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갈 곳





아침에 집을 나와

바깥에서 낮을 보내고

저녁엔 집으로 돌아가네


아침에 집을 나오지 않고

잠깐 볼 일을 봐도

집으로 돌아가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건 다행이야


여기저기 떠돌고

한곳에 있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

그런 사람도

가끔 돌아가는 곳 있을 거야

집이 아니어도


마지막에 돌아갈 곳은

누구나 같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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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어나지 못하는





무슨 일이든 시간이 해결해줄까

아니 그렇지 않아

시간이 약인 것도 있지만,

시간이 흘러도 벗어나지 못하고

되풀이해서 떠올리는 것도 있지


시간이 흘러도

잊지 못하고

벗어나지 못하는데

잊어라, 하지


어떤 일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신만 힘들지만

안 되는 건 안 되는 거야


평범한 사람이

부처나 예수는 되지 못해

자신을 해치는 사람을 용서하는 건

신이나 할 수 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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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110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24년 11월 01일




 지난번 ‘원피스’에 거인해적단이 나타나서 반갑기도 했는데, 이번 <원피스> 110권에는 루피가 배에 타는 것까지 나왔다. 이걸 바로 말하다니. 브로기와 도리는 루피를 만나고 반가워했다. 브로기와 도리는 루피가 에그 헤드에 있다는 걸 신문에서 보고 도와주러 왔단다. 에그 헤드가 해군에 둘러싸인 거였겠다. 에그 헤드에 버스터 콜(섬에 있는 사람이 다 죽게 공격하는 거다)이 걸렸다. 예전엔 그게 참 무서운 거기도 했는데, 이번에는 어떻게든 달아나겠지 했구나. 하지만 에니에스로비보다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해군뿐 아니라 세계 정부 최고 권력을 가진 오로성이 다 에그 헤드에 왔으니 말이다. 오로성은 다 괴물 모습으로 바뀌었다.


 조로와 로브 루치 싸움은 조로가 이긴 듯하다. 그렇다고 루치가 아주 정신을 잃은 건 아니다. 그러고 보니 버스터 콜이 걸린 에니에스로비에서 싸운 게 바로 CP9(시피나인)이었구나. 그때 일이 생각나다니. 조로가 끝까지 싸우려고 해서 징베가 조로를 억지로 데리고 갔다. 서니호로 가야 했다. 본래 세웠던 계획대로 되지 않았지만, 어떻게든 서니호를 바다에 갈 수 있게 했다. 섬에 있던 배를 바다에 띄우는 건 쉽지 않은 거구나.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면 괜찮지만, 해군과 오로성이 방해하니. 모두 함께 에그 헤드를 빠져나가기를 바랐는데 그러지 못하는구나. 그건 어쩔 수 없나. <원피스>에서는 사람이 잘 죽지 않았는데, 이젠 아니구나.


 잠시 쉬었던 베가펑크가 내 보내는 방송이 나왔다. 이건 온 세계에 내 보내는 거였다. 이 방송이 나올 때 여러 곳 모습과 여러 사람 모습이 나온다. 지금 나오는 방송은 베가펑크 심장이 멈추면 나오게 프로그램 되었단다. 베가펑크가 루피한테 자신을 에그 헤드에서 데리고 나가달라고 했을 때 나중에 베가펑크는 어떻게 되려나 했는데, 죽는구나. 베가펑크가 자신의 죽음을 예상한 모습이 나오기는 했다. 그걸 생각하고 세계에 내 보내는 방송을 찍어뒀겠지.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는 것과 함께 베가펑크가 하는 말이 나온다. 오로성은 베가펑크에서 하나인 요크한테 방송을 그만 나오게 하라고 하는데, 요크는 방송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바로 찾지 못했다.


 에그 헤드에는 오래전에 만들어진 커다란 로봇이 있는데, 요크는 그 로봇에 방송을 나오게 하는 게 있을 거다 한다. 오로성이 그 로봇을 부수려고 했다. 그때 잠시 방송이 멈춘다. 멈춘 게 아니고 잘 안 나온 건가. 베가펑크는 이름에 D가 들어가는 사람한테 뭔가 말하려고 했는데, 그 말은 나오지 않다니. 여전히 수수께기로 남겨두다니. ‘D’의 뜻은 좀 더 나중에 알려주려나 보다. 베가펑크가 한 말을 보니 골 D 로저가 두고 온 원피스를 찾는 사람이 이 세계 운명을 쥐게 된다는 듯하다. ‘공백의 백년’도. 그 역사는 일부러 사라지게 한 것인가 보다. 역사는 중요한 건데 말이다. 세계 정부는 그 역사를 숨기고 싶어한다. 조이 보이라는 사람 이름도 나왔다. 베가펑크는 역사를 여러 각도로 봐야 한다고 했다. 지금을 사는 사람도 그래야겠지.


 이 만화 원피스 세계는 우리가 사는 곳과 다르게 땅이 거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베가펑크는 오래전에는 땅이 그렇지 않았다고 했다. 바다가 100년 동안 200미터 높아져서 땅이 바다에 잠겼다고(공백의 백년). 그 일은 자연재해가 아니었다. 지금 세상도 바다에 잠길 거다 했다. 베가펑크는 그렇게 되는 걸 지금 사람이 막기를 바라는 것 같다. 고대 병기 이야기도 나오고. 사람이 있어야 세상을 지배하기도 할 텐데, 땅을 바다에 잠기게 하고 사람이 사라지면 어떻게 할지. 우리가 사는 세계는 기후 위기로 바닷물이 높아지는구나. 사람이 그렇게 만든 거기는 하다. 앞으로 빙하와 얼음이 녹는 속도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지. 아주 늦은 건 아니기를.


 베가펑크는 자신의 분신을 여섯 만들었는데, 거기에서 하나인 요크가 배신하고 넷은 다 죽는다. 하나, 릴리스만 남는다. 릴리스는 죽지 않기를 바란다. 루피와 거인해적단과 서니호가 에그 헤드를 잘 빠져나가기를. 배에 타기는 했는데. 루피와 보니는 새턴 성한테 한방 먹인다. 보니도 루피 모습처럼 변신했다. 그럴 수도 있다니. 태양신 니카는 엘바프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나오는가 보다. 커다란 로봇은 루피한테 조이 보이라 하고 다시 만나서 기쁘고 조이 보이가 위험하니 자신이 지켜주겠다고 한다. 로봇이 한 말은 루피만 들었다. 해왕류 말도 그랬는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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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7 2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22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만날 거야





이 빠진 동그라미는

딱 맞는 조각을 찾았을 때

그리 좋지는 않았어


꽉 찬 동그라미는

쉬지 않고 굴러갔잖아


뭐든 딱 맞는 건

그럴까


옷이나 신발은

몸과 발에

맞는게 좋은데

옷이나 신발을

크게 입고 신는 사람도 있군

옷과 신발은

몸과 발에 편해야 해


아,

편한 것

자유로운 걸

찾는 게 좋겠어

자꾸 찾다보면

만나는 날 있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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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최은미 지음 / 창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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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시간은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지만, 어떤 시간은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바이러스가 퍼지고 사람들이 모이지 못하고 어딘가에 가지 못하는 시간은 돌아오지 않기를 바라는데. 최은미 소설 《마주》에는 2020년 모습이 담겼다. 그때는 다시 일상이 돌아올까 했는데, 지금은 그때 그런 일이 있었지가 됐다. 난 코로나19 전에도 사람을 만나지 않고 어딘가에 가지 않아서 많이 다르지 않게 지냈다. 집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게 떠오른다. 2020년 여름에, 그런 일은 그 뒤에 또 일어났다.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일은 두번 세번 자꾸 일어날까. 두번까지만 일어나면 좋을 텐데. 펜데믹은 또 일어날 수도 있겠다.


 향초와 비누 만드는 공방을 하는 나리는 공방에 다니던 수미가 집에서 무언가를 깨는 소리를 듣고 수미 딸인 서하를 수미와 떨어뜨려 놓는다. 그날 수미는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확진자가 되고, 딸 서하를 만나지 못하고 수미는 격리 병동에 가게 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게 두려웠던 때구나. 짧은 시간 동안 같은 곳에 있어도 감염됐다. 코로나19로 죽은 사람도 많고 의료인이 참 힘들었다.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는 집단 감염이 일어났다. 그때는 모두를 감시한 것 같다. 그런 일이 그전에 없었던 건 아니지만(지금도 감시 하는구나), 코로나19 때는 더 심했다. 나리와 수미를 말하려다 다른 말로 빠졌구나. 나리와 수미는 친했을까. 서로 친구다 여겼을지. 나리가 수미와 친하다 여긴 것 같기도 하고, 수미는 어떤 마음이었는지 잘 모르겠다. 수미가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을 때 아이와 안 좋았다. 수미는 꽤 오래 격리돼 있었다. 그때는 코로나가 잘 낫지 않기도 했구나. 면역력이 있어야 이겨내기도 했다.


 수미가 확진자가 되고 나리도 검사를 했는데, 나리는 결핵 잠복균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그때 나리는 어린 시절 여안에 살 때 만난 만조 아줌마를 떠올린다. 나리가 수하 딸 서하한테 만조 아줌마와 비슷한 일을 한 걸지. 모르겠다. 그것과는 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서하가 나리한테 뭔가 말을 하면 나리는 수미한테 그 말을 한 듯하다. 굳이 그래야 했을까. 서하는 서하고 수미는 수미인데. 내가 좀 이상한 건가. 나리도 딸인 은채가 자라지 않기를 바란 것 같기도 한데. 수미는 서하가 하려는 걸 거의 못하게 한 걸지. 그건 나리가 말했다. 서하한테 들은 거였구나. 엄마는 딸을 자기 분신으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이도 자기 생각이 있고 자라면 부모를 떠난다. 수미는 그걸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걸까. 나리 엄마는 어땠던 건지.


 코로나19 시절 이야기지만,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다. 남성보다는 여성 이야기구나. 딴산이라는 곳. 나리는 여안에 살 때 여름방학에 잠시 만조 아줌마와 지냈는데, 그때 일을 좋게 여겼다. 집에서 지내는 것과 다르게 지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수미가 집으로 돌아오고 나리와는 어색해졌다. 코로나19 때문에 그런 건 아닐 텐데. 수미는 나리가 자신과 서하를 떼어놓았다고 여긴 걸지. 그건 나리가 생각한 건가. 나리는 공황장애가 생기기도 했다. 모든 걸 코로나19 탓을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은데. 나리와 수미는 만조 아줌마를 함께 만난다. 나리가 공황장애로 운전하기 어려워서 수미한테 차를 운전해달라고 한다.


 사과밭, 사과 술. 예전에는 집에서 술을 만들면 안 되었던가 보다. 나리는 실수로 만조 아줌마가 술 담그는 이야기를 모르는 사람한테 한다. 그건 그 사과 술을 마셔서구나. 나리는 내내 그 일에 죄책감을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그걸 잊고 만조 아줌마한테 연락 안 한 걸 보면. 꼭 그것 때문일까. 딴산 사람은 차별 받았다. 만조 아줌마는 딴산에 살았나 보다.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일어나자 차별은 더했다. 코로나19로 일손이 모자랄 때는 불렀는데. 그런 일은 실제로 일어났겠다. 여기 나온 일은 그저 소설이 아니기도 하다. 서로가 서로를 제대로 마주하기를 바라는 듯하다. 나리와 수미, 수미와 서하 그리고 나리와 만조 아줌마. 서로 마주하려면 둘 다 그런 마음이어야겠다.




희선





☆―


 딴산으로 발조차 들이지 않던 사람들이 딴산 사람들에게 밖으로 나와달라는 요청을 한 건 딴산 사람들이 딴산에 들어가 살기 시작한 이래로 단 한번도 없던 일이었다. 단 한번도 없던 일이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이 온 해에 그들에게 일어나고 있었다.  (236쪽~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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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2 2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5-12-14 17: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책읽는나무 2025-12-13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표지가 예뻐 사다 둔 책이긴한데 아직 읽진 않은 책이에요.
앞에 조금만 읽었던지라 무슨 얘기인지 잘 몰랐는데 코로나 시절 이야기가 얽혀있나 보군요. 최은미 작가는 여성들의 내밀한 관계의 심리묘사가 탁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좋아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이 책 빨리 읽어봐야겠군요.^^

희선 2025-12-14 17:36   좋아요 1 | URL
저도 앞부분 보면서 인터뷰하는 것 같은 게 나와서 이건 정말인가 하면서 보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엔 그런 거 있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단편을 장편으로 쓴 건가 봅니다 장편이 되기 전 단편은 못 봤지만...

시간이 참 잘 갑니다 그때는 괜찮아질까 하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때를 잊고 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책읽는나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