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지 않고 앞으로만 가는 너

조금 천천히 가면 안 될까

널 따라갈 수 없잖아

 

네가 빠른 게 아니고

내가 느린 거겠지

미안해

 

넌 쉬지 않는 게 아니고

쉴 수 없는 거겠지

네가 쉬면 세상도 멈추잖아

 

난 그냥 천천히 갈게

내가 이런 걸 어쩌겠어

일부러 네가 날 두고 가는 건 아니겠지

 

넌 너대로

난 나대로

가는 게 가장 좋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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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낭만픽션 7
하타케나카 메구미 지음, 남궁가윤 옮김 / 북스피어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옛날에는 사람보다 다른 것을 더 의지하지 않았을까 싶다. 생각해 보니 지금이라고 다를 건 없겠구나. 무엇을 의지할지 잘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는 신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 아니다 신과 여기 나온 인형은 다르구나. 신은 우러러 보고 공경하지만 인형은 같은 자리거나 내려다 보겠다. 조금 만만한 상대일까. 그렇다고 아주 만만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오하나는 참된 것을 말하는 우물물을 굳힌 듯한 구슬로 눈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우물은 자비심 깊고 참된 스님이 팠다. 그래선지 우물은 참된 것을 말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누군가 우물을 메워버렸다. 우물이 참된 것을 말하는 것에 화가 난 사람이 한 짓이겠지. 우물을 메워도 인형 하나히메 눈에는 우물물로 굳힌 듯한 구슬이 있었다. 하나히메는 참된 것을 말하는 하나히메라는 소문이 퍼진다.

 

 인형이 정말 말을 할까. 실제 보면 인형이 말을 하는 것 같겠다. 무언가를 말해주기를 바라지 않지만 그냥 오하나가 어떤 모습인지 한번 보고 싶다. 오하나는 예능인 쓰키쿠사가 인형장인으로 마지막으로 만든 인형이다. 본래 쓰키쿠사는 인형 장인이었는데 스승 집에 불이 났을 때 다치고 인형을 만들기 어려워졌다. 쓰키쿠사는 예전에 살던 곳을 떠나 에도 료고쿠로 왔다. 처음에 쓰키쿠사는 오하나로 말하는 게 별로 인기를 얻지 못했는데, 참된 것을 말하는 하나히메라는 소문이 나고 사람들이 찾게 되었다. 그런 말이 있다 해도 쓰키쿠사는 오하나가 천리안이 아니다 말한다. 보지 못한 건 모른다는 뜻이다. 정말 그럴까. 책을 보면 알쏭달쏭하다. 정말 오하나가 여러 가지를 꿰뚫어 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실제로는 쓰키쿠사가 일어난 일을 잘 본 거다.

 

 오나쓰는 언니 오소노가 사고로 물에 빠져 죽은 게 아니고 아버지 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했다. 오나쓰는 참된 것을 말하는 오하나한테 묻는다. 아버지 때문에 언니가 죽었느냐고. 오하나는 그 물음에 모른다고 한다. 오나쓰 아버지는 지마와리 행수로 쓰키쿠사를 예능인으로 밑에 두었다. 경찰 같은 건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조직폭력배가 가게나 사람을 지키면서 자릿세를 받는 것에 까가운 일을 하는 것 같다. 조직폭력배는 억지스럽지만 에도시대 지마와리 행수는 그렇지 않다. 자기 이익을 생각하면서도 자신이 관리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생각하는 것 같다. 지금 시대 사장 같은 느낌도 드는구나. 자릿세 받는 게 지금도 이어진 걸까. 그때 그대로였다면 훨씬 나았을 텐데. 오나쓰 언니 오소노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아버지가 괜찮은 사람과 결혼시키려 했다. 오나쓰는 오소노가 그게 싫어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닌가 생각했다.

 

 아버지가 딸 마음을 모르고 억지로 좋은 집(부자) 사람과 결혼시키려는 것 같지만 그건 아니었다. 오나쓰와 오하나 그리고 쓰키쿠사는 오소노가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다는 걸 알아낸다. 오소노가 사고로 죽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게 아니어서 다행이구나. 오소노는 자기 일을 아무도 몰라서 억울할 뻔했다. 오하나가 있어서 그 일을 알아낼 수 있었다. 오하나를 움직이는 건 쓰키쿠사지만. 어쩐지 쓰키쿠사는 자기도 모르게 오하나가 되어 다르게 생각하는 건 아닐까. 그 뒤로 오하나와 쓰키쿠사 그리고 오나쓰는 료고쿠에서 일어난 일이나 다른 곳에서 온 사람 이야기를 듣고 참된 것을 가려낸다. 인형이라는 다른 게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해결하는 거구나. 어떤 일을 겪는 사람은 그 일을 제대로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바깥에서 보거나 다른 각도로 봐야 하는데 자기 일은 그게 어렵다. 오하나와 쓰키쿠사는 그걸 잘 했다.

 

 쓰키쿠사가 탐정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뭐든 바로 잘 아는 뛰어난 탐정은 아니고 이것저것 듣고 생각하는. 인형 오하나는 쓰키쿠사 짝이고. 다른 짝 오나쓰도 있다. 오나쓰는 나이가 그렇게 많지 않다. 지금 보면 어린이다. 에도시대에도 열세살은 어린이겠다. 그래도 이것저것 잘 보려고 했다. 언니 일이 있어서 그렇게 된 것일지도. 오하나가 참된 것을 말한다는 것을 이용하려는 사람도 있었다. 그것도 잘 해결한다. 그런 소문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수도 있지만 쓰키쿠사는 그럴 수 없었다. 먹고 살아야 하니. 쓰키쿠사가 인형 장인이었을 때 스승 집에 불을 지른 사람도 알게 된다. 그것도 인형이 가르쳐준다. 그건 증거구나. 지난 일이라 해도 그 일이 어떻게 해서 일어났는지 아는 건 좋을까, 안 좋을까. 참된 것은 바라보기 어렵겠지만, 난 모르는 척하는 것보다는 제대로 마주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참된 것을 말하는 하나히메는 그렇게 하게 만드는 거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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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하늘에 하나 둘 별이 얼굴 내밀면

내 마음속에도 하나 둘 불이 들어온다

그리고

하나 둘 떠오르는 생각,

반짝이는 까만 도화지에

그려넣는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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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고

──책

 

 

 

어릴 때는 널 몰랐어

조금 자란 다음에야 널 만났어

넌 늘 거기 있었는데 몰랐다니

 

널 만나고 내 세상은 넓어졌어

그래도 여전히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많이 봐

 

세상에는 몰라도 상관없는 일이 많아

넌 그런 것도 보게 해

왤까

몰라도 사는 데 문제없다 해도

알면 사는 게 조금 즐겁겠지

 

가끔 어둡게도 하지만

어둠과 밝음은 다 중요해

 

네 소개로 난 아주 많은 사람을 만났어

거의 실제로 만날 일 없는 사람이지만

즐거워

 

내가 하지 못하는 걸 하는 사람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

…………

현실에도 이런저런 사람이 있군

 

언제나 거기 있을 거지

고마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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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01-31 09: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늘 거기 그곳에 평생토록 있어 줄껍니다^^

희선 2019-02-02 01:13   좋아요 0 | URL
그렇죠 책은 언제나 거기 있겠지요 책이 기다리겠습니다 덜 기다리게 해야 할 텐데...


희선

카알벨루치 2019-02-01 22: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설연휴 잘 보내시고 늘 사유와 사색이 넘치는 글 응원합니다 ^^

희선 2019-02-02 01:17   좋아요 1 | URL
새해가 오고 한달이 가고 설이 찾아오는군요 저는 명절이라고 해도 다를 건 없습니다 카알벨루치 님 명절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언제나

바라는 일은 멀어지고

바라지 않는 일은 가까워진다

아니

바라지 않는 일은

언젠가 일어날 일이 많다

 

달아날 수 없다면

눈돌리지 말고

마주하자

 

마주하면

덜 아프고

덜 슬프다

 

용기를 갖자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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