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명아파트 꽃미남 수사일지
정해연 지음 / 황금가지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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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아파트든 관리사무소가 있겠지. 난 예전에 아파트에 경비만 있는지 알았다. 관리사무소에서 경비와 청소부를 쓰는가 보다. 아파트를 관리하는 곳이니 그렇겠다. 아파트라고 해도 빌려주는 곳만 있고 파는 곳도 있는가 보다. 그렇게 나뉘어 있는지도 몰랐다. 어떤 아파트든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끔 임대아파트 분양한다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그건 아파트를 짓는 사람이 따로 있는 건가 보다. 개인이 하기도 하고 나라에서 하기도 하겠지. 개인은 돈이 얼마나 많아서 아파트를 지을까 싶은데, 개인이 아니고 기업 같은 데서 짓고 빌려주거나 팔겠다.

 

 아파트에는 사람이 많이 살지만 이웃을 모르기도 한다. 지금은 아파트만 그런 건 아니구나. 요새는 다들 이웃을 잘 모르고 산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예전에는 아파트 사람이 모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은 그런 게 아주 없어지지 않았을까. 내가 사는 곳도 그랬는데, 난 사람 모이는 데 가 본 적은 없지만. 관리비 같은 것도 냈다. 공용 수도, 공용 전기가 있어서. 지금은 전기요금과 수도요금에 공용으로 쓰는 것도 들어 있어서 관리비는 내지 않아도 괜찮다. 그것을 받으러 다닐 사람도 없다. 예전에 그것 때문에 물이 나오지 않은 적도 있다. 사람들이 돈을 내지 않아서 공용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서였다. 아파트는 관리비 같은 거 은행에 내겠지. 아주 좋은 아파트는 관리비도 많이 내야 할 것 같다. 어쩐지 난 좋은 아파트에는 살기 어렵겠다. 또 이런 생각을 하는구나. 다른 데 갈 생각도 없고 할 수도 없으면서. 지금과 같은 연립주택 같은 곳으로 가면 괜찮을 텐데.

 

 봉명아파트에는 부녀회장도 있다. 몇 동이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꽤 많은 사람이 산다. 한국에서도 사람이 죽거나 사라지는 일도 일어나겠지. 그런 일이 일어나도 내가 잘 모를 뿐일 거다. 이 소설에서 일어나는 일은 어쩐지 믿기 어렵기도 하다. 관리사무소에 도둑이 드는 일은 있겠지만. 누군가 사라지고 누군가 아파트 12층에서 뛰어내리고 또 누군가는 죽임 당하다니. 여기에서 일어나는 일은 보통 일이 아니다. 어쩌면 그래서 봉명아파트 관리소장인 정차웅을 예전에 경찰이었다고 한 건지도 모르겠다. 이런저런 일에 관심 많고 탐정소설을 많이 읽는 사람이어도 괜찮았겠지만. 정차웅은 잘생겼다고 한다. 부녀회장과 서린 엄마는 정차웅을 보고 ‘봄이다’ 한다. 부녀회장은 다른 사람이 슬리퍼를 끌고 다니면 뭐라 하는데 정차웅이 그러면 그것조차 멋지게 본다. 이런 양념 같은 것도 있다. 정말 관리소장이 잘생기면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좋게 볼까. 별걸 다 생각한다.

 

 정차웅한테는 어떤 이야기가 있어 보인다. 그건 나중에 나온다. 봉명아파트에 여러 가지 일이 일어나서 경찰이 오고 정차웅과 함께 일하던 강주영도 찾아온다. 정차웅은 강주영한테 아무 말도 없이 경찰을 그만두고 연락도 끊었다. 주영은 오랜만에 만난 차웅을 만나고 반가워하고 집까지 알아냈다. 두 사람이,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일은 없다. 시간이 흐른 다음에는 달라질지도 모르겠지만. 차웅한테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건 예전 일이지만. 봉명아파트에서 일어난 일을 수사하는 주영한테 차웅이 여러 가지 도움을 준다. 형사였을 때 차웅은 일을 아주 잘했나 보다. 형사가 일을 잘하는 건 범인을 잘 알아채고 잡는 거다. 무엇이든 다르게 생각하면 다른 게 보일지도 모를 일이다. 경찰도 그렇게 해서 범인을 잡기도 하겠지.

 

 자기 일이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고 일을 꾸미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한테는 좋은 일이 누군가한테는 안 좋은 일이 되기도 한다. 세상에는 그런 일이 많지 않나 싶다. 그래도 안 좋은 일은 하지 않으면 좋겠다. 바뀔 건 어떻게 해도 바뀌기도 한다. 어떤 사람은 그곳에 사는 사람인지도 몰랐다. 그 사람한테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정말 다른 곳에서 밀입국하고 본래 살던 곳으로 가지 못하고 한국 사람으로도 살지 못한 걸까. 안타까운 일이다. 어쩐지 그런 일은 정말 있을 것도 같다. 어떤 일이나 누군가의 죽음은 막을 수 없을까. 그건 당사자나 자신이 마음을 다르게 먹어야 하는 거구나. 그래도 관심을 가지는 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언젠가 일어날 일이라 해도 자꾸 뒤로 미루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아파트라 해도 그곳에 사는 사람이 서로한테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괜찮지 않을까 싶다. 층간 소음 때문에 안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왜 그런 소리가 나는지 알아보고 조심해 달라고 말하면 좋게 받아들이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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