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텔레비전을 안 보았는데 가끔 방송 한둘을 본 적 있다. 처음부터는 아니지만 <나는 가수다> 재미있게 보았다. <신비한 TV 서프라이즈>는 보고 싶지만 그거 하는 시간에 일어나지 못해서 못 볼 때가 더 많다. <나는 가수다>가 끝나고 조금 아쉬웠는데, MBC에서 <복면가왕>이라는 게 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걸 처음 본 게 언젠지 모르겠는데, 일요일 아침에 하는 재방송이 거의 끝날 때 보았다. 그때 가왕은 김연우였다. 그날이 마지막이었는데, 예전에 한 노래 들려줬을 때 김연우인지 바로 알았다.
아침에 재방송 조금 본 게 재미있어서 저녁에 본 방송을 보았다. 가면, 아니 복면이라 해야겠지. 얼굴을 가리고 노래를 하면 더 자유로울까. 그걸 하는 사람은 즐거워했다. 복면을 벗었을 때 더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마치 복면을 벗고 많은 사람한테 “나 였어.” 하는 느낌이었다.
난 어릴 때부터 노래 좋아했다. 그렇다고 많이 안 건 아니고 내가 좋아하는 것만 들었다. 라디오를 들어서 다른 것도 알았지만. 방송에 아주 오랜만에 나온 사람이어도 목소리 알아들었다. 아니 그렇게 잘 알아들은 건 아니기도 한 것 같다. 알아들을 만한 사람 목소리 모르기도 했으니 말이다. <복면가왕> 볼 때는 노래를 하는 사람이 누군지 알든 모르든 상관없기는 하다. 그저 노래 듣는 게 좋다. 거기에 나오는 사람이 예전 노래를 많이 해서. 요즘 노래가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지난해(2016) 일월 말에 엄청난 사람이 나왔다. 지나고 나서 이렇게 말하는구나. 역사란 본래 그렇다. 개인의 역사 또한 지나고 난 다음 어느 때가 중요했다는 걸 알기도 한다. 이렇게 말하지만 난 그런 때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지금은 잘 생각나지 않을 뿐 뭔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큰 일보다 작은 일. 2016년 일월 말 일은 나한테도 큰 일이었을지도. 그때 <복면가왕>에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나왔다(이 말하기 전에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다니). 우리 동네 음악대장은 <토요일은 밤이 좋아> <민물장어의 꿈>에 이어 <Lazenca, Save Us>를 하고 가왕이 되었다. 솔직히 말하면 <민물장어의 꿈>은 그때 잘 못 들었다. 방송 끝나고 나중에 들어보니 좋았다. 두번째는 잘 못 들었지만 세번째 노래 <Lazenca, Save Us>에서 ‘우와’ 했다.
우리동네 음악대장이 국카스텐 하현우라는 건 바로 알았다. 내가 국카스텐 음악을 많이 들은 건 아니지만, 예전에 <나는 가수다>에 나왔을 때 들어서 알았다. 아니 하현우 목소리는 한번 들으면 잊기 어렵다. 난 목소리 높이 올라간다고 좋아하지는 않는다. 델리스파이스가 노래를 아주 잘한다고 할 수 없고 브로콜리너마저 윤덕원 재주소년도 마찬가지다(더 있을 텐데 생각이 안 난다). 그러고 보니 난 좀 순한 목소리를 좋아하는가 보다. 듣기에는 편하지만 그 안에 뜨거움이 있는. 이적 목소리도 좋게 생각하는구나. 내가 우리동네 음악대장을 좋게 생각한 건 마왕 노래를 한 영향이 큰 것 같다.
그 뒤로 우리동네 음악대장은 가왕을 아홉 번이나 했다. 난 ‘한번 더 하지’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아쉬움이 있는 게 나을까. 얼마전에 MBC가 총파업을 해서 <복면가왕>은 본 방송을 내 보내지 않았다. 그때 가왕 특집을 했다. 우리동네 음악대장 모습을 다시 봐서 반가웠다. 앞으로는 하현우가 국카스텐으로 좋은 음악 하기를 바란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