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곰사람 프로젝트 - 더 이상 글쓰기가 두렵지 않다!
최진우 지음 / 북바이북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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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는 아니 그때는 고조선이라고 해야 할까. 어쨌든 단군신화에는 곰이 동굴에서 백일 동안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곰이 사람이 되었지만, 사람이 되고 싶어한 건 곰과 호랑이였다. 호랑이는 며칠 만에 동굴에서 뛰쳐나갔을까, 호랑이는 암컷이었을까 수컷이었을까. 어쩐지 호랑이도 곰처럼 암컷이었을 것 같다. 곰과 호랑이가 모두 백일을 견뎌내고 사람이 되었다면 환웅은 누구를 골랐을지. 호랑이와 곰이 서로 다른 성이고 둘 다 백일을 견뎌냈다면 둘이 좋아했을지도. 그러면 단군신화가 아닌 그냥 이야기가 됐겠다. 별걸 다 생각했지만 재미있구나. 곰은 쑥과 마늘을 먹고 백일을 버티고 꿈을 이뤘다. 백일을 중요하게 여긴 건 이것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갓난아기가 백일 동안 문제 없이 살면 그것을 축하한다. 백일이 아기가 앞으로 살지 죽을지 하는 갈림길인가 보다. 이런 생각은 좋지 않겠구나. 목표로 백일은 괜찮겠다.

 

 지금까지 무언가 하나를 백일 동안 해 봐야겠다 생각하고 한 적은 없다. 버릇을 들이는 데 걸리는 시간에서 가장 적은 게 21일이라 한다(이것도 삼칠일이라는 거다). 21일 한다고 해도 버릇이 드는 건 아니기도 하다. 백일은 어떨까. 이십일일보다보다 많으니 버릇이 들지도 모를 일이다. 백일을 생각하면 아주 길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하루하루 살면서 세면 좀 길다. 이건 무언가를 기다릴 때 그렇겠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백일이 가기를 바라면 길게 느껴지겠지만, 백일 동안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글을 쓰면 하루하루가 짧을 것 같다. 한달에 한번 친구한테 편지나 엽서를 쓰려고 하는데 한번 쓰고 나면 어느새 다음 달이 오기도 한다. 한달에 한번 쓰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날마다 쓰기는 얼마나 힘들까. 예전에 일기는 날마다 써 본 적 있다. 일기를 좀더 잘 썼다면 좋았을까, 모르겠다.

 

 내가 지금 글을 아주 쓰지 않는 건 아니다. 거의 책을 읽고 쓰는 감상일 뿐이지만, 이건 이삼일에 한번이고 책을 오래 보면 한주에 한번 쓰기도 한다. 책 한권을 하루에 다 보기는 어렵다. 그런 적이 없는 건 아니지만, 책이 두꺼우면 이틀이나 사흘 걸린다. 책 읽고 쓰는 것도 글이지만 다른 것을 쓰고 싶기도 하다. 그런 마음 때문에 이 책을 본 건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는 영화 책을 보고 감상을 적어보라고 하는데, 그런 거 쓰여 있다고 해서 그대로 해야 하는 건 아니다. 쓰고 싶은 걸 자유롭게 써도 괜찮겠지. 백일 글쓰기는 원고지 한장반으로 시작하면 괜찮겠다는 말에 그렇게 조금 써도 될까 했다. 하루도 빠뜨리지 않고 백일 동안 쓰려면 처음에는 짧게 쓰는 게 낫겠다. 갈수록 길이를 늘리면 나중에는 길게 쓰겠지. 책 읽고 쓰는 것도 좀더 길게 써야겠다 생각한 적 있는데 힘들어서 그러지 못했다. 아주 가끔 길게 쓰기도 한다. 그때는 할 말이 잘 떠올라서 그랬구나. 늘 그러면 좋을 텐데.

 

 날마다 글을 쓰면 원고지 한장 채우기도 힘들 것 같다. 백일 글쓰기도 계획을 짜고 쓰면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일마다 어떤 것을 쓸지 정하라고 한다. 그것도 좋지만 쓰고 싶은 것 목록을 적어두고 하나씩 쓰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처음에 목록 백개를 다 떠올리지 못하겠지만 틈틈이 생각하면 어떨지. 책을 읽고 좋은 부분은 발췌하고 그게 왜 좋은지 써 보라고 한다. 이건 괜찮을 것 같다. 그런 거 써 본 적은 없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써두고 이런 거 좋지, 하는 마음뿐이었다. 앞으로 책 보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 잘 찾아야겠다. 난 그것도 잘 못하는 것 같다. 어떻게 썼는지 뜯어보는 거. 소설가 최정화는 영화나 책 내용을 알아본 다음에 그걸 어떻게 나타내는지 본다고 한다. 난 내용 아는 거 괜찮고 알고 봐도 재미있다. 나도 앞으로는 아는 내용을 어떻게 보여주는지 잘 봐야겠다. 생각은 해도 그럴 수 있을지. 하기도 전에 못할 걸 먼저 생각했구나.

 

 글쓰기 책은 참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글을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설까. 그런 걸 많이 읽어본 건 아니지만 그런 책을 보면 뭔가 쓰고 싶은 마음이 솟아나기도 하지만 그때뿐이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써 봐야 한다. 백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면 글쓰기 훈련이 될 것 같다. 다른 사람과 함께 쓰면 서로 힘을 주기도 한다는데 내가 할 수 없는 거구나. 혼자서도 백일 동안 써 보면 좋을 텐데. 바로 시작하기보다 준비운동처럼 글을 써 보라고 한다.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 글쓰기가 쉽지 않지만, 하지 않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글을 쓴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건 아니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할 테니 아주 나쁜 사람은 되지 않을 거다. 내가 책을 읽고 쓰는 건 그것 때문인 것 같다.

 

 

 

*더하는 말

 

 백일 글쓰기는 벌써 시작했고 이달이 거의 끝나갈 때 다 쓸 텐데 이제야 이 책을 말하다니. 책을 읽고 바로 시작할 거였으면 이것도 그때 올렸다면 좋았을 텐데, 어쩌다 보니 이제야 올린다. 그때 해 봐야겠다 생각한 거 한번도 안 해 봤다. 책을 읽고 마음에 드는 부분을 쓰고 그게 왜 좋은지 말하는 거. 그건 가끔 하라고 했다. 그걸 하지 않았다 해도 책을 읽고 썼으니 된 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글 쓸 목록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날 그날 생각할 때가 많았다. 글은 원고지 한장반보다 더 썼다. 별로 자랑할 건 아니구나. 시는 한장반 되지 않겠다. 글을 쓰다보니 길이가 거의 비슷하기도 했다. 짧을 때도 있었지만.

 

 내가 백일 글쓰기를 해 봐야겠다 생각하고 한 건 이 책을 본 다음이다. 다른 책을 읽었을 때는 뭘 쓰지 하다 그만뒀는데 이 책은 읽고 해 보기도 하다니. 백일 쓴다고 글이 나아지는 건 아닌 듯하다. 또 이런 우울한 말을. 나아지지 않는다 해도 쓰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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