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X
나카무라 후미노리 지음, 박현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조금, 아니 무척 이상한 이야기를 만났어. 《교단 X》라는 제목으로 생각할 수 있는 건 신흥종교야. 교단 X는 일본 공안이 쫓는 수상한 종교단체로 뚜렷한 이름은 없었어. 공안이 교단 X라 이름 붙인 거야. 이 교단 X를 말하기 전에 먼저 나오는 곳도 작은 종교 집단이야. 그곳 교주는 마쓰오 쇼타로로 마쓰오는 자신을 아마추어 사색가라 말해. 실제 처음에는 그랬는데 둘레 사람이 마쓰오가 명상하는 모습을 보고는 교주처럼 떠받들었어. 마쓰오를 찾아온 사람에는 아픈 사람이 많았는데 운 좋게 낫는 사람도 있었지만 낫지 않는 사람도 있었어. 기독교라 할까, 예수도 아픈 사람을 낫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지. 마쓰오는 교단 X 교주 사와타리와 아는 사이였어. 아는 사이였지만 둘은 달랐어. 어떻게 다르다고 해야 할까. 마쓰오는 사람들이 스스로 생각하게 했지만 사와타리는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했다고 하면 될지. 신흥종교 교주는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지 못하게 하지 않을까 싶어. 자기 말만 듣게 하는 거지. 그것은 세뇌와 비슷한 것일지도 모르겠어.

 

 이야기는 탐정사무소에서 일하는 고바야시가 나라자키 도루가 알아봐달라는 여자 다치바나 료코 이야기를 하는 것부터 시작해. 료코는 작은 종교 단체와 상관있고 교단 X와도 상관있었어. 나라자키가 료코를 찾으려는 이야기처럼 보이는데 읽어보면 그렇지도 않아. 이 책을 보면서 끝까지 보면 이게 대체 무슨 이야긴지 알 수 있을까 했어. 교단 X에서 일어나는 일로 보이기도 하고 테러도 상관있고 전쟁, 기아, 개인, 우주……, 이 세계를 말하는 건가. 종교 단체 이야기가 어떤 것을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어. 모두 하나에서 나왔다는 것일까. 종교가 본래 하나에서 여러 가지로 나뉘었다고 하잖아. 이건 인류도 그래. 인류는 아프리카에 나타나고 세계로 퍼져나갔지. 이 이야기 전에 우주가 생겨난 건 우연인가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인가 하는 말도 해. 난 그것을 보고 우연히 일어난 일이다 생각했어. 우연히 일어난 일을 그렇게 될 일이었다 말하기도 하지. 이건 닭이 먼전가 달걀이 먼전가 같군. 사람 삶은 정해져 있을까.

 

 종교에 빠지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사는 게 무척 힘든 사람일 때가 많겠지. 돈을 바라고 그런 사람을 자기네 종교에 빠뜨리는 사람도 있어. 교단 X는 사와타리가 신이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려 만든 것 같기도 해. 사와타리는 자신이 나쁜 짓을 하면 어떤 벌을 받을까 하는 생각도 하더라구. 실제로 그런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어. 일부러 나쁜 짓을 저지르는. <십이국기>에도 그런 사람이 나왔는데. 사와타리는 많은 사람이 스스로 생각하지 않게 만들고 본능에 따라 살라고 해. 그게 본능에 따르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성에서 자유로워져라 하더라구. 어쩌면 쾌락을 바라는 건 잘못이 아니다 말하는 건지도. 읽기 힘든 부분이었어. 그 이야기를 꼭 해야 했을까 싶었어. 신흥종교 단체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난다는 말을 들어본 것 같기도 해. 사와타리가 교주가 된 건 돈 때문은 아니었는데. 사와타리를 교주로 받드는 사람들은 거의 세상한테 상처받았어. 그런 사람들 사와타리가 아닌 마쓰오를 만났다면 더 나았을 텐데.

 

 세상에는 먹을거리가 남아서 버리는 곳이 있는가 하면 먹을 게 없어서 굶어죽는 사람이 많은 곳도 있어. 어떤 사람은 세상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기도 했는데. 그 생각은 좋은 거지만 테러를 일으켜 아무 잘못 없는 사람을 죽이면 안 되겠지. 일본에서는 예전에 사린가스 사건이 일어났는데 그것을 일으킨 사람도 세상을 바꾸고 싶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어. 그건 폭력이 아닌 평화로운 방법으로도 할 수 있을 텐데. 마쓰오는 제2차 세계전쟁이 일어났을 때 전쟁에 나갔다 살아 돌아왔어. 마쓰오는 전체주의를 안 좋게 보았어. 나라나 어떤 사람 하나만 따르는 건 위험하지. 마쓰오는 작고 보잘것없다 해도 자기 삶을 살라 하고, 사람은 이야기를 만들려고 세상에 왔다고 말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게 마쓰오가 한 말이 아닐까 싶어. 일본이 안 좋은 길로 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겠지. 아니 전체주의에 빠질 수 있는 건 일본만이 아니야. 그건 어느 나라에서든 일어날 수 있어. 나라가 중요하지만 그 나라에 사는 한사람 한사람은 더 중요해.

 

 개인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해서 자신만 생각하라는 건 아닐 거야.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남도 소중하게 여겨야 해. 마쓰오는 다른 사람 목숨을 빼앗지 마라고 해. 그 사람 이야기를 멋대로 끝내면 안 된다면서. 맞는 말이야. 세상에 온 사람은 여기에서 삶을 즐기다 가야지. 그렇다고 늘 즐거운 일만 일어나는 건 아니야. 힘든 일 슬픈 일이 자신을 찾아오면 그게 잘 지나가게 하면 좀 낫겠지. 작가는 남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 것뿐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기도 해.

 

 

 

희선

 

 

 

 

☆―

 

 “이제야 마쓰오 씨가 했던 말을 이해할 것 같아. 삶은 견주는 게 아니다고. 하나의 길, 한사람 길을 누군가와 견주지 않고 사는 거야. 남의 삶을 참고로 하는 건 괜찮아. 영향받는 것도 괜찮아. 하지만 지나치게 견주는 건 하나도 중요하지 않아. 중요한 건 눈앞에 놓인 자신의 삶을 걷는 거야. 남과 견주는 건 쓸데없어. 삶의 가치는 모두 똑같아. 어떤 삶이든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 삶은 저마다 독립된 거야. 산다는 건 자신의 시간을 끝까지 살아가는 거야. 어떤 삶이든 설령 만족스럽지 못해도 마지막까지 살았다면 멋진 사람이야. 평온한 삶보다는 힘들어도 바꾸려고 열심히 살았다면 그게 더 멋있는 거잖아.”  (568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galmA 2017-07-26 01: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린 사건을 일으킨 옴진리교의 교주 마쓰모토 지즈오는 아주 악질적인 인간였어요. 사린 이전에도 여러 화학 살상 무기를 개발해 살포하며 히틀러급으로 세계를 지배하려던 망상에 빠진 인간였어요. 옴진리교가 더 퍼져 나갔으면 더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을 겁니다. 이런 인물들 때문에 일본은 사형제도를 유지한다는.

희선 2017-07-31 00:37   좋아요 0 | URL
저는 아사하라 쇼코로만 알고 있었습니다 본래 이름이 따로 있었군요 세꼐를 지배하려고 했다니, 그런 사람이 또 나오지 않으리라는 법이 없을 것 같기도 합니다 갑자기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생각나는군요 더 옛날 사람이지만... 일본은 그대로도 괜찮을 텐데, 섬이어서 섬이 아닌 더 넓은 땅을 바라는 건지도... 섬이기에 좋은 점도 있을 텐데, 그런 걸 더 생각하는 사람이 많고 가르치면 좋겠습니다


희선