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일상 속, 화내는 것도 지친 당신을 위한 분노 감정을 관리하는 연습
공진수 지음 / 대림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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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화가 많은 이유는, 내가 타인들보다 더 예민하고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해왔다. -물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내 친구들은 나를 ‘예민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별로 예민하지 않은 사람인데 “난 생각보다 예민한 사람이야.”라고 말했을 때 조소를 금치 못한 적도 있었다. 이렇듯 세상에 자기 자신이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그것은 개인 스스로의 주관적인 지표일 뿐, 비단 그것이 화를 자주 내는 이유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몇 년 전보다 더 화를 쉽게 또 많이 내는 것 같아서 모든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나 스스로에도 불만을 품는 일이 근래에는 잦은 편이다. 내가 모든 현상에 대해 둔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었더라면, 혹은 차라리 화를 잘 참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 현상에 쉽게 반응을 하기도 하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부당한 것에 대해서는 모두 말을 해야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타자는 어디 가서 바보같이 당하고 말도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을 하기도 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것도 ‘적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화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 화를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나의 ‘화’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분노지수를 체크하고 분노의 유형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해두어서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 자아성찰, 외부귀인, 대인관계, 내부귀인, 표현능력, 공격성 중 나의 분노는 외부귀인과 내부귀인 점수가 동일하게 높았다. 외부귀인은 분노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을 말하고, 내부귀인은 분노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것을 말하는데, 이 점수가 동일하다니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문항을 꼼꼼하게 살펴보니, 나는 외부에서 분노를 자주 느끼기는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이 싫다.로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또한 분노의 유형 (폭발형, 투사형, 억압형, 표현형, 보복형) 중에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보복형에 속했다.

  

 


 

 

 

자존감의 상대어는 열등감이다. 그리고 열등감과 비슷한 용어가 바로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은 자존감 못지않게 자존심을 가지고 있고, 자존심을 지키고 보호받으며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면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한ㄴ 것 같으면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해서 분노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한 자존심 지키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보복 운전이다.

이런 면에서 분노와 자존심 지키기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자존심이 강할수록 분노에 취약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굳이 화를 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자존심 때문에 과도하게 반응을 한다. (p.84)

     

위에 발췌해놓은 부분이 나랑 꼭 맞는 부분인데, 위와 같은 부류들-이 바로 보복형이다-이 자존심만 강하고 자존감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실제로 나 스스로 그런 것을 경험해본 바, 슬프게도 부정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가 다양한데, 곰곰 생각해보니 나의 경우에는 내가 받은 부당함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가 있었다. 여기에서 부당함이라는 것은, 내가 받는 피해를 말한다. 타인이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나 역시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매우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가 없듯, 너무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영역을 해치는 이들이 많은 점에 대해서 나는 쉽게 불만을 품게 된다. 처음엔 신경이 쓰이다가, 짜증이 나다가, 그것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만이 쌓이는 상황. 하지만 그것이 매번 화나 분노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음. 쓰다 보니 이상한 것 같은데, 그러면 이것을 예로 들어볼까.

그런 의미로 나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앞 좌석을 발로 툭툭 차는 사람, 전화를 받는 사람, 앞 좌석에 아무도 없다고 발을 올려두는 사람 등등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사람-내 기준에는 무식한-이 많아서.

여기에서 내가 예를 들려는 사람은 앞 좌석을 발로 차는 사람이다. -실제로 이 부분이 내가 제일 짜증을 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데 누가 뒤에서 발로 찼다. 실수일 수 있으니 넘어갈 수 있다. 두 번째 똑같은 상황이 생기면 신경이 쓰이고,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짜증이 나면서 결국 말을 한다. “저기요, 그만 좀 차세요.” - 문제는 그때부터다. 그쪽에서 미안하다는 제스처가 나오면 종전에는 어쨌든 관용을 베풀 수 있으나, 그게 아니라면 화가 나는 것이다. 화가 나느냐, 아니냐는 내가 불만을 표출했을 때 그것에 대한 반응과도 비례하다. 이게 외부귀인일 테고, ‘다른 사람은 이런 부분에 대해 -이유야 어찌 됐든- 넘기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고 자책하는 것이 내부귀인일 것 같다.

 

 

 

 

책에는 데이트 폭력,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등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분노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예시들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분노의 여러 모습을 보았고, 어떤 형태든지 분노의 최후는 폭발,이었다. 저자는 생존을 위해서도,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분노 감정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분노에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을 여러 가지를 제시를 해주었는데, 그중 한 가지 내가 꼭 실천해보고 싶은 것은 다음의 것이었다.

 

감정을 종이에 적어볼 것

머리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종이에 적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정이 식고 이성이 작용하는 시간에 분노 폭발의 순간을 차분하게 적다 보면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도 좀 더 명료하게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때 이를 처리할 전략에 대한 지혜가 생긴다. 이러한 훈련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동일한 실수와 실패를 확실히 줄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당신도 분노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p.190)

 

   

 


 

집에 굴러다니는 수첩에 하루의 감정을 써봐야지, 했다. 사건과 감정을 간략하게 적어두는 것. 그 감정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지에 대해 복기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그 후부터 내가 짜증을 내면 “또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라고 그이가 자꾸만 놀려대는데,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지금도 짜증을 부리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창피함마저 느꼈다. 사실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 일들이 더 많을 텐데, 오늘은 감정에 잡아먹히지 말아야지. -했지만, 나는 내가 별것도 아닌 일들에 감정이 쉽게 갉아먹힐 것을 잘 알고 있다. 하하. 노력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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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멋진데! 철학하는 아이 7
마리 도를레앙 지음, 이정주 옮김, 강수돌 해설 / 이마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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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자, 사세요! 외투, 대접, 단추, 소시지, 화병, 소파, 양탄자, 구두, 빗자루, 거울, 커피잔, 모자, 손가방, 풍선, 세탁기, 암탉, 다리미, 트럼펫, 수영복이 있어요…….”

② “자, 사세요! 구두잔, 가방모자, 양탄자우산…….”

③ “자, 사세요! 식사를 할 수 있는 식탁이 있어요. 요리용 냄비가 있어요. 비를 막아주는 우산이 있어요. 바닥을 쓰는 빗자루가 있어요. 자르는 데 쓰는 가위가 있어요. 목욕할 수 있는 욕조도 있어요.”

우리는 어떤 것에 새롭다고 느끼며 흥분할까?

우리는 ‘must have item’이라는 핑계로 하나씩 물건을 사들이고, 그밖에는 새롭다는 이유로, 신기하다는 이유로, 물건을 사들이곤 한다.

하지만 지금은 ‘미니멀 라이프’가 유행처럼 번지는 2017년의 늦겨울이다. 이는 두 음절로 ‘비움’이라고도 하는데, 그것은 우리가 이미 알고 있던 생활습관의 한 종류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것이 미니멀 라이프라는 이름으로 재탄생되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한 것이다. 뭔가 새로워 보이기 때문이다. 그것을 우리가 종전에는 몰랐을까? 아니, 갑자기가 아니라, 우리는 책에 나온 사람들처럼 “오, 멋진데! 여태껏 그런 건 없었잖아.”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뿐이다.

위에 잠깐 언급한 것이, 내가 생각한 이 책 내용의 전부이다.

이 책은 일러스트를 충분히 구경해도 넉넉하게 10분이면 이 책을 다 읽을 수가 있다. 어떤 이는 휘리릭 읽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읽고 나서는 멍한 상태가 되고야 만다. 나는 이 책을 되감기 식으로 세 번을 보았는데, 아무리 보아도 멍청한 얼음이 된 나를 풀어주지 않고 더 견고히 멍청한 얼음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리고 뒤늦게 혼자 땡.

나는 굉장히 빡빡한 소비습관을 가지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그러지 않을 수 있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그런 내가 우스웠다. 이 사람들이 내가 아니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오! 획기적인데? 나도 한 번 사볼까?” 생각해보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고. 또 어떤 것은 굉장히 사소한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도 있었는데, 이를테면 이런 것. 난 책의 특정한 장르에 빠질 때가 있다. 지금은 추리를 잘 읽는 편은 아니지만, 한때는 단 며칠이지만 추리소설만 읽었던 시기도 있었다. 작가가 파놓은 속임수에 빠져 “오, 새롭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읽다가 어느 순간 추리소설에 질려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다른 장르의 책에 손을 뻗는 것.

 

 

 

물론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고, 소비자가 있어야 생산자도 있는 것이 맞다. 누군가의 말처럼 소비습관이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는 말에 반박하고 싶지도 않다.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다른 것이고, 그 가치관에 내가 개입할 생각은 없으니까. 하지만 이 책을 한 번쯤은 읽어보세요,라고 권해보고 싶다. 이 책에 나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우스운지. -특히 구두에 차를 마시고, 새로운 잠자리에 적응해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그리고, 내가 이 사람의 한 사람은 아닌지. 이것이 비단 소비습관에만 국한되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 어린이를 비롯한 어른들에게도 충분한 생각거리를 안겨줄 좋은 동화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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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스페인 어느새 포르투갈 - 찬란한 청춘의 첫 번째 홀로여행
김미림 지음 / 성안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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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너무 추운 겨울과 너무 더운 여름(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여름휴가를 제외하고는)에는 잘 다니지 않는 편이다. 내 친구의 말처럼 어쩌면 난 딱 그만큼만 여행을 좋아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와 진짜 추웠어! 혹은 와 진짜 더웠어! 로 끝나는 여행은 과정이야 어쨌든 추억으로 남기는 하지만, 아쉬움이 더 짙은 경험이 많아지다 보니 자연스레 고스란히 미루게 되는 것이다.

 

그때에 내가 하는 일은, 여행기를 찾아보는 일이다. 책도 좋고, 블로그도 좋고, 카페도 좋다. 그러면서 가지 못한 곳에 대해서는 한 번 가보고 싶다는 소망을 품고, 다녀온 곳에 대해서는 나의 여행이 오버랩이 되는 매우 야릇한 경험도 할 수 있다. 특히 내가 다녀온 곳은 더 꼼꼼하게 보면서 뭐야! 나 여기 못 다녀왔는데 ㅠㅠ 여기 어떻게 갔지? 여보여보, 우리는 여기 들어가려고 했는데 못 들어갔잖아!!!” (이를테면, 프라하 틴성당...) 하며 이런 아쉬움이 격한 감정으로 바뀌기도 일쑤이고. 또 꼭 그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타인의 여행을 눈으로 좇는 일, 사실 그것만으로도 즐거우니까. 어떤 날에는 하루 온종일 여행기에 빠져있는 날도 있다. 그이가 핸드폰 좀 그만해!라고 타박하면 어쩔 수 없이 강제로 핸드폰을 off 시켜야 하는 날도 있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여행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었다. 으레 여행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어릴 적 여행이 전부였으니까. 어릴 적 여행은, 집안의 모든 물건, 그러니까 텐트부터 시작하여 그릇이며 냄비며 집안의 살림들을 전부 다 가져갔다가 전부 다 가지고 오는 일. 물론 어릴 때의 여행에 대한 추억은 깊어서 무궁할 정도지만, 조금씩 크면서 여행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는 까닭이었다. 또한 어딘가를 다녀와서의 그 피로함도 여행에 빠질 수 없는 요소로 작용되었는데, 2013년 결혼 직전에 전국 여행을 하면서 뒤늦게 여행에 대한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게 된 것이다.

 

 

날은 점점 따듯해지고 있고, 겨울잠을 자듯 웅크리던 나도 이제 슬슬 기지개를 켤 일만 남았다. 이제 슬슬 준비하던 여행들을 하나둘 가동해야지 부릉부릉=333 하고 있는 찰나에 눈에 띈 책. 어쩌다 스페인 어느새 포르투갈

 

 

그 책이 조금 남다르게 다가온 것은 곧 다가올 포르투갈 여행이 있어서이기는 했지만, “넌 여행을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아닌가봐.” 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가고 싶은 곳과 아닌 곳이 분명한 탓에 스페인에는 전혀 관심이 없는 나였는데, 블로그 이웃 중 내가 참 좋아하는 엘리 님의 스페인 여행기를 보며 나도 언젠가 빼곡한 톨레도의 전경을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날이 올까!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어 스페인이 그리 낯설지만은 않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그저 해외여행이라는 막연함 때문에 가지도 못할 곳이라고 생각하고 여행기를 부러 찾아보지 않았는데, 참 신기하기도 하지. 예전엔 그저 막연하기만 했던 미지의 곳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그 감정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윤활유가 된다는 것을 여전히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책을 읽으며 나도 욕심나던 것.1

 

셀프 가이드북! 사실 나는 여기엔 뭐가 있고 뭐가 있으니 이렇게 가야겠다.는 식의 동선을 짜는 정도로만 찾아보는 편이었다. 어떤 이는 많이 보면 감흥이 덜 하다던데, 나는 그보다는 내가 직접 보고 조금 다르게 느끼고 싶다는 이상한 욕심 같은 것도 있었다. 그런데 정말 아는 만큼 보인다고, 다녀와서 난 분명 그걸 보고 왔는데 아무런 기억이 나질 않는 것이다. 역시 사람은 모든 것에 감정을 느낄 수가 없는 것이고,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것처럼 아는 것에 더욱 집착하여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 그이에게 선언했다. “여보, 내가 또 일을 벌일 것 같아.” “?” “셀프 가이드북을 만들 거야.” “???? 하지 마. 또 스트레스받을 거면서.” “맞아. 어떤 사람들은 하면서 스트레스 엄청 받는데, 다 하고 나면 뿌듯하다고 하더라.” 이런 식의 대화가 오갔는데, 그이는 어휴~”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셀프 가이드북을 해보지 않은 것도 아니었다. (그것을 셀프 가이드북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처음 여행의 묘미를 느끼게 해준 전국일주를 하면서, 그날그날의 동선을 적어두고 계획해둔 것. 그리고 밑에 짤막하게 쓰는 란도 만들어 두었었다. 이번에 셀프 가이드북을 만들게 된다면 어쩌면 그것보다는 확장이 되겠지만, 벌써부터 설렌다. 하지만 나는 셀프 가이드북에 이 건물의 역사와 유래 이런 것까지는 넣지는 않을 생각. 나는 언제나 심플한 것을 추구하니까.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수첩이면 더 좋겠다. 어쨌든 나만의, 혹은 우리만의 셀프 가이드북을 따로 만들어둔다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의 일부일 것 같다. ps. 이번에는 시시때때로 쓸 수 있는 여백의 노트를 충분하게 만들어둬야지!

 

 

 

책을 읽으며 나도 욕심나던 것.2

 

그리고 여행을 가서 하루에 한 장씩 엽서를 쓰는 것 역시 참 멋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내가 그것까지 한다고 하면 그이는 아마 조금 많이 말릴 것 같기는 하다. 엉뚱한 곳에 강박관념이 있는 나는 그걸 하지 않으면 여행이 망쳐버렸어! 라며 우울해할지 모른다는 것이 그이의 판단일 것. (안 봐도 안다. 하하.) 그래도 해보고 싶다! 대상은 누구라도 좋을 것 같다. 그게 내가 나에게 보내는 엽서일지라도.

 

 

 

 

책의 본문에는 히스로 공항에서의 두근두근하는 입국 심사, 읽기만 해도 매력 넘치는 톨레도, 공항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을 다시 찾는 행운, 포르투갈에서 몇 번이나 소매치기를 당할 뻔했던 일들, 칼로리 폭탄의 주범 포르투의 프란세지냐, 포트 와인, 와이너리 투어, 벨렘지구의 에그타르트, 유럽의 땅끝마을 로카 곶(호카 곶), 그토록 기대했던 세비야 대성당에 결국 가지 못하게 된 것, 타지에서 만난 동행인, 카우치 서핑, 낯선 곳에서의 히치하이크, 캄프 누에서의 직관 등등 읽을거리가 적게는 한 페이지, 많게는 서너 페이지씩 짧게 나누어져 있어서 읽는데도 부담이 없었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여행 준비의 A to Z 라고 하여,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주는 일종의 tip이 기재되어 있고, 스페인&포르투갈 OR only 스페인 OR only 포르투갈의 일정도 써두어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페인을 다녀온 각기 세 자매의 인터뷰가 있어서 읽다가, 어쩐지 좀 불편해져서 그 부분은 패스를 했다.

 

 

+ 책에 블로그 주소가 나와 있어 들어가 보았는데, 블로그는 들어가지 말걸. 책을 읽을 때의 느낌과 블로그의 글을 볼 때의 느낌이 너무 많이 달라서, 조금 혼란스러워졌기 때문. 뭔가 더 쓸 말이 있기는 하지만, 그만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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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어린이 표
황선미 지음, 이형진 그림, 서울초등국어교과교육연구회 / 이마주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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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독서논술 강의는 어린이 동화를 접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런데 그 중 나쁜 어린이 표는 어린이 필독서 중 한 권이었는데, 실제로 강의시간에 문제 예시로도 많이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읽지 않아도 이야기를 대충 어림짐작할 수 있었다. 그 책은 꼭 읽어봐야지 싶어서 도서관을 찾으면 어린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동화라서 그런지 매번 대출 중이었고, 몇 번 반복하다가 서서히 잊혀져갔다. 그런데 이번에 나쁜 어린이 표가 새 옷을 입고 출간이 된다고 하니 나도 아는(정확히는 들어본) 책인데! 하면서 반가운 마음마저 들었다.

   

   

   

반장 선거에서 떨어진 건우는 장난을 치다가 화분을 깨뜨려 노란색 스티커를 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나쁜 어린이 표는 가령, 준비물을 못 챙겨 왔을 때, 공부 시간에 떠들었을 때, 욕했을 때, 싸웠을 때, 숙제 안 해왔을 때, 복도에서 뛰었을 때 받게 되는 것으로, 담임선생님은 매를 들지 않는 대신에 노란색 스티커인 나쁜 어린이 표를 주겠다고 말했는데, 그것을 건우가 처음으로 받게 된 것이었다.

   

뒤이어 수업 시간에 늦어 나쁜 어린이 표를 두 장씩이나 받게 된 건우는 일기를 꼬박꼬박 내야겠어. 쓰레기도 줍고, 발표도 잘해야지. 착한 어린이 표를 받으면 나쁜 어린이 표를 덜어 준다고 하셨잖아.라는 생각도 잠시, 건우는 자꾸만 나쁜 어린이 표를 받게 되는 그 상황들이 너무나도 불만이다.

   

나는 여태껏 내가 나쁜 애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왜 자꾸 나쁜 어린이 표를 받는지 모르겠어요. 내 이름 옆에 네 번째 나쁜 어린이 표가 붙었거든요. 욕을 해서요. 나는 이번에도 무척 못마땅했어요. 욕한 게 잘했다는 게 아니라 불공평하다는 말이에요. 내가 욕한 것은 화장실이니까 선생님이 들었을 리가 없잖아요. 나는 남자고 선생님은 여자라고요.

이건우! 화장실에서 욕했다면서?”

안 했는데요?”

거짓말까지 하면 더 나빠. , 한 장!”

   

   

건우의 생각대로, 선생님이 나쁜 어린이 표를 주는 것에는 규칙이 없고 또 불공평하기까지 했다. 책을 읽는 동안 나조차도 반발심이 생겨나며 남몰래 수첩에 선생님에게 나쁜 선생님 표를 주는 건우를 응원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쁜 선생님 표 하나! 고자질한 애한테도 나쁜 어린이 표를 줘야지요.

나쁜 선생님 표 둘! 싸움은 지연이가 먼저 시작했어요.

나쁜 선생님 표 셋! 저도 발표 좀 시켜 주세요.

나쁜 선생님 표 넷! 창기는 떠든 게 아니라 수학 문제를 물었을 뿐이에요.

나쁜 선생님 표 다섯! 선생님은 친절하지 않아.

나쁜 선생님 표 여섯! 노란색은 싫어.

나쁜 선생님 표 일곱! 규칙을 마구 바꾸면 안 돼요.

나쁜 선생님 표 여덟! 창기가 왜 늦었는지 물어봐야지요.

   

   

   

선생님의 나쁜 어린이 표를 주는 행동에는 분명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쁜 어린이 표를 주는 것으로서 너는 나쁜 어린이야.’라고 강제적으로 낙인을 찍는 것인데, 어린이 스스로 역시, 건우처럼 나는 나쁜 어린이가 아닌데 왜 자꾸 나쁜 어린이 표를 받게 되는 거지?’라고 생각하게 하는 것과 동시에 어린이들도 그 아이를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게 된다는 것 때문이었다. 쟤는 나쁜 어린이 표를 많이 받았어. 쟤랑 어울리면 나도 받게 될 거야. 라는 식의 편견을 누구도 아닌 선생님이 만들어주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그렇게 선생님을 욕하며 어린 건우의 마음을 다독이는 것이 전부가 되도록 이야기를 끝내지 않는다.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은 마지막에 있었다. (이 부분은 서평에 기재하지 않으려 한다.) 짧은 이야기 속에 큰 교훈이 담겨있었다. 어쩌면 그 마지막 부분이 이 책을 오랜 시간동안 사랑을 받게 만들어준 것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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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DIARY (Future Me 5 years)
윤동주 100년 포럼 지음 / starlogo(스타로고)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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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윤동주 시집은 진즉에 구매하려고 했는데,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시집을 찾지 못 했다.

지금 시중에 나와있는 윤동주 시집은 하나같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그 안에 든 내용물이 더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 라는 생각과는 무색하게 그렇게 나는 외관을 따지고 있었다.

따지고 보면, 언젠가 구매할 책이 윤동주 시인의 시집이었다. 그래서, 그러니까, 그러므로 - 급할 건 없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상황이 좀 달랐다. 이 다이어리를 보자마자, 이건 사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내가 다니던 학교만 그랬을지 모르겠지만,

고등학생 때, 국어시간에 우리는 본인이 제일 좋아하는 시를 오롯하게 외워야만 했다.


[근데 아마 이건 우리 학교의 특징인 것 같다. 나는 정치시간에 헌법도 외워야만 했는데... J는 그게 너무 이상하다고 했다.]

[=내가 공부를 싫어하는 게 너무 이상한 일도 아니었던 것 같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해본다.]



아무튼 나는, 윤동주의 시를 읊었다. 이유는 그 당시에 윤동주 시인이 잘 생겼기 때문이었다.


단순히 윤동주 시인이 잘 생겨서 좋아했다는 나의 말에,

J는, “뭐야, 머리가 벗어졌잖아? 이런 스타일 좋아해?” 라고 놀려댔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학사모를 쓴 반듯한 얼굴은 당시 내가 윤동주 시인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언젠가부터 ​나는, 반듯하고 신념이 강한 사람을 좋아해왔는데,

윤동주 시인의 공이 크다고 할 수 있을 수도 있겠다.

그의 시를 읽으면서 나는, 사람이 어느 나이가 되면 ​생각이 깊어지는 진짜 어른이 될 줄 알았다.

 

 

 

 




지난 연휴 동안, 영화 「동주」를 또 보았고, 배우 강하늘 씨가 읊는 시를 듣고,

나는 다이어리 속에 있는 그의 시를 들여다보았다.

 

 

 

 





그의 시는 유약하지만 강인하고, 간결하지만 마음을 가득 채운다.


나는 윤동주 시인을 보자마자 좋아했기 때문에, 어떠한 저항심도 생길 수가 없었다.

사람이 틀에서 깨어지려면 균열이 있어야 하는데, 나는 그런 균열이 생길 틈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데 누군가의, 그가 왜 독립운동가인가. 하는 질문에 덩달아 의문이 생겼었다.

그는 독립운동가이기보다는, 본인이 하고 싶은 것만 하려던 어쩌면, 지독한 고집쟁이일지도 몰랐다.


사실 나는 윤동주가 왜 독립운동가인가.에 대한 근거는 몰라도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미 수능을 위한 언어 공부를 할 때에, 이미 충분하게 시를 파헤쳤기 때문에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었던 까닭이다.

시대에 저항했던 시인으로 알려진, 언행일치를 꿈꾸었던 시인 윤동주. 그 외에 내가 느끼지 못한 것은 필요 없었다.



 

 

 

 

 




나는 사실, 이곳에 지금까지도 아무것도 쓰지 못 했다.

단순하게 말한다면, 무엇을 쓸지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욱 단순하게는,

그대로의 보존 가치도 꽤 크다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제때에 유용하게 쓸 수 없는 거라면,

소유할 필요 자체가 없다고 생각해왔던 나의 가치관에 따라, 곧 쓸 일이 생길 것이다.


나는 이 다이어리를 독서노트로 쓰기도 했다.




/내가 생각했을 때, 그게 가장 효율적일 것 같다는 생각.때문에.


 

 

 

 

 

 




ps. 질감이 참 좋다. 보들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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