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급쟁이 쳇바퀴 탈출 재테크 - 황금알을 낳는 메추리 프로젝트
홍현일 지음 / 피톤치드 / 2018년 3월
평점 :
재테크의 '재'자도 모르면서, 꾸준하게 재테크 책은 열심히 보려고 굉장히 '노력'한다. 두 달에 한두 권의 꼬박은 보는 것 같은데, 대부분 기록에 없는 이유는 내가 그 책들을 끝까지 완독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재테크 책은 내가 알고 있는 초반의 내용들을 읽을 때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무색하게 뒤로 갈수록 여전히 심오하고 난해한 것들의 나열이었다. 시중에 좋다는 재테크 책은 널려있지만, 내가 아는 것만 보이는 만큼은 확실하게 보이는 반면에 잘 모르는 분야에 대해서는 머릿속이 난잡해져 더 이상은 알기 위한 노력에 소홀해지기 일쑤였다. 내가 책을 덮기 시작하는 것은 대부분, 펀드와 주식 부분일 텐데, 나는 펀드 부분에 대해서는 읽기 위한 노력을 서슴지 않지만 어느 순간 불이라도 데인 듯 손을 황급히 뒤로 감춰버린다. 그만큼 내가 재테크 책을 완독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에 해당된다.
우리 부부는 현재 남편의 소득이 전부인 외벌이 형태로 지내고 있다. 외벌이를 한 지는 근 세 달 정도 됐는데, 그 사이에도 나에게도 수입은 있었으나 일정치 못하기도 했고, 내가 일을 해서 번 돈이 아니기 때문에 딱히 수입이라고 말할 것도 없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 용돈이라는 명목으로 내 주머니로 들어오기 일쑤였고. 우리가 현재 외벌이로 지내도 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는 것은, 그동안 일을 하며 여윳돈을 좀 만들어두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모든 재테크 책에서는 세 달치의 여윳돈을 만들어두라고 했는데, 그건 정말 맞는 말이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사람일 아닌가. 나는 그가 최소 다섯 달치의 여윳돈을 만들어두면 좋겠다는 말에, 그건 너무 많다고 손사래쳤다. 하지만 여윳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이었다.
나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열심히 재테크 책을 파헤쳤는데, (물론 부분부분만. 그래서 실천한 게 거의 없다) 조만간 다시 일을 시작하고 맞벌이로 전환하며 고정적인 소득이 생기면 가계부를 다시 점검하고 새로이 계획을 세워야겠지만, 현재 가지고 있는 여윳돈을 보다 더 '잘' 관리하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가지고 있던 참이었다. 우리 부부에게 돈이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이걸 묵혀만 두기에는 이제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재테크 책을 찾던 중에 오랜만에 참 쉽게 읽을 수 있는, 재테크 책을 읽게 되었다.
최근 'YOLO'라는 말이 생겨나면서 너도 나도 욜로족을 선호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욜로욜로하다가 골로 가는 수가 있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책에는 욜로족인 친구를 곁에 두어 완전하게 차별화를 두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내가 물욕이 없는 사람은 아니지만 자제를 나름대로 '잘'하는 편인데, 가끔 그 자제를 도맡고 있는 선이 끊길 때가 있다. 그게 언젠가 생각해보니, 딱 지금이다. 이사한다고 집에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새로 살 품목을 생각하고 있는 나. 내가 집안에 쓸데없는 물건들을 잘 사들이지 않는 것을 알기에 내가 사고 싶다는 것의 품목 모든 것에 대해 "나 욕심부리고 있어?"라는 내 말에 J는 "전혀."라고 대답해준다.
욜로라고 하니 내 주변에도 욜로를 외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고 생각해보게 된다. 그들 자신만의 삶의 가치관이기 때문에 내가 관여해서도 안 되고, 관여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각자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한 가지씩이 있는데, 그와 나는 다를 뿐이지.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려고 노력은 참 많이 하는데 속으로는 나도 모르게 …. 언제나 그렇듯, 내 앞가림이나 신경 쓰자!로 귀결된다)
주인공 이대리는 허세에 가득 찬 마음으로 열흘 동안 5개국으로 여행을 갔다. 그런데 귀국이 이틀이 남은 시점에 마지막 여정인 프랑스에서 돈을 다 탕진해버린 것. 낯선 곳에서 완벽한 거지가 되었다! 하지만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나 보다. 그가 그동안의 생활들을 '스스로' 청산하고 '제대로' 살게 해줄 한 남자를 만난다. 책의 이야기는 이전에 읽었던 책과 조금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초보자들에게 이해시키기 위해 조금 더 단순화되어있었다. 또, 주인공의 연령대도 완벽하게 달랐고. (이 책은 사회초년생이나 사회생활을 많이 했지만, 나 왜 돈이 없지? 도대체 돈을 어떻게 모으지?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추천한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책이다.)
책에는 가계부에 A,B,C를 나누어 A는 필요한 지출, B는 아낄 수 있었던 지출, C는 불필요한 지출을 옆에 쓰는 방식을 알려준다. 이건 다른 재테크 책에서도 몇 번 봤었던 것이기에 나도 올해 1월부터 실천하고 있었던 거라 반가웠다. 하지만 따로 A,B,C의 금액을 총합을 낼 생각은 하지 않았는데, 지난 달껀 해봐야겠다.
하지만 이 책에서 가장 끌렸던 부분은, 단연 봉투였다. 봉투에 정해진 금액을 넣어두고 돈을 쓸 때마다 봉투 겉면에 날짜와 사용처를 써두는 것. 그리고 남은 잔액 역시. 조금 다르지만, 나도 비슷하게 했던 적이 있다. 결혼하고 얼마 안 되어서, 아파트에 장이 서는 걸 알았다. 그걸 알게 되면서 현금을 쓰지 않는 집에 현금을 봉투에 넣어두기 시작했고, 장을 보고 나서는 얼마를 썼는지 꼭 봉투에 기재를 해두었던 것이다. 이사를 가면 집 앞에 시장이 있어서 이 방법은 유용할 것 같아 꼭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이건 아파트에 장이 서는 게 아니라 시장이 있는 거라 금액이 좀 커지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하하.
그리고 우리 부부의 생활비 카드로는 신용카드 한 장과 체크카드 한 장이 있다. 매월 생활비 명목으로 일정한 금액을 떼어두는데, 그 돈은 체크카드에 넣어 둔다. 하지만 그마저도 체크카드에 이자 1원도 붙지 않고 있는 꼴을 두고 볼 수가 없어 '한달예금'을 이용한다. 그러면 적어도 몇 백 원의 이자는 붙으니까. 그러면 우선은 신용카드를 쓰고 생활비 명목으로 떼어낸 돈으로는 선결제를 하는 방식으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그런데 따로 생활비에서 선결제하는 품목은 체크를 해두지 않고 있었다. 앞으로는 잘 쓰지 않는 노트에 생활비가 100,000원이라면 (물론 그건 아니지만) 선결제를 한 뒤에 ex) 3/3 대형마트 30,000원 = 70,000원 이라고 써두어야겠다. 그래야 "왜 생활비로 선결제를 한 게 맞나? 덜한 거 아닌가? 왜 아직도 카드값이 이만큼이지?"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게끔.
197. “강아지 산책시키던 여자 기억나? 지금은 그 여자가 강아지 줄을 놓친 거야. 강아지가 어디까지 갈 지는 몰라. 그래도 걱정 마, 결국 주인한테로 오게 되어 있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말이야. 물론 너무 흥분해서 길을 잃고 주인을 찾아 오지 못하는 강아지도 있겠지만 똑똑한 강아지는 반드시 주인에게 돌아오게 되어있어. 좋은 펀드를 골랐다면 그건 똑똑한 강아지와 같아서 혹시 길을 잃고 돌아오지 못하면 어쩌지, 라는 걱정은 안 해도 된다는 거야.”
이 책에서는 다른 어려운 부분은 쏙 빼고, 정말 재테크에 처음 입문해도 이해를 돕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티끌 모아 티끌이라는 말을 뒤집으면서 '결국 그 티끌 덕분에 산다'고 말을 고친다. 그리고 펀드를 수면 위로 떠올렸다. 펀드에 대해 내가 우려하는 부분이 그런 부분이었다. '펀드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나는 이미 펀드에 대해 ½도 넘는 손해를 보고 무려 8년 된 펀드를 눈물을 훔치며 (사실 그 정도의 금액은 아니지만) 환매를 했다. 펀드에 대해 공부를 제대로 해본 적 없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적립식이었지만 이미 납입기간은 끝났고, 하락과 동시에 납입기간을 연장하고 불입을 해야 했지만 아예 신경을 쓰지 않았다. 신경 쓰지 않는 나무는 더 이상 꽃을 피우지 않듯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참혹한 패배! 그 이후로는 펀드를 못하겠다고 했지만, 현재의 은행의 마이너스 금리는 나조차도 등돌리게 만들었다.
내가 책을 읽고 무언가 실천한 적은 참 오랜만인데, 나는 이 책을 읽고 유튜브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 넣은 다음 J에게 넌지시 말했다. “우리 펀드 하나 들까?” 그는 나의 말에 반색하며 봐둔 펀드가 있는지를 물었고, 조금은 자신 없는 목소리로 펀드명을 몇 개 말했다. 그랬더니 그는 이미 본인 용돈으로 그 펀드를 하고 있다고 했다. (어?...) 채권혼합과 주식을 고민하다가 우선은 나의 성향에 맞춰 알맞게 가입을 했고, 그동안 내가 모아둔 나의 용돈으로도 펀드를 소액으로 하나 개설했다. 고작 펀드만 몇 개 들었을 뿐인데, 벌써부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이제 내가 알아볼 것은 ELF인데, 멘붕 당하지 않고 잘 알아볼 수 있겠지(...)
+ 그나저나 소득공제의 용도인 펀드를 2014년에 들어둔 게 있는데,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공제 용도라서 부분환매가 안 된다. 너무 슬프다. 그거로 참치회먹고 싶었는데(...) 아니. 아니고. 오븐... 아니...... 결국은 재투자_ 아니 그래도 우리 배도 좀 불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