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그대로 드러나는 낮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밤. 그것을 자주 잊고 사는 듯해. 아주 깊은 밤이 아니면 잠시 걸어도 괜찮을 텐데. 무서운 세상이 되어 밤에는 밖에 잘 나가지 않는 걸까. 그것도 있지만 귀찮아서야. 조금 밝으면 밖에 나갔다 와도 괜찮겠다 생각하지만, 해가 지고 조금씩 어스름이 내리면 밖에 나가기 싫어. 게으름이 문제군.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많은 사람은 낮에 바깥에서 지내고 집에 오면 쉬고 싶을 거야. 쉬고 싶은데 굳이 어두울 때 밖에 나가려 할까. 어두워도 누군가를 만나기로 했다면 집에 오기 전에 만나겠지. 그럴 때는 밤길을 걷겠어. 그렇게 밤길 걷는 사람은 그걸 즐겁게 여길까. 만나는 사람에 따라 즐겁기도 하고 조금 우울할 수도 있겠네. 오랜만에 친한 친구를 만나러 가기를.

 

 

 

 성민은 오랜만에 친구 진영을 만났다.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지만 마치 어제 만났다 다시 만난 것 같았다. 진영도 성민을 무척 반갑게 여겼다.

 

 두 사람은 함께 저녁을 먹고 차를 마시고 커피숍을 나와 밤길을 걸었다. 밤인데도 거리에는 사람이 많았다. 성민은 다른 사람도 오랜만에 친구를 만났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쩐지 진영도 성민과 같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진영아, 우리 가끔 만나자.”

 

 “응. 나도 그러면 좋겠다.”

 

 

 

 친구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은 기분 좋겠어. 겨울이면 예쁘게 함박눈이 오고 다른 때라면 달이 떠 있어도 괜찮겠지. 별이 많이 보이는 하늘이면 좋겠지만 지금은 별이 잘 보이는 곳 별로 없어. 시골에서는 잘 보일까. 도시보다는 좀 더 보이겠군.

 

 어두운 밤은 분위기 있어서 좋아. 밤이어도 거리에 빛이 많아서 걷기에 어렵지 않지. 그 빛이 조금 싫기도 하지만, 무척 어두워서 무서운 것보다는 낫겠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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