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는 바다로 갔다
김탁환 지음 / 북스피어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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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누구나 혼잡니다. 가까이에 누군가 있어서 외로움을 느낄 틈이 없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을지 몰라도, 그런 사람도 어느 날 문득 ‘외롭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그래서 사람은 때로 홀로 때로는 누군가를 만나 마음을 나누기도 합니다. 그런 것을 힘들게 생각하는 저도 인터넷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면 기분이 좋습니다. 안 좋은 생각에 빠져 우울할 때도 가끔 있지만, 그런 건 책을 보면 바로 사라지기도 합니다. 저는 책을 만나면 괜찮지만, 책이 아닌 사람을 만나야 앞으로도 살아야겠다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어쩌면 세상에는 그런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사람을 잘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면 좋을 텐데.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깨달을 때가 많지 않나 싶어요. 김탁환도 그런 것 같습니다. 아니 기다려주리라 믿었겠지요, 김관홍이. 조금만 참으면 자주 만날 수 있다 생각했겠지요.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마음 다 모릅니다. 우울함이나 외로움은 누군가 어떻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니기는 해요. 자기 스스로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해야 하는데 그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지난해 《거짓말이다》를 보고 세월호 참사 때 중요한 일을 한 민간 잠수사를 알게 됐습니다. 김탁환은 <416의 목소리>라는 팟캐스트를 할 때 민간 잠수사 김관홍을 만나고 소설을 썼어요. 제가 이 책을 보고 생각한 건 다른 사람한테 이야기 듣고 어떻게 소설을 쓸까 하는 거였습니다. 아니 그런 생각도 했지만 소설을 쓰려고 자료 찾기뿐 아니라 많은 걸 본다는 걸 알았습니다. 여기에 소설 이야기가 많아서 이런 생각을 한 것 같은데. 그렇다고 이 책이 《거짓말이다》를 쓰는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그렇게 보이기도 하지만. 《거짓말이다》에 나오는 민간 잠수사 나경수 모델이 민간 잠수사 김관홍이라지요. 김관홍은 그 소설이 나오는 것을 못 보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김탁환이 소설을 쓰고 싶다 했을 때 김관홍은 2016년 7월에 책을 내달라고 했는데. 김관홍이 세상을 떠나고 한국에는 여러 가지 일이 있었습니다. 김관홍이 살아서 그런 것을 다 봤다면 마음이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요. 아직 세상이 아주 달라진 건 아니지만, 조금씩 바뀌겠지요.

 

 소설 《거짓말이다》를 보고 민간 잠수사가 세월호 희생자를 배 안에서 모시고 온 일을 힘들게 여기고 마음 아파했다는 걸 알았습니다. 민간 잠수사는 희생자한테 감정이입을 한 거겠지요. 사람을 구하는 일이었다면 좀 나았을지, 산 사람이 아닌 죽은 사람을 모시고 나와야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죄책감을 느낀 건 아닐지. 그때 그런 마음이 한국사람한테는 다 있었겠지요. 민간 잠수사는 보통 사람보다 더 가까이에서 희생자를 만났습니다. 저는 어두운 물속에서 희생자를 찾는 게 어떤 건지 모릅니다. 그건 해 본 사람만이 알겠지요. 민간 잠수사한테 돈을 많이 준다는 말이 떠돌기도 하고 희생자 식구가 보상금을 받는 것을 안 좋게 여긴 사람도 있었습니다. 자신이 그런 일을 겪는다면 그런 말 못할 텐데, 자기 일이 아니기에 그런 거겠지요. 세월호 희생자 식구나 민간 잠수사는 돈보다 처음부터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기를 바랐을 겁니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피해자 식구 마음은 아플 거예요. 남의 아픔이라고 해서 자신과 상관없다 여기기보다 함께 아파하면 좋겠습니다.

 

 김탁환이 떠올리는 김관홍을 보니 쓸쓸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김관홍이 사람 만나기 좋아하고 남한테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 했지만. 전 김관홍이 무언가 열심히 하려고 하기보다 다른 거 생각하지 않고 잠시 동안 쉬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아니 김관홍은 쉴 수 없는 성격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김관홍이 덜 쓸쓸하기를 바랍니다. 저세상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만나 이야기 나누지 않았을까요. 이런 일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만났기를 바랍니다. 제가 산 사람이어서 이런 생각을 했군요. 시간이 나면, 만나고 이야기 해야지 하지 말고 생각났을 때 바로 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 일은 한치 앞을 알 수 없잖아요. 누군가한테 말해서 마음이 풀리기도 하지만 자기 마음을 잘 들여다보기도 중요합니다. 저도 잘 못하지만. 다른 사람을 만나지 못할 때는 편지를 쓰면 어떨까요.

 

 지난 2014년 4월 16일에는 한국사람이 모두 마음을 다쳤습니다. 그것은 쉽게 낫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힘들다 해도 그 일 잊지 않아야 해요.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합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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