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갈 곳이나 해야 할 게 있다면 그것을 즐겁게 할까. 어쩌면 날마다 해야 해서 하기 싫을 것도 같다. 꼭 하지 않아도 된다면 사람은 하지 않겠지.
사람은 날마다 밥을 먹는다. 사람에 따라 날마다 먹지 않고 어쩌다 한번 먹기도 하겠다. 사실은 내가 그렇다. 어렸을 때는 세끼 다 먹었지만 학교에 다니고는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어서 잘 먹지 않았다. 다시 생각하니 학교 다닐 때는 아침 먹었다. 학교를 다 마치고 아침을 먹지 않았구나. 시간이 더 많이 흐르고는 두번 먹는 것도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만 먹기로 했다. 한끼만 먹으면 몸이 가볍다고 하지만 그런 거 느낀 적 없다. 밥은 한번 먹고 밤에 가끔 다른 것을 먹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밤에 먹는 게 가장 안 좋은데). 몇달 전부터는 밥을 한주에 한두번 먹는다. 그렇게 많이 움직이지 않아서 그것만 먹어도 괜찮다. 안 먹어도 살은 잘 빠지지 않는구나. 운동을 하면 좀 빠질까.
밥을 잘 먹지 않는 내가 먹을거리에 관심을 가질까. 관심 별로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누군가한테 먹을거리를 만들어서 먹이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렇기는 해도 드라마는 어쩌다 보았다. 일본 드라마에 그런 게 가끔 나온다. 예전에 추억의 음식을 찾아주는 <가모가와 식당>을 말했다. 얼마전에는 <정성을 다해 요리첩> <천황의 요리사(천황이 나오고 한국은 일제강점기여서 좀 그렇기는 하지만. 내가 한국사람이어서 그렇구나.)> <사치의 절밥>을 보았다. 예전에 <노부나가의 셰프>도 보았다. <노부나가의 셰프>는 지금 시대 사람이 전국시대로 가서 오다 노부나가한테 요리를 해준다. 나름대로 재미있었다. 그밖에 내가 못 본 것도 많을 거다.
사람한테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먹을거리다. 난 그저 죽지 않을 만큼 먹으면 되지 하지만. 무언가를 먹고 즐거움을 느끼거나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것도 괜찮겠다. 마음을 가라앉게 하는 먹을거리도 있겠지. <사치의 절밥>이 그런 이야기구나. <정성을 다해 요리첩>과 <천황의 요리사>는 꿈 이야기기도 하다. 요리사가 꿈인 이야기도 많다.
먹을거리는 먹을 사람을 생각하고 마음을 담아 만든다. 그런 걸 먹으면 몸과 마음에 다 좋겠다. 식구를 생각하고 먹을거리를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먹을거리를 파는 사람도 마음을 담아 먹을거리를 만들기를 바란다. 내가 이런 생각 안 해도 그러겠구나.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