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 - 일상 속, 화내는 것도 지친 당신을 위한 분노 감정을 관리하는 연습
공진수 지음 / 대림북스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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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화가 많은 이유는, 내가 타인들보다 더 예민하고 과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해왔다. -물론, (좋은 것은 아니지만) 내 친구들은 나를 ‘예민한 사람’이라는 말을 하기는 한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별로 예민하지 않은 사람인데 “난 생각보다 예민한 사람이야.”라고 말했을 때 조소를 금치 못한 적도 있었다. 이렇듯 세상에 자기 자신이 예민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가 생각해보면 그것은 개인 스스로의 주관적인 지표일 뿐, 비단 그것이 화를 자주 내는 이유의 전부가 될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의 나는 몇 년 전보다 더 화를 쉽게 또 많이 내는 것 같아서 모든 상황에 대해 반응하는 나 스스로에도 불만을 품는 일이 근래에는 잦은 편이다. 내가 모든 현상에 대해 둔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었더라면, 혹은 차라리 화를 잘 참을 줄 아는 사람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나는 현상에 쉽게 반응을 하기도 하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부당한 것에 대해서는 모두 말을 해야 하는 성격이기도 하다. 타자는 어디 가서 바보같이 당하고 말도 못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고 말을 하기도 하고,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것도 ‘적당’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더 큰 것도 사실이다. 화에 지배당하는 것이 아닌 화를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저자는 나의 ‘화’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책의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자신의 분노지수를 체크하고 분노의 유형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해두어서 나도 모르는 나를 알아볼 수 있었는데, 자아성찰, 외부귀인, 대인관계, 내부귀인, 표현능력, 공격성 중 나의 분노는 외부귀인과 내부귀인 점수가 동일하게 높았다. 외부귀인은 분노의 원인을 외부에서 찾는 것을 말하고, 내부귀인은 분노의 원인을 내부에서 찾는 것을 말하는데, 이 점수가 동일하다니 처음엔 이게 뭐지? 싶었다. 문항을 꼼꼼하게 살펴보니, 나는 외부에서 분노를 자주 느끼기는 하지만 그런 내 모습이 싫다.로 결론을 낼 수 있었다. 또한 분노의 유형 (폭발형, 투사형, 억압형, 표현형, 보복형) 중에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보복형에 속했다.

  

 


 

 

 

자존감의 상대어는 열등감이다. 그리고 열등감과 비슷한 용어가 바로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들은 자존감 못지않게 자존심을 가지고 있고, 자존심을 지키고 보호받으며 살고 싶어 한다. 그런데 자신의 자존심에 상처가 생기면 감정을 잘 조절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소한 것이라도 다른 사람이 자신을 무시한ㄴ 것 같으면 분노를 표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자존심을 보호하기 위해서 분노하는 것이다. 이러한 과한 자존심 지키기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보복 운전이다.

이런 면에서 분노와 자존심 지키기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또한 자존심이 강할수록 분노에 취약할 수 있다. 이런 사람들은 굳이 화를 내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도 자존심 때문에 과도하게 반응을 한다. (p.84)

     

위에 발췌해놓은 부분이 나랑 꼭 맞는 부분인데, 위와 같은 부류들-이 바로 보복형이다-이 자존심만 강하고 자존감은 낮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실제로 나 스스로 그런 것을 경험해본 바, 슬프게도 부정할 수가 없다-

 


사람들이 화를 내는 이유가 다양한데, 곰곰 생각해보니 나의 경우에는 내가 받은 부당함에 저항하기 위해서.라는 결론을 도출할 수가 있었다. 여기에서 부당함이라는 것은, 내가 받는 피해를 말한다. 타인이 나에게 피해를 주는 일을 극도로 싫어하기 때문에, 나 역시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매우 노력하는 편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내 마음 같을 수가 없듯, 너무 아무렇지 않게 타인의 영역을 해치는 이들이 많은 점에 대해서 나는 쉽게 불만을 품게 된다. 처음엔 신경이 쓰이다가, 짜증이 나다가, 그것에 대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만이 쌓이는 상황. 하지만 그것이 매번 화나 분노로까지 이어지지는 않는다. 음. 쓰다 보니 이상한 것 같은데, 그러면 이것을 예로 들어볼까.

그런 의미로 나는 영화관에 가는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 앞 좌석을 발로 툭툭 차는 사람, 전화를 받는 사람, 앞 좌석에 아무도 없다고 발을 올려두는 사람 등등 기본적인 예의가 없는 사람-내 기준에는 무식한-이 많아서.

여기에서 내가 예를 들려는 사람은 앞 좌석을 발로 차는 사람이다. -실제로 이 부분이 내가 제일 짜증을 내는 부분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는데 누가 뒤에서 발로 찼다. 실수일 수 있으니 넘어갈 수 있다. 두 번째 똑같은 상황이 생기면 신경이 쓰이고, 그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짜증이 나면서 결국 말을 한다. “저기요, 그만 좀 차세요.” - 문제는 그때부터다. 그쪽에서 미안하다는 제스처가 나오면 종전에는 어쨌든 관용을 베풀 수 있으나, 그게 아니라면 화가 나는 것이다. 화가 나느냐, 아니냐는 내가 불만을 표출했을 때 그것에 대한 반응과도 비례하다. 이게 외부귀인일 테고, ‘다른 사람은 이런 부분에 대해 -이유야 어찌 됐든- 넘기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내가 너무 예민한가?’ 하고 자책하는 것이 내부귀인일 것 같다.

 

 

 

 

책에는 데이트 폭력, 학교 폭력, 가정 폭력 등 우리 주변에서 보이는 분노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예시들을 잘 보여주고 있어서 읽으면서 분노의 여러 모습을 보았고, 어떤 형태든지 분노의 최후는 폭발,이었다. 저자는 생존을 위해서도, 감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분노 감정은 꼭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분노에 지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을 여러 가지를 제시를 해주었는데, 그중 한 가지 내가 꼭 실천해보고 싶은 것은 다음의 것이었다.

 

감정을 종이에 적어볼 것

머리로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종이에 적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감정이 식고 이성이 작용하는 시간에 분노 폭발의 순간을 차분하게 적다 보면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도 좀 더 명료하게 알게 된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동일한 상황이 반복될 때 이를 처리할 전략에 대한 지혜가 생긴다. 이러한 훈련을 몇 번 반복하다 보면 동일한 실수와 실패를 확실히 줄일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당신도 분노 조절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것이다. (p.190)

 

   

 


 

집에 굴러다니는 수첩에 하루의 감정을 써봐야지, 했다. 사건과 감정을 간략하게 적어두는 것. 그 감정이 어떻게 해서 생겨난 것인지에 대해 복기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이 책을 읽기 전, 그리고 그 후부터 내가 짜증을 내면 “또 화를 내고 말았습니다.”라고 그이가 자꾸만 놀려대는데, 그럴 때마다 ‘아, 내가 지금도 짜증을 부리고 있구나.’라고 느끼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서 창피함마저 느꼈다. 사실 지나고 나면 별것도 아닌 일들이 더 많을 텐데, 오늘은 감정에 잡아먹히지 말아야지. -했지만, 나는 내가 별것도 아닌 일들에 감정이 쉽게 갉아먹힐 것을 잘 알고 있다. 하하. 노력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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