 시간을 가지고 싶어 도서관 열람실에서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이었다. 당신의 글은 섬세하고도 분명하여 글에 깃든 애정조차도 투명했다. 달 속에 물이 차 있는 것인지, 물속에 달이 들어찬 것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오늘 오후, 열람실에서 이 책을 다 읽었고 나오는 길에 열람실 앞에 놓인 반납함과 마주쳤다. 어쩐지 나의 책을 누군가에게 빼앗기는 기분이 들어 반납하지 않고 열람실을 도망치듯 나왔다. 그리고 그 책은 오늘 외출했던 가방 속에 고이 들어있다.




한결같은 호흡을 꾸준하게 유지하며 나는 당신의 글을 읽었다. '나'는 미완의 '당신의 글'을 읽고 더욱 '미완의 인간'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책을 읽기 전이나 책을 읽은 지금이나 여전히 나는 미완의 시대를 산다. 나는 당신의 문장들의 행간에 자주 서서 당신과 나의 간극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아는 것을 나도 알고 싶었고, 그로 인해 나는 조금 더 위로받고 싶었다. 위로를 받으면서 간극의 틈이 좁혀졌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당신과 나의 간극은 좁혀질 수 없었다. 당신과 나의 경험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완연하게 달랐으니까.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이따금 호쾌한 사람인 척하는 나 자신이 역겨워 견딜 수가 없을 때가 있는데, 그런 나 자신을 들여다보는 방법을, 시간을, 향유할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한다.


당신은 유난히 꼬리가 긴 사랑의 뒷모습을 바라볼 때면 차라리 도마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이 도마뱀이 되지 않았기를, 오지랖을 떨면서라도 바라고 싶다. 당신이 도마뱀이 되었다면 당신의 사랑은 꼬리가 길었을 테니. 무심코 내뱉는 말의 폭력성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를 바랐고, 대신 당신이 쉽게 행복해지는 순간들이 조금 더 자주 있으면 바랐다. 나는 당신의 시선으로 써낸 겨울을 읽으며, 나도 처음으로 '겨울을 좋아해 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다. 당신의 이야기는 겨울이었다. 당신 자체가 겨울이었을는지 모른다. 당신을 떠올리면 나는 쉽게 겨울을 떠올린다. 나는 봄이 오는 것을 미루고, 이미 차오를 대로 차오른 겨울의 달을 당신과 떠먹는 달큼한 경험을 했다. 나는 당신에게 퍽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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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
김재식 지음, 김혜림 그림 / 쌤앤파커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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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하루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날이 없다니, 이 얼마나 가슴 설레는 말인가.  하지만 나는 이 말을 타인에게서, 그것도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듣는다면 되물을 것 같다. "(부정적인 표현의) 정말? 왜? 어째서?" 사람이 어떻게 내가 아닌 타인을 매일매일 사랑할 수 있단 말인가. 이것은 결코 나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에는 강약이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다툼을 통해 사랑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그건 사랑이라고 불릴 수 있지만, 다투고 미워하는 과정도 '사랑'이라고 말해버린다면 그건 분명 억지이고, 명백한 미화에 해당된다.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근거는, 대부분의 '다툼'은 상대방을 위해서가 아니고, 나를 위해서인 경우가 많기에, 우리는 상대방을 사랑한다고 말한다기보다는, 상대방을 사랑하는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편이 오히려 옳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당신을 위한다'는 말을 그럴싸하게 포장하여 결국은 '나를 위한 것'으로 만들어버리곤 하니까.

 


 

내가 평소에는 거의 찾지 않는 사랑 에세이를 찾는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는 사랑의 이야기는 언제나 읽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는 하지만, 모음집을 굳이 찾아서 읽는 편은 아니다) 극도로 J에게 징징거렸던 나날들이었다. 이런저런 이유가 많았지만 가장 큰 틀은 결국은 ‘주말부부’였다. 연락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것 (이건 평소가 아니라, 특히 술 약속이 있을 때 그는 정말 나라는 사람은 잊고 사는 것만 같다. 평소에는 '어쨌든 집에 들어오니까'라는 믿음이 있었다면, 지금 우리 상황은 좀 다르다고 생각하기에 그 부분은 그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는 것), 우리가 살 집이 있는 지역에 처음 갔을 때 너무 아무렇지 않게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나를 마중 나왔던 것 (당시에는 화가 나서 회식 때도 이러고 나가지는 않지 않냐.고 말했다. 나는 이날 데이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었지만, 그런 생각을 한 내가 멍청하다고 비난했다. (나에게 있어 멍청하다는 의미는 내가 나에게 제일 하고 싶지 않은 말 중 하나의 종류의 단어다)), 내가 다음 날 본인이 있는 지역으로 갈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날의 술자리에서 조절을 하지 않는 것, 그래놓고 나를 만나서는 피곤하다고 말을 했다. 물론 나는 그가 말을 하기 전부터 그의 피곤을 살폈다. 그는 그것을 단순히 '아직 업무에 적응되지 못해서'라고 말을 했다. 그건 내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반복되는 문제들에 지쳐버렸고, 이 사람이 내가 함께 살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실망스럽기까지 했었다. 심지어 이건 연애 때도 없던 괴기한 행동들의 연속이었다.


주말부부를 하니 연애 때의 감정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착각한 것도 아니었지만,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나와 함께 지냈던 몇 년 간의 생활들이 초기화된 듯한 모습들을 보였고, 급기야 나는,“나는 짝사랑을 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요즘 당신을 나 혼자 짝사랑하는 감정을 느껴.”라고 말했다. 쌓이고 쌓였던 감정들이었다. 결국은 우려했던 상황들이 봇물 터지듯 터졌다.
문득, <빨간 장화>에서 “나랑 헤어져도 쇼짱은 분명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던 히와코의 말이 나의 생황과 오버랩됐다. 그는 아니라고 펄쩍 뛸 테지만, 내가 그에게 다시 읽어보라고 준 <빨간 장화>나 읽었으면 좋겠다. 그날은, 모든 것이 전부 외롭다고 느낀 밤이었다. 내가 베고 있는 베개, 덮고 있는 이불, 몸을 누인 침대, 내가 있는 공간마저도 부정하고 싶은 상태였고, “혹시 그는, 내가 필요한 게 아니라-”로 시작되는 문장들을 메모장에 휘갈겼고 그에게 내보였다. 예닐곱 줄의 문장밖에 안 되는데, 글을 전부 옮기지 않는 건, 내가 당시의 혼란스러웠던 기분을 다시 끄집어내지 않기 위함이다. 이미 끝난 일이어서 아무렇지 않을 줄 알았는데, 쓰다 보니 또 화가 나서 여기서 멈춰야겠다.



결국은 내가 이 책을 읽으려고 한 것은, 내가 하고 있고 알고 있던 사랑에 대한 이면의 모습 때문이었다. 매번 공감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 될까 싶어서였다. 사랑이라는 게, 아니- 해보지도 못한 짝사랑이라는 감정이 이런 거지발싸개 같은 감정이라면 나는 당장에라도 그만두고 싶었다. 내 사랑이 어리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 읽고 싶지 않은 마음과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껏 위안받고 위로받고 싶었다. 이 책을 읽는 행위는, 암사자가 물소를 잡기 전 물을 축이는 행동과도 비슷했다. 나는 우선 좀 차분해질 필요가 있었다.



 


 

255.

나를 울게 한 것도 사랑이지만

다시 웃게 하는 것도 사랑이기에

우리는 또다시 사랑을 시작해야 한다.

올해 1월에 떠났던 ​부산 여행에서 노래를 하나 들었다. 가을방학의 <너로 인해>라는 노래였는데, 이 노래는 분명 고양이에 대한 노래였는데, 나는 자꾸 J가 거기에 대입되더라는 것이었다. ‘그래 난 너로 인해 많이 울게 될 거라는 걸 알아. 하지만 그것보다 많이 행복할 거라는 걸 알아’ 그래. 내가 J 때문에 많이 울기도 하지만, 많이 웃기도 한다. 행복해하기도 하고. (고양인가)

하나하나 차근차근 읽어내려갔다. 내 인생을 통틀어 연애라는 것을 하면서 나는 이별에 그다지 아파하지 않았다. 며칠만 앓고 일어나면 금세 괜찮아졌다. 그 부분에 대해 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주변 사람들은 내가 신기하다고 말했다. 시간이 흐른 후에 생각해보니 이유는 두 가지였다. 정말 좋지 못한 사람과 연애를 했거나 끝이 남지 않는 연애를 했거나. 끝이 남지 않는 연애라는 것은, 내 이기적인 성격 때문에 뒤늦게 상대방에게 미안해하는 일이 많을지언정 나는 매 순간 진심을 다했었기에 미련이 남지 않는 연애를 말한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이 연애하고 이별했다고 슬퍼하거나 드라마에서 남녀 주인공이 이별을 할 때 슬퍼하는 연기를 할 때면 잘 공감하지 못했던 축에 속했기에 나와는 별개의 세상으로 알고 지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이별에 저릿저릿한 마음이 느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렇다고 내가 J와의 관계에서 헤어짐을 염두에 두고 있거나 헤어질 수 있다는 상상을 하면서 사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현재 모든 '이별'에 민감해지고 예민해지는 시기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우리는 사랑을 했었다면 사랑을 다시 시작해야하고, 사랑을 하고 있다면 그 사랑에 집중해야한다. 그랬을 때에 비로소 사랑과 마주 설 수 있다. 사랑은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사랑이 컨트롤이 가능한 것이라면, 세상 어느 곳에도 '진심'이라는 싹은 틔울 수 없을 것이 분명하다.





5.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오랫동안 함께하기를 바랐다.

한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받아들여야만

우리는 온전히 그 안에 살 수 있다.



나는 그 사람만의 색깔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확신하지는 않는다. 이걸 인정하는 것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반대로 무조건적인 수용 역시 올바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특히 둘의 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한다면 더더욱. 상대방이 싫다고 하는 것이나 해줬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 받아들이라고 하기 이전에 '노력'이라는 것을 해줬으면 한다.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그게 가깝든 가깝지 않든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일임에 분명하니까. 무조건적인 이해가 무서운 건, 이해가 아니라 체념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116.

한 세상을 살면서 오랫동안

한 사람과 함께할 수 있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계절이 바뀌어 꽃이 피고

비가 쏟아지다가 하얗게 눈이 내리고

얼었던 강물이 따뜻한 햇살에 녹아도

서로의 곁에 머무르고 있다는 건

함께하기로 약속한 그 자리에

계속 서 있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는 없다.


그러니 지금 곁에 있는 사람을

소중하게 여기고 감사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 사람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힘겹게 당신을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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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 쳇바퀴 탈출 재테크 - 황금알을 낳는 메추리 프로젝트
홍현일 지음 / 피톤치드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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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의 '재'자도 모르면서, 꾸준하게 재테크 책은 열심히 보려고 굉장히 '노력'한다. 두 달에 한두 권의 꼬박은 보는 것 같은데, 대부분 기록에 없는 이유는 내가 그 책들을 끝까지 완독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재테크 책은 내가 알고 있는 초반의 내용들을 읽을 때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무색하게 뒤로 갈수록 여전히 심오하고 난해한 것들의 나열이었다. 시중에 좋다는 재테크 책은 널려있지만, 내가 아는 것만 보이는 만큼은 확실하게 보이는 반면에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머릿속이 난잡해져 더 이상은 알기 위한 노력에 소홀해지기 일쑤였다. 내가 책을 덮기 시작하는 것은 대부분, 펀드와 주식 부분일 텐데, 나는 펀드 부분에 대해서는 읽기 위한 노력을 서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불이라도 데인 듯 손을 황급히 뒤로 감춰버린다. 그만큼 내가 재테크 책을 완독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에 해당된다.

 

 

 

 


우리 부부는 현재 남편의 소득이 전부인 외벌이 형태로 지내고 있다. 외벌이를 한 지는 근 세 달 정도 됐는데, 그 사이에도 나에게도 수입은 있었으나 일정치 못하기도 했고, 내가 일을 해서 번 돈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수입이라고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내 주머니로 들어오기 일쑤였고. 우리가 현재 외벌이로 지내도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그동안 일을 하며 여윳돈을 좀 만들어두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든 재테크 책에서는 세 달치의 여윳돈을 만들어두라고 했는데, 그건 정말 맞는 말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일 아닌가. 나는 그가 최소 다섯 달치의 여윳돈을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말에, 그건 너무 많다고 손사래쳤다. 하지만 여윳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나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열심히 재테크 책을 파헤쳤는데, (물론 부분부분만. 그래서 실천한 게 거의 없다) ​조만간 다시 일을 시작하고 맞벌이로 전환하며 고정적인 소득이 생기면 가계부를 다시 점검하고 새로이 계획을 세워야겠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여윳돈을 보다 더 '잘' 관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던 참이었다. 우리 부부에게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이걸 묵혀만 두기에는 이제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재테크 책을 찾던 중에 오랜만에 참 쉽게 읽을 수 있는, 재테크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 'YOLO'라는 말이 생겨나면서 너도 나도 욜로족을 선호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욜로욜로하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책에는 욜로족인 친구를 곁에 두어 완전하게 차별화를 두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내가 물욕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제를 나름대로 '잘'하는 편인데, 가끔 그 자제를 도맡고 있는 선이 끊길 때가 있다. 그게 언젠가 생각해보니, 딱 지금이다. 이사한다고 집에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새로 살 품목을 생각하고 있는 나. 내가 집안에 쓸데없는 물건들을 잘 사들이지 않는 것을 알기에 내가 사고 싶다는 것의 품목 모든 것에 대해 "나 욕심부리고 있어?"라는 내 말에 J는 "전혀."라고 대답해준다.

욜로라고 하니 내 주변에도 욜로를 외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 자신만의 삶의 가치관이기 때문에 내가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각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씩이 있는데, 그와 나는 다를 뿐이지.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려고 노력은 참 많이 하는데 속으로는 나도 모르게 …. 언제나 그렇듯, 내 앞가림이나 신경 쓰자!로 귀결된다)

주인공 이대리는 허세에 가득 찬 마음으로 열흘 동안 5개국으로 여행을 갔다. 그런데 귀국이 이틀이 남은 시점에 마지막 여정인 프랑스에서 돈을 다 탕진해버린 것. 낯선 곳에서 완벽한 거지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그가 그동안의 생활들을 '스스로' 청산하고 '제대로' 살게 해줄 한 남자를 만난다. 책의 이야기는 이전에 읽었던 책과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초보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조금 더 단순화되어있었다. 또, 주인공의 연령대도 완벽하게 달랐고. (이 책은 사회초년생이나 사회생활을 많이 했지만, 나 왜 돈이 없지? 도대체 돈을 어떻게 모으지?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추천한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책이다.)

 

 

 

 


책에는 가계부에 A,B,C를 나누어 A는 필요한 지출, B는 아낄 수 있었던 지출, C는 불필요한 지출을 옆에 쓰는 방식을 알려준다. 이건 다른 재테크 책에서도 몇 번 봤었던 것이기에 나도 올해 1월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거라 반가웠다. 하지만 따로 A,B,C의 금액을 총합을 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지난 달껀 해봐야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끌렸던 부분은, 단연 봉투였다. 봉투에 정해진 금액을 넣어두고 돈을 쓸 때마다 봉투 겉면에 날짜와 사용처를 써두는 것. 그리고 남은 잔액 역시. 조금 다르지만, 나도 비슷하게 했던 적이 있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 아파트에 장이 서는 걸 알았다. 그걸 알게 되면서 현금을 쓰지 않는 집에 현금을 봉투에 넣어두기 시작했고, 장을 보고 나서는 얼마를 썼는지 꼭 봉투에 기재를 해두었던 것이다. 이사를 가면 집 앞에 시장이 있어서 이 방법은 유용할 것 같아 꼭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건 아파트에 장이 서는 게 아니라 시장이 있는 거라 금액이 좀 커지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하하.

그리고 우리 부부의 생활비 카드로는 신용카드 한 장과 체크카드 한 장이 있다. 매월 생활비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떼어두는데, 그 돈은 체크카드에 넣어 둔다. 하지만 그마저도 체크카드에 이자 1원도 붙지 않고 있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어 '한달예금'을 이용한다. 그러면 적어도 몇 백 원의 이자는 붙으니까. 그러면 우선은 신용카드를 쓰고 생활비 명목으로 떼어낸 돈으로는 선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런데 따로 생활비에서 선결제하는 품목은 체크를 해두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는 잘 쓰지 않는 노트에 생활비가 100,000원이라면 (물론 그건 아니지만) 선결제를 한 뒤에 ex) 3/3 대형마트 30,000원 = 70,000원 이라고 써두어야겠다. 그래야 "왜 생활비로 선결제를 한 게 맞나? 덜한 거 아닌가? 왜 아직도 카드값이 이만큼이지?"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끔.

 


197. “강아지 산책시키던 여자 기억나? 지금은 그 여자가 강아지 줄을 놓친 거야. 강아지가 어디까지 갈 지는 몰라. 그래도 걱정 마, 결국 주인한테로 오게 되어 있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말이야. 물론 너무 흥분해서 길을 잃고 주인을 찾아 오지 못하는 강아지도 있겠지만 똑똑한 강아지는 반드시 주인에게 돌아오게 되어있어. 좋은 펀드를 골랐다면 그건 똑똑한 강아지와 같아서 혹시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거야.”

​이 책에서는 다른 어려운 부분은 쏙 빼고, 정말 재테크에 처음 입문해도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을 뒤집으면서 '결국 그 티끌 덕분에 산다'고 말을 고친다. 그리고 펀드를 수면 위로 떠올렸다. 펀드에 대해 내가 우려하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다. '펀드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나는 이미 펀드에 대해 ½도 넘는 손해를 보고 무려 8년 된 펀드를 눈물을 훔치며 (사실 그 정도의 금액은 아니지만) 환매를 했다. 펀드에 대해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적립식이었지만 이미 납입기간은 끝났고, 하락과 동시에 납입기간을 연장하고 불입을 해야 했지만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신경 쓰지 않는 나무는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듯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참혹한 패배! 그 이후로는 펀드를 못하겠다고 했지만, 현재의 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는 나조차도 등돌리게 만들었다.

내가 책을 읽고 무언가 실천한 적은 참 오랜만인데, 나는 이 책을 읽고 유튜브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은 다음 J에게 넌지시 말했다. “우리 펀드 하나 들까?” 그는 나의 말에 반색하며 봐둔 펀드가 있는지를 물었고, 조금은 자신 없는 목소리로 펀드명을 몇 개 말했다. 그랬더니 그는 이미 본인 용돈으로 그 펀드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어?...) 채권혼합과 주식을 고민하다가 우선은 나의 성향에 맞춰 알맞게 가입을 했고, 그동안 내가 모아둔 나의 용돈으로도 펀드를 소액으로 하나 개설했다. 고작 펀드만 몇 개 들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제 내가 알아볼 것은 ELF인데, 멘붕 당하지 않고 잘 알아볼 수 있겠지(...)

+ 그나저나 소득공제의 용도인 펀드를 2014년에 들어둔 게 있는데,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공제 용도라서 부분환매가 안 된다. 너무 슬프다. 그거로 참치회먹고 싶었는데(...) 아니. 아니고. 오븐... 아니...... 결국은 재투자_ 아니 그래도 우리 배도 좀 불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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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행하며 영어한다 - 기초 필수 회화패턴 100
강다흔 지음 / 키출판사 / 2017년 12월
평점 :
절판


 

 

 

 

영어는 기본이 되었다. 나만 하더라도 초등학교 3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에서 영어수업이 도입되어 수업을 들었으니, 꽤 오랜 시간 동안 영어라는 외국어를 접해온 셈이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영어를 유창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은 타고나질 않아서 우스울 정도로 말을 하는 정도일 뿐이다. 매번 단어를 잊어서 어물쩍하다가 놓치기 일쑤이기도 하다.


영어를 포기한 듯 살다가 어느 순간 영어를 다시 해볼까? 하고 생각하게 되는 것은 언제나 여행을 앞두고였다. 이십 대 중반에 신혼여행을 앞두고 영어를 다시 해볼까 하고 야심 차게 계획도 세웠었지만 헛수고였다. 내가 정확하게 알고 있는 단어, 정확하게 아는 스펠링은 대부분 중고등학생 때 학습한 것들이었다. (그러니 그때 좀 더 어릴 때 영어에 흥미를 좀 붙여볼걸) 이후에 외우는 단어나 문장들은 금세 휘발되어버리고 말았고, 결국은 반복만이 살길이었지만 내게는 그것 말고도 할 일이 많다는 핑계를 대며 결국은 관두는 셈이다. 신혼여행, 처음 발 디뎌보는 세계에서 나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었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별생각이 없었는데, 루지네 공항에 도착해서 화장실이 어디냐는 간단한 문장을 내뱉었는데, pardon? 하고 두 번이나 되물어오는 과정에서 내 발음이 그렇게 엉터리인가? 하며 완벽하게 주눅 들고 말았던 것이다. 뒤늦게 알고 보니, 당시에 그들은 영어를 '잘' 하지 못하는 편이었다. (버스정류장을 찾을 때, 자기 영어 잘 한다며 자기한테 물어봐도 된다고 말하던 체코 사람만 봐도 말이다) 일상적으로 쓰던 toilet 대신에 restroom으로 바꿔 말해야만 했을 텐데, 낯선 세계에 도착해서 pardon? 만 연달아 두 번을 들어 당황한 나는 그런 기지를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좋은 기회에 강다흔 님의 <나는 여행하며 영어한다>라는 책을 받게 되었다. 서문에서 정말 와닿았던 말!

11. 해외에 나갔을 때 내가 제일 많이 한 말은 여행영어 책에서 본 대화가 아니었다.  '기내에서 읽을거리가 좀 있나요?', '이 호텔에 빈방이 있나요?' 혹은 '뉴욕 가는 비행기 표를 예매하고 싶습니다.' 이런 말들이 아니었다. 내가 해야 할 중요한 말은 '저 중국인 아닌데요. 아인 코리안.' '저 북한에서 온 거 아니에요.' 정말이라니까! 못 믿겠어? 버스커가 연주하는 곡의 제목을 묻고 싶고, 가방을 통째로 잃어버려서 경찰서에서 진술해야 하고 외국과는 다른 한국인의 나이 계산법을 설명하는 '실전 여행영어'가 필요했다.


이건 정말 맞는 말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여행영어가 아니었다. 한국에서 내가 영어를 쓸 일이 한 번 있었는데, 그건 (에어파워데이에서) "나 사진 좀 찍어줄래?"였다. 어쨌든 나는 신혼여행 이후에도 여행은 꾸준히 다녔고, 지금 역시 그때보다 더 나아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어물쩡거릴지언정 내 할 말은 하는 정도로 발전되어있었다. (그걸 발전이라고 할 수 있나) 나는 여행을 할 때는 기본적인 영어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었고 실제로 몇 번의 여행으로 그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낯선 세계에 발을 디딜 때마다 영어를 더 잘 하고 싶은 열망은 무럭무럭 커져갔다. 그렇기에 한국에 가면 꼭 영어를 다시 공부하고야 말겠어! 라고 다짐을 하지만, 그 다짐은 어느샌가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그러다가 정말 영어를 해야겠다고 생각한 순간이 딱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시부모님 환갑여행으로 간 일본에서, 여권을 유후인에서 놓고 온 일 때문에 J와 일을 분산해서 해야 했는데, 내 짧은 영어실력으로는 모든 상황들을 조리 있게 설명하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너무나도 화가 났던 것이 첫 번째였고, 두 번째는 리스본에서 소매치기를 당할 뻔한 적이 있었는데, 내가 한 말은 고작 "야!!!!!!!" 뿐이었다. "야!!!!"라니... 더 심한 말을 해주었어야 하는데!!! 으, 분하다! 같은 맥락으로 포르투로 가는 기차에서 무례했던 프랑스인을 생각하며, 다음에도 그런 프랑스인을 만나면 대꾸를 해주어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불어를 공부한다는 나는... (절레절레)

실제로 기본적인 I'm N/A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시시하다고 느끼는 나 자신을 질책했다. 그런 생각을 가지니까 맨날 첫 부분밖에 모르는 거야. 반성해라 벨라 (휴)

 

 

패턴훈련과 실전회화가 함께 있어 조금 더 다양하게 할 수 있었고, 나의 경우에는 내가 아는 단어들을 대입하여 말하는 연습도 마다하지 않았다. 물론, 그게 맞는 문장인지는 모르겠지만. (J한테 물어보면 될 테지만, 어쩐지 이런 쪽으로는 창피해서 물어보기 싫다. 배움에 창피가 어디 있어_라고 생각하면서도 실천이 안 되는 게 문제)

 

 

 책의 날개에 QR코드가 있어 찍어보면 이렇게 들을 수 있게끔 되어있어 더욱 편리했다. 건너뛸 때도 있지만, 이틀에 하나는 하자는 생각에 지금은 #11을 할 차례까지 왔다. (좀 열심히 좀 했으면(...)) 참고로 #100까지 있다. (ㅋㅋ) 2018년에는 영어부문에서 좀 더 발전된 내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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