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과 천둥
온다 리쿠 지음, 김선영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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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을 좋아하지만 클래식은 그렇게 자주 오래 들어보지 못했다. 우연히 피아노나 바이올린 첼로 연주곡을 들으면 좋다 여기기도 하는데, 더 알려 하지 않다니. 그건 왜인지 모르겠다. 알고 싶은 때도 있었던가. 예전에 음악을 들어보려고 CD를 산 적 있다. CD 열장에서 들어본 건 몇장 안 된다. 클래식에 아주 조금 관심을 가진 적이 있다는 게 어딘가. 나만 그런 건 아니겠구나. 그건 자주 오래 들어야 귀에 익을 거다. 대중음악은 몇번 들으면 익숙해지는데. 음악이나 운동은 듣고 보기보다 자신이 하는 게 더 재미있다. 클래식을 오래 자주 듣지 못하는 건 내가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없어서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피아노를 오래 배웠다면 나았을까. 여기에서 마사루는 음악과 운동은 비슷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언젠가 내가 피아노 배우는 건 돈이 많이 드니 타자를 배웠다고 했는데, 여기 나오는 어떤 소설가(온다 리쿠 생각이기도 하겠지)는 치아노 치는 것과 컴퓨터 키보드 치는 걸 비슷하게 여겼다. 재미있구나.

 

 언제 이 책을 알았던가. 어떤 분이 온다 리쿠가 쓴 책이 나오키상을 받았다는 글을 썼다. 그때 피아노 콩쿠르 이야기라는 것을 알고 재미있겠다 생각했다. 2017년 6월말엔가는 이 책이 일본 서점대상도 받았다는 거 알았다(더 일찍 알았던가). 일본 서점대상 후보였던 《츠바키 문구점》 드라마를 보고 온다 리쿠가 상 받는 모습을 우연히 봤다. 그걸 알고 얼마 지나지 않아 책이 한국에 나왔다. 《츠바키 문구점》도. 이 책 《꿀벌과 천둥》도 드라마나 만화영화로 만들면 괜찮을 텐데. 만들까. 책만 봐도 괜찮기는 하다. 그때 책 한권 더 알았다. 그건 《오후도(앵풍당) 이야기 風堂ものがたり 》(무라야마 사키)로 책방이 나오는 거다. 책방과 사람이라 해야겠지. ‘오후도(앵풍당)’가 책방 이름이다. 이것도 따듯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츠바키 문구점’은 편지고 ‘오후도 이야기’는 책방이라니. 내가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좋아하겠다. 이 두 책 공통점이 하나 있다. 나무가 나온다는 거. 츠바키 문구점은 동백나무고 오후도 이야기는 벚나무다. 이건 오후도라는 한자를 봐서 생각한 거고 책에 벚나무가 나오는지 그건 나도 모른다. 책방 앞에 있을 것 같다.

 

 온라 리쿠는 일본 서점대상을 두번째로 받았다. 처음 받은 건 《밤의 피크닉》이다. 이 책 예전에 읽기는 했다. 그때 좋게 여긴 건 고등학교 행사로 밤을 새워 걷는 거였다, 처음에는 뛰었던가. 그때는 그게 좋게 보였지만 지금은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그 책을 보고 온다 리쿠 책을 여러 권 만나기는 했는데 그렇게 잘 보지 못했다. 미스터리처럼 보이면서도 아주 미스터리는 아니기도 했다. 난 잘 읽지 못했다 해도 한국에는 온다 리쿠 책을 좋아하는 사람 많다. 이번 책 《꿀벌과 천둥》은 지금까지 나온 것과는 좀 달라 보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온다 리쿠만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별로다 할지도 모르겠지만, 반대로 나는 괜찮았다. 이 책으로 온다 리쿠를 처음 만나는 사람도 있겠지. 나오키상은 일본 대중소설에 주는 상이다. 그래선지 책은 읽기에 어렵지 않다. 클래식에 피아노 콩쿠르를 많은 사람이 아는 건 아니겠지만, 그런 것을 한번 엿보는 것도 괜찮다.

 

 이야기는 제6회 요시가에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열리는 두주 동안을 그렸다. 1, 2, 3차 예선에 본선까지 두주나 하다니. 제1차 예선에는 아흔 명이 참가한다. 제2차 예선에 나갈 수 있는 건 스물네 명이고 제3차 예선에는 열두 명 본선에는 여섯 명이 나간다. 어쩐지 심사하는 사람이 힘들 것 같다. 심사위원에서 몇 사람 이야기도 하지만, 피아노 콩쿠르에 참가하는 네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예선을 치르기 전에 참가등록 하는 부분도 나온다. 그때 파리에서 가자마 진이 뽑힌다. 가자마 진은 열여섯 살로 아버지가 양봉일을 해서 여기저기 옮겨 다녔다. 지금까지 가자마 진은 정규음악교육을 받지 않고 이름이 잘 알려진 피아니스트 유지 폰 호프만 제자라는 걸로 콩쿠르에 참가했다. 클래식은 학교 같은 걸 좀 따지지 않나 싶다. 새로운 사람이 나타나길 바라면서도 음악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하면 서류 면접에서 떨어뜨린다. 가자마 진이 한 피아노 연주는 아주 색달랐다. 그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었다. 피아노 연주를 소리가 아닌 글로 나타내는 건 쉽지 않을 텐데 음악을 몰라도 책을 보다보면 음악이 들리는 듯하다. 신기한 일이다.

 

 앞에서 가자마 진밖에 말하지 못하다니. 가자마 진뿐 아니라 에이덴 아야나 마사루 카를로스 레비 아나톨은 천재다. 천재는 아니라 해도 자신만의 음악을 하려는 다카시마 아카시도 있다. 클래식은 어렸을 때부터 하고 그때 재능을 알 게 될 거다. 다른 건 하지 못하고 그것만 해서 힘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그거 하나에 시간을 다 쏟아부어도 프로가 될까 말까 하고 어렸을 때는 천재였다 해도 시간이 흐르면 평범해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네 사람 아니 피아노 콩쿠르에 나오는 모든 사람 가운데서 가장 자유로운 건 가자마 진이다. 마사루는 연주 잘하고 잘생기고 벌써 스타였다. 아야는 어렸을 때는 천재로 피아노 연주 활동을 했는데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고 피아노 연주 활동을 그만두었다. 다카시마 아카시는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자신은 천재가 아니다 여기고 악기점에서 일했다. 피아노 연주에서는 멀어졌지만 여전히 미련이 남아서 콩쿠르에 참가하기로 했다.

 

 두주는 긴 시간일까 짧은 시간일까. 두주 동안 소설에 나오는 사람은 조금씩 바뀐다. 자란다고 해야겠지. 가장 많이 달라지는 건 에이덴 아야 같다. 아야는 가자마 진이 하는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자신도 피아노 연주를 하고 싶다 생각한다. 마사루는 어릴 적 친구 아야를 만나 기뻐했다. 아카시는 앞으로도 음악을 하려 한다. 음악은 천재만이 하고 즐기는 건 아니다. 평범한 사람은 자기 나름대로 즐기면 된다. 이건 어떤 일이나 마찬가지다. 책을 보면서 음악을 듣는 듯한 느낌 괜찮다. 음악, 클래식을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지 않아도 괜찮겠지. 피아노 연주하는 사람 이야기가 많지만, 그것을 할 수 있게 하는 무대 매니저 조율사 이야기도 조금 나온다. 그밖에 더 많은 사람이 뒤에서 일하겠지. 음악은 누구나 듣고 즐길 수 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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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주노초파남보

일곱 빛깔 무지개는

일곱 형제라네

 

한차례 비가 쏟아지고

해가 다시 얼굴 내밀면

일곱 형제는 나타나지

 

하늘에 일곱 형제가 걸리면

사람들은 반갑게 맞이해

 

가끔, 짧은 시간일지라도

멋진 일곱 형제를 만나면

웃을 수밖에 없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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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낮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밤. 그것을 자주 잊고 사는 듯해. 아주 깊은 밤이 아니면 잠시 걸어도 괜찮을 텐데. 무서운 세상이 되어 밤에는 밖에 잘 나가지 않는 걸까. 그것도 있지만 귀찮아서야. 조금 밝으면 밖에 나갔다 와도 괜찮겠다 생각하지만, 해가 지고 조금씩 어스름이 내리면 밖에 나가기 싫어. 게으름이 문제군.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은 낮에 바깥에서 지내고 집에 오면 쉬고 싶을 거야. 쉬고 싶은데 굳이 어두울 때 밖에 나가려 할까. 어두워도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다면 집에 오기 전에 만나겠지. 그럴 때는 밤길을 걷겠어. 그렇게 밤길 걷는 사람은 그걸 즐겁게 여길까. 만나는 사람에 따라 즐겁기도 하고 조금 우울할 수도 있겠네. 오랜만에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가기를.

 

 

 

 성민은 오랜만에 친구 진영을 만났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마치 어제 만났다 다시 만난 것 같았다. 진영도 성민을 무척 반갑게 여겼다.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 커피숍을 나와 밤길을 걸었다. 밤인데도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성민은 다른 사람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쩐지 진영도 성민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진영아, 우리 가끔 만나자.”

 

 “응. 나도 그러면 좋겠다.”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기분 좋겠어. 겨울이면 예쁘게 함박눈이 오고 다른 때라면 달이 떠 있어도 괜찮겠지. 별이 많이 보이는 하늘이면 좋겠지만 지금은 별이 잘 보이는 곳 별로 없어. 시골에서는 잘 보일까. 도시보다는 좀 더 보이겠군.

 

 어두운 밤은 분위기 있어서 좋아. 밤이어도 거리에 빛이 많아서 걷기에 어렵지 않지. 그 빛이 조금 싫기도 하지만, 무척 어두워서 무서운 것보다는 낫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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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있는 역사,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증언 평화 발자국 19
김금숙 지음 / 보리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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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김숨 소설 《한 명》을 보고 거의 한해가 지났습니다. 한해가 조금 지나고 또 이런 이야기를 만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풀》은 만화지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야기예요. ‘위안부’라고 써야 한다는 건 이걸 보고 알았습니다. 한반도가 일본 지배에서 벗어나고 어느새 일흔해도 훨씬 넘었습니다. 일흔해가 됐을 때도 시간이 많이 흘렀다 했을 텐데, 일흔해에서 몇해가 더 흘렀네요. 시간은 사람과 상관없이 잘도 갑니다. 시간이 가기에 다행스럽기도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인 것도 있군요. 그런 것 가운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일이 있네요. 이 일본군 ‘위안부’ 가 알려진 것도 전쟁이 끝나고 한참 뒤지요. 그때는 일본이 아예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건 아는데 그 뒤 인정했는지 그건 잘 모르는군요. 인정했다면 일본이 사과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아직 사과하지 않은 걸 보면, 그 일을 깨끗하게 인정한 건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분들이 살아 있을 때 일본이 사과하면 좋을 텐데요.

 

 일제 강점기에 조선에는 못사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잘사는 사람도 있었겠지만 그 사람은 친일을 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못사는 서민은 아이를 제대로 기르기 힘들었습니다. 그때 힘든 건 아들보다 딸이었습니다. 가난해도 아들은 학교에 보내고 딸은 집에서 일을 시키고 동생을 돌보게 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이옥선 님도 그랬어요. 오빠는 학교에 다녔지만 이옥선 님은 집에서 동생을 돌봤습니다. 학교에 간다고 즐거운 일은 없겠지만 가지 못하면 더 가고 싶기도 하지요. 이옥선 님은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었어요. 어느 날 어머니가 이옥선 님한테 우동집에 수양딸로 가면 굶지 않고 학교에도 다닐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옥선 님은 학교에 다닐 수 있다는 말에 우동집에 수양딸로 가기로 해요. 하지만 이옥선 님이 간 우동집에서는 양딸이 아닌 식모를 찾은 거였습니다. 어머니가 그것을 알았다면 이옥선 님을 보내지 않았을 거예요. 그때는 아이를 돈을 받고 남의 집에 보내기도 했다고 하지만.

 

 우동집에서 일하다 이옥선 님은 술집으로 팔려가요. 거기에서도 허드렛일을 합니다. 이옥선 님은 심부름을 갔다가 남자 두 사람한테 끌려갔습니다. 이옥선 님을 끌고 간 건 조선 사람이었어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는 억지로 끌려간 사람이 있는가 하면 돈 벌 수 있다고 속은 사람도 많고 아버지 빚 때문에 끌려가기도 했어요. 다들 어린 여자아이였어요.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이옥선 님이 처음 끌려간 곳은 연길 동비행장으로 거기에서는 힘든 일을 했어요. 일만 시켰으면 좋았을 텐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군이 찾아오게 됩니다. 그런 일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먹을 것도 얼마 주지 않고. 일본 이름으로 바꾼 건 왤까 하는 생각이 지금 들었습니다. 군인이 모르게 하려는 건 아닐까 싶네요. 군인은 여자아이들이 조선 사람으로 억지로 끌려왔다는 걸 몰랐다는 말을 어디선가 본 것 같습니다. 정말 몰랐을까요. 처음에는 몰랐다 해도 시간이 흐르고는 알았겠지요.

 

 한반도가 일본 지배에서 벗어났다고 해도 여자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돈이 없어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한 사람도 많았겠지요. 돌아간 사람은 그리 잘 살지 못했을 겁니다. 이옥선 님은 연길 동비행장에서 알았던 사람을 찾아가고 결혼했는데, 그 사람은 인민군이 되어 북한으로 떠났습니다. 이옥선 님은 그 사람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시집 식구 뒷바라지를 했는데, 열해 뒤에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산다는 걸 알았어요. 두번째 남편은 처음에는 괜찮아 보였지만, 술과 도박에 빠진 사람이었어요. 이옥선 님은 그걸 알고 떠나려 했지만 자신을 따르는 남편 아이 때문에 그러지 못했습니다. 집을 떠난 지 쉰다섯해 만에 이옥선 님은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동생을 만났지만 반가운 건 잠시뿐이었어요. 동생은 이옥선 님이 일본군 ‘위안부’였다는 걸 좋게 여기지 않았습니다. 슬픈 일이지요. 이옥선 님은 피해자인데 손가락질 당하다니 말입니다. 그런 일은 여전하지 않나 싶어요.

 

 우리 역사에는 숨기고 싶은 것도 있겠지요. 그런 것도 잘 알리고 잊지 않아야 합니다. 같은 일이 또 일어나지 않도록. 한국이 잘못한 일도 제대로 정리하면 좋겠습니다. 지난 일이라고 할 수 없는 일도 있어요. 이 만화 많은 사람이 만나기를 바랍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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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는 자신보다 더 높이 나는 새를 보고

자신도 그 새처럼 되고 싶다 생각했다

언젠가 한번 다른 나무한테 그런 말을 했더니

다들 나무를 비웃었다

 

어느 밤 나무는 벼락을 맞고 쓰러졌다

나무는 새를 볼 수 없어 슬펐다

 

숲속에 사람이 나타나 쓰러진 나무를 잘랐다

사람은 통나무로 새를 조각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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