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비슷할지 모르겠지만 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글자 공부를 했다. 학교에 다니기 전에 유치원에 다닌 사람도 많겠다. 지금은 아주 어릴 때부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둘 다 같은 말일까)에 다니겠구나. 난 유치원에는 다니지 않았다. 학교에 가기 전에 글자 공부 한 것 같은데 잘 하지 못한 것 같다.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받아쓰기 잘 못한 걸 보면. 초등학교 1학년 때는 거의 그렇겠지. 1학년 때부터 맞춤법 잘 맞춰서 쓰는 아이 아주 없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요즘은 초등학교 1학년 아이를 부모가 학교에 데려다줄까. 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만 엄마하고 가고 그 뒤부터는 혼자 다녔다. 지금은 무서운 세상이 돼서 아이 혼자 학교에 보내지 못하는 거겠지. 오래전에 본 드라마에서는 아이 혼자 집에 있는 것도 부모가 무척 걱정했다. 난 혼자 지냈는데. 뭐 하고 지냈는지 잘 생각나지 않지만 초등학교 1학년 때 집에 혼자 있었다. 우리 엄마는 나를 그렇게 걱정하지 않았나 보다. 이런 생각이나 하다니.

 

 초등학교 4학년 때는 집에 일이 생기고 5학년 때는 학교를 옮겼다. 그때 난 글씨 연습이라고 할까 그런 걸 했다. 어렸을 때 난 좀 바보였다. 이런 말 하면 좀 웃기지만 이것저것 분별하지 못하는 바보라기보다 누가 하는 말은 다 믿었다. 지금이라고 아주 달라진 건 아니지만, 다 믿지 않는다. 아니 어떤 말을 들었을 때는 믿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 ‘그건 그냥 한 말이구나’ 한다. 5학년 때 담임 선생님은 글씨를 예쁘게 쓰라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듣고 난 글씨 쓸 때마다 책속 글씨체와 비슷하게 썼다. 그 글씨체 오랫동안 쓰지 않아서 지금은 쓰기 어렵다. 쓰면 쓰겠지만 어색하다.

 

 학교에서 공책에 쓰라는 건 그 글씨를 썼다. 편지는 다른 글씨체를 쓰고 싶어서 바꾸기도 했는데 그것은 오래 쓰지 못했다. 그 글씨를 조금 기울려 쓰게 돼서. 기울여 쓴 지 오래돼서 다시 똑바로 쓰기 어렵다. 연습으로 쓸 때는 흘려쓴다. 난 흘려쓰는 글씨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내가 연습으로 쓴 걸 보고 공책이나 편지지에 쓰면 그 글씨가 안 된다. 그건 또 다른 글씨다. 내가 쓰는 글씨체는 서너 가지쯤 될까. 어떤 때는 내가 쓴 글씨가 괜찮아 보이기도 하고 어떤 때는 왜 이렇게 못 썼지 한다. 글씨는 마음을 나타낸다는 말을 들은 것 같기도 한데. 마음이 조용하면 괜찮고 마음이 시끄러우면 잘 못 쓰는 건지도.

 

 편지 쓸 때는 기분이 아무렇지 않거나 좋을 때 쓰려고 하지만, 기분 안 좋을 때 쓴 적도 있을 거다. 글씨는 마음이 조용할 때 쓰는 게 낫다. 붓글씨는 쓰다보면 마음이 가라앉을지도. 글씨로 마음을 다스릴 수도 있겠다. 글자도 그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글은 알아서 그렇게 보이지 않을지 몰라도 다른 나라 글자는 그림처럼 보이지 않는가. 마음이 어지러울 때 그림을 그려도 괜찮고 글씨를 써도 괜찮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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