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이도우 지음 / 시공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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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우님의 작품을 읽기 전에 느끼는 감정은, 언제나 설렘이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잠옷을 입으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모두 그랬다. 마음이 따듯해지면서도 설렘이 가득 묻어나는 그런 이야기들. 그러니까, 그것들은 모두 평온과 설렘이 공존하는 책들이었다. (<잠옷을 입으렴>은 이들과는 판이한 내용이기는 하다.) 사근사근하지만 마음을 지그시 누르는 문장들이, 간혹 숨을 들이마시게 했다.




미술대학을 나와 미대입시학원에서 강사를 하는 해원은 강원도 혜천읍에서 펜션을 하고 있는 호두하우스의 명여이모에게 간다. 거기에서 책방 주인이자 동창인, 한결같이 똑같은 사람 은섭을 만난다. 막연히,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인상을 가진 은섭이 운영하는 책방의 이름은 ‘굿나잇’ - 책방 이름이 왜 굿나잇이냐고 묻는 해원에게, 은섭은 말한다. 글쎄… 잘 자면 좋으니까. 잘 일어나고 잘 먹고 잘 일하고. 쉬고. 그리고 잘 자면 그게 좋은 인생이니까.인생이 그게 다냐고 묻는 해원에게, 그 기본적인 것이 안 돼서 괴로워한다고 은섭은 말한다. 맞다. 해원은 그게 안 됐다. 그래서 혜천읍을 간 거겠지.

+ 승호가 고라니 대신에 그린 그림 속의 ‘잘 자요 책방’은 퍽 다정한 이름이었다. 굿나잇과 잘 자요는 그런 차이가 있구나. 승호 대단한데?



# 그녀는 울었다.

울었고, 내 책방에 왔다.


그녀의 슬픔에 대해,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저 밖은 춥다며 자신의 온기가 남아 있는 파카만 내어줄 뿐이었다. 그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는 그가 고맙다. 어느 날 다시 들른 책방에서 그가 아르바이트생을 구하는 것을 알곤, 그녀는 자신이 해도 되겠냐고 묻는다. 그가 구하는 사람이 일할 장소는 스케이트장이었지만, 알게 뭐야 - 이런 기회는 쉽게 오지 않잖아. 그는 그녀가 온 뒤로 더욱 말이 많아진 것처럼 보인다. 하고 싶은 말들이 그릇에서 새어나가지 않게, 자신의 공간에 꾹꾹 눌러담는다. 그래서 그의 일지는, 점점 빼곡해지는 느낌이다. 그가 책방일지를 쓰는 밤은 이야기하기 좋은 시간이니까.


157-158. 그럼에도 변치 않는 건 오늘 밤 H가 이 시골집 건넌방에 곤히 잠들어 있다는 것. 내게는 그것이 겨울 한파가 몰고 온 전설 같은 이야기라는 것.

창밖은 폭설로 하얗기만 합니다, 로저.

​​동창 모임에서 그가 오래전, 자신을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것을 알게 된다. 이후로 다정한 그의 목소리, 언제나 서두르지 않고 말하는 태도의 그를 유심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의 차에 걸려있던 ‘아이린’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그녀는 점점 더 그가 궁금해진다.



192. 눈동자 뒤에 그녀가 살기 시작했다. 눈을 감아도 소용이 없다. 계속 보이니까. 사라지지 않는 잔상의 괴로움. 담요에 감싸인 그녀의 모습. 온종일 입술에 맴도는 첫 키스의 감촉.

 

조금 외설적으로 말해도 된다면, 난 이 책에 대한 평은 ‘키스가 하고 싶어지는 책’이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것 같다. 키스에도 여러 종류가 있겠지만, 두근두근 미세한 떨림이 마음에 가득 피어오르는, 사랑과 애정, 그리고 얇은 의심이 공존하는 그런 키스. 9년 된 연인(부부이고 싶을 때가 있고 연인이고 싶을 때가 있는데 지금은 압도적으로 연인이고 싶다)으로 지내고 있는 우리는 직접적인 단어를 쓰지 않고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쓰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단순하게 ‘뽀뽀가 하고 싶어지는 책’이라고 말을 했다. 그 말이 아니었더라도 평소에도 쪽쪽이인 우리는, 더 자주 쪽쪽이가 되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읽으며 생각했던 건, 우리의 첫 키스였다. 온종일 입술에 맴도는 첫 키스의 감촉. 난 여전히 그때를, 그때의 느낌을, 그때의 감촉을 기억한다. 그때를 생각하면, 형용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끼곤 한다.


그 외에도, 이 책을 읽으며 얼마나 웃음이 났는지. 어떻게 똑같지? 생각했다. 팔이 저려서 팔을 언제 뺄지 모르겠다고 말하던 그가 생각났고, 책 속에서 은섭이 했던 말을 똑같이 했던 부분도 그랬고,  본인이 후회할 걸 알면서도, “아니, 그래도 가.”​ (398)라고 담담히 말하는 부분 같은 것. 이 책을 읽으며 우리도 그랬구나, 사랑을 하면 다 그런 거구나. 난 우리가 특별한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네. 하지만 타인의 사랑 이야기에 우리가 있어 우리의 시간들도 생각할 수 있나봐. 생각하며 킥킥거리다가, 잠든 그의 얼굴을 유심히 보고 있는데, 그가 눈을 떴다. 아 깜짝 -



278. 이 밤, 너를 오두막에 데려가고 싶다고 생각을 해. 내 몸에 등을 대고 깊이 잠든 너를 이대로 이불로 감싸 안고 숲의 오두막으로. 그리고 백 일쯤 내려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봄이 오고 벚꽃이 피었다 지고, 산길에 라일락과 아카시아 향기가 코를 찌를 때도 우리는 그 집에서 사랑을 나누고 불을 때고 밥을 지어먹으며 숨어 있겠지. 책방? 알 게 뭐야. 사랑하는데 책 따위가 필요할 리 없잖아.


잘 자요, 내 침대에서 잠든 사람.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미리 애쓰지 않아도 어차피 우리는 떠나.

그러니 그때까지는 부디 행복하기를.

눈이 와. 너는 자는데
나 혼자 깨어서 이 함박눈을,
밤눈을 보고 있네.





01. 마시멜로의 꽃말은 무관심, 기억 못함이라는 서글픈 단어에서, 뒤늦게 깨달은 사랑으로 정정해준다.

내가 사랑했던, 사랑하는, 사랑할 사람이.

그렇게 하여, 어쩌면 한쪽의 기억으로밖에 남아있을 수도 있었던 마시멜로는, 사랑이 되었다.


02. 책의 키핑 책장이라든지, 금요일 저녁의 모임이라든지, 1박2일 북스테이는 너무 부러웠다. 정말 이런 공간이 있었으면! 나는 J와 함께 해야지.

03. 은섭, 해원, 명여, 현지, 승호, 효진, 수정, 근상, 인문학 고교생, 장우, 보영. 아, 군밤. 굿나잇.

04. 물결에 햇빛이 비쳐서 반짝반짝 빛나는 윤슬처럼, 그들의 사랑도 조용하게 반짝반짝 빛나며 서로에게 세상에 단 한 권뿐인 책이 되어주기를.


05. J에게 이 책을 꼭 읽혀야지 - 하면서 몇몇 문장을 읽어주었는데, 그는 오글거린다고 표현했다.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을 꽤 잘 읽었고, 그 책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나눴었는데, 갑자기 오글거린다고 표현하는 그가 낯설다.

오글거린다는 요즘에 쓰이는 그런 단어 대신에, 설렌다는 단어를 더 자주 사용했으면 좋겠다는 내 욕심(++)





+ 새벽 한시에 퇴근하는 J

B. 내가 기다릴게!

J. 기다렸다가 뭐 할 건데?

B. 음, 뽀뽀하고 끌어안고 자야지!


...


평소에 글로 쓰거나 행동으로 하면 했지, 이런 말을 잘 하지 않는 편인데 -

이도우님의 여파가 이렇게나 큽니다. 허허 나 참.










<책 속의 글>

62. 우리는 난롯가에 마주 앉습니다. 나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말합니다. 어느 밤, 새벽이 올 대까지 잠 못들고 서성이다 문득 생각했어. 이렇게 밤에 자주 깨어 있는 이들이 모여 굿나잇클럽을 만들면 좋겠다고. 서로 흩어져 사는 야행성 점조직이지만, 한 번쯤 땅긑 같은 곳에 모여 함께 맥주를 마셔도 좋겠지. 그런 가상의 공동체가 있다고 상상하면 즐거워졌어. 누구에게도 해롭지않고 그 안에서 같이 따뜻해지는. 하루 일과를 마치고 서로에게 굿나잇, 인사를 보내는 걸 허황되게 꿈꾸었다고.

92. 올겨울 논두렁 스케이트장에 잘하면 뼈를 묻어야 할 듯. 책방의 내 인건비를 H에게 넘기면… 논두렁에서 좀 더 채워야 하는군요. 제가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부디 느긋한 인생이기를. 그래도 즐거워요. H와 함께 일하는 책방이라니. 며칠 전만 해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인데. (웃고 있다.)

연하장은 1월 중순까지 천천히 발송할 생각입니다. 기다려주세요, 굿나잇클럽 여러분. 그녀의 그림은 아름답습니다.

아직 보진 않았지만요.

157. … 그래서

믿을 수 없는 일은,

언제나 일어나는 것입니다. 굿나잇클럽 여러분.


188. “의심이 또 이루어져서 어떡해?”

191. 혼자일 때 더 잘 보이는 것들이 있고, 외로움에서 배우는 일은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 기대하는 바가 적을수록 생활은 평온히 흘러가니까. 진정으로 원하는 게 생기는 건 괴롭다.


248. “힘을 빼. 뭐든 힘을 빼야 배우기 쉬워”


272. “우리도 사랑일까?”
“응, 사랑이지.”

282. “바닥을 쳤으니, 그걸 딛고 다시 올라가야지.”


299. “재밌을 것 같잖아. 인생 뭐 있니, 즐거운 게 좋은 거지.”

338.  “(…) 어쨌든 인생은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곁에 남겨가는 거지 싶어서.”​

결국은 친절한 이들​이 좋았고, 다정한 사람들과 더불어 잘 지내고 싶었다. 그 말대로 아끼고 사랑하는 존재들은 곁에 남겨가면서.


348. "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은 고백이 있어요. 저의 사십 년 친구 최수정 님." 모두 수정을 돌아보았다. “네가 있어서 나는 아무것도 쓰지 못했을 때도 작가일 수 있었어. 너만이 나를, 잘 나갈 때나 못 나갈 때나 온전히 믿어준 사람이었던 것 같다. 늘 고마웠어요. 사랑해.”


382. “내가 가장 두려운 건, 하는 일이 잘 되지 않거나 실패하는 게 아니야. 농담할 수 없는 상황이 오는 게 제일 두려워. 왜 말을 하지 않느냐고? 농담이 안 나와서 그래. 너를 웃겨줄 말이 생각이 안 나서.”


383. “널 사랑해. 앞으로도 늘 그럴 거야.”

387. #오늘의 부피

오랫동안 기록을 계속하다 보면 오늘 날짜의 부피가 생긴다. (…)

올겨울 그녀가 내게 다가왔을 때, 우리가 사랑을 나누었을 때, 그 날짜들은 더 이상 균일한 평안함으로 쌓이지 않고, 오늘의 부피는 이전과는 달라졌다. 내년부터는 겨울이 와도 지금까지와 다를 것이다. 내가 알지 못하는 다가올 겨울의 부피.

397-398. “아니. 언제나 예뻐. 늘 그랬어.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계속 예뻤어.”​

“… 그럼 나 서울 가지 말까?”

“아니, 그래도 가.”​

404-405. ‘우리 매니저님, 잘 지내지? 좋은 일들만 있기를 기원해. 살면서 교훈 같은 거 안 얻어도 되니까. 좀 슬프잖아. 교훈이 슬픈 게 아니라 그걸 얻게 되는 과정이. 슬픔만 한 거름이 없다고들 하지만 그건 기왕 슬펐으니 거름 삼자고 위안하는 거고… 처음부터 그냥 슬프지 않은 게 좋아. 물론 바라는 대로 되면야 얼마나 좋을까만. 고마웠다고 말하고 싶네. 늘 그리워요.’​



오탈자 410. “오래만이야.”​ ▶ “오랜만이야.” 혹은 “오래간만이야.”






책을 읽으며 윤대녕님의 <피에로들의 집>이 떠올라서 조만간 그 책을 읽어야겠다. (둘은 성격이 다른데, 왜 갑자기 생각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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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 2018-08-18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따뜻하고 달달한 이야기에...미소 지으면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예민함이라는 무기 - 자극에 둔감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필요한
롤프 젤린 지음, 유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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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예민하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그 예민함을 긍정적일 때보다는 부정적일 때 더 많이 느꼈기 때문에, 예민함이라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내게는 좋을 리가 없었다. 이 책을 펼치기 전에 나의 예민함이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 아마 내가 초등학생 때였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몇 번 꺼내어 말한 적 있었던, 맞벌이 부모 밑에서 크는 첫째가 가질 수밖에 없던 것들. 물론 그런 상황이어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는 것도 잘 안다. 하지만 내가 그때 생각했던 것은, 차라리 내가 학원에 맡겨졌으면 그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라는 것이 지금의 내 판단이었다.

나는 남동생과 함께 이모라고 부르던, 생판 남인 엄마의 친구에게 맡겨졌던 적 있다. 기간은 얼마나 되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그곳에 있었던 A와 B는 남매였고 C와 D도 남매였다. 하지만 A, B, C, D는 친인척 관계였고 그들을 둘러싼 주변의 사람들은 그들의 이웃이었다. 그곳에 있는 아이들 중 나와 남동생만 엄마가 부재했다. 엄마가 부재했다는 것은 그렇게나 컸다.

엄마의 퇴근 시간이 되어 우리를 데리러올 때면, 나는 나의 영역에 들어온 듯 그렇게나 어깨가 으쓱거리기도 했지만 어떨 때는 두렵기도 했다. 내가 뭘 잘못했는지 다시 한 번 곱씹어야했기 때문이었다. 이모들이 우리를 혼내는 적은 없었다. 다만, 엄마가 오면 우리들의 행동들을 엄마에게 이야기했다. 그걸 나는 노는 척하면서 듣고 있었는데, 그 안에는 물론 좋지 않은 얘기들도 있었다. 그렇다고 엄마는 우리를 그곳에 둔 '잘못'으로 우리를 혼내지는 않았다. 그저 혼내는 척했을 뿐이었다. 그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나와 남동생이 이모들에게 무례하게 굴지는 않았는지, 눈치 없이 굴지는 않았는지에 대해 나는 재빨리 파악해야만 했다. 이모들의 말투, 행동, 눈빛에서 나는 모든 것을 알아내려고 애썼다. 그러면서 나는 점점 더 예민한 아이가 되었던 것 같다. 그전의 '나'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기 때문에 내가 그전에도 그러한 성향을 가졌는지 어쨌는지 (내가 기억하는 한에서는) 알 길이 없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그때부터였다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나의 기질 중 하나인 예민함을 자주, 많이 탓했다. 예민한 나한테 문제가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라는 생각을 여전히 가슴 한편에는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예민함이 무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보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이야. 어떻게 예민함이 무기가 될 수 있지. 나는 이렇게 피곤해 죽겠는데.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들었다.


68-69. 사실 예민함 자체는 거슬리고 튀는 행동을 초래하지 않는다. 방해만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자기 지각에 맞서 싸우고(지각을 억압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맞추려는 노력 때문에 다양한 부작용이 생긴다. 이런 어긋난 적응을 하려는 노력은 우선 자신의 신체를 지각하지 못하게끔 하며, 자신의 필요를 잘 알지 못하는 상태로 만든다. (…) 자신의 신체를 지각하는 대신 외부에서 주어지는 자극을 점점 더 많이 지각하다 보면 힘들어지고 무력감에 빠진다. 이런 느낌은 '위험한' 외부 자극을 더 강하게 지각하게끔 한다. 그렇게 되면 외부 자극에 더욱 부담을 느끼게 되며, 이것은 다시금 예민한 사람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제대로 지각하지 못한 채 무기력으로 빠져들게 한다.

156-157.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경계가 무시되면, 뭔가 불쾌한 기분이 느껴지고, 심한 경우 갈등이 생긴다. 예민한 사람들은 본질상 균형과 화목을 중시하는데, 종종 경계를 무시함으로써 긴장, 시비, 불화 등 자신이 가장 원하지 않았던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이런 결과를 원하지 않았기에, 이런 일이 생기면 더욱 이타적으로 행동하고 화목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그런 가운데 다시금 자기 자신을 무시한다. 그러면 또다시 자신의 경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되고, 다른 사람과 적절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결국 그토록 원하던 것과 달리 평화와 조화는 멀찌감치 도망가버리게 되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계속 읊조렸던 것. 나도 이런 사람에 속할까? 정답은 예스였다.


예민함으로 똘똘 뭉친 나는, 지금도 여전히 타인의 눈치를 살피는 편이다. 특히나 처음 입사한 회사에서 그랬다. 출근을 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컸던 것도, 취업을 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급한 것도 아니었는데, 처음 들어간 회사는 단추가 잘못 꿰어져 나는 한 달 만에 퇴사를 하고 나왔다. 내가 아닌 다른 직원에게 실장은 욕설을 내뱉었기 때문이다. 육두문자 그대로, “야 이 미친년아, 그것도 못해?”라고. 그 직원의 다음 차례는 꼭 우리 같았다.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도 그 회사를 나온 건 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아니, 더 빨리 빠져나올걸. 하며 좀 후회는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가장 최근에 정말 힘들었을 때,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나에게 자주 물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만 이렇게 저렇게 하면~ 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가진 예민함 때문이라면 나의 태도를 수정하면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것은 완전한 실패로 끝났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 있고, 우리는 서로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153. 우리는 경계에서 성장한다


우리는 모두 각자가 세운 경계에 서있다. 나의 경계는 어디인가.

148-150페이지에서 우리 스스로 혹은 다른 사람이 우리의 경계를 넘어 우리의 구역을 침범했을 때 우리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이와 관련해서 구체적인 상황을 떠올려 보고 그 상황에서 자신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정확히 관찰하는 테스트가 있었다. 그 테스트를 하면서 나의 행동들을 깊이 탐구했던 시간들을 가질 수 있었다.



157. 경계를 감지하기

우리가 안정감을 느끼고, 최대한 재능을 펼치고 성장시켜 나갈 수 있는 구역을 확보하면, 우리는 이런 경계 안에서 가장 충만하고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신체 상태에 주의하여 유쾌한 지점과 약간씩 불쾌해지는 지점 사이 과도 지대에서 자신의 경계를 감지해야 한다.

가령 두 사람 간의 경계는 그 두 사람이 서로 최대한 잘 지낼 수 있는 영역에 있다. 이런 경계는 작은 시행착오들을 통해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스스로 가진 예민한 성향을 서로 간에 적절한 거리를 확보하는 데 이용하면 좋을 것이다.


164. 우리는 자신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 상대방의 기대와 요구에 민감한 사람들에게 경계를 견지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끝까지 물러나지 않으면 상대는 우리를 존경하고 존중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나는 내가 세운 경계에서 나의 인간성이 무시되는 듯한 것들에 대해 반발하고 저항했다. 결국 그것들은 더 커졌고, 나는 그곳에서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다. 세상의 모든 회사가 이런 환경밖에 없다면, 나는 평생 일을 하지 않아도 좋아.라고 생각할 정도로 마음이 지쳤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인격적인 예의가 빠졌다는 사실은 나를 힘들게 했다. 그것이 나의 경계였다. 말을 하면 할수록, 그들에게 나는 더 많은 것을 원하는 사람으로 비쳤다. 하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그 하나뿐이었다. 사회에서 맺는 인간관계가 이렇게 힘든 것이라는걸, 나는 처음 깨달았다. 나는 사회부적응자인가, 라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자책하고, 나 자신을 힐난하기에 이르렀다.



146.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금은 무엇을 해야 하지? 이 일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를 물어야 한다.


200-201. 의식적으로 사고하려면, 우선은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를 지각해야 한다. 종종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지?”라고 물어라. 그래야 비로소 당신이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지 아니면 생각을 바꾸고 싶은지를 결정할 수 있다. 이런 훈련을 통해 자신의 정신 능력을 주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나를 자주 들여다본 시간이 아마 그때였지 않을까 싶었다. 6월의 끝.

오로지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바라는 것, 내가 하고 싶은 것, 나의 안락, 나의 평온만 생각했던 때.





177. 예민한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자극을 더 많이, 더 강하게 받아들이며, 맺고 끊는 것을 잘 못하고 경계를 긋는 걸 힘들어한다. 그 결과 더 많은 자극들을 처리해야 하고, 자극들에 더 오래,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다른 사람들보다 자신을 더 다그치고 더 쉽게 스트레스를 받으며, 주변 세계를 위험하고 위압적이라고 느끼는 경우가 많다. 물론 스트레스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다.


273-274. 결점에서 강점으로

예민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더 강하게 지각을 한다. 나는 이런 강점들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보고, 더 다채로운 체험을 하고, 더 민감하게 자극들을 연관 짓는 능력들을 잃고 싶지 않다. 이러한 모든 것들이 나의 내면을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이다. 예민한 사람들은 높은 감수성으로 인해 더 민감하게 괴로움을 느끼지만, 그만큼 더 민감하게 기쁨과 행복도 경험할 수 있다. (…) 우리가 자신의 특성을 받아들이고, 높이 평가하고, 스스로의 지각을 조절하고, 자극과 정보의 처리에 대한 책임을 기꺼이 지고자 할 때 비로소 우리의 재능은 우리에게 축복으로 작용할 수 있다.

 

책은 내가 예민하다는 사실을 여러 논리와 사례로 입증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동시에 예민함이라는 성향이 지닌 보편성에 대해 설명한다. 그러나 그것들을 일깨운다. 자신의 성향을 결점에서 강점으로 바꾸어 나가라는 것. 바꿀 수 있다고 강하게 조언하고 피력한다. 높은 감수성으로 인해 더 민감하게 괴로움을 느끼는 반면, 더 민감하게 기쁨과 행복도 경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책을 읽으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비가 오는 날 밟은 물웅덩이에 질척거리는 신발처럼 없애버리고만 싶었던 예민함을, 처음으로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이론을 앎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지만, 예민함이라는 성향을 부정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새로운 시각으로 희망 같은 것이 조금씩 자라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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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선택이지만 부동산 투자는 필수다 - 부동산 전문 아나운서의 재테크 실천법
강미진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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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은 몇 세가 적당할까? 하고 생각했다. 모르긴 몰라도 지금 직장에서 60세까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100세 인생이라는 우리의 시대에 걸맞게 우리가 준비해야 하는 것은,

1. 지금부터 노후에 쓸 필요한 돈을 모으거나

2. 노후에도 꾸준히 일을 해서 수익을 내거나

3. 노후에 필요한 만큼만 일을 하면서 꾸준히 수익이 들어오는 매개체를 찾는 것. 이 있을 수 있겠다.


우리의 경우는 연금이 있기는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필요한 것은 돈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충분한 정도는 결코 아니라고 판단이 든다. 그동안의 나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예적금에 올인했었지만, 저금만으로는 우리의 자금을 불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되자 펀드와 주식을 조금씩 공부 중에 있다. 펀드와 주식이 투기가 아닌 투자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맨땅에 헤딩하는 나는 결코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당분간은 그것에 좀 더 집중하기 위해 틈틈이 유튜브나 주식 채널을 부러 찾아보기도 한다.

우리는 이따금 생각한다. 아파트를 한 채 사서 세를 주는 방식의 투자를 해볼까 하고. 하지만 결혼 전 ​나의 부모님께서 전월세 계약이 완료되기 전과 완료된 후에도 계속해서 신경을 쓰고 그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만만치 않음을 옆에서 보고 느끼며 쉽게 내릴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은 완료되기 전까지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되는데 (이마저도 빨리 세입자를 구해야 하는 경우) 나의 부모님이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은, 개념이 충분치 못한 세입자를 받았을 때의 일이었다. 물론 집을 가진 사람과 그 집에 살고 있는 사람을 나눠 갑과 을로 분류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그래서도 안 되지만, 집주인과 세입자의 사이는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니가 집주인이니까 이것 좀 해줘.”라는 식이었다. 처음부터 해달라는 것도 아니고 본인이 다 한 다음에 청구하는 식. 금액을 많-이 부풀려서. 그런 세입자를 받고 나면 또 똑같은 세입자가 들어올까 봐 부모님은 전전긍긍하셨다. 게다가 몇 년마다 한 번씩 집을 수리하는 비용(도배, 장판, 그 외 리모델링) 역시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부동산에서는 아파트마다 세를 올릴 수 있는 금액은 정해져있었기에 원하는 금액을 다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세의 경우는 다달이 들어오는 제2의 월급은 달콤함을 주는 것 같아 마음속에 살포시 담아둔 상태였다. 지금 당장 집을 매매해서 누군가에게 세를 놓거나 할 것은 아니지만 조금씩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분명하게 든다. 굳이 그것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 집을 고르는데도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도 하고.




저자 강미진은 부동산 대학원에서 부동산 경영, 관리를 연구하며 석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이데일리TV에서 부동산 전문 아나운서로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데일리 TV에서 주식에 관한 채널을 조금씩 봤었지만, 부동산 부분은 그리 눈여겨본 것은 아니기에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궁금해져서 찾아서 시청해보았다. 내가 시청한 건 2018.4.15의 방송이었다. 부동산 부분에 대한 이론적인 부분이 많이 부족한 상태였는데도 불구하고, 부동산 전문가와 아나운서와의 설명들에 크게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초급, 중급, 고급으로 나눌 수 있다면 초급 수준의 나 같은 사람에게도 충분히 거부감이나 어려움 없이 들을 수 있을 정도라고 생각했다. (또한 나의 경우는 지난 학기 때 생활 재테크를 교양으로 들은 것이 좀 컸다는 것도 있다.)



책에서는 상가, 소형 아파트, 오피스텔, 단독주택(다가구주택, 상가주택),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특히 상가 부분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글을 읽다 보니 내가 하는 일들과도 완전히 별개의 것이 될 수는 없어서 다른 부분보다 눈여겨보았던 부분이었다. 건물을 짓고 나면 건축주의 한숨은 늘어갔다. 이유는 단 한 가지. 뜻대로 분양이 되지 않아서였다. 1층은 대개 분양이 되거나 임대가 되기 마련이었다. 1층은 접근성이 좋다는 최대 장점을 살려 카페, 약국, 편의점 등과 같은 것들이 들어섰다. 3층까지는 어떻게든 분양이 되는 편이었지만,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나머지 층수들은 가격이 1층의 1/2밖에 안 되는데도 분양이 되지 않는다는 한탄을 들으며 나는 난감해했다. 나 같아도 그 층수는 사지 않을 것만 같았다. 병원이 들어선다면 모르겠지만, 메리트가 큰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 나머지 층수에 대한 것들을 중점으로 임대 간판이 붙었다. 그때마다 생각하기를, 저기에 나 같으면 어떤 업종을 차릴까 생각했다. 물론 난 장사할 사람은 못되어서 늘 상상만 하고 그쳤지만.


책을 읽으며 상가를 매매할 때 숙지하면 좋을 것들이 나열돼있었다. 그중 입지 부분을 난 좀 자세히 보았는데, 가장 최근에 일했던 회사에서 이제 막 준공한 건물이 있었고, 분양팀도 따로 있었는데 1층의 한 곳도 분양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역에서 출구로 나오면 바로 앞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입지의 경우는 상가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러 부분에 접목시킬 수 있기도 했다. 교통, 역세권 범위, 학군, 상점, 조망권. 그런데 아무리 살펴봐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나는 잘 모르겠다는 게 문제였다. 단순히 비싸서 그랬던 걸까? 결국 그 건물은 10~20%의 할인된 가격으로 분양표를 다시 책정하기로 했다고 했다고 들었다. 음...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은 실로 방대했지만, 이것저것 다 넣고 싶은 저자의 마음은 이해하면서도 약간의 혼란스러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도 나의 경우는 우리가 매매하게 된다면 아파트와 일반 단독주택(다가구주택이나 다중주택, 상가주택이 아닌 경우)이 될 예정이었기 때문에 기다렸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고 있지 않아 아쉬움이 남았다. 내 주변 사람들 역시 상가를 매매하는 투자를 시작한다기보다 아직까지는 아파트나 단독주택(다가구주택이나 다중주택, 상가주택)을 매매해서 월세를 받는 부분을 좀 더 생각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좀 더 들어가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또한, 초급인 내가 읽기에는 이론적인 설명들이 어렵게 다가와서 자주 쉬어가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는 아마 내가 이쪽 분야에 대해 책을 읽어본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처음 보는 용어들에 대해 혼란스러움을 느껴 더욱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

이 책은 '상가를 매매하기 위해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정말 필독서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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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말 한마디 안 했을 뿐인데 - 언제, 어디서, 누구와도 통하는 인정받는 사람들의 대화법
오타니 게이 지음, 조해선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말 한마디가 참 중요한 세상에 살고 있다.라고 쓰고 나니, 가장 최근에 뉴스에 뜬 세 가지 일이 생각난다. 현재 작가 활동을 하는 A씨가 “2~3세 경영자 중 김정은만 한 사람 있냐.”라는 말과 B씨의 “김정은은 백성을 위한 지도자”라는 말, 그리고 “의전에 흡족하지 못해 짜증”이라는 말을 한 C씨. 물론 이런 것들은 가치관에 따라 다른 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기는 해도, 언론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야 한다면 이는 분명 꼬집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이 명백하다고 생각한다. 동의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로 인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라면.


이외에도 무심코 내뱉은 말이 오랜 시간 동안 남아서 때때로 괴롭힌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말 한마디가 시사하는 바는 여전히 크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타인이 이러니까 나도 이럴 거야,라는 어린애 같은 발상을 나는 여전히 가지고 있다. 특히나 나를 적대시하는 상황에서 귀에 들리는 말들에 대해 나는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기도 한데, 근 몇 개월 동안 더 심해짐을 느끼고 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며, 말에 대한, 언어에 대한 책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관계를 위한 책들도 함께. 이 책도 그중 한 권의 책이었다.


87-88. 때때로 어렴풋이 ‘이 말은 하지 않는 편이 나으려나?’ 싶은 느낌이 들 때는 없는가. 주변 사람들의 상황, 표정, 태도뿐 아니라 자신의 감정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궁지를 모면할 수 있다. 말하기가 망설여진다면 본능이 위험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런 감각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일단 잠시 멈춰 서는 습관을 들이자. 인터넷에서든, 실제로 대화를 나눌 때든 생각을 바로 입 밖으로 내지 말고 먼저 심호흡을 한 번 하자. 의견, 비판, 결단의 보류는 신중한 사고를 위한 첫걸음이다.


잠시 멈춰 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이것은 때에 따라 다른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나는 내가 틀리지 않은, 옳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고 있지만, 그걸 상대에게 말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으면 나는 그대로 두는 편이다. 나한테 피해가 오는 게 없으니까. 하지만 상황이 좀 다른 경우가 있었다. 그 역시 말을 할까 말까 망설였지만, 직접적인 영향이라면 영향이었기에 내가 느끼는 불편함은 처음부터 말을 하고 이후에는 시정하는 게 답이겠다 싶어서 말을 한 경우였다. 결국 그것은 인격적인 모독까지 이어졌고, 나는 만신창이가 된 채로 퇴사를 하기에 이르렀다. 잠시 쉬어가는 시간에 대해서는 나 역시도 깊이 공감하지만, 저자는 대부분 그런 상황까지 생각한 것이 아닐 테고, 나는 내 상황이 그런 상황이니 만큼 대입하는 것이 현재는 그것밖에 되질 못하는 것뿐이었다. 


사실…

애초에…

일반적으로는…, 보통은…, 다른 곳에서는…

어차피…

결국…

그런데…, 하지만…

‘이, 그, 저, 어느’에 드러나는 심리적 거리감



책에는 ‘무의식적인 말버릇’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었는데, 나는 이중 어떤 것에 해당되는지 살펴보았다. 내가 이것들 중 최근에 제일 많이 사용했던 단어는 ‘일반적으로는’이라는 단어였다. 내 가치관에 의해 말이 나온 경우도 있었고, 나의 경험에 의해 말이 나온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것들이 ‘일반적’에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흡수되었다. 그러면서 ‘이곳 사람들은’ 혹은 ‘이곳은’이라며 모든 사람들에 대해 뭉뚱그리며 이야기를 했고, 나는 교묘하게 이곳에 속하지 않은 것처럼 말했다. 이 말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낼 대 많이 쓰인다고 했다. 너무나도 맞는 말이었다. 나는 그러한 문화 속에서 나를 욱여넣고 싶지 않았다. 독선적이고 싶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비상식적이고 싶지는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게 어떤 것이냐고 물었을 때 나는 내가 느끼는 것과 그에 대한 근거들을 말할 수 있다는 점 정도였다.

​분위기를 전환하라

사람 사이에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라

인터넷 하지 않는 시간을 정하라

하루를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하라

​사전 정보를 백지상태로 돌려라

하루에 한 번, 자연을 가까이하라

그날의 감정은 그날 표출하라

책과 대화하라

일상에서 벗어나 여행을 떠나라


저자는 잠시 멈춤을 위한 아홉 가지 습관을 들었다. 내가 이 중 가장 제일 먼저 한 것은 책을 읽는 것이었고, 녹색을 자주 찾는 일이었다. 특히나 나는 책들에 의지했는데, 책이 읽히지 않을 때에도 억지로 책을 읽어댔다. 그게 내 영양분이 될 거라고 생각해서 읽는 것이라고 스스로 자위했지만, 그때에 읽은 책들은 부정적인 시선에서 읽은 책들이 많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부정할 수 없는 것들이 한두 개씩은 꼭 있기 마련이었다. 나는 내가 읽은 것들이 긍정적이었든 부정적이었든 간에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삶에서 조금 떨어져 나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저자가 말한 잠시 멈춤을 위한 아홉 가지 습관은 어딘가 적어두고 마음이 답답할 때에 하나둘씩 꺼내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너무 당연한 것들도, 정말 필요할 때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 법이니까.

46. 모든 사람이 행복한 상태에서 SNS를 접속하지는 않는다. 글을 올리기 전에 그런 사실을 떠올려보면 어떨까.

이 책에서 SNS를 할 때 타인을 생각하며 쓰라는 글이 있었다. 그것이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그 언젠가에 자신에게 해가 되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예를 들면 D씨가 정신대 발언에 대해 자숙하는 일이 있었던 것만 봐도 그렇다. 그것은 지금이 아닌 10년 전에 했던 말이었는데도. 잉태된 말은 살아서 다시 자신을 찌르는 화살이 맞는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단순하게) 내가 올린 글이 ‘친구가 많아서 부럽다’라거나 ‘나보다 훨씬 재밌게 사는구나’라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 상태가 건강하지 못해서일 뿐이지, 그것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마음을 울적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SNS를 하면 안 되는 말은 조금 억지스럽게 들리긴 한다. 그건 그렇게 느끼는 사람이 SNS를 접속하지 않으면 끝나는 문제다. 실제로 나는 내 마음 상태가 건강하지 않을 때에는 인터넷을 봉쇄하기 때문에 이렇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타인에게 무례를 범하지 않는 한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하자면 자신의 행복과 불행은 언제나 과잉되어버린다. 언제? SNS에 올릴 때. 나는 그것이 싫어 한 SNS를 끊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차라리 그것도 하나의 건강한 상태라고 치부한다. 행복을 올리며 미소를 지을 수 있고, 불행을 올리며 위안 받을 수 있다면. 자기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지 않는 선에서는 (이것도 개인의 몫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누구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그에 대한 생각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나저나 나, 오늘은 어디서 남의 마음에 생채기가 날 법한, 쓸데없는 말을 또 한 건 아닌가.




PS.

 

 

 



내 책만 인쇄가 잘못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중간 즈음부터 집중력이 떨어지고 눈이 침침함을 느꼈다. 이게 왜 그러지? 했는데, 책의 인쇄 상태 탓이었다. 활자가 조금씩 밀렸나? 사진의 경우는 좀 더 선명하게 보여주려고 내가 좀 과장한 부분도 없잖아 있지만, 이 부분은 이후에도 책을 찍게 된다면 분명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책의 여러 페이지 중 173페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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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세상의 끝 포르투갈
길정현 지음 / 렛츠북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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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책 표지를 보자마자 아줄라주! 포르투갈! 하며 반가워했다. 게다가 현재의 삶이 썩 만족스럽지 못한 탓에 작년 이맘때 즈음에 다녀왔던 포르투갈이 너무나도 과격하게, 한편으로는 당황스러울 정도로 그리워져서 나는 포르투갈에 대한 그리움을 필터를 거르지 않은 채로 내비쳤다. ‘우리 작년 오늘 뭐 하고 있었는데, 우리 이 시간에 이거 하고 있었잖아.’ 하면서 그때의 철없는 시시한 행복들이 생각나서 울먹울먹거리다가 결국 나도 모르게 와르르 울음을 쏟아내버리던 이번 여름. 그렇다고 포르투갈에서 우리가 대단한 걸 한 게 아니었다. 관광지를 순회하는 그런 여행을 한 것도 아니었다. 손을 잡고 걷고 밥을 먹고 여유롭게 유유자적하는 그런 여행이었다. 어딘가를 갈 생각도 별로 하지 않았고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조차 없었다. 그곳은 그런 곳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을 곳.


작년 포르투갈 여행을 앞두고 포르투갈에 관한 책을 찾아보았을 때, 포르투갈'만' 다룬 책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스페인과 엮인 여행서적이 많아서 왜 포르투갈은 독자적이지 못하고 스페인에 껴서 나올까? 포르투갈은 그만한 존재감이 없는 나라인 걸까? 하고 반문했다. 하지만 다녀온 포르투갈은 그렇지 않았다. 나는 고작 열흘 남짓만 있었을 뿐이었지만, 아쉽고 아쉬운 곳이었다. 내가 포르투갈 여행기를 낼까? 하면서 우스갯소리를 하며 철없게 해사한 웃음소리를 냈다. 그런데 포르투갈 여행기라니. 여행 지침서 뿐만이 아니라, 정말로 여행 이야기가 가미된 여행서라니. 읽지 않을 수 없었다.




8. ‘아무리 그래도 끝까지 버티는 사람이, 회사에 하루라도 더 붙어있는 사람이 이기는 것’이라고 주위에서 달래주었지만 이미 내 삶에서 그런 승패는 의미가 없는 상황이 되어있었다.


그녀가 포르투갈을 여행하기로 한 마음을 먹은 이유가, 근래에 내가 포르투갈을 자주 생각하는 이유와 너무나도 동일해서 놀랐다. 회사라는 프레임 안에서 나만 힘들어하고, 나만 못 견디는 것 같고, 나만 질질 짜는 것만 같았다. 종전에는 이러한 현상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다. 힘들면 나름대로의 힘듦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고안했고, 그것들은 내게 꽤 큰 위안이 되었으니까. 하지만 이번 일로 내가 그동안 너무 자만하며 살았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상에는 분명, 타인이 보기에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았고 나 역시 그러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제하며 살았던 까닭이었다. 그녀는 회사가 힘들기 때문에 도망을 친 곳이 포르투갈이라면, 나는 회사의 문제로 인해 힘든 상태를 지내고 있는 상황에서 도망치는 곳이 작년에 다녀온 포르투갈이 있는 기억 저편이었다. 같은 마음으로 함께 여행을 할 수 있겠다는 그녀의 여행을 통해서 나 또한 위안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폭되었다.



포르투 in, 리스본 out의 여정이었던 그녀의 여행에는 포르투와 리스본만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녀는 포르투와 리스본 외에도 피냥, 브라가, 아베이루, 코스타노바, 레이리아, 파티마, 투마르, 바탈랴, 알코바사, 오비두스, 신트라 등 근교 여행을 많이 다녔다. 나는 근교라고 해봤자 신트라에만 다녀왔던 터라 다른 지역도 궁금했는데 그녀의 여행을 통해서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처음에 여행 계획을 짤 때에 아베이루와 코스타노바는 포르투에서 멀지 않기 때문에 하루 정도는 시간을 내어 다녀오려고 생각했던 곳이었지만, 포르투에 있는 시간만으로도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고민하다가 결국 가지는 않았던 곳들이었다. 내가 그때의 시간에 다시 놓여진다면, 아베이루와 코스타노바를 갔을까? 하고 생각해보았지만, 그렇다면 아마 포르투에 있는 시간을 하루 정도 더 연장했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결론을 냈다. 하하. 그러면서도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베이루의 운하에서 한가로이 배를 타고 떠다니고 싶기도 했고, 줄무늬 마을인 코스타노바에서 대구탕 한 사발을 들이키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내가 알아보지 않은 도우루 밸리는 사진을 보고 마음이 동해 좀 더 찾아보았다. 뭔가 근사한 할 거리가 있는 지역은 아니지만 “여기 가보고 싶어. 이곳에서 며칠 묵으면 정말 좋겠는데.”라고 생각할 정도로 보는 것만으로도, 그곳에 내가 있다는 그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꼈다.



테주 강이 바다가 아니라 강으로 불린다는 것에 당시에도 그랬지만 책으로 보면서 여전히 감탄했고, 해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열심히 포르타 두 솔 전망대를 오르던 기억과 도착해서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 옆에서 울고 있던 여인도 생각났으며, 리스본의 골목길들을 누비고 다니던 그때의 우리는 얼마나 근심이 없었나 생각했다. 맥주를 먹을까 말까를 고민하면서 근처 벤치에 잠시 앉아있을 때, 우리에게 한국인이 물어왔다. “혹시 불 탄 성당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 그 성당은 알고 보니 상 도밍고 성당(산토 도밍고 성당)이었는데, bultan Catholic church이라는 것이 명칭인 줄 알고 얼마나 우스웠던지. 그녀의 여행을 따라다니며, 내가 가보지 못한 곳들은 그녀의 시선에서 바라보기도 하고, 근처에는 가봤지만 실제로 들어가 보지 못했던 곳들에 대해서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었으며, 낯익은 곳들에 대해 “어! 여기 나도 가본 적이 있는데!”라면서 나의 추억들도 소환하여 그녀의 여행과 나의 여행을 포개놓으며 즐거워했다. 아, 이토록 매력적인 곳들이라니.



그리고 그녀가 벨렘에서 만났던, 아니 스쳐 지나갔던 “한국인이야, 짜증 나.”라고 내뱉은 한국 여성을 보면서 생각하기를, 여행자 중에서 한국 여성들은 대부분 그런 시각을 가지고 있는 듯한 양상을 나도 느꼈다. 포르투에서 만난 한국 남성은 우리를 보고 반가워하며 기꺼이 자리를 비켜주기도 했고, 리스본에서 만난 다른 한국남성(bultan Catholic churchㅎㅎ) 역시 거리낌 없이 웃으면서 다가온 반면, 한국 여성들은 만나면 같은 인종이어서 너무나도 싫다는 듯 고개를 홱! 돌리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그러지 않은 사람도 있었지만) 내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 라고 생각하면서도 불유쾌한 감정은 그날 하루는 나를 따라다니곤 한다.



여행을 할 때에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는 하지만, 평소에는 궁금한 것에 대해서는 바닥까지 다 뚫을 기세로 찾아보면서도 여행을 준비할 때에는 최소한의 것들의 정보만을 수집하는 편에 속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녀와서도 모르는 경우가 왕왕(아니 사실은 많이) 있는데 그녀 덕분에 “아, 이게 그거였어?”라고 이제야 알게 되는 것들이 꽤 많아 여러차례 당황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리스본 호시우 광장 근처에 있는 놀이동산 컨셉이었던 그 가게가 통조림 가게였다니! 사진을 보자마자 나도 어! 할 정도로 알아차렸던 것은, 너무나도 명확하게 놀이동산 컨셉이었는데 심지어 예뻤기 때문이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물건이든 예쁜 것은 뇌리에 콕 박히기 마련이었다. 나는 그 가게가 사탕을 파는 가게인 줄 알았는데. 흐흐. 그 외에도 (특히 성당에 대해서만큼은) 그녀의 깊고 넓은 여행에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성당에 대해서는 조예가 깊지 않기도 하고, 굳이 찾아다니면서 보지 않는 편에 속하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오히려 나는 골목길들을 걸으면서 길을 잃는 것이 더 즐거웠다. 미로 속에 갇힌 길을 잃는 여행자의 놀이는 포르투갈에서는 더욱 즐겁기만 했다. 어디로 가든 길이 있다는 건 알고 있지만, 전혀 모르는 곳에서 길을 잃는다는 것은 색다른 짜릿함을 주기 마련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녀의 성당 찾아다니기 놀이에 또다른 매력을 느끼며 함께 발걸음을 재촉했다.

 

 

245. 우리의 삶을 움직이는 것 또한 거대하고 요란한 무언가라기보단 아주 작은 틈새다. 그 틈새로 슬며시 빛이 들어오면서 우리의 삶은 비로소 변화한다.

 

요즘 힘든 날에는 특히 더, 나는 호카곶을 많이, 자주, 또 오래도록 생각하곤 했다. 핸드폰 배경화면도 그것으로 해두었다. 그때를 소환하며 숨을 쉬기 위해서. 그곳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 싶은가’ ‘나는 무엇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했지만, 결국 나는 ‘내’가 되기로 결심한 게 전부였다. 무엇도 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다시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어쩐지 그때처럼 호카곶은 내게 ‘나’를 위해 살라고 말해줄 것만 같은 착각이 일었다. 그때의 공기와 바람, 햇빛을, 나는 오래도록, 어쩌면 평생 동안 잊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호카곶은 내게 오랫동안 위안이 되어주고 있다. 그녀의 마음에 위로를 건네주던 단 한 곳의 장소는 어느 곳이었을지, 사뭇 궁금해진다.

 



마지막으로 책에서는 그녀가 벨렘에 갔을 때 발견 기념비탑이 공사 중이라고 하여, 너무 아쉬운 마음에 내가 찍어둔 사진을 한 장 남겨본다.

내가 리스본에서 가장 좋아했던, 벨렘지구. 개인적으로는 벨렘탑을 가장 좋아했는데 시간이 늦어 벨렘탑에 들어가보지는 못했던 아쉬움을 그녀의 사진과 글로 인해 조금은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어쩌다 보니, 가장 마지막날에 가게 되어 더욱 아쉬웠던 곳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지막날에 갔기 때문에 더 마음이 동요한 것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지만. 얼마나 있엇든, 얼마나 느꼈든, 얼마나 동요했든, 얼마나, 얼마나, 얼마나 - 했든, 여행의 마지막은 늘 아쉽기 마련이었다.





305. 모두가 다 내 생각 같지 않다는 점이 세상살이의 즐거움이자 어려움일 것이다.

​나는 여전히 감정에 치우쳐진 상태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근본적인 문제에서는 벗어난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마음이 조금 편안해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녀의 그때와 지금의 마음에는 어떤 변화가 일었을지 묻고 싶지는 않다. 그때는 그때대로, 지금은 지금대로 힘든 게 인생이니까. 그저 그때의 생채기가 조금은 아물었기를 바라며, 그녀의 오늘에 파이팅을 공손하게 내어본다.



 

오탈자 8. 남의 돈으로 벌어먹고 사는 삶 중에 만만한 삶이 어디 있겠냐만은있겠냐마는

오탈자 92. 그 시간표를 시키는 걸 본 적이 없다 ▶ 지키는 걸

오탈자 238. 일상에 메여있는 동안 ▶ 일상에 매여있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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