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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100층에 사는 남자
신문석 지음 / 가나북스 / 2018년 12월
평점 :
책을 읽어내기가 너무 힘들었다. 아주 예-전에 어떤 책에 대해 교정이 뭐 이렇게 형편이 없냐며 서평을 쓴 적이 있는데, 편집부 교정부에서 내게 댓글을 단 적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내가 그 책을 읽기에 그때 굉장히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실례를 다시 범하고 싶지 않아서 출판사에 전화를 해서 혹시 출판사 측에서 이 책에 대한 교정을 본 일이 있냐고 여쭈었다. 이 책을 읽으며 느낀 점을 가감 없이 서평에 표현해도 되겠냐는 말도 함께였다. 출판사 측에서는 독자의 몫이라며 수긍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내가 이 서평에 쓰는 느낀 점은 10분의 1 혹은 20분의 1도 되지 않을 예정이다. 언제 어떤 화살이 내게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유인즉슨 책을 쓴 사람이 따로 있고, 책을 내준 사람이 따로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을 생각이다.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전 재산에 대출을 더하고 다른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서. 정말 이렇게까지 하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나로서는 굉장히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지만, 어쨌든 그러한 일이 일어났다. 예상대로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은 사기꾼이었고, 모든 빚은 ‘나’가 떠안게 되었다. 그대부터 ‘나’는 절망의 시대를 살게 되었다.
이 이야기가 단순히 소설이었다면 나는 주인공에 대한 욕을 한 바가지에 한 바가지를 더 얹고 한 바가지를 더 얹어서 신랄하게 욕을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은 자전적 소설이고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꼭 해야만 하겠다.
개인적으로는 나는 그가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을. 그는 결혼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었고, 이렇든 저렇든 아내가 될 사람에게는 미리 말을 했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것을 결혼식을 올린 후에야 말을 했다는 점이다. 그의 아내는 선택도 할 수 없는, 그러니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그런 삶을 살게 된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마음을 단단하게 붙잡는 일이었을 테다.
그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는 아내에게 통보하듯 말한다. “여보, 나 회사 그만둘게.” “그래서 뭐 하면서 살 건데?” 하지만 그는 대답하지 못한다. 그가 회사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우선은 그곳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신문배달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으나 이내 그 일을 그만두고 만다. 그리고 다른 회사를 다니게 되는 것 같은데 어떤 회사를 다니게 되는지 혹은 다른 회사를 입사를 했다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고 입사한 지 몇 년이 지났다는 문장만 있었다.
내 친구 중에 한 친구는 중고차를 사면서 경제적으로 기울게 되었다. 비록 중고 차였지만 그것을 구매하는데 전 재산을 다 쓰면서 여윳돈은커녕 생활비가 없어진 것이다. 외제차는 아니었지만 기름을 쏟고 다니는 차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 차를 유지할 돈이 없어지고 아이들도 크기 시작하자 대출을 받아서 SUV를 사기로 결정했다며, 중고가와 새 차는 별반 차이가 없어 새 차를 사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어린이집에 몇 백만 원이 밀려있고, 어떤 날은 가스비를 몇 달째 밀려 가스가 끊기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친구는 일해야지, 일해야지. 하면서도 일을 찾아볼 생각도 하지 않고 있었다. 나는 친구에게 많이 실망했지만, 친구의 남편은 매우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8시까지 일을 하고, 이후에 다른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러면 집에 돌아오면 밤 12시에서 1시라고 했다. 그런데 우리 부부가 기함한 일이 있었으니, 다른 일을 시작했다는 말이었다. 새벽 2시부터 아침 6시. 나는 친구 남편에게 실로 감동했다. 저런 모습이 가장의 모습이구나. 싶어서. 이후로 가장의 모습을 떠올릴 때 나는 친구 남편의 모습과 내 아빠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그러면 잠은 도대체 언제 자냐는 말에 친구는 그래서 걱정이라고 말은 하면서도 정작 본인은 일을 할 생각은 여전히 없어 보였는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일을 시작했다고 했다.
책의 ‘나’는 말한다.
그때 그 사람만 안 만났더라면, 집에 돈이라도 많았다면(…)
과연 그럴까?
그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경제관념을 갖추고 있었더라면 대처할 수 있던 일이었다. 그게 아니라면 언제라도 어느 형태로든 벌어질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다. 나도 (나의 일이 아니었지만) 돈에 대해 쪼들려본 적이 있고, 그것으로 인해 고통을 받아본 적이 있기 때문이었다. 여담으로 나의 배우자는 나와 연애할 당시 자신의 직업이 안정되지 않으면 나와 헤어지겠다는 말을 했었다. 나를 힘들게 만들 생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때 당시에 그런 말을 들었을 때에는 뭐 이렇게 매정한 남자가 다 있지? 뭐가 이렇게 냉정해? 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안다. 안온한 삶의 형태를. 돈은 여전히 중요하다. 먹고 살 만큼의 돈뿐만 아니라 그것 이외의 돈이 필요하다는 사실에 대해 부정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자주 생각한다. 돈이 전부는 아니야. 라고. 그러면서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돈이 전부가 아니라고 말하는 사람들에 대한 속성을.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돈에 대해 예속당하지 않는 삶이었다.
나는 2016년에 함께 일하던 사람 덕분에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다고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당시에 읽었던 편혜영 작가의 <선의 법칙>이 그것에 대한 생각을 고착화시켜주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경제관념을 다른 방향으로 바꾸는 순간부터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긍정적인 생각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제관념을 탈바꿈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라는 점이다.
오탈자
(할말은 정말 많지만 하지 않겠습니다.)
오탈자 25. 고개를 들어 선배의 입을 바라보는 순간 입을 땠다 ▶ 입을 뗐다
오탈자 31. 마음은 당장이라도 차를 몰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 차를 몰고
오탈자 42. 사건의 당사자가 지신이 아님을 안도하는 시선이었다. ▶ 자신이
오탈자 58. 어느 지점에서도'극복'이란 용어가 필요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 지점에서도 '극복'이란
오탈자 60. 수다의 내용은 대게 시시콜콜한 집안 대소사나 ▶ 대개
오탈자 79. 그리고 그로인해 겪어야 하고 ▶ 그로 인해
오탈자 85. 본래의 타고난 성격이나 성품을 일컬어'천성'이라고 한다. ▶ 일컬어 '천성'
오탈자 86. 내가 즐겨보는'서민갑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 즐겨보는 '서민갑부'라는
오탈자 97. 아내는 어의가 없는 듯 불같이 화를 냈다. ▶ 어이
오탈자 98. 그래서 뭐하면서 살건데? ▶ 뭐 하면서 살 건데?
오탈자 99. 한 달에 삼백만원 벌기도 힘든 지금 세상에 ▶ 삼백만 원
오탈자 115. 난 이제껏 누구에게 보여 지는 삶을 살려고 하진 ▶ 보여지는
오탈자 124. 그는 어의가 없었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 어이
오탈자 124. 다 먹고 살려고 하는 거지. ▶ 먹고살려고
오탈자 129. 비누로 씻으면 지워질까싶었지만 손가락만 빨개질 뿐 ▶ 지워질까 싶었지만
오탈자 134. 창문을 뚫은 햇볕이 방안을 환히 비췄다. ▶ 햇빛 (햇볕은 피부감각, 햇빛은 시각)
오탈자 135. 잘 못 살고 있는 것 같았다. ▶ (문맥상) 잘못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앞에 내용을 보면 이런 의미의 문장이 들어오는 게 맞는데 그게 아니라면 어쩔 수 없지만)
오탈자 141. 소위 '있어 보이는'모습을 위해 ▶ '있어 보이는' 모습을
오탈자 145. 기분을 가라앉힌 차에 몸을 실었다. ▶ 기분을 가라앉힌 채 차에
오탈자 159. 영화 속 주인공은 '희망'하나로 이뤄냈다. ▶ '희망'하나로
오탈자 159. 불현 듯 행복은 찾는 게 아니라 ▶ 불현듯
오탈자 161. 인간의 삶을 이루는 구성 요소는 수 없이 많다 ▶ 수없이
오탈자 165. 조금만 참아주기를 속으로 바래왔다. ▶ 바라왔다.
오탈자 165. 화라고는 내 본적이 없는 그녀다. ▶ 화라고는 내 본 적이 없는
오탈자 166. 바스락 거리는 인기척이 났다. ▶ 바스락거리는
오탈자 166. 다섯 살 배기 아이와 ▶ 다섯 살배기
오탈자 167. 본능에 충실한 아이의 울음은 장난 하냐는듯한 울부짖음 같았다. ▶ 장난하냐는듯한
오탈자 172. 결국'언젠가는' 이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 결국 '언젠가는'이라는
오탈자 181. 이쯤에 목이 마른 것이 나 뿐만이 아니었으리라 ▶ 나뿐만이
오탈자 183. 특별한 삶을 살 게 될 것이라는 ▶ 살게
오탈자 183. 성공을 보장 받을 수 있다면 ▶ 보장받을
오탈자 184. 되새김질 할 게 틀림없다. ▶ 되새김질할 게
오탈자 186. 떨어지는 것을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는 ▶ 두려워할
오탈자 192. 인생은 비록 힘들어도 버릴게 없으니 귀하게 여기고 화려하기보다 비비람에도 끄떡없는 사람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말씀이 하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버릴 게 없으니 / 말씀이 하고 싶으셨을 것 같다는
오탈자 193. 지나치면 재난일 될 것이었다. ▶ 재난이 될 것
오탈자 196. 십년 전 회사에서 처음 만난 그와는 ▶ 십 년
오탈자 196. 그런 그에게도 말 벗, 인생의 벗이 떠난다고 하니 많이 속상했을 일이였다. ▶ 말벗 / 일이었다
오탈자 200. 정시퇴근을 기대했던 거와 달리 ▶ 정시 퇴근을/것과 (문어체로 쓸 때 ‘거와’라고는 쓰지 않지요.)
오탈자 203. 현실을 도피하고 벗어 난다기 보다 ▶ 벗어난다기
오탈자 206. 내 몸 하나 건사하며 사는 것이야 말로 ▶ 것이야말로
오탈자 206. 내가 사람구실 못하며 살게 된 시작점이 ▶ 사람 구실
오탈자 209. 아이러니 하게도 인생이란 ▶ 아이러니하게도
오탈자 209. 찬바람은 스치기만 해도 진저리를 치곤 하지만 ▶ 치곤하지만
오탈자 215. 홀로서기에 익숙해져 갈만큼이 됐음에도 ▶ 갈 만큼이
오탈자 216. 그로부터 십 수 년이 지난 오늘도 ▶ 십수 년이
오탈자 219. 아득하기만 한 그 날까지 ▶ 그날까지
오탈자 219. 진실 되게 살았더니 그래도 살만 하더라 ▶ 살만하더라
오탈자 224. 숨이 깔딱 깔딱 넘어간다고 해서 붙여진'깔딱 고개'처럼 ▶ 깔딱깔딱/붙여진 '깔딱 고개'처럼
오탈자 227. 삼십년간 금지옥엽 키운 딸을 ▶ 삼십 년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