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전에 책을 보고 남은 부분을 보려다 일기를 썼다. 낮 4시가 넘었을 때다. 일기라고 꼭 밤에 자기 전에 써야 하는 건 아니다. 바깥에서 공사하는 소리가 하루전부터 들렸다. 건물을 부수고 치운 빈 터에 드디어 무언가를 지으려는 건가 했다. 얼마전에 그곳을 지나면서 아무것도 짓지 않고 주차장 같은 거나 만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했는데. 주차장을 만든다 해도 공사하겠구나. 내가 일기에 쓴 건 세상은 잘도 바뀐다였다. 바뀌는 걸 늘 알아보고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예전과 아주 많이 바뀐 곳에 살아도 여기는 늘 이랬지 할 때가 더 많을 거다. 나도 다르지 않다. 예전에 집 앞에 건물을 짓던 일이 거의 떠오르지 않는다. 그때도 분명 시끄럽다 생각했을 텐데. 일기 썼다는 말에서 이런 말을. 쓸데없는 말을 조금 쓰고 예전에 썼던 것을 보았다. 지금 쓰는 일기장은 2015년 12월부터 썼다. 일기지만 날마다 쓰지 않았다. 일기장이 아직 남아서 올해도 쓴다. 예전에 쓴 일기에 오늘 쓴 말이 있었다. 같은 말을 또 쓰다니. 그걸 보고 세상은 바뀌는데 난 별로 바뀌지 않았다니 했다. 좀더 나아져야 하는데.

 

 해가 바뀌고 처음 나온 <악스트>는 다른 때보다 얇다. 장편소설 연재가 한편밖에 없다. 단편도 두편이다. 이럴 때도 있는 거겠지. 전에 한번은 장편소설 연재가 많이도 실렸다. 악스트도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바뀌었다. 그걸 다 알아봤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이런 건 바뀔 수밖에 없겠다. 많은 사람이 보게 하려면 말이다. 이걸 보는 사람이 처음 나왔을 때보다 늘었는지 줄었는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악스트가 나올 때마다 이번에는 악스트에서 누구를 만났을까 알아보고 마음에 들면 보는 사람도 있겠지. 난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냥 봤지만. 사고 못 본 적 한번 있다. 언젠가 보지 않을까 했는데 아직도 못 보다니. 잡지의 삶은 그리 길지 않겠다. 지난 잡지도 훑어보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책이 별로 없던 때는 더 많았겠다. 잡지는 오래 나오기 힘든 책이다. 달마다 만들던 잡지를 두달에 한번 만들다 다음에는 철마다 만들게 된 것도 있다. 그렇게라도 죽 나오면 좋을 텐데. 악스트는 처음부터 두달에 한번 만들었구나.

 

 미국은 땅이 넓고 집도 크다. 세계 여기저기에 사는 사람이 꿈을 갖고 미국으로 갔다. 아프리카 사람은 억지로 끌려갔구나. 그런 생각하면 아프리카 사람은 슬프겠다. 미국에는 여러 인종이 모여 산다. 지금은 미국만 그런 건 아니구나. 어느 나라든 많은 나라 사람이 산다. 지금 미국은 어떨까. 여전히 자유롭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꿈을 갖게 할까. 난 미국을 잘 모른다. 미국이 자유로운 나라라 할지라도 여러 가지 안 좋은 게 있을 거다. 한국에서 나고 대학까지 다닌 사람이 미국에 가서 하는 건 세탁소가 많았다. 슈퍼마켓도 있던가. 미국에서도 실력을 인정받고 어떤 일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중국 사람은 식당을 많이 했을까. 소설에서 그런 모습 자주 본 것 같기도 하다. 인도나 전쟁이 일어난 나라에서 미국으로 건너 간 사람도 있구나. 그러고 보니 그런 사람은 의사를 했다. 영어를 알아설까. 꿈을 가지고 건너 간 미국에서 잘된 사람도 있지만 그러지 못한 사람도 많을 거다. 지금은 외국인 노동자가 한국으로 오고 일본으로도 간다. 미국 이야기도 잘 못했는데.

 

 나도 한국에서 미국으로 간 사람 이야기가 담긴 소설 본 적 있을 텐데 지금 바로 생각나는 건 없다. 중국, 인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으로 간 사람 이야기도 보았다. 자신이 나고 자란 나라가 아닌 곳에 가는 건 보통 마음으로 할 수 없을 거다. 다시 돌아오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기도 하겠지. 한국에 사는 사람은 미국에 간 사람이 잘 살리라고 여길 거다. 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겠지. 한국 사람만 그런 건 아니다. 중국 사람도 비슷하다. 지금 미국은 다른 나라 사람이 살기에 안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아니 백인도 못사는 사람이 많구나. 그래서 범죄가 많은 걸까. 내 마음속에는 미국은 아주 위험한 나라라는 생각도 있다. 총을 쉽게 가질 수 있고 마약도 쉽게 구할 수 있다. 얼마전에 미국 고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났다는 말 보았다. 그런 일 가끔 일어나다니. 어떻게 하면 사람이 사람을 생각할까. 이건 미국만 가진 문제가 아니구나.

 

 글을 많은 사람이 보면 좋겠다. 글이라기보다 소설이라 해야겠구나. 소설을 보면 이런저런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소설 속 사람은 더 힘들어 보이지만,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사람은 아닐 거다. 지금 한국에도 남한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 하고 서로를 알려고 애쓰는 게 더 좋겠지만, 그게 힘들다면 소설이라도 보면 좋겠다. 그걸 보고 지금보다 좀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야 할 텐데 하고 잠깐이라도 생각하기를 바란다. 생각하고 행동하는 건 쉽지 않지만 생각이라도 하면 아주 조금은 그러려고 할 거다.

 

 악스트를 봐서 난 소설을 보자고 한 걸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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